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관리 예산 증액은커녕 또 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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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내년 예산 더 줄일 예정
- “너무 무책임한 처사” 비판 고조

부산시가 일선 구·군에 지방 하천의 관리 업무를 위임하고도 필요한 예산은 충분하게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인다. 구·군은 부족한 예산 탓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하천 관리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년부터 관련 예산이 오히려 줄어들 예정이어서 답답함을 토로한다.
 

   
지난 15일 사상구 학장천에서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 사상구의회 제공

부산 사상구는 지난 15일 학장천에서 물고기 500마리가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됐다고 25일 밝혔다. 물고기 집단 폐사는 제10호 태풍 ‘크로사’의 영향으로 비가 내렸지만, 강수량이 8mm에 그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장천과 연결된 합류식 하수관로는 강수량이 5mm만 초과해도 학장천으로 빗물과 오수를 쏟아낸다. 강수량이 적은 상황에서 빗물보다 훨씬 많은 오수가 유입되면서 물속 산소량이 줄어들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것이다.

사상구는 용존산소량이 부족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사고를 막으려고 낙동강 본류에서 유지용수를 끌어와 학장천에 공급하고 있다. 하천 관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종일 유지용수를 공급해야 하는데, 사상구는 전기료 부담 탓에 오전 9시부터 9시간 동안만 유지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종일 유지용수를 공급하려면 매달 전기료로 900만 원을 내야 하는데, 학장천 전체 관리 예산이 연간 1억5000만 원에 불과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사상구는 물고기 집단 폐사를 막으려면 하루에 최소 15시간 동안 유지용수를 공급해야 한다며 시에 관련 예산을 증액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관련 예산을 오히려 깎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시 재정 여건이 좋지 않아 재정혁신담당관실에서 재정을 재구조화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하천 관리 예산을 10% 줄이기로 했다. 사상구가 요청한 예산 증액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선 구·군은 반발하고 있다. 사상구 관계자는 “시가 지방 하천 관리를 구·군에 맡기고도 필요한 예산을 주지 않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시보다 재정 여건이 더 열악한 구로서는 자체적으로 투입할 예산도 없어 물고기 집단 폐사 사고가 자주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상구의회 장인수 의장도 “2년 전부터 구가 시에 관련 예산 증액을 요구해왔는데, 증액은 고사하고 오히려 삭감하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며 “일괄적으로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시는 각 구·군이 처한 상황을 면밀히 살펴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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