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 살해로 수감, 모범수 생활…용의자 지목 후 독방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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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도 문제 일으킨 적 없어
- 수형 점수 높아 봉사활동 하기도
- 무기수 아니었다면 가석방 대상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도 제작된 경기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모(56) 씨가 25년간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희대의 살인마’로 유력하게 용의 선상에 오른 이 씨는 교도소에선 ‘모범수 중의 모범수’로 생활해 가석방을 노린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기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모(56) 씨가 25년째 복역 중인 부산교도소 안으로 19일 차량 한 대가 들어가고 있다. 이 씨는 1994년 1월 이곳에 입소해 무기수로 복역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교도소는 화성 연쇄살인사건 가운데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본인의 것이 일치하는 이 씨가 1994년 1월부터 25년째 무기수로 복역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부산교도소 설명을 종합하면 이 씨는 1994년 1월 충북 청주의 자기 집으로 놀러 온 처제(당시 20세)에게 수면제를 먹여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1995년 7월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당시 처제를 살해한 범행 수법은 화성 연쇄살인사건과 유사했다.
이 씨는 지금까지 교도소 규율을 위반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등 문제를 일으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에 수용자 생활 평가 기준에 따라 1~4급 중 1급(S1) 모범수로 복역하고 있다. 부산교도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교도관은 “이 씨와 특별한 교류는 없었지만, 그가 다른 재소자와 달리 모범적인 생활을 한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씨는 특히 수형 점수가 좋아 2년가량 봉사원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 씨가 봉사원 활동으로 쌓은 수형 점수 등을 이용해 가석방을 시도하려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형법상 무기수는 복역 기간 20년을 넘기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는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혼거실에서 다른 수감자와 함께 생활하면서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복역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작업장에 출역한 것은 물론 가구제작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고, 교정작품전시회에 출품해 입상한 경력도 있다고 부산교도소 측은 설명했다. 교도소 관계자들은 이런 이 씨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는 사실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안팎에서는 “이 씨가 무기수가 아니었다면 가석방 대상이 됐을 것”이라는 말도 돈다.
김현철 변호사는 “보통 무기수는 25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 심사위원회에 회부된다. 따라서 이 씨가 모범수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내년에 가석방 심사를 받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19일 “이 씨의 가석방을 검토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가석방 심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교도소는 이 씨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후 다른 재소자의 동요 등을 우려해 그를 혼거실에서 독거실로 옮겼다. 이 씨는 그동안 외부와 특별한 교류는 없었지만, 1년에 한두 차례 어머니와 형 등이 그를 면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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