김해 봉하마을 농지 진흥지역 해제·개발 갈등 격화

폭염 특보가 내려진 10일 오후 경남 김해시청 앞에서 민원인 50여 명이 땀을 쏟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땅을 가진 지주들이었습니다.

지주들이 집단 시위에 나선 이유는 이렇습니다. 김해시가 지난 5월 3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 고시로 시 지역 447.6㏊ 농업진흥지역을 변경하거나 해제했지만 당초 해제키로 했던 진영읍 본산리 일원 96.7㏊는 유보했기 때문입니다.

농림부는 이 땅을 처음엔 도시계획이 수립된 도시지역이고 공부상 경지정리가 안 된 농지로 분류해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키로 했으나 노무현재단 쪽인 영농법인 ㈜봉하마을이 재검토를 요청하자 보류했습니다.

재산권 행사를 위해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기대했던 지주들은 원안대로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시행할 것으로 촉구했습니다. 대상 지역 지주들은 197명으로 파악됐습니다.

지주들은 이번 유보 조치가 마을 내 영농법인 ㈜봉하마을 때문이라고 강하게 원망했습니다.

이들은 “봉하마을에 땅 한 평도 없는 영농법인 대표 반대로 농민과 경작인들의 재산을 침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분노했습니다.

봉하마을 1만 평 땅에 친환경농사를 짓는 이용희씨는 “영농법인에서 정부 수매가보다 15%가량 더 높게 수매해 주지만 친환경농사를 하면 일반 농사보다 생산량은 30~40%나 줄어 결국 손해”라며 불만을 털어놨습니다.

지주인 김두찬씨는 “봉하마을에서 농사짓는 쌀은 극히 일부만 친환경쌀일 뿐 나머지는 농약을 치며 쌀농사를 하는데 허울뿐인 친환경농사를 거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도시계획이 수립된 도시지역이면서도 농업진흥지역으로 묶여 턱없이 낮은 땅값에 대한 불만도 거셌습니다.

1천280평 땅을 가진 최혜주씨는 13년 전에 평당 17만원에 산 땅 값이 현재 평당 14만~15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씨는 “마을 땅에서 300m 떨어진 양지마을은 평당 가격이 10배나 더 높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지주들은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원안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친환경농사를 집단 거부하는 등 실력행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또 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주들과 갈등을 겪는 영농법인 ㈜봉하마을도 농업진흥지역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해 했습니다.

㈜봉하마을은 앞서 농림부에 봉하마을 농경지가 농지법과 농업진흥지역 지정 취지에 부합하는데도 엉뚱하게도 잘못된 해제 결정을 하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해제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봉하마을 김정호 대표는 “봉하마을도 김해지역에 솔직히 마지막 남은 생태 섬 같은 곳”이라며 “마을 일대가 온통 공장 등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이곳은 지켜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봉하마을은 지주들과 충돌을 최대한 피하고 있지만 계속 사태를 악화시키면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영농법인 측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봉하마을 지주 197명 가운데 김해 거주지는 131명이며 나머지는 타 지역 거주자라는 것입니다.

또 전체 지주 가운데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은 40여 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상당수는 부산, 창원, 김해 시내에 거주하며 농사를 짓지 않는 “부재지주”로 농지법 등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는 “지주들에게 미안하지만, 부동산 투기를 하려는 사람들 입장에 너무 치우쳐서도 안 된다”며 “봉하마을은 김해시와 경남도가 350억원가량을 투자한 곳으로 공공자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봉하마을은 연간 7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중요한 생태관광 자원”이라며 “공익과 사익을 형평성 있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양 측간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시는 2주 내 주민 의견을 모아 경남도에 제출합니다.

농업기술센터 권대현 농축산과장은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된 현재 봉하마을은 농지가 집단화돼 있고 양수장, 배수장, 농로, 배수로 등이 정비된 기반시설이 많은 점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도는 시 의견을 바탕으로 경남농업농촌정책심의회를 거쳐 농림부에 주민 의견을 전달하게 됩니다.

농림부는 의견을 취합해 이달 말 유보한 농업진흥지역 해제 여부를 결정합니다.
[뉴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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