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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 설쳐가며 축사 소독 전쟁…돼지 출하 막혀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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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18곳·경남 615곳 농가
- “확산되지 않아 다행” 안도 속
- 빠른 확산·긴 잠복기에 불안감
- 축협, 사태 대비 방역작업 분주

- 전국 돼지 이동제한 조치 이어
- 잔반 이동금지 등 장기화 땐
- 경제적 타격·분뇨 저장 한계 호소
- 축산 농가 행사도 무기한 연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으로 부산 경남지역 농가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ASF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에 총력을 쏟는 등 18일 양돈 농가 주변에는 삼엄한 통제 속에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양돈 농민들은 전국에 발령된 돼지 이동 제한 조치 탓에 출하 시기를 놓쳤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경기 포천시 돼지 밀집 사육단지를 방문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부산 기장군 한 돼지 사육 농가에서는 축산농협 직원들이 마당과 축사를 돌며 대형 소독약 살포기로 방역 작업을 하느라 분주했다. 농장주는 “농장이 산자락에 자리해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면서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차량 소독기를 가동하고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축산농협 관계자는 “조합원 농가가 있는 강서구 10여 곳과 기장군 5곳을 확인하니 대부분 농장주가 불안해한다”며 “ASF의 잠복 기간이 길다 보니 이미 전염된 게 아닌지 걱정하는 농민도 있다”고 전했다.

경남지역 농가들도 ASF의 빠른 확산을 우려한다. 정진광 한돈협회 김해시지부장은 “ASF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걱정이 태산”이라며 “농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축사 소독을 강화하는 등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에서 돼지 1000여 마리를 키우는 A(64) 씨는 “농장주들은 친척 결혼식에 가는 것도 포기하는 등 불안에 떤다”며 “아무런 피해 없이 ASF가 소멸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하동군 바른양돈 문석주 대표는 “어제(지난 17일) 오후 6시30분부터 정부에서 이동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종사원 4명이 축사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당분간 축산 농가끼리 SNS로 정보를 교환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특히 지난 17일부터 발령된 일시 이동 중지 조치로 농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일시 이동 중지는 전염병 전파 고리를 차단하고자 돼지와 관련된 농장 종사자 시설 차량 등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이다. 돼지 출하와 도축도 중단된다.

지역의 일부 농가는 지난 17일과 18일 출하가 예정된 돼지의 역외 이동이 제한되자 경제적 손실을 호소한다. 강서구에서 돼지 2000마리를 사육하는 조혁제 대표는 “출하가 묶이면 경제적 타격이 크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큰일”이라며 “출하가 장기간 지연되면 고기 맛이 떨어질 뿐 아니라 돈사를 운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고 말했다. 경남의 한 농가 관계자는 “사육 농장마다 분뇨 저장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동 금지 기간이 추가로 길어지면 용량을 초과할 수도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정부가 ASF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강화하자 부산시는 지난 17일 가축 방역 대책 상황실을 설치했다. 또 각 구·군과 동물위생시험소, 부산축협 공동방제단과 함께 양돈 농가 18곳을 긴급 예찰·소독했다. 경남도도 양돈 농가 615곳의 돼지 150만 마리를 이동하지 못하도록 하고, 44개 농장에 남은 음식물도 옮길 수 없도록 했다. 경남도는 축산 차량 상시 소독 시설인 축산종합방역소 10곳의 운영을 강화하고, 주요 밀집 사육지역에 임시 소독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기도 했다.

축산 농가의 행사와 모임도 무기한 연기됐다. 김해시는 주민 500여 명이 참가해 오는 26일 진영체육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농업경영인대회를 뒤로 미뤘다. 김해시 관계자는 “다음 달 10일 부원동 일원에서 예정된 농업인학습단체 한마음대회도 연기한다”며 “ASF가 확산되는 마당에 농민 집회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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