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 많은 사전협상제 전면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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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이익 회수 지침만 있고
- 개발이익금 배분 규정 없어
- ‘난개발 폭리’ 면죄부 될 수도
- “공공기여 확대할 방안 필요”

부산시가 해운대구 재송동 한진 컨테이너야적장(CY) 부지 개발을 위한 협상조정협의회를 가동(국제신문 지난 23일 자 2면 보도)하면서 도시계획상 사전협상제 대상지 10곳의 개발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민간 사업자의 공공기여분 확대를 포함해 공공성을 확보하지 않고 토지 용도만 상향 조정할 경우 특혜 논란이 불가피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27일 부산시 ‘2030 부산도시기본계획’을 보면 사전협상형 도시계획 대상지로 10곳이 지정돼 있다. 대상지로 지정되면 사업자가 용도를 상향 조정해 해당 부지를 개발할 때 반드시 부산시와 사전협상을 거쳐야 한다. 이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최근 시와 전문가, 사업자가 협상에 돌입한 한진CY 부지다. 기장군 한국유리 부지는 사업자가 두 차례에 걸쳐 개발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시가 모두 반려한 상황이다. 이외에 옛 부산외대 부지와 원예시험장 부지는 각각 한국주택토지공사(LH)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개발 사업자로 나섰으며, 나머지는 아직 이렇다 할 개발 움직임이 없다.

한진CY를 시작으로 부산지역 사전협상제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제도 성공의 관건은 사업자의 공공기여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CY 부지만 보더라도 ‘제2 엘시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온다. 토지 용도가 상향 조정되면 용적률이 높아지고, 활용 방법도 훨씬 많아지는 만큼 사업자는 일정 부분을 공공기여로 내놓아야 한다. 현재 부산시 사전협상 운영지침에 따르면 용적률 증가, 건축 허용용도 확대, 도시계획시설 폐지 등에 따라 공공기여분을 책정한다. 이와 함께 도시관리계획 변경에 따른 토지가치 상승분을 계산해 둘 중 적은 금액을 전체 공공기여금액으로 정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지침에는 토지를 근거로 한 이익금 회수만 명시됐을 뿐 이후 개발사업에 따른 이익금을 배분할 근거가 없어 사업자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사전협상제가 자칫 난개발의 면죄부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배용준 부산시의원도 지난 22일 5분 발언을 통해 “분양사업으로 인한 개발자 수익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전협상 과정에서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나 협상 기준이 없다는 점도 지적을 받는다. 부산참여연대는 “서울시는 한전 부지 등을 사전협상을 통해 개발계획을 세울 예정인데, 용도지역을 상향조정하는 대신 부지 면적의 40% 내외를 기부하도록 했고, 협상제도 전면 개선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부산시도 이처럼 강력하게 공공성을 담보할 제도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개발 이익에 대한 회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개발 이익금을 회수하려면 개발사업이 실패했을 때 보상도 해줘야 한다.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를 사업에 대한 이익금을 내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협상을 통해 지침 외에 도로 개설 등 다른 방법으로 더 공공기여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제

5000㎡ 이상 유휴 토지 또는 대규모 시설 이전 부지를 개발할 때 용도지역 변경을 포함한 사업자의 개발계획안 수용 여부, 공공기여 방식 등을 일괄 사전 협상으로 결정하는 제도.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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