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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가꾸기’, 오히려 산불 피해 키웠다

[앵커]
올해는 봄 여름 할 것 없이 대형 산불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저희 KNN은 산불 예방을 위해 산림청이 수십년 넘게 실시하고 있는 숲 가꾸기 사업을 짚어봤습니다.

KNN이 마련한 기획 시리즈 누구를 위한 숲 가꾸기 인가,

오늘 그 첫 번째 순서로 숲 가꾸기의 산불 예방 효능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최한솔 기자입니다.

[기자]
나흘 만에 주불이 잡혔던 밀양 산불.

피해 면적 760여 헥타르, 축구장 1090개 규모의 초대형 산불입니다.

그런데 불길이 번졌던 산자락에 여전히 푸르른 숲이 보입니다.

상록활엽수림입니다.

여기 보시면 불이 시꺼멓게 옮겨 붙다가 뒤로는 상록활엽수림이 펼쳐져 있습니다. 표면도 불이 붙지 않았고 나무잎들도 푸르게 자라나 있습니다.

나흘 넘게 불이 났지만 나무에는 불이 붙지 않았습니다.

소나무로 대표되는 침엽수와 달리 기름 성분이 없고 나무 속에 수분이 있어 불에 타지 않았습니다.

{홍석환/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낙엽활엽수림 같은 경우는 젖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산불을 확산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활엽수림을 만났을 때 산불이 꺼지게 되는 그러한 효과를 보이게 됩니다.”}

또다른 경사면, 불에 그을린 소나무들만 듬성듬성 남아 있습니다.

2년 전 숲 가꾸기 사업으로 활엽수들이 제거된 지점입니다.

똑같은 밀양 산불인데도 이렇게 숲 가꾸기가 진행된 곳은 지표면은 물론 나무의 상층부와 잎들까지도 모두 다 불에 타 버렸습니다.

산림청이 지자체로 예산을 내려 보내 매년 해오고 있는 숲 가꾸기 사업.

산림청 예산으로 실시되는 숲 가꾸기 사업은 큰 나무들 사이의 하층부 식생을 베어 내는 작업으로 소나무 주변 활엽수들이 제거 대상입니다.

사업의 주 목적은 산불 예방입니다.

나무 사이의 밀도를 줄여 불이 옮겨 붙는 범위와 속도를 낮춘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정작 산불이 나자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황정석/산불정책기술연구소 소장/”숲 가꾸기를 안 한 곳은 막연하게 보면 연료가 많아서 불이 빨리 번질 거 같이 보이지만 숲 가꾸기를 안 한 곳에는 살아 있는 나무가 밀집돼 있잖아요, 그러면 습도가 높아집니다. 공기 유통을 막습니다. 오히려 산불에는 숲 가꾸기를 한 곳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산소 공급이 원활해서 더 (불을 키웁니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숲 가꾸기의 산불 예방 효능은 산불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미 검증이 됐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모든 나무가 불에 탄다는 가정 아래 얻은 결론입니다.

기름기를 머금고 있는 침엽수는 불에 그을리거나 타지만, 수분이 많은 활엽수는 오히려 불길의 확산을 막았습니다.

결국 숲 가꾸기 사업이 산불을 키우고 피해도 키웠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산*경남에만 올해 숲 가꾸기 사업을 위해 5백5십억이 넘는 예산이 내려와 집행될 예정입니다.

KNN 최한솔입니다.

최한솔 기자
  • 최한솔 기자
  • choi@k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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