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장지 조성사업 위해 페이퍼 사찰 만든 정황…실체는

부산에서 장묘(葬墓)시설의 하나인 자연장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한 사찰이 사업을 위해 서류상으로만 만든 사찰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연장지는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화초·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은 뒤 표식을 세워 고인을 추도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29일 부산 북구에 따르면 지난달 한 사찰이 덕천동 일대에 자연장지를 건립하겠다며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1만1천㎡ 부지에 장지로 쓰일 수목림을 조성하고 주변에는 1만2천㎡규모의 공원도 조성해 시민들이 유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북구는 다음 달 14일까지 허가 여부를 결정해 통보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해당 사찰은 실체가 모호한 상황입니다.

해당 사찰이 구청에 밝힌 주소지로 찾아가 봤더니 컴퓨터 상가 내 사무실이었고 사찰 간판이나 승려·신도들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해당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조차 “사찰과 상관없는 곳”이라면서 “아는 사람이 주소만 빌려 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주소를 빌린 사람은 구청에 사찰 대표로 신고한 A씨로 확인됐습니다.

컴퓨터 상가 건물은 A씨의 아버지 회사 소유입니다.

A씨는 1950∼70년대 부산에서 유명했던 국회의원의 손자로도 알려집니다.

자연장지를 조성하겠다는 부지는 A씨와 A씨 아버지 소유였다가 최근 해당 사찰에 증여한 것으로 등기돼 있습니다.

등기상에는 사찰 이름을 “00사”에서 최근 “대한불교조계종00사”로 고친 기록도 나옵니다.

하지만 실제 대한불교 조계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찰입니다.

조계종 종무소 사찰등록 담당자는 “A씨가 부산지역 조계종 사찰로부터 말사 등록을 여러 차례 거절당한 뒤 최근 강원도 지역 조계종 사찰과 접촉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식으로 등록됐거나 예비등록된 사찰도 아닌 데다가 토지만 있고 신도가 없는 사찰을 등록해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왜 등기에 대한불교 조계종이라는 이름을 표기했는지 이해할 수 없고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연장지 조성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법령상 자연장지는 재단법인, 공공법인, 종교법인만 운영할 수 있다”면서 “사찰등록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면 구청에서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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