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제휴뉴스

‘온라인 강의’에 대학가 우왕좌왕…학생, 등록금 감액 요구도

조회수214의견0

- 교수들 동영상 준비 당혹감 토로
- 실습 중심 학과는 시행 더 어려워

- 과제 대체 등 ‘부실한 교수법’에
- “온라인 재택수업 불만” 83.9%
- 대학생 “등록금 부분 환불해야”
- 인제대 의대 ‘앱 수업’ 시작 눈길

교육당국의 갑작스러운 온라인 강의 도입 지침에 일선 대학이 혼란을 겪는다. 동영상 강연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자 일부 교수는 수업을 과제물 제출로 대체해 ‘부실 강의’ 논란을 빚는다. 이에 “등록금을 부분 환불해야 한다”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9일 동아대 교직원이 학내 동영상 강의 촬영장에서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동아대 제공

■온라인 강의하라는데…

동아대 A 교수는 지난 2일 교육부와 학교로부터 ‘온라인 강의를 하라’는 지침을 받고 일주일 만에 강의를 준비하느라 어려움이 컸다고 9일 밝혔다. 영상 강의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기록이 남는 동영상에 말실수가 나올까 자체 검열 과정을 여러 차례 거치기도 했다. 한국해양대 B 교수는 동영상 강의를 준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B 교수는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라는 공문을 받았을 뿐 별도로 어떻게 온라인 강의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교수를 대상으로 한 단체교육도 없어서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실습 중심의 교과목 담당 교수는 고민이 더 깊다. 동아대 건축학과 C 교수는 “실습교육은 수업 과정 전반을 현장에서 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학생에게 알려줘야 효과가 높다. 화상수업으로 비슷한 수업 효과를 내야 하는데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어려움 탓에 동의대 간호학과 등 일부 학과는 교육당국의 지침에도 기존 실습을 그대로 진행한다. 온라인 강의가 버거운 것은 교수를 돕는 직원도 마찬가지다. 고신대 학사관리팀 박영길 팀장은 “급하게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힘들었다. 특히 촬영장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컸고, 교수들이 보낸 일부 동영상은 화질이 떨어져 학습용으로 내보내기 부적합했다”며 “장애가 있는 학생이 동영상 강의에 쉽게 접근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업 대신 과제만 제출하라”

이 와중에 일부 교수는 학생에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지 않고, 과제만 제출받아 ‘부실 강의’라는 비판을 받는다. 지역 한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영상 강의 없이 과제만 요구하는 교수가 있다”고 불만 섞인 글이 올라왔다. 이 대학 학생 D(24) 씨는 “담당 교수가 규정상 과제와 시험만 진행해도 된다고 해명하더라. 교과 내용도 모르는 학생에게 무작정 과제와 시험을 요구하는 교수의 무책임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27개 대학 총학생회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지난달 27일 학생 1만261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도 온라인 재택 수업에 대한 불만이 나타난다. 응답자의 83.8%가 ‘개강 연기 및 온라인 수업 대체 과정에서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필요하다’거나 ‘필요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학사 일정 조정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는 응답자는 62.5%였다. ‘피해를 봤다’는 응답 중 ‘실험 실습 등 온라인 대체가 불가능한 수업에 대한 대안이 미비하다’는 비판이 49.4%(중복투표)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 수업 대체로 인한 질의응답 토론 발표 등 수업 부실’(40.9%)이 뒤를 이었다. 이런 불만에도 등록금 반환은 의무가 아니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을 보면 등록금 환불은 1개월 이상 대학이 문을 닫은 경우에만 가능해 2주 휴업이나 개강 연기는 등록금 면제 대상이 안 된다.

■준비 잘한 학교도

이런 가운데 인제대 의대가 9일 ‘앱 수업’을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학은 ‘고 투 웨비나’라는 앱을 개발해 실시간으로 수업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학생이 앱에 로그인해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교수가 PPT를 켠 채 화상으로 수업하고, 학생이 접속하면 자동으로 출석 확인이 되는 시스템이다. 앱은 수업 도중 설문조사, 거수, 댓글 질문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대학 측은 학년별로 한 과정씩 총 4개의 과정을 ‘고 투 웨비나’로 진행한다.

앱 수업에 참여한 이예림(22) 씨는 “온라인에서는 강의실에서 수업할 때보다 더 쉽게 질문할 수 있어 좋다. 다른 앱 기능을 활용하는 방식도 오프라인 수업보다 공부에 도움이 됐다”면서 “다만 집에서 수업을 듣다 보니 학습에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최지수 기자 zsoo@kookje.co.kr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