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침해 논란에…해운대구 ‘CCTV앱’ 운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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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정보 명목 실시간 화면 제공
- 국정원이 위법 소지로 시정조치
- 결국 운영 10년 만에 폐쇄 결정

부산 해운대구가 재난안전 정보 제공을 명목으로 운영하던 스마트폰 앱이 최근 국가정보원 제재를 받아 폐쇄 절차를 밟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대 재난안전’앱 화면.

해운대구는 자체적으로 운용하던 스마트폰 앱 ‘해운대 재난안전’(이하 해운대안전앱)을 이달 중 폐쇄한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구는 국정원으로부터 앱 기능 일부에 사생활 침해 등 소지가 있으니 바로 잡으라는 내용의 시정 조치 명령을 받았다. 문제가 된 기능 서비스는 정지한 상태이며, 앱의 완전 폐쇄는 오는 12일 이뤄질 예정이다.

해운대안전앱은 2011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3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앱 제작은 비예산 사업이지만 2013년 정식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2100만 원, 2017년 앱 개편 과정에서 3000만 원 등 5100만 원이 투입됐다. 해운대안전앱은 재난 발생 시 국민행동요령 정보를 비롯해 강우량과 미세먼지 수치, 지진대피소 위치 등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문제는 해운대안전앱을 통해 해운대 곳곳에 설치된 CCTV 영상을 접속자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앱을 통해 마린시티, 장산 동국아파트, 해운대해수욕장, 구덕포 방파제, 청사포 해안가, 미포 방파제, 송정해수욕장 주변, 송정 임해봉사실, 석대천변, 세월교 등 10곳의 CCTV 영상이 24시간 제공됐다.

CCTV는 사고나 재난 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공공기관이 이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비하기 위해 설치됐지만, CCTV에 찍히는 불특정 다수 시민의 모습이 해운대안전앱을 통해 실시간 공개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저촉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가 정보보안 기본 지침에도 어긋난다. 지침에는 ‘업무상 목적으로라도 불특정한 사람을 촬영한 영상이 인가받지 않은 사람에게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정원이 해운대안전앱 폐쇄를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구는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앱을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안전디딤돌’ 등 정부가 운영하는 앱과 주요 기능도 대부분 겹쳐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문제가 된 기능을 없애고 앱을 개편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 작업에 또다시 3000만 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등 실효성이 없다고 봤다. 국정원 시정 명령에는 앱을 개편하라는 지시가 있었을 뿐, 책임자 문책 등 내용은 없었으며 자체 징계 계획도 없다고 구는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각 기관이 운용하는 자체 앱 등과 관련해 법적 문제가 없는지 국정원이 일괄적으로 살피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개인정보보호법이나 국가 정보보안 지침 등은 해운대안전앱이 설계될 때부터 있었지만 아직 고려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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