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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검수완박 경찰도 부담? 수사권 조정 진통

[앵커]
한 주 동안 지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와 이슈들을 짚어보는 취재수첩 시간입니다.

주우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이른바 검수완박이라 불리는 검찰 수사권 폐지에 대한 얘기 준비했다고요?}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 처리로 지난 주 내내 온 나라가 시끄러웠는데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줄여서 검수완박이라 말하는 이 법안을 민주당은 ‘수사와 기소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 법안’이라고 부릅니다.

검찰처럼 기소권을 가진 기관이 수사까지 하게 되면, 증거가 부족하거나 죄가 없는 경우에도 무리하게 기소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을 분리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입니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 공약이었고, 지난해 1월 검경수사권 조정이 시행되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대폭 축소된 상태인데요,

이번 검수완박 법안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을 통해 앞으로 검찰이 아예 수사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당연히 당사자인 검찰의 거센 반발이 터져나왔습니다.

평검사들과 부장검사들이 잇따라 회의를 가진 뒤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전국의 지방검찰청 검사장들도 앞다퉈 입장을 밝혔는데요,

우리지역의 검사장들, 부산지검장과 창원지검장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검수완박 법안이 입법되면 ‘헌법에서 규정한 소추권 집행을 형해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 쉽게 얘기하면, 소추권을 집행할 때 그러니까 검사가 특정사건에 대해서 기소를 할 때, 형식적인 기소에 그치게 돼 제대로 된 공소제기가 어려워진다는 뜻입니다.

노정연 창원지검장이 좀 더 쉽게,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수사의 최종 지향점이 기소라는 점에서, 기소는 시험, 수사는 공부라고 한다면, 시험을 잘 치루기 위해 공부를 충실히 해야 하는데 검수완박은 공부는 다른 사람이 하고 시험만 잘 치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되면 부실한 시험이 될 수 밖에 없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경찰이 사건을 수사해서 검찰로 넘기면 검찰이 기소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직접 수사를 해볼 수 있었는데요,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게 불가능해집니다.

경찰에 보완수사를 해달라고 요청만 할 수 있게 되는건데, 직접 사건관계인의 진술을 듣고 사실관계를 판단할 수 없게 되니까 제대로 된 기소를 할 수 없게됨은 물론이고, 경찰이 수사를 종결한 뒤에 끝까지 그 결정을 고집할 경우 이를 뒤집을 방법이 없어지게 됩니다.

[앵커]
그럴일이 없을 거라고 믿지만 만일 경찰이 어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건에 대해 정치적인 판단을 내려도, 그걸 뒤집을 방법이 없어진다는 뜻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여러 법률가들이 이 부분에 대해 가장 많이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검찰이 주장하는 문제점이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 공백입니다.

경찰의 수사력을 폄훼하는 것은 아닌데, 검찰이 전문성을 발휘해온 분야가 분명히 있고, 이런 능력이 있음에도 못하게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가적 손실이라는 주장입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금융과 증권 등의 경제범죄, 그리고 선거범죄와 대형 참사범죄 등에서 검찰이 전문성과 수사역량을 쌓아온 것은 사실입니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온전히 수사권을 갖게되면 수사를 하고 싶은 우수한 인재들이 경찰에 몰릴 것이고 경험도 쌓이면 경찰도 검찰 못지 않게 수사를 잘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량이 단기간에 쌓이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단번에 모든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게되면 한동안 중대범죄 수사에 공백이 생길것이란 우려를 마냥 기우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검수완박에 대해서 또 다른 당사자인 경찰은 일단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는데요, 경찰 구성원들 생각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난 주 익명의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현직 경찰이라고 밝힌 누군가가 검수완박에 대한 생각이라면서 글을 올렸는데, 눈길을 끌었습니다.

검수완박에 누구보다 반대하는 건 경찰이라면서 수사권 조정 이후 업무 과중이 심각해서 수사기피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적었습니다.

심지어 ‘수사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을 달고 산다’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분위기가 있는건지 부산의 경찰들에게 물어보니까요, 정말로 공감한다는 경찰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럼 수사권 조정으로 업무가 왜 과중되는거냐 물었더니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줬는데요,

절도와 사기 2가지 혐의에 대해 수사를 했을 때 절도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과거에는 검찰에 사건을 넘기면서 절도는 불기소, 사기는 기소의견이라고 적어서 보내면 끝이었는데요.

지금은 수사권 조정으로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불송치 권한이 생기다보니까, 불송치를 결정했으면 불송치에 대한 사건 기록을 별도로 따로 보관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옛날 같으면 한번에 끝냈을 일을 두번 하게 된 건데요,

서류상 해야 할 일이 늘고 복사도 더 많이 해야 하고 하니까 일선에서는 수사권이 아니라 복사권을 가져왔다는 말을 할 정도라고 합니다.

또 경찰의 수사권한이 확대되면서 오류와 실수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심사 제도도, 도입 초반에 현장에 스며드는데 애로가 좀 있는 상황입니다.

검찰에 사건을 넘기기 전에 경찰이 자체적으로 몇차례에 걸쳐 사건을 검토하다보니까 이게 결과적으로 사건 처리 지연을 부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여러 사정으로 수사 경찰 1명이 쥐고 있는 사건이 늘어나면서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앞서 블라인드 글에서 밝힌 것처럼 실제 수사 부서를 빠져나가는 기존 수사 경찰들이 늘면서 빈자리를 신입 경찰들이 메우고 있다고 하는데요.

개혁이 추진되면 진통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데, 이 진통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고민하는 게 개혁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취재수첩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주우진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주우진 기자
  • 주우진 기자
  • wjjoo@k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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