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찜” “자식이 만류” 불안한 노인…접종 대기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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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감 주사 후 사망, 백신 무관”
- 정부·감염학회 공식 발표에도
- 수백명 몰리던 민간병원 한산
- “접종자 지난주의 30% 수준”
- 부산 위탁기관 58곳 일시중단

26일 오후 1시 부산 동래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부산지부. 의원 지하 1층에서는 예닐곱명의 노인이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받기 전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었다. 이날은 만 62~69세 노인을 대상으로 한 독감 국가예방접종이 시행된 첫날이다. 
 

   
62~69세 대상 무료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부산 동래구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지부 내 주사실 복도가 한산한 모습이다. 이원준 프리랜서 windstorm@kookje.co.kr

의원 측에 따르면 매년 이맘 때마다 이 곳은 독감 접종을 받으러 병원을 방문한 노인으로 가득했다. 긴 대기줄로 접종을 하려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자가 59명까지 늘자 불안감이 확산되며 접종자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서류를 작성하는 테이블은 드문드문 자리가 비어 있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서류를 접수하느라 숨 돌릴 틈 없이 바빴던 직원들은 노인이 문진표 작성을 마치길 기다리며 손을 놀리고 있었다. 

의원 관계자는 “지난달 22일 임산부 무료접종 때는 병원이 아주 붐볐다. 만 70세 이상 예방 접종이 시작된 지난주(지난 19일부터)만 해도 하루에 800~1000명 정도가 병원을 찾았다”면서 “오늘은 대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적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30% 수준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다른 병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연제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하루에 350명 가까이 찾아왔는데, 오늘은 오전까지 20명 정도만 방문했다”고 말했다. 

정부와 대한감염학회는 “예방 백신과 사망의 인과 관계는 낮다”고 설명하지만, 연이어 전해지는 사망 소식에 불안감을 드러내는 시민이 적지 않다. 

이날 의원 앞에서 만난 김모(63·동래구 온천동) 씨는 “설마 내게도 문제가 생길까 싶어 접종받으러 오긴 했지만, 오늘도 몇 사람이 죽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조금 찜찜하다”고 말했다. 

반면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시민도 있었다. 허모(여·69·동래구 사직동) 씨는 “매년 독감 주사를 맞았다. 자식들이 ‘접종하지 마라’고 만류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별문제 없어 이번에도 맞으러 왔다”고 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의 트윈데믹(동시유행)을 우려하는 질병관리청은 ‘독감은 한 해 약 3000명이 사망하는 심각한 감염병’이라며 꼭 접종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일부 병원은 대한의사협회의 권고에 따라 독감 예방접종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의 위탁의료기관 1895곳 중 58곳이 독감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이에 반해 백신 접종을 유보한 경북 포항시는 이날 이 같은 지침을 철회했다. 시는 최근 독감 예방접종 후 숨지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지난 23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의료기관에 유·무료 독감 예방접종 유보를 권고했다. 하지만 사망과 접종의 인과성이 낮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자 일정대로 접종을 진행하기로 했다.

구·군 보건소에서도 접종이 가능하지만, 코로나19 선별 진료에 매진해야 해 가급적 위탁기관(민간병원)을 찾아줄 것을 권하는 실정이다. 시 안병선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예방접종을 잠정 중단한 병원은 많지 않지만, 의원을 방문하려는 시민은 접종이 진행되는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부산지역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 접종 현황 

대상자

전체

접종자

접종률

만 18세 
이하 

46만1779명

29만4788명 

63.8%

만 62세 
이상 

81만9842명 

32만9025명 

40.1%

임산부 

1만7135명

6045명 

35.3%

취약계층

8만6226명

27일부터 접종 시작

전체

138만4982명

62만9858명

45.5%

※자료 : 부산시, 10월 25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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