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은 질병’ 도입 땐 부산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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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찬성” 문체부 “합의 먼저”
- 국내 인정 땐 관련 규제 불가피
- ‘지스타’ 중심 산업 육성에 차질
- 시, 민간 손잡고 정부 설득 돌입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면서 글로벌 게임 전시회 ‘지스타’를 중심으로 게임도시를 구현하겠다는 부산시 게임산업 육성 전략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시는 민간 게임 개발 단체와 함께 정부에 게임 산업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조직적인 설득에 돌입했다.

WHO는 27일(한국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WHO 총회에서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WHO의 결정에 따라 한국 정부는 한국표준질병분류(KCD)에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과도한 게임 몰입을 질병으로 분류하면 규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게임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 중인 시는 반발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올해 발표한 ‘부산 CT산업 통계조사’ 자료를 보면 지역 게임 업체 수는 매년 10%씩 증가한다. 부산이 전국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내지 3% 수준에 불과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지역 중 게임 관련 산업이 가장 발달했다. 특히 매년 열리는 ‘지스타’를 중심으로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조성하고, 세계 e-스포츠 정상회의를 3년 전부터 부산에서 여는 등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했다.

KCD에 WHO의 결정안이 반영되면 주류와 담배와 같이 게임이 유해물로 인정된다. 정부는 이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개별 업체에 공익 기금을 요구하는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게임 이용의 지속성과 빈도, 통제 가능성이 게임 과몰입 판정 기준에 포함된다. 따라서 업계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던 ‘셧다운 제도’와 함께 게임 산업 성장을 제한하는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시는 최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게임 개발자가 모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조직위원회’와 함께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 대책 준비위원회’에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게임 산업 육성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게임 과몰입 질병 규정에 반대하는 데 동참하기 위한 것이다. 시 송종홍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봐야 한다는 논리로 접근해 국내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는 물론 민간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도 이날 보건복지부와 달리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새로운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의 국내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수긍할 수 있는 과학적 검증 없이 내려진 결정이어서 세계보건기구(WHO)에 추가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문체부 관계자는 “2022년 WHO 권고가 발효되더라도 권고에 불과하고 국내에 적용하려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게임 중독에 질병 코드를 부여하기로 한 WHO의 결정을 수용해 국내 도입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혀 정부 내 이견을 드러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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