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알려주고 부정행위 묵인…국가시험이 이래도 되나

공정한 어선거래의 파수꾼을 뽑는다는 해양수산부의 어선중개업자 교육·시험이 시작부터 부정으로 얼룩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주최 측은 사전에 사실상 문제와 답을 알려준 것은 물론 시험과정에서 온갖 부정행위가 이뤄졌는데도 감독관은 이를 묵인했습니다.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진행된 제1회 어선중개업자 교육·자격시험에 참여한 A씨는 개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강사진은 교육 막바지에 요약집이라는 인쇄물을 응시생에게 나눠줬습니다.

강사는 요약집에서 중요사항은 굵은 글씨로 표시하고 틀린 답은 구체적으로 명시해 알려줬습니다.

A씨는 실제 시험에서 요약집에 나온 문제가 대부분 그대로 나오자 매우 허탈했습니다.

더 기가 찬 것은 시험과정이었습니다. A씨는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며칠 합숙한 응시생들은 앞뒤나 옆자리 답안지를 보고 베끼는가 하면 서로 답을 물어보기까지 했습니다.

아예 답안지나 정답이 기재된 시험지를 바꿔보고 자리를 바꿔 앉는 응시생도 있었습니다.

감독관은 “서로 상담하지는 마라”며 과도한 부정행위를 한 일부 응시생의 자리를 옮기기는 했지만 사실상 시험 부정을 묵인했습니다.

그 결과 응시생 196명 중 어선중개업 제도·실무 등 3과목(총 75문항)의 합격 기준인 평균 60점을 넘지 못한 이는 4명에 불과했습니다.

주최 측은 불합격한 4명도 교육 수료 행사 중 재시험 기회를 줘 전원 합격시켰습니다.

A씨는 “해양수산부가 불법과 불공정 거래가 판쳤던 어선 중개를 바로잡으려고 교육과 시험을 시행해 기대했지만, 국가시험이 이렇게 엉망일지 몰랐다”며 “변별력이 전혀 없는 시험으로 문제가 많았던 기존 무자격 중개인을 그대로 수용한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8일 “어선중개업자 교육과 시험이 처음이고 나이가 많은 교육자가 많아 쉽게 진행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험 부정행위가 만연하고 감독관이 눈 감고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교육과 시험은 어선중개업자의 능력을 키운다기보다 기존 어선중개업자를 제도권으로 유도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1차 교육 때 기존 중개업자가 많이 신청하지 않아 2차 교육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최소 2억∼20억원에 거래되는 어선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무자격 어선중개인이 어업허가 권리금이나 선박 매매대금, 각종 명목의 수수료를 가로채는 등 불법 사례가 계속되자 어선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어선거래시스템을 구축하고 어선중개업자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보도정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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