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공간 만든다더니 스타트업 입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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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창업자들은 들어오지 않고
- 과도한 관리 시설·인원만 입주
- 사실상 시설공단 사무실 전락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다는 목적으로 부산역 광장에 새롭게 문을 여는 ‘부산 유라시아 플랫폼’에 과도한 관리 시설과 인원이 입주해 논란이 인다. 운영 기관인 부산시설공단은 “부산역 광장 노숙인과 이곳에서 벌어지는 집회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플랫폼의 역할과 전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와 시설공단은 19일 개관하는 유라시아 플랫폼의 관리동(231㎡)에 시설공단 시설팀과 운영팀이 입주한다고 18일 밝혔다. 플랫폼의 전체 면적 4790㎡ 가운데 관리동의 비중은 5% 정도다. 그러나 관리동 사무실은 플랫폼 내 운영이 가능한 사무실 18곳 중 2곳을 차지한다. 관리 인원만 26명이며, CCTV 96대가 설치돼 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상황실까지 구비됐다. 플랫폼을 관리하는 시설은 필요하지만, 전체 규모에 견줘 시설의 크기와 인원이 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시설공단 사무실을 차려주려고 예산을 들여 플랫폼을 건립한 게 아니냐”며 문제 삼기까지 한다.

특히 플랫폼에는 메이커 스페이스(공동 작업 공간), 코워킹 스페이스(협업 공간), 비즈니스 팝업스토어 등의 창업 시설이 주로 들어서는데도 이와 시너지 효과를 낼 스타트업 대신 관리동이 입주한 데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 관리동에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스타트업의 입주가 논의됐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도시재생정책과 관계자는 “입주 의사를 표시한 기업은 많았는데 여러 기업과 기관, 단체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취지와 맞지 않아 추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플랫폼에 입주할 예정인 스타트업은 한 곳도 없다.

시설공단 측은 시설·운영팀이 플랫폼뿐 아니라 부산역 광장과 도시철도와 이어지는 지하 연결 통로까지 모두 관리하기 때문에 비교적 규모가 큰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설공단 플랫폼관리처 관계자는 “광장 문화행사는 물론이고, 집회와 노숙인 관리까지 공단이 맡는다. 26명이면 많은 인원이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플랫폼 안에 동부경찰서 역전치안센터가 문을 열었는데, 집회와 노숙인 관리 인원까지 포함한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시설공단 추연길 이사장은 “아직 플랫폼이 어떤 방향으로 운영될지 모르는 단계여서 해당 규모의 관리동을 마련했다. 앞으로 운영 상황에 따라 규모를 줄이거나, 반대로 인력이 더 필요하다면 별도의 관리동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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