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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예방기구 6월 내 설치…“남성중심 조직문화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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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 여성단체와 긴급간담회
- 대책위 구성 등 대응체계 논의

- 감사위 내 성폭력 전담팀 둬
- 시 산하 공공기관까지 관리
- 상시교육·승진시험 과목 신설 등
- 성인지 감수성 높일 제도 강제도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임기 도중 사퇴(국제신문 지난 24일 자 1면 등 보도)하면서 부산시가 지역 여성계의 요구를 담아 근절 대책을 마련 중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려면 직장 내 성 비위 사건이 터질 때마다 “뿌리 뽑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시적인 성폭력 예방교육 등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높여 공직사회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지역 여성계가 지난 24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를 철저하게 조사해 강력 처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시 전면 쇄신 필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24일 지역 6개 여성단체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공직사회 성희롱 같은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대응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변 시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김규리 부산여성단체협의회장, 류재옥 부산여성연대회의 회장,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김영숙 부산여성NGO연합회장, 김순례 구·군여성단체협의회장, 최수연 부산여성폭력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여성계는 부산시의 전면 쇄신과 책임감 있는 대응,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정치적 이용 방지, 신속한 대책위원회 구성 및 성폭력 피해를 전담할 독립된 성희롱·성폭력 예방 전담기구 신설,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통한 조직문화 개선 등을 요구했다. 변 권한대행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인 만큼 시는 피해 사실관계의 왜곡, 피해자를 비난하는 태도 등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모든 행위를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는 성희롱·성폭력 예방 전담기구를 설치해 피해자 지원 등 관리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시 “성폭력 전담기구 상반기 신설”

부산시는 성희롱·성폭력 예방 전담기구를 만들 계획이다. 감사위원회 내 성희롱·성폭력 전담팀을 구성해 직장 내 성폭력 문제를 전담한다는 내용으로, 오는 6월 내 설치될 예정이다. 실제로 성폭력 전담팀 신설은 오 전 시장 강제추행 사태 전 추진됐다. 과거 시 산하 공공기관에서 잇따라 성폭력 사건이 터졌는데도 성폭력 대응체계가 부실해 피해자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조처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올 초 ‘미투 운동 이후 성폭력 대응체계의 효율적 운영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성폭력 보호보다 신속한 사건 처리에 중점을 두다 보니 피해자가 더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었다. 시 및 공공기관 성 비위 관련 담당자인 고충상담원의 경우 과외 업무라 전문성이 없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홍미영 선임연구원은 “서울시는 성폭력 행위자에 대해 ‘인사관리책임제’를 시행해 퇴직 시점까지 피해자와 행위자를 완전히 분리하고, 인사 조처를 통해 가해자에 불이익을 준다”며 “성폭력 행위자가 되면 조직 내에서 더는 성장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정무부시장 직속으로 인권담당관을 둬 성희롱 피해 등 조직 내 인권침해 사항을 전담 상담·조사하고 있다. 또 성희롱 사례를 목격자나 주변인 등 제3자가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 비위 신고를 활성화하고, 부당한 인사조처나 집단 따돌림 같은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한다.

홍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투 운동 이후 성폭력에 대한 조직 구성원의 민감성은 향상됐지만 관행 등에 의한 폐해가 여전해 남성중심적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하다”고도 말했다. 지속적인 예방교육, 승진시험 때 성희롱 예방과목 신설 등 강제적인 대책으로 성 비위와 관련한 공직사회 전반의 쇄신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변 권한대행은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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