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부 교회 또 예배 강행…‘감염 취약’ 노인·어린이 참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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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교회 31.8% 총 558곳
- 운영 자제 권고에도 수천명 참석
- 교회 측 “더는 미룰 수 없다” 주장
- 2m 간격 앉기 등 지침 따랐지만
- 발열체크 제대로 안해 방역 구멍

서울 구로구 만민중앙교회에서 확진자 22명이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하지만 부산지역 교회 500여 곳은 많게는 수백 명이 몰리는 주말 예배를 강행했다. 예배 참석자의 상당수가 감염에 취약한 노인이나 어린이지만 교회 측은 “더는 오프라인 예배를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29일 오전 부산 서구 한 교회에서 신도들이 간격을 유지한 채 주일예배를 하고 있다. 최지수 기자

29일 오전 부산 서구 동대신동 A교회 예배당에는 주말 예배에 참석하는 신도 600여 명이 모였다. 대다수가 60, 70대 노인이었고 5세 이상 14세 미만의 어린이도 있었다. 지난 21일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교회 등 대중밀집시설에 대해 보름간 운영 자제를 권고했지만 불과 9일 만에 신도 1000여 명의 지역 대형교회에서 주말 예배를 진행한 것이다. 교회 측은 “확진자 차단과 방역을 철저히 하므로 괜찮다”고 답했다.

이날 주말 예배를 강행한 서구 관내 교회 15곳을 상대로 부산시와 서구, 서부경찰서가 합동점검을 벌였다. 동행한 취재진이 점검 현장을 둘러봤더니 일단 이들 교회는 2m 간격으로 떨어져 앉는 등 방역지침은 이행했다. A교회는 긴 예배당 좌석에 2m 간격으로 스티커를 붙여 신도가 앉도록 했고, 서대신동 B교회는 예배당 좌석 양 끝부터 좌석을 채웠다. 하지만 방역의 ‘구멍’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교회 주 출입구에서는 출입자 명단 작성과 발열 체크가 이뤄졌지만, 신도의 상당수가 드나드는 사무실 통로에서는 이러한 방역 조처를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예배가 한 차례 끝나고, 비어있는 예배당에 들어가는 외부인을 상대로는 발열 체크를 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100여 명의 신도가 몰린 B교회도 예배당과 달리 사무실 입구에서는 발열 체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날 현장 점검에서는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점검 항목이 ▷유증상 종사자 즉시 퇴근 ▷출입구 발열·호흡기 증상 확인 ▷해외여행력 있는 자 및 고위험군 출입 금지 ▷손 소독제 비치 ▷참여자 간 간격 2m 유지 ▷집회 전후 소독 환기 ▷단체 식사 제공 금지 ▷감염관리 책임자 지정 및 출입자 명단 관리 등으로 한정됐기 때문이다.

이날 점검에 불만을 내비친 신도도 있었다. 한 교회 장로는 점검단이 점검일지를 보여주고 세부 내용을 묻자 “이런 것 왜 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합동점검단은 “정부 차원에서 하는 일이니 협조해 달라”며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종교의 자유도 있는데 왜 점검을 하느냐며 불쾌해하는 신도가 더러 있다”며 “협조를 잘 안 해주는 때가 있어 힘들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협조 당부에도 일부 교회는 계속 예배하려는 경향을 보여 예배가 진행되는 수요일과 일요일에 지속해서 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회를 찾은 C(71) 씨는 “예배 참석을 자제해달라는 정부 권고는 안다”면서도 “노인은 온라인 예배가 힘들어 나왔다”고 말했다. 교회 측은 “예배에서는 서로 만나는 게 중요하다”며 “성경 공부 중 대화 소통은 필수고, 오겠다고 하는 신도를 말릴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날 부산지역 교회 1756곳 중 31.8%인 558곳이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반면 불교 천주교 등은 이번 주 종교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최지수 기자 zso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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