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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갈맷길 ‘미국선녀벌레’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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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나무 등 활엽수 주로 피해
- 남구 18일부터 이틀간 방제작업

“나무마다 흰 분비물 같은 게 묻어 있어 보기에 좋지 않아요. 산책길이 완전히 엉망이 됐습니다.”
 

   
미국선녀벌레

15일 오전 부산 남구 이기대 갈맷길. 이곳을 산책하던 주민 조모(66) 씨는 나무들을 가리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조 씨가 말한 ‘흰 분비물’은 ‘미국선녀벌레’의 유충으로 알에서 깬 뒤 갈맷길 2-2 일부 구간(오륙도 유람선 선착장~이기대~동생말)에 심긴 나무의 줄기와 잎을 뒤덮고 있다. 조 씨는 “분비물이 아니라 벌레라는 걸 알고는 피해 다니고 있다.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아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돌발 병해충인 미국선녀벌레가 부산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번져 방제 작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에 따르면 미국선녀벌레는 노린재목 선녀벌렛과의 곤충이다.

가을에 산란해 봄에 부화를 하는데, 유충(4~8월)과 성충(7~10월)의 활동이 활발할 때 나뭇잎을 갉아먹거나 나무 수액을 빨아 결국 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주로 단풍나무 대추나무 밤나무 등 활엽수에 피해를 준다. 또 왁스 물질을 분비해 외관상 혐오감을 주고 열매에는 그을음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2005년 경남 김해에서 최초로 발생했고, 2010년부터 전국으로 확산됐다. 2014년 3264㏊ 2015년 4026㏊ 2016년 8116㏊로 매년 발생 면적이 증가하는 추세다.
 

   
15일 부산 남구 이기대 갈맷길에 심긴 나무에 병해충인 미국선녀벌레 유충이 붙어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미국선녀벌레가 이기대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2017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대 일원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가 왕정문(73) 씨는 “2017년부터 드문드문 미국선녀벌레가 목격되더니 지금은 엄청나게 퍼졌다. 지난해 시와 구에 민원을 제기해 방제 작업을 했지만 올해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는 이기대 외에도 태종대 등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선녀벌레가 성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박두진 연구사는 “최근 개체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겨울철 온도와 밀접한 영향이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이 춥지 않다 보니 줄어야 할 개체 수가 그대로 유지된 것 같다”며 “유충이 성충으로 자라 알을 낳기 전에 미리 방제 작업을 해 번식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구는 오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방제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남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약제를 투입해 연기를 내는 방식으로 방제하고 있다. 벌레가 광범위한 지역에 퍼져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면서 2주 뒤 한 차례 더 방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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