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량 늘어난 도루묵의 SOS 산란할 곳이 모자라요

강원도 해안에서 벌어진 “도루묵 알의 습격”은 바다 사막화로 불리는 갯녹음 현상으로 말미암은 산란장 부족이 근본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강원도 고성군과 양양군 등지에서는 엄청난 양의 도루묵 알 덩어리가 해변으로 밀려들어 썩으면서 악취를 풍기는가 하면 그물 등에도 알이 덕지덕지 붙어 못쓰게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입니다. 도루묵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큰 무리를 이뤄 해조류가 풍부한 연안에 한꺼번에 산란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해안 어민들은 산란철을 앞둔 11월부터 연안에서 100~150m 떨어진 곳에서 도루묵을 잡는데 올해는 이 시기에 바다 기상이 좋지 않아 조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런 점을 들어 11월에 조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산란철을 맞아 한꺼번에 많은 도루묵이 연안으로 몰려와 알을 낳은데다 강한 너울로 말미암아 해조류 등에 붙어 있던 알들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실제로 올해 11월 도루묵을 주로 잡은 연안자망의 어획량은 737t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1천345t에 비해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1월부터 10월까지 도루묵 전체 어획량도 1천93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천684t과 비교할 때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반면 정부와 어민들의 노력으로 도루묵 자원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1970년 2만5천t에 달했던 어획량이 1990년대에는 1천2천t으로 급감했다가 2006년부터 시작된 자원회복사업 덕분에 5천∼6천t으로 늘었습니다. 올해 11월에 예전처럼 조업이 이뤄졌다면 도루묵 알이 대량으로 해안으로 밀려드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데는 관련 기관들이 일치된 견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도루묵 자원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 이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도루묵이 산란할 해조류 숲을 충분히 복원하는 것입니다. 2011년 출범한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정부를 대신해 갯녹음 현상으로 황폐화한 연안에 도루묵의 산란장 역할을 하는 모자반 숲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2012년에 양양군 연안, 올해는 양양군 2곳과 강릉시 1곳 등 4곳에 2.5∼4.5ha 규모의 모자반 숲을 조성했습니다. 가로, 세로 각 50cm의 구조물에 키 40∼50cm짜리 모자반을 심어 이를 갯녹음 현상으로 해조류가 사라진 바닷속 바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인공 산란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도루묵은 모자반 등 해조류를 산란처로 선택해 거기에 알을 낳습니다. 하지만, 해조류가 사라져 바다가 사막처럼 변하는 갯녹음 현상은 심각한 수준에 와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여의도 면적의 66배인 1만9천100ha에서 갯녹음 피해가 발생했고, 매년 1천200ha 정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04년 7천ha에 비하면 10년 사이에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도루묵 알이 해변으로 밀려온 현상이 모자반 등 해조류를 이용한 산란장이 조성되지 않은 고성군에서 주로 발생했다는 점은 산란장 부족이 주 요인이라는 것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수산자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알을 낳을 모자반 등 해조류 숲이 모자라다 보니 산란장을 차지하지 못한 도루묵들은 그물이나 통발 등 닥치는 대로 알을 부착하고 있다”며 “산란처 역할을 하는 해조류 숲이 충분했다면 설령 올해처럼 조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더라도 도루묵들이 아무 곳에나 알을 낳아 대량으로 해변으로 밀려드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도루묵 자원량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텐데 무작정 더 많이 잡는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지 않으냐”고 반문하고 “해조류 숲을 복원하는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단 측은 내년에 강원도 고성군 연안에 해조류 산란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KNN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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