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은 北의 체제 선전장…시리아 공습에는 묵묵부답

평양 순안공항에는 고려항공 소속 비행기 5대만 보였습니다.

취재진을 태운 버스가 공항에서 숙소인 양각도 호텔로 가는 길은 북한의 “쇼케이스” 장이었습니다. 버스는 곧 개장할 “고층빌딩 숲” 려명거리를 시작으로 만수대의사당과 김일성-김정일 동상, 김일성 광장, 개선문, 미래과학자 거리의 화려함을 선보인 뒤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취재진은 방북 기간 북한이 보여주는 것만 볼 수 있었고, 기본적으로 호텔과 김일성경기장 사이만 오갈 수 있었습니다. 이동하는 버스에서 중간에 내릴 수 없었고, 북한 일반 주민을 만날 일도 없었습니다.

버스에서 본 평양 거리는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선군 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 등 선전 문구로 가득 차 있었고 “온 나라와 전민이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자” 등 유훈 통치를 강조하는 글도 많았습니다. 다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름은 상대적으로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화려해 보였던 평양 도심은 저녁부터 어둠 속에 묻혔습니다. 새벽녘 대동강 변의 화려한 고층빌딩 불은 모두 꺼져있었고, 지나가는 차량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숙소에서 멀리 보이는 주체사상탑과 김부자의 초상화에만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선전 노력에도 오래된 아파트의 낡은 모습이나 평양 외곽으로 이동하며 본 황폐한 농토, 호미로 나무를 심는 노인의 모습 등에서 북한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5일 개막전에서는 비가 오는 가운데도 1만3000명의 관중이 김일성경기장을 찾았습니다.

북한-홍콩전은 최룡해 국무부위원장도 관중석에서 지켜봤는데, 관중들은 북한이 잘할 때는 환호하지만, 홍콩이 실수하면 여지없이 웃었습니다.

이어 열린 한국-인도전에서도 5천 명 이상이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김일성경기장에는 태극기가 등장하고 애국가가 울려 퍼졌습니다. 관중들은 인도를 응원하는 분위기였는데, 한국이 골을 넣어도 박수를 치지 않았고 인도가 중앙선을 넘으면 환호했습니다.

남북대결이 펼쳐진 7일에는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경기장 앞이 인산인해였습니다. 앞선 경기에서 불 수 없었던 장면이었습니다.

경기장 구역별로 같은 색깔 옷을 맞춰 입은 응원단이 앉았는데, 황금색 종이 나팔과 은색 짝짝이를 들고 응원단장의 지휘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응원했습니다.

그러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관중석은 침묵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북한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취재진이 북한에 머무는 동안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에서 나온 인사들이 1대 1로 따라붙었고, 취재진의 기사를 사전에 보길 원했습니다. 이들은 취재진이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사진을 찍으려 하자 초상화가 가운데 오도록 제대로 찍기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인사들은 한국 취재진에게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끊임없이 물었습니다. 한 기자에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을 가리켜) 최근 우리 민족의 수치가 있었다. 기자 선생들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세월호와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은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묻는가 하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유력하다고 보느냐”,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오르고 있다던데 사실이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민화협 관계자들은 남한과 세계정세에 대해 틈날 때마다 물어봤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시리아를 공습한 7일 미국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대응에 나선 것이라 알려준 데 대해서는 입을 닫았습니다.

5일 숙소 텔레비전의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북한이 동해 상으로 미사일을 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북한 인사들은 이에 대해 전혀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한 북한 인사는 “지금 북남 관계가 너무 팽팽하지만, 조만간 나아지지 않겠습니까”라며 양국의 긴장이 풀리기를 희망하기도 했습니다.
[보도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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