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신고리 5·6호기 찬반 여론조사 두고 논란 가중

부산시의회가 홈페이지에서 실시하고 있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찬반 여론조사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탈핵단체와 부산지역 시민단체 등은 질문과 답변 항목에 부산이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이라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점과 응답자의 거주지를 묻지 않아 역선택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조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12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의회 도시안전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이달 30일까지 기간을 정해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찬반여론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시작되자 시의회 안팎과 홈페이지를 방문한 네티즌 사이에서 조사의 부당성과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질문과 응답 항목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도시안전위원회는 여론조사 질문을 “신고리 5·6호기 건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로 묻고 건설 찬성, 반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두고 탈핵 단체는 말할 것도 없고 부산지역 일반 시민, 심지어 부산시의회 내부에서도 질문과 답변 항목 설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산시의회 한 중진 의원은 “시민의 민의를 대변해야 하는 시의회가 마치 원전 문제를 남의 일 보듯 질문했다”며 “질문에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인 부산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응답 항목에 “제3의 지역 건설” 등이 포함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질문을 언뜻 보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원전 정책을 묻는 것처럼 보이지, 원전 최대 밀집지역 부산·울산의 입장과 주민의 뜻은 무시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거주지를 알 수 없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이번 설문은 휴대전화 본인인증과 I-PIN 본인인증만 거치면 국민 누구나 설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참여자의 거주지, 나이 등은 알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설문조사 뒤 신고리 5·6호기 건설과 관련해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부산·울산지역 주민과 타 지역주민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등을 분석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습니다.

오히려 핵발전소 옹호론자나 관련 산업계, 방사성 물질 위험지역에서 벗어난 수도권 등지 주민들이 찬성에 표를 많이 던지면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과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부산시민의 뜻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해 당사자들이 조직적으로 표몰이에 나설 경우 여론이 왜곡될 소지도 안고 있습니다.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되자 신고리 5·6호기백지화부산시민운동본부는 최근 성명을 내고 “시의회가 할 일은 조직 표가 몰리는 엉터리 설문이 아니라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천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단체는 이날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조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노태민 탈핵부산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탈핵정책을 선언하고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한 상황에서 시의회가 이런 설문조사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시의회가 지금 할 일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힘을 모으는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여론조사에 이어 열리는 신고리 5·6호기 관련 간담회도 14일 반대, 25일 찬성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따로 불러 각각 열기로 해 토론의 기본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상호 부산시의회 도시안전위원장은 “이번 홈페이지 여론조사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대해 공론화의 장을 마련해 보자는 취지에서 한 것”이라며 “부산시민의 여론은 전문 여론조사 기관에 맡겨 따로 파악할 방침”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보도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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