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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법정공방 불가피…피해자 3만8000명 구제도 ‘아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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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1월 한·아세안 정상회담서
- 캄보디아 총리와 접촉 추진 등
- 예보·국회, 외교적 노력 강화
- 수배 이상호 신병 확보도 주력

- 금융위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
- 당국 차원 예보에 힘 보탤 것”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캄코시티와 관련한 두 번째 파기환송심에서도 패소함으로써 채권 회수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상고와 함께 법정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고, 채권 회수 불확실성도 커졌다. 예보와 국회는 일단 외교적 노력을 펼치는 동시에 국제 사법 공조 강화로 월드시티 이상호 전 대표의 신병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혁신금융서비스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캄코시티 사태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14년부터 시작된 재판은 예보가 잇달아 패소했다. 월드시티는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빌려간 돈을 상환하지 않았음에도 예보가 확보한 채권인 캄코시티 지분 60%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대법원에서 두 차례나 파기환송된 재판은 지난달 14일 항소심 2차 변론기일을 기점으로 변화를 맞았다. 우리나라 국회와 언론이 관심을 보이면서 현지 법원이 긴장했다. 과거와 달리 신중한 판단을 기대할 수 있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 갑) 의원은 지난달 변론기일에 현지를 방문해 국회 민병두 정무위원장 명의의 협조 서한을 캄보디아 사법부에 전달했다. 외교부 부산시 예보는 캄보디아 정부와 공개·비공개 면담을 가지며 다각도로 캄코시티 채권 회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전 의원은 “단순한 민간 채권·채무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현안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캄보디아 훈센 총리가 방문할 예정이라 캄코시티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국내 안팎의 부담이 작용했는지 캄보디아 재판부는 지난달 14일 열릴 변론기일을 갑자기 취소했고, 지난달 27일 3시간에 걸친 2차 변론에서 양측에 합의를 제안했지만 이뤄지지는 않았다. 다행히 월드시티와 공동 원고이자 캄코시티 지분 20%를 가진 국내 법인 LMW가 한국에서 파산 선고를 받으며 예보의 회수 작업은 한층 수월해졌다. 희망적 기류 변화 속에 선고 공판이 열렸지만 재판부는 결국 월드시티의 손을 들어줬다.

분위기 반전으로 기대가 컸던 예보와 피해자도 실망이 크다. 캄보디아 대법원이 예보의 상고를 기각하면 그동안 들인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정부와 국회는 이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이 전 대표의 신병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가 캄보디아에서 막강한 자금력과 인맥을 동원해 재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인 이 전 대표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우리와 캄보디아는 범죄인을 체포해 넘기는 ‘범죄인인도조약’은 체결돼 있지만, 공조 수사가 가능한 ‘형사사법공조조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 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검거되면 채권 회수 작업이 훨씬 수월하게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가 캄코시티 사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힘이 모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혁신금융서비스 현장 간담회’가 열린 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현재까지 재판은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게 나왔다”면서 “앞으로도 예보가 대응해 나가겠지만 당연히 금융위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금융 규제 샌드박스 시행 100일을 맞아 열렸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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