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 통과돼 사람대접받나 했더니…시간강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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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들은 은행 대출도 못 받고 경력증명서도 못 떼는 2등 국민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강사법 통과로 겨우 “사람대접”받나 싶었는데 이제는 아예 잘릴지도 모르겠네요.”
최근 대학으로부터 시간강사 수를 대폭 줄이겠다는 통보를 받은 한 시간강사 넋두리입니다.

시간강사 신분 보장과 처우 개선을 위해 마련된 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강사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해 기대에 부풀었던 대학 시간강사들은 오히려 실직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강사법은 주 9시간 이상 강의하는 전임 강사에게 법적 교원 지위를 주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합니다.

임용 기간은 1년 이상, 재임용 심사를 받을 권한은 신규임용 기간을 포함해 3년간 보장받게 됩니다.

방학 중 4대 보험 가입은 물론 임금과 퇴직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대학은 예산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 강사법 통과 이전부터 시간강사 대량해고 사태가 우려됐습니다.

법 통과 이후 실제로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부산 동아대는 최근 현재 542명인 시간강사를 136명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더불어 교수에게는 시간강사 중 일부를 겸임교수로 추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겸임교수가 되는 몇몇 강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수백명은 위태롭던 전임 강사 자리조차 내놔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동아대 상당수 교수는 항의 성명을 내거나 겸임교수 추천을 하지 않으려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산대 시간강사 노조도 최근 대학이 시간강사 처우 개선안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강사법 시행 대책을 준비했다는 이유로 단체협상 교섭을 중단하고 파업찬반투표를 벌이고 있습니다.

시간강사 노조는 부산대가 졸업학점 축소, 사이버 강의 확대, 학과별 강사 총량제, 전임교수 강의 확대 등을 시행해 시간강사 인원을 감축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에도 대학과 합의하지 못하면 14일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시간강사 구조조정안을 추진하려다가 유보한 대학도 있습니다.

고려대는 강사법 시행에 대비해 개설과목을 축소하고 전임교원 강의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각 학과에 발송했다가 반발을 사 취소 공문을 다시 보낸 상태입니다.

이를 두고 고려대는 강사법이 시행되는 내년 8월 전까지 좀 더 면밀하게 대응방안을 살펴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시간강사 대량해고 사태를 막고 고용안정이라는 강사법 근본 취지를 이루려면 결국 예산이 문제입니다.

교육부는 강사법 시행 소요 예산으로 시간강사 4대 보험료와 퇴직금 등만 고려하면 700억원 정도 소요되고, 낮은 사립대 강사료를 국공립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방학 4개월간 임금을 지급하면 최대 3천억원까지 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최근 국회 교육위에 내년도 지원예산 550억원을 제출했습니다.

예산이 최종 통과되면 450억원은 시간강사 임금 지원에, 나머지 100억원은 강의역량 강화 지원사업에 쓰일 예정입니다.

강사 임금 지원 명목으로 책정된 450억원 중 약 100억원은 국립대, 350억원은 사립대 몫이어서 예산안이 국회 예결위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지원 예산이 삭감된다면 시간강사 대량해고 사태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우려에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 연합회(국교련)는 4일 의견서를 내 국회와 교육부에 보완책을 요구하는 동시에 강사법 국회 통과 이후 시간강사 대량해고 움직임을 보이는 대학을 비판했습니다.

국교련은 “대학은 부족한 교원 인력을 메우려고 시간강사를 저임금으로 혹사해 왔다”며 “등록금과 연간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씩 재정지원을 받으면서 시간강사 고용안정과 처우 개선에 드는 30억∼80억원 예산을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관계자는 “국회는 대학이 강사법을 핑계로 다수 강사를 해고하지 않도록 최대한 많은 예산을 배정해 인건비로 지원해야 한다”며 “교육부는 예산 통과와 함께 시간강사 고용 유지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

10여년 경력의 부산대 한 시간강사는 “강사법은 2010년 한 시간강사가 처지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이후 8년 만에 통과됐다”며 “고용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한 강사법 취지를 살려 시간강사가 다시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보도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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