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고레에다 우리가 과연 진실을 알 수 있을까요

“진실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진실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모르는 게 아닐까? 진실을 알았다고 느끼는 게 더 무서운 게 아닐까? “세 번째 살인”은 “진실”이라는 것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등으로 국내 많은 팬을 보유한 일본의 거장 감독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단골손님이기도 한 그가 올해에는 신작 “세 번째 살인”을 들고 영화제를 찾았습니다.

“세 번째 살인”은 고레에다 감독이 최근 줄곧 그려왔던 따뜻한 가족영화의 틀을 벗어난 법정 스릴러다. 일본의 사법 체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진실의 실체, 인간의 본성 등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다소 묵직한 작품입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19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년간 가족 드라마를 했던 것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이가 생기는 등 개인적으로 가족과 관련해 생각할 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조금 시야를 넓혀 일본 사회에 살면서 무엇에 절실한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해 볼 때 사람이 사람을 심판한다는 것에 대해 파헤쳐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영화는 자신이 다니던 공장에서 해고당한 남성 미스미가 사장을 살해하고 시체에 불을 지르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변호사 시게모리는 순순히 살해 혐의를 인정한 미스미의 변호를 마지못해 맡게 됩니다. 시게모리의 목표는 사형선고가 확실시되는 미스미의 형량을 종신형 정도로 감형받는 것입니다.

그는 변호인이 의뢰인을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진실보다는 피고에게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냉철한 변호사입니다. 하지만 미스미의 살인 동기를 캐면 캘수록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과 사건의 조각들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게 되고, 미스미에게 점점 빨려 들어가면서 차츰 진실에 다가가려 합니다.

“시나리오를 쓸 때 도움을 받은 변호사들로부터 법정은 진실을 밝히는 곳이 아닌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은 게 이번 작품의 계기가 됐어요. 법정은 진실을 밝히는 곳이 아니라고 믿었던 변호사가 이번에는 진실을 건드리고 싶어하는 스토리로 만들고 싶었죠. 우리가 다루는 것은 “한 사람이 돈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에 처한다”는 스토리에 국한됩니다. 이 작품은 그 속에서 과연 “진실”은 어떤 것이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 속에서 미스미는 두 번 살인을 저지른 인물로 등장합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제목의 “세 번째 살인”이 주인공에게 사형을 선고한 사법부에 의한 살인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중의적 제목을 붙였기 때문에 이런 해석도 부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사형제도의 부당성을 호소하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사람이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것, 이해하지 못했는데 아는 척하는 것, 뭔가로부터 시선을 피하고자 하는 일들은 법정에서 심판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심판되지 않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하는 의도로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화에서는 법정보다 피고인 미스미와 변호사 시게모리 간 접견 장면이 인상적으로 그려집니다. 두 시간의 러닝 타임 내내 두 남자의 심리전이 벌어지는데, 초반 유리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대립하던 모습이 후반에는 유리에 비치는 두 남자가 겹쳐져 보이는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를 찍으면서 참고한 것은 서스펜스나 스릴러가 아니라 서부극이었다”며 “대치하는 두 남자가 상대의 마음을 살피면서 누가 먼저 권총을 빼 드느냐 하는 부분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고 좋은 의미에서 배신감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제 전작을 사랑해주신 분들도, 서스펜스나 스릴러를 기대하신 분들도 배신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습니다.

시게모리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고레에다 감독과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함께 했던 배우로, 이번 영화제의 또 다른 초청작인 우위썬(吳宇森·오우삼) 감독의 “맨헌트”의 주연배우로도 활약했습니다.

후쿠야마는 “두 거장의 연출 방식의 공통점은 시나리오가 현장에서 계속 바뀌어 간다는 점이다. 콘서트로 말하자면 라이브 연주를 현장에서 보여주는 것 같았다”며 “연기를 하는 저로서도 너무 흥분되고 설레는 현장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한국 감독을 묻는 질문에는 “고레에다 감독이 추천하신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와 “박하사탕”을 보고 감동했다”며 “만일 기회가 된다면 이창동 감독과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보도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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