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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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 박희진 동주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KNN 인물포커스입니다.

[기자]
상가에 조문을 가면 돌아가신 분의 영정사진을 먼저 보게 됩니다.

영정사진은 미리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 사진 가운데에서 급히 골라서 쓰이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25년째 지역 어르신들의 영정 사진을 촬영해 온 박희진 동주대 교수 모시고 영정 사진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박희진/동주대학교 교수}

[기자]
영정사진 촬영을 25년 동안이나 해 오셨는데 처음 시작하신 계기가 혹시 있으셨나요?

[답변]
처음 시작한 계기는 1991년쯤 됩니다.

할머니가 갑작스럽게 사고로 돌아가시니까 장례를 치르러 갔는데 영정 사진이 없었어요.

그때 제가 너무 좀 마음이 아팠고 그 당시에 이렇게 비닐 안에 들어 있는 주민등록증. 그거 카피 촬영해서 만들었는데 사진이 형편 없었죠.

그래서 혹시 제가 안정된 직장을 가지면 영정 사진 찍는 봉사활동을 해야 되겠다라고 마음을 먹었고 그래서 96년 3월부터 시작하게 됐습니다.

[기자]
영정사진을 그러면 그동안 굉장히 많이 촬영하셨을 것 같은데 혹시 몇 분이나 찍으셨나요?

[답변]
제가 한 6,7년 전에 한번 이렇게 정리를 한다고 보니까 한 2만 2천 명 정도 찍었거든요.

그 지금 같으면 한 2만 5천 분 정도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 같습니다.

[기자]
6~7년 전에 한 2만 2천 분이었고 그 사이에 그럼 또 촬영을 하셨을..

[답변]
원래 제가 평균 1년에 한 1천 명 이상 찍을 때 있었는데 최근에 작년, 재작년 2년 동안은 지난 조금 거리두기 단계가 회복됐을 때 세 군데 찍은 것 말고는 1년 반 정도 코로나로 인해서 멈춰 있었습니다.

[기자]
영정사진을 촬영하려면 사실은 죽음과 그 죽음 이후를 생각을 하면서 촬영을 하시게 되는데,혹시 어르신들께서 거부감이라든가 좀 불편해하시지는 않으시나요?

[답변]
우선 조금 뭐 코믹한 이야기입니다마는 저한테 아주 즐겁고 고마워해요.

왜냐하면 공짜니까.그리고 또 하나가 우리가 뭔가 이렇게 보면 내가 예방주사를 맞아야 되는 것처럼 한 번은 건강검진처럼 해야 될 일이 있잖아요.

그런 것을 하기는 해야 되는데 미뤄왔던 일을 한 번쯤 하는 것처럼 그렇게 밝고 명랑하게 아주 고마워하면서 감사하면서 이렇게 응해 주시니까 제가 오히려 보람을 느끼고 즐겁습니다.

[기자]
교수님 지금 봬도 그렇지만 늘 좀 유쾌한 표정이실 것 같은데,혹시 영정 사진을 촬영하면서도 좀 유쾌하게 하시나요.작업을 어떻게 진행하십니까

[답변]
그 처음에 영정 사진을 찍을 때는 좀 힘들었어요.왜냐하면 이렇게 저도 어르신들한테 다가가기가 힘들었고
어르신들도 저를 믿지 않았어요.

공짜라고 그러니까.저 사람이 왜 공짜인지,심지어 물건을 팔러 왔는지, 나중에 찍고 나서 돈을 달라고 하는지 그래서 제 나름대로 노하우가 가면 먼저 밝게 인사하고 이렇게 말을 먼저 겁니다.그런데 굳이 제가 밝은 모습을 하려고 하고 친절하게 하려고 하면 오히려 거부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가 시골에 어릴 때 할매라고 불렀던 것처럼 지금은 저도 나이가 됐지만 처음에는 진짜 우리 할매,이모 만나듯이 그렇게 편하게 이야기를 합니다.때에 따라서는 말을 주고받을 때는 반말을 하기도 하고 친근감에 그렇게 다정하게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을 합니다.

[기자]
혹시 그럼 비용은 전혀 안 받으시는 건가요?

[답변]
제가 스스로 촬영 나가는 경우에는 제가 봉사활동이니까 이렇게 협찬이나 후원은 받지 않고 제작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제가 처음 시작할 때, 25년 전에는 이렇게 필름이 좀 커요. 카메라 명함 크기의 큰 중형 카메라를 사용하고 필름 값도 비쌌지만 현상을 하고 인화를 하고 이렇게 했는데 지금은 디지털이라서 필름 값이 들어가지 않고 그 현상료도 들어가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해볼 만합니다.

[기자]
사진 촬영하실 때 어르신들에게는 혹시 어떤 표정을 좀 주문하시나요.

좀 근엄한 표정인가요 아니면 환하게 웃으실 걸 이야기하시나요.

[답변]
조금 제가 다른 말씀을 드리면 제가 만나뵌 어르신들이 처음에 사진을 찍을 때는 1910년대 출생하신 분이었어요.

그러니까 96년이니까 80이 되신 분들이거든요. 그런데 1910년대에 출생하신 분들한테 제가 김치~ 치즈~ 웃으세요.해도 그게 안 돼요.

애써 웃기려고 해도 안 되고 그래서 왜 그럴까 했는데 그분들은 너무 힘들게 살아오신 분들인 것 같아요.

일제강점기도 겪었고 전쟁도 겪었고 또 힘든 세월을 겪었잖아요.

{수퍼:살아온 세월이 묻어난 표정,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남기려 노력}

그래서 제가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찍자 굳이 웃으라고 해도 웃는 모습이 힘들어요.

그래서 그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조금 어두운 표정은 어두운 표정대로,또 밝은 표정은 밝은 표정대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찍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기자]
혹시 기억에 남는 분이 좀 있으신지요. 굉장히 많이 촬영하셨지만?

[답변]
매번 사진을 찍을 때마다 찍고 나서 뉴스 제작하는 것보다 더 마음이 급합니다.시간이 쫓깁니다.

음 제일 기억에 남는 분이라면 성함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지만 찍고 나면은 관계자분들이나 사회복지사나 이런 분들이 하루나 이틀 지나서 전화 오는 경우가 있어요.사진을 좀 갖다 달라고 제가 찍고 나서 하루나 이틀 지나서 돌아가신 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좀 말로 표현드리기 좀 그렇지만,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사진의 주인이 없어진 분들이죠.

그래서 그럴 경우에는 제가 이렇게 명단이나 이런 걸 정리 안 하고 하잖아요.

그러면 밤을 세워서 다 만들어야 합니다. 50분이든 70분이든 다 만들어서 박스로 갖다드리면 그중에 고를 수가 있잖아요.그런 분이 있고, 그리고 최근에는 조금 보기 드물지만 한 5~6년 전까지만 거슬러 가더라도 훈장 다신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분들이 6.25 참전 용사들이 많으셨거든요.

그런 분들이 6.25 전쟁을 겪으신 분들이 많았고, 또 베트남전에 참전하신 분들도 있고 그런 분들이 있지만 한 번은 제가 있는 학교가 사하구에 있습니다.

학교에서 한 15분 정도 차로 거리에 장애인 복지관이 있거든요.

거기에 한 60대 후반쯤 70 조금 넘으신 어머님을 찍으려고 했는데, 앞에 휠체어가 같이 들어와요.그래서 아 어머님 앉으세요.

그러니까 나는 안 찍어도 된다고 우리 딸을 찍어달라고. 그런데 그 휠체어에 앉아 있는 딸이 한 50대 초반쯤 됐는데 조금 장애가 심한 분이었어요.

그래서 그 딸을 찍어드렸는데 그때 그게 아주 제가 이렇게 깊이 남아 있습니다.

[기자]
오늘 사실은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좀 많았는데 말씀을 여러 가지 이야기를 좀 해 주셔서 오늘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고,요즘 웰 다잉이라는 표현도 좀 많이 사용하는데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 계속 잘 이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출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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