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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T에 밀려나는 시청 앞 70살 느티나무 어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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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단체 “고사 우려” 반발 거세

부산시청사 앞의 느티나무를 놓고 부산시와 환경단체가 정면 충돌했다. 시는 BRT(버스중앙차로제) 공사 이후 교통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이식해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는 나무의 ‘역사성’을 고려해 그대로 둬야 한다고 맞선다.

   
18일 오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 5번 출구 앞에서 BRT 공사를 하는 관계자들이 느티나무를 옮기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그린트러스트와 부산YWCA·금정산보존회·환경보호실천본부 등은 18일 오전 시청 앞에서 느티나무 이식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느티나무에 금줄을 설치하고 ‘시는 BRT 공사가 초래한 가로수 보행행정을 반성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였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이 나무는 높이 13m 둘레 2.65m로, 시청사 인근 나무 중에 가장 크다. 1997년 연산동청사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이곳에 있었던 나무로, 수령은 70년 정도로 추정된다.
시는 이 나무를 해운대구 석대동 해운대수목원으로 옮기고자 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이 나무의 고사를 우려한다. 이식하려면 일부 가지를 잘라내야 하고, 이식 이후의 생존율도 5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이사는 “부산에 BRT를 도입한 의미가 대중교통과 보행문화의 활성화 아닌가”라며 “BRT 공사 때문에 이 나무가 옮겨진다면, 시 스스로 여전히 자동차 중심주의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의회 쪽으로 옮기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해운대수목원으로의 이식은 말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는 이 나무를 그대로 둔다면 시청 앞 간선도로가 2차로로 쪼그라 들 수 있어 이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나무를 옮기지 않으면 BRT 공사 이후 시청사 앞 중앙대로는 연제구청 방면 좌회전 차로 하나와 양정방면 직진 차로 하나 밖에 남지 않는다”며 “나무가 한 차로를 차지하고 있으면 교통 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아쉬워 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구·군이 노거수를 보호한 사례가 몇 차례 있기 때문이다. 사하구는 1980년 구평동 회화나무(수령 160년 추정)를 보호목으로 지정했고, 이 나무는 도로 가운데 그대로 있다. 
부산대 김동필(조경학과) 교수는 “BRT 도입으로 인해 부산지역의 수많은 가로수가 제거·이식되고 있다”며 “시는 공사 계획 단계에서부터 가로수 처리를 어떻게 할지 면밀히 검토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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