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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크루즈터미널 대책없이 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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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원을 투입해 초대형 크루즈선이 입출항하도록 만든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제크루즈터미널이 사실상 폐쇄된 채 용도를 잃고 방치돼 있다. 지난해 말 개장 이후 이곳을 찾은 크루즈선은 단 한 척뿐이며, 애초 계획과 달리 경쟁력을 상실한 시설은 전혀 관리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시설을 재정비하는 등 국제크루즈터미널을 활성화할 방안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부산 영도구 국제크루즈터미널. 배지열 기자

25일 국제신문 취재팀이 확인한 국제크루즈터미널은 입구부터 막혔다. 폐쇄된 주차장 옆에는 ‘터미널 보수공사로 주차장을 2018년 9월 30일부로 폐쇄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였다. 쇠사슬이 둘린 터미널 건물도 출입이 통제됐다. 건물 기둥은 곳곳이 녹슬어 흉물스러웠고, 인근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평소 넓은 터미널을 관리하는 ㈔부산항시설관리센터 직원은 3명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터미널은 초대형 크루즈선 부두가 아니라 ‘낚시 포인트’로 더 유명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낚시객 신정규(48·부산 동구 초량동) 씨는 “물살이 잔잔해 낚시하러 많은 사람이 찾는다. 부두에 배가 들어와 있는 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국제크루즈터미널 부두는 해양수산부가 2016년 8월부터 322억 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준공했다. 길이 440m, 너비 45m 규모다. 한 번에 관광객 5000명이 타는 22만 t급 세계 최대 크루즈선이 이곳에 정박할 수 있다. 터미널은 준공 당시 고부가가치를 지닌 크루즈 산업을 활성화하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터미널에 선박이 입항한 건 지난 4월 7만 t급 밀레니엄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대형 외에도 대부분 크루즈선이 도심과 떨어진 이곳보다는 동구 초량동 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하기를 바란다. 비록 다음 달과 오는 10월 한 차례씩 국제크루즈터미널에 선박 입항이 예정돼 있지만, 이는 모두 국제여객터미널 부두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뱃머리를 돌린 사례다.

이처럼 국제크루즈터미널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상황은 애초 기대와 예측이 빗나가면서 빚어졌다. 해수부 등은 터미널 부두를 확장하면서, 22만 t급 크루즈선이 많은 중국에서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16년 하반기 ‘사드 보복’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이후 중국의 초대형 크루즈선은 부산을 외면하고 있다. 이런 영향 등으로 현재 터미널은 세관 검사 및 출입국 관리·검역(CIQ) 시설도 갖추지 못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초대형 외에 중소형 크루즈선 부두로 활용하려 해도) 선사마다 이곳 대신 국제여객터미널을 쓰겠다고 항의해 어렵다”며 “비용을 줄이려다 보니 관리도 소홀해진 게 사실이다. 올해 말까지는 시설 재정비 계획을 세워 터미널 사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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