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는 것 자체가 민폐”…이대호도 멈춘 ‘연탄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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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불황에 거리두기 등 겹쳐
- 자원봉사단체 동참 꺼리는 추세
- 11월 실적 작년비 4분의 3 급감
- 14년 이어온 이 선수 행사도 접어

코로나19의 긴 터널이 이어지면서 취약계층의 신음도 깊어진다. 매년 이맘때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연탄 나눔 행사마저 감염 확산 우려로 종적을 감췄다. 연탄 나눔의 상징이었던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의 선행도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2017년 12월 2일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가 팬들과 함께 부산 서구 아미동에서 연탄 배달 행사를 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14년째 한결같이 연탄 나눔에 앞장서준 이대호 선수의 행사도 올해 취소됐습니다. 재확산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하니 행사를 독려할 수도 없고 막막합니다.” 

23일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비영리사회복지단체인 연탄은행은 후원과 자원봉사를 기반으로 한 연탄 나눔 행사를 20년 가까이 지속해왔다. 그간 취약 계층에 전달된 연탄은 550만 장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는 행사가 자취를 감췄다. 

연탄 전달·기부 활동은 정기 후원자는 물론 기업, 대학생, 자원봉사단체 등이 비용을 모아 진행한다. 연탄은행과 협의해 전달 일자가 조율되면 봉사자들이 한데 모여 연탄을 직접 배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강 대표는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경기가 나빠진 데다, 연탄 배달을 위해 수십 명이 한 장소에 모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선행을 하려다 오히려 민폐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커 매년 동참해주던 단체들도 망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11월 한 달간 6만7000장의 연탄이 이웃에 전달됐지만, 올해 실적은 1만8000장으로 4분의 3가량 급감했다. 다음 달 상황도 비관적이다. 원래 12월은 연탄 나눔 행사가 가장 많아 하루도 빠짐없이 일정이 빼곡해야 하는데 다음 달에 예정된 행사는 단 3건에 불과하다. 강 대표는 “사람이 모여야 가능한 행사인데 최근 전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아 이마저 취소될까 걱정이다”며 “부산지역의 연탄 가구는 1000곳 정도로 추산한다. 겨울을 앞두고 이들에게 연탄이 충분하게 전달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전례 없는 불경기 속에 연말 송상현 광장에 세워지는 ‘사랑의 온도탑’이 얼어붙을 거란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사랑의 온도탑은 매년 12월 1일 제막돼 이듬해 1월 31일까지 두 달간 목표 액수를 정해두고 시민 모금을 받아 100도를 달성하는 캠페인이다. 올해 모금 목표액은 코로나19와 불경기를 고려해 지난해 127억 원보다 크게 낮춘 92억4000만 원이다. 

캠페인을 진행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체 모금액은 예년보다 30억 원가량 늘었다. 하지만 기업 기부가 ‘특별모금’ 등 형태로 지난해 대비 빨리 이뤄진 경향이 있어서 상징성이 큰 사랑의 온도탑 행사 열기가 시들해질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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