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개발 주체·속도 제각각…‘첫 주자’ 한진CY가 방향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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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 엘시티’ 지목 한국유리 터
- 시, 해양관광시설 부실해 반려
- 아파트 계획 대폭 축소 불가피

- 부산외대 캠퍼스·원예시험장
- LH·캠코, 대략적 개발안 발표
- 공공성 확보 우려는 덜할 듯

- 사하구 다대동 한진重 부지
- 필지 50여 개 쪼개져 팔린 탓
- 용도 제각각 땐 난개발 가능성

부산지역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제 대상지는 모두 10곳이다. 대상지별로 개발 진행 정도가 달라 개발사업의 주체와 방향에 따라 앞으로 논란이 발생할 여지도 제각각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역 사전협상제 대상 부지 중 가장 속도가 빠른 해운대구 재송동 한진CY부지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 사전협상 대상지는

‘2030 부산도시기본계획’에 명시된 사전협상형 도시계획 대상지는 ▷사하구 다대동 한진중공업 및 성창기업 공업지역 ▷기장군 일광면 한국유리 공업지역 ▷해운대구 재송동 한진CY(컨테이너 야적장) 부지 ▷동구 좌천동 일원 자성대 부두 ▷북구 금곡동 조달청 부지 ▷사상구 주례동 부산구치소 부지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대 부지 ▷사상구 엄궁동 엄궁농수산물시장 부지 ▷강서구 강동동 원예시험장 부지 ▷금정구 구서동·해운대 반여동 태광산업 부지 등이다. 부산시는 당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면적이 1만 ㎡ 이상(현재는 5000㎡ 이상)이며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이전해 남는 유휴부지를 대상으로 사전협상 대상지를 지정했다.

이 가운데 실제 협상 단계까지 진척된 곳은 한진CY 부지가 유일하다. 한진CY는 사업자가 제출한 개발 계획안을 두고 전문가, 사업자, 공공기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협상이 지난 20일부터 시작됐다. 시는 2주에 한 차례 회의를 열어 협상해나갈 방침이다. 준공업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것과 아파트(공동주택) 비율, 랜드마크시설 구성 등이 협상의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최종 개발계획안이 정해지면 사업자는 용도 변경과 동시에 공공기여금을 내고 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한진CY 부지의 공공기여금은 약 109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도시계획위원회와 기금운영위원회를 열어 공공기여분의 활용 방안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거나 공공기여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어디까지 왔나

한진CY 부지와 유사한 과정을 밟고 있는 곳은 기장군 한국유리 부지다. 지역건설사인 ㈜동일은 2013년 한국유리가 전북 군산으로 완전히 이전하자 2017년 이 부지를 매입했다. 시에 따르면 동일은 2018년 처음으로 공업지역인 현재 용도를 준주거와 상업지역으로 변경하고, 2800세대 아파트 등을 건설하겠다는 개발 계획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아파트 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해양관광문화 관련 시설이 부실하다는 등의 이유로 반려됐다. 지난해 동일 측은 아파트 비율을 1800세대로 조정한 새로운 계획안을 제출했지만 이 역시 반려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곳은 해안가이고, 도시계획상 개발 방향 역시 해양문화관광 용도로 활용하는 쪽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들어온 계획서에는 이런 부분이 부족하고, 공론화할 만큼 시민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 담겨있지 않다고 판단해 반려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유리 부지는 해안가에 인접해 ‘제2의 엘시티’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아 한진CY부지보다 한층 더 강한 시민사회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높다.

이외에 개발 움직임이 있는 사전협상 대상지는 부산외대 우암동 캠퍼스와 원예시험장 부지다. 각각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아직은 대략적인 계획만 나왔을 뿐 토지 매입 등 개발을 위한 실무작업이 이루어지지는 않은 상황이어서 벌써 개발 방향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개인 사업자가 아닌 공공기관이 사업 주체가 되는 만큼 공공성 확보에 대한 우려는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LH와 캠코가 현재 자연녹지 및 주거로 지정된 토지 용도를 바꾸지 않고 저밀도로 개발하거나 임대주택 등 공공성이 확보된 시설물을 짓는다면 관련 법에 근거, 사전협상 대상지이지만 사전협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나머지 대상지 중에선 사하구 다대동 한진중공업 부지가 주목받는다. 공업지역 한가운데 있는 이 부지는 2018년 50여 개 필지로 쪼개져 팔리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일부 사업자가 용도 상향을 위한 사전협상을 제안해오더라도 나머지 부지 주인이 공업지역 용도에 맞춰 개발하겠다고 한다면 일대가 들쑥날쑥하게 개발되기 때문이다. 이외 5곳은 아직 별다른 개발 계획이 없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토지 용도를 바꿔 용적률을 상향조정하지 않는다면 굳이 사전협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개발 방향이 확정되지 않아 난개발을 우려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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