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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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지도 - 스테로이드의 시작 (백승만 / 경상국립대 약학대 부학장)

등록일 : 2024-03-13 09:57:40.0
조회수 : 347
-보물이 되는 지식을 찾아 떠납니다.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이제 오래 보다 보니까 미운 정이 들었는지 두 분의 건강을 제가 걱정하게 되더라고요.
두 분은 평소에 영양제나 아플 때 치료 약이라든지 제때제때 꼬박꼬박 챙겨 먹나요?
-저는.
-제 걱정이 좀 어색.
-미운 정 듣고 깜짝 놀랐어요.
-제 걱정이 어색한가요?
-저는 사실 제가 약을 잘 안 챙겨 먹어요.
웬만큼 아파도 계속 견디다가, 견디다가 끝까지 견디다가 뭐라고...
-슬퍼.
-견디다가 고독사하려고요?
-슬퍼요.
-그래서 최대한 병원을 많이 안 가는 편인데 그래도 요즘 노래할 때는 또 목이 관리가 필요하니까 목이 약간 이상이 있다 싶을 때는 조금 목 관련 약은 금방금방 찾아 먹게 돼요.
-몸 아플 때는 안 먹어도 목 아플 때는 바로 챙겨 먹는 편이다.
인욱 씨는 어때요, 평소에?
-저는 약을 잘 안 먹는 편이에요. 이게 운동할 때 보면 도핑 걸릴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해서 아직도 버릇이 좀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인욱 씨 상태를 보니까 약을 챙겨 먹고 나왔어야 하는 것 같은데 오늘은 약을 안 먹은 거예요?
-오늘도 안 먹었습니다, 역시나.
-역시나 버릇이 남아 있네요.
-이제 좀 먹어라.
-사실 제가 이렇게 물어본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주제가 특히 인욱 씨가 잘 알 수도 있는 그런 분야와 관련된 주제인데 궁금하시죠?
-궁금한데 제가 의학적으로 아는 게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아닙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바로 선장님 모셔보도록 할게요. 선장님.
-(함께) 나와 주세요!
-안녕하세요? 경상대학교 약학과 백승만 교수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함께) 반갑습니다.
-선장님, 저희가 초반에 약 잘 챙겨 먹느냐.
운동선수였던 우리 인욱 씨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등등 이야기를 했는데 좀 주제와 관련이 있죠?
-아주 많습니다. 이번 시간에 여러분한테 말씀드리고 싶은 주제는 스테로이드 관련 이야기예요.
아프신 분이라든지 아니면 근육이라든지 여러 가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그런 약이기 때문에 오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 스테로이드는 그래도 조금씩 들어보셨죠?
특히 인욱 씨, 많이 들어보셨죠? 주변에 이슈화된 사건들이 좀 있었으니까요.
-그렇죠. 좀 있었죠.
-야구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 사실 좀 안 좋은 기사가 많이 나는데요.
그 스테로이드라는 게 도핑 목적으로만 쓰는 것 말고도 권경환 씨 지난주에 감기를 앓으셨다고 했는데 예전에는 감기 치료제로 원래 써서는 안 되는데 썼던 경우도 많았어요.
의약분업 이전에는 굉장히 많았고 그 이외에 우리 전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게 피임약이라든지.
-그러면 감기나 피임에도 효과는 있었나요?
-감기라기보다는 염증을 줄여주는 용도로 많이 쓰였죠.
-맞아요. 피부과 가도 스테로이드 처방이 나오잖아요.
-맞습니다. 피부염 치료하는 데 많이 쓰고는 하죠.
우리 사회 전반에 스테로이드가 굉장히 많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런 쪽에 대해서 아마 여러분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테로이드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건 아닐 거잖아요.
-그렇죠.
-그렇죠? 지금 우리가 약국에서 우리가 확보할 수 있고 그다음에 처방전을 내려서 우리가 복용할 수 있으려면 누군가는 만들어낸 건데 이 스테로이드가 언제 처음 주목받았냐면요.
-배리 본즈.
-배리 본즈. 나오네요, 전문 용어.
-역시.
-야구선수 딱 나오네요. 역시.
배리 본즈는 사실 우리 야구선수 아니더라도 야구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일반인들도 한 번씩 들어봤을 만한 그런 전설적인 존재죠.
그런데 그것보다 조금 더 시계를 앞으로 돌려서 프랑스 에펠탑이 올라가던 1889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 프랑스의 한 생리학자가 72세 굉장히 그 당시 나이로 쳐도 꽤 많은 나이겠죠, 그렇죠? 한 생리학자가 어떤 실험을 했냐면요.
좀 엽기적인 실험을 해요. 개의 고환을 추출하는 거예요. 정액을 추출해요.
여기서부터 약간 좀 엽기적이죠? 그다음 개의 고환에서 혈액을 추출합니다. 그다음 또 뭘 하냐면 그 개의 고환을 잘라내요.
물리적 거세를 하는 거예요.
-마취는 하고요?
-마취를 그 당시에 쓸 수 있는 마취제라는 게 굉장히 열악했거든요.
-아팠겠다.
-개는 굉장히 힘들었을 거예요.
-내가 다 아프네.
-그 당시의 실험 윤리적 어떤 지침 같은 게 굉장히 열악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식으로 조잡하게 실험을 해서 그것을 갈아서 추출했어요.
-갈아서.
-갈아서. 갈아서 추출했어요. 그다음.
-뭐에 쓰려고요, 도대체?
-그걸 왜 그걸 했을까요.
-엽기적인데요.
-굉장히 엽기적이죠. 그런데 그전까지 그런 실험 결과들이 조금 있었어요.
동물의 고환에서 나오는 물질이 사람을 젊게 한다. 회춘시킨다는 그런 결과들이 좀 있었어요.
-그러면 실제로 근거가 있는 거였나요?
-사람보다는 동물 관련 실험을 했었어요. 동물이 활기를 되찾는다든지 그런 결과들이 조금씩 나오는 거예요.
그러면서 이거를 사람한테 하고 싶은데 그럴 정도까지 수준은 안 됐었거든요, 1800년대 말에.
그런데 이 프랑스의 72세 생리학자 이름은 샤를 에두아르 브라운 쉐쿼드. 브라운 쉐쿼드라고 하는 이 사람이 그런 실험을 합니다.
그러면서 이 추출물을 1cc를 뽑아서 다른 개체한테 주입해요.
그 다른 개체가 누굴까요?
-설마?
-사람?
-설마 자기 자신이죠. 자기 자신이죠.
다른 사람한테 어떻게 합니까, 그거를. 결국 자기 자신한테 주입하고서 89년 6월 파리에서 있었던 생리학회에서 발표합니다.
나는 회춘했다고 발표한 거예요.
-그럼 나도 강아지 고환 맞은 거야?
-일부분.
-아닐 거예요. 예전에, 예전에 그랬겠죠.
-아니겠죠, 아니겠죠?
-팔꿈치에.
-난 좀 맞았는데.
-지금은 21세기랍니다.
-이게 어떤 이야기가 있냐 하면 사실 과학 실험이라고 하려면 일단 여러 대상이 있어야 하잖아요.
실험군 하나로 실험을 하지는 않잖아요.
-그렇죠.
-여러 명, 못해도 10명씩 집단이 있어야 하고 실험군과 대조군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그런 거 없이 그냥 자기 혼자 뽑아서 자기 혼자 추출해서 넣어서 나 회춘했다고 하는 게 일단 실험의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거거든요.
-너무 과학자가 과학적이지 못한데요?
-그렇죠? 72세 과학자면 그 당시 사실 이 사람도 꽤 명성이 있는 과학자였거든요.
그런데 실험을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 잘 몰라요.
-실험 대상을 선정하기가 어렵고 그래도 일단 해볼 수 있는 게 유일한 자기 자신이었으니까.
-그랬을 가능성이 크죠.
-그래도 사실 누가 봐도 신뢰할 수가 없다, 이렇게 할 것 같은데.
-그렇죠. 이 사람이 이제 자기가 회춘했다고 하는 근거로 나중에 논문으로 발표해요.
그러니까 그것도 굉장히 조잡해요. 주사를 한 9번 정도 맞아요.
그런데 9번 맞기 전에는 30분 이상 집중할 수 없고 저녁에 집에 가면 그냥 뻗어 자기 바빴는데 아니더라.
주사를 맞고 나서는 내가 2시간, 3시간씩 일을 할 수 있고 집에 가서도 밥 먹고 또 논문을 쓰고 많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굉장히.
-주관적인.
-주관적인.
-일기 아닙니까, 그것은.
-그렇죠. 일기라고 봐야 하죠. 사실 논문이라고 보기는 힘든데.
-오늘은 눈물이 흘렀다, 이런...
-그렇게 정리해서 논문을 발표한 거예요.
그러면서 이 결과가 나오니까 학회장에서 많은 학자는 반박하죠.
-그럼요.
-근거도 부족하고 실험 설명이 잘못되어 있고 그래서 어떻게 되겠느냐 이제 은퇴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는데 학회장 밖에서의 반응은 굉장히 폭발적이었어요.
-원래 약간 이런 자극적이고.
-맞습니다.
-이런 것들이 조금 반응이 잘 오잖아요.
-그렇죠. 그리고 이제 자기한테 실험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숭고한 그런 느낌이 나는 거예요.
어떤 아무도 실험하지 못했는데 이걸 자기한테, 사람한테 직접 주입을 했고 다른 사람한테 하지 않고 실험 윤리나 문제도 상관없잖아요.
그리고 회춘했다는 게 굉장히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맞습니다.
-정말 기본적인 욕망이잖아요.
-그렇죠.
-진시황 불로초부터 해서 미라는 다시 환생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고 피터 팬, 웬디 뭐 나이 들지 않는 그런 것에 대한 어떤 욕망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것 다 실패했는데 그 열쇠가 집 앞에 있던 개 혹은 기니피그에 있던 고환에 있다는 거예요.
바로 옆에서 찾을 수 있다는 거니까 한 번쯤 실험해 보면 좋잖아요.
-불로불사의 비밀이 들어있을까.
-그러니까요.
-맞아, 그런 느낌이야.
-그러니까 정말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마치 파랑새가 집 앞에 있는 것처럼.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답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니까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반응을 합니다.
이제 학계와 일반 산업계의 약간 차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이 영약이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영어로는 엘릭시르라고 부르는데 브라운 쉐쿼드의 엘릭시르를 판매를 하기 시작합니다.
-판매요?
-판매까지 합니다.
-브라운 쉐쿼드 집 앞까지 가서 제조법을 물어보고 그러면서 그렇게 광고까지 해서 1800년대 말에 판매를 시작합니다.
-잘 팔렸을 것 같은데.
-1만 병 이상 팔렸어요.
지금까지 기록된 것만 1만 병 이상 팔렸고 그때 사 갔던 사람 중에 꽤 유명한 사람도 있어요.
그때 주사를 맞았던 사람 중에 누가 있냐 하면 퍼드 갤빈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 사람은 투수인데 메이저리그 투수예요.
-아는 선배요?
-모르는 선배예요. 모르는 선배. 모르는 선배, 초면.
-좀 많이 선배네요.
-아주 높은 전설적인 선배죠, 그렇죠?
그런데 이 사람이 그냥 이름 없는 투수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300승을 최초로 달성한 투수예요.
-300승을 했는데 몰라.
-300승 달성한 사람 최근에 랜디 존슨이라고 그런 사람이나 알지 100년 전 사람들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자기 전성기가 지나고 나서 300승을 하고 나서 그 이듬해 확 꺾이거든요, 기세가.
그러면서 다시 또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1889년에 대서양 건너 파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듣고 바로 그것을 주문해서 주사까지 맞아요.
그러니까 이 사람은 그걸 막 자랑하는 거예요.
나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 이런 것도 해봤다.
야구 선수들끼리 그런 이야기들 하잖아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이런 것들에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도 없었고 그랬으니까 그래서 이런 것들이 나중에 조금 보도가 되기는 하죠.
그러면 이 사람이 실력이 올라갔을까?
-그게 궁금합니다.
-그렇죠? 전혀 안 올라가요. 전혀 안 올라가요.
브라운 쉐쿼드는 왜 젊어졌다고 했을까. 이런 것들을 이제 위약 효과라고 부르죠.
-플라시보.
-플라시보. 그렇죠.
그냥 맞으면 왠지 젊어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니까.
-맞아.
-심리적인.
-정말 심리적인 거야.
-심리적인 그런 변화이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러면서 이제 실제로 과학적인 근거가 조금 부족하다고 보는 것이죠.
-마치 생선 눈알 그거 먹으면 눈 좋아질 거야, 하면서 엄마가.
-맞아. 맞아. 목뼈 먹으면 목소리 좋아진다.
-노래 잘한다 .
-노래 잘한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엄마, 그거 위약 효과였대.
-실제로 근거가 조금 빈약했죠.
그러면 이제 회춘의 어떤 실마리까지 잡힌 것 같은데 막상 재현이 안 돼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이 몇 가지 있는데 첫째 그 사람한테 물어본다죠.
브라운 쉐쿼드한테 박사님, 어떻게 했나요.
물어 보고 싶은데 브라운 쉐쿼드는 그로부터 5년 있다가 죽어요.
77세로 죽었으니까 뭐라 할 말이 없죠.
그 사람도 계속 그걸 맞았던 건 아니거든요.
그 뒤로는 안 맞았으니까. 어쨌든 죽은 자는 말이 없고 그러면 과학적 근거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어떻게 재현해야 할까 하다가 사람들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들어갑니다.
고환의 추출물이 아니라 여기에 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니까 브라운 쉐쿼드 박사님이 했으니까 그냥 고환 자체를 이식하는 거예요. 고환 자체를.
-더 엽기적이게 됐어.
-더 엽기적이게 됐어요. 사실 잘라서 으깨서 추출한 것도 만만치 않은데.
-듣기만 해도 아프다니까.
-듣기만 해도 이게 가능할까 싶은.
-그러면 고환을...
-그러니까...
-제일 행복해하는데 지금?
-아니, 이게 너무 이해가 안 가서.
-복강에 넣어요, 복강에. 배에 어떤 공간이 있으니까. 설마.
생각보다 의사들이 많이 여기에 투입이 됐어요.
그래서 양한테서 고환을 잘라서 그걸 추출하고 으깨는 게 아니라 다른 양한테 넣는다든지.
원숭이에서 다른 원숭이로 넘어간다든지 그런 실험을 하다가 궁극적으로는 원숭이나 양의 고환을 사람한테도 이식하기 시작해요. 그러면서...
-했다고요?
-했어요. 성공했다고 자기들은 광고하죠.
그러면 사람들은 몰려드는 거예요. 여기 좋은 게 있다면서요, 하면서. 그러면서 꽤 많이 수술이 이루어졌는데.
-그 할아버지 한 명 때문에.
-그 할아버지 한 명 때문에.
-그러게, 동물 고환들이.
-정말.
-각 동물의 고환이 다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꽤 많은 의사가 이 수술을 시도했는데 그중에서 많이 이슈가 되는 사람이 누구냐 하면 레오 스탠리라고 하는 의사예요.
그전에 있었던 다른 의사들은 어떤 식이었냐 하면 아까 말씀드린 방법으로 시술했습니다.
동물의 고환을 사람한테 수술했는데 효과가 있으려면 수많은 그룹을 테스트 해야 하고 다른 변화 요인들을 다 제거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수술받은 사람들의 식단부터 생활 습관까지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었어요.
-어떻게요?
-어떻게 했을까요?
그리고 심지어 이 사람은 사람의 고환을 다른 사람한테 이식하는 것도 합니다. 어떻게 했을까요?
-그거 뺏긴 사람은 어떻게 해요?
-뺏긴 사람은 말이 없었어요. 이 사람은 1000번의 수술을 했다고 자기가 논문으로 발표해요.
-1000번이요?
-1000번이요. 논문 쓸 때는 항상 그 밑에 자기 이름과 소속이 나오거든요.
그 소속을 보면 이 사람이 어떻게 그걸 조절했는지 알 수가 있어요.
이 사람은 교도소에서 근무하던 의사였어요.
-혹시 사형수나.
-사형수한테 이야기해서 사형수의 가족에게 편지를 보내는 거죠.
이 몇 월 며칠에 사형을 집행할 거니까 이분의 고환을 내가 쓰겠다. 대신에 돈을 드리겠다.
뭐 그런 식으로 하는 거죠. 여기에 넘어갔던 분들도 있고 거부했던 유가족들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결과를 발표하죠. 그 결과 발표한 건 보면 1000번의 이식인데 정자 이식 받은 사람은 656명이에요. 왜 다를까요?
-실패해서 죽었거나.
-한 사람이 두 번 받은 거예요. 고환 이식.
이게 몸에 좋다고 영양제처럼 생각한 거예요.
논문에 따르면 제일 많이 이식받은 사람이 7번을 받았어요.
-아홉 개네.
-이럴 때는 셈을 잘하네.
-정말.
-그런데 갑자기 목소리 잘 나왔지.
-그런데 이게 이식을 받은 게.
고환 이식을 받은 게 진짜 혈관 봉합하고 신경까지 연결하고 그런 건 아니고요.
복강에 던져 넣는 형태예요. 그러니까 밖으로 봐서는 티가 나지 않는 거죠.
혈관까지 연결하고 했으면 오히려 더 안 좋았을 거예요. 면역 거부 반응 나타나고.
-그러네요.
-장기 이식도 여러 가지 중에 굉장히 고난도 이식이거든요.
이종이식이라고 하는데 이런 것들은 지금도 잘 안되는 거거든요.
그걸 1920년대에 면역억제제도 없는데 하면 안 되죠.
그런데 어쨌든 이런 식으로 했고. 하지만 당연히 효과는 없고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이거 진짜 사기라는 그런 의견이 많았고.
그 당시에 이제 내분비학이 호르몬과 관련된 연구들이 체계를 잡아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내분비학, 영어로는 Endocrinology라고 부르는데 하비 쿠싱이라고 하는 사람이 고환 이식술은 내분비학 영역이 아니라 내분비 범죄학이다.
영어로는 Endocriminology, mi를 넣어서 단어를 하나 만들었어요.
대단한 조어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크라임을 집어넣었네요.
-크라임을 집어넣은 거죠. 내분비학의 탈을 쓴 범죄라고 혹평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 브라운 쉐쿼드 영약을 이제 포기할 법도 한데 사람들이 집요해요.
포기 안 하는 거예요. 이제 브라운 쉐쿼드도 죽었고 고환을 통째로 이식할 수도 없고.
-이제 포기해.
-포기하지 않아요. 주성분을 찾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 이제 과 학의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아마도.
-이제 과학 이야기하는 거예요?
-네, 드디어 과학이 나옵니다.
-그럼 그전까지는 뭐했어?
-그전까지는 약간 유사 과학이라고 봐야죠. 유사 과학.
-그런데 저는 하루 종일 고환 이야기만 하는 줄 알고.
-사람들이 브라운 쉐쿼드의 영약을 이제 생각하면서 고환에서 나오는 물질에는 뭔가 좋은 게 분명 있을 것이다.
진짜 좋은 것만 한번 찾아보자. 고환 통째로 이식하는 건 안 되니까라고 생각하면서 그 물질을 드디어 분리해 내는 데 성공합니다.
대단하죠. 여기에는 학자들의 엄청난 집념이 있었어요.
일단 개나 양의 고환, 기니피그의 고환 그런 거 말고 진짜 좀 정력이 좋을 것 같은 동물. 소 정도는 되어야 해요.
-황소.
-소.
-황소.
-황소, 그렇죠. 황소의 고환도 한두 개 가지고는 안 돼요.
얼마를 모으냐면 100kg을 모아요.
-고환 100kg?
-고환으로만 100kg이요?
-고환만. 황소 100kg이 아니고. 황소 한 마리도 안 되잖아요. 고환만 자른 무게 100kg을 모아서 여기서 드디어 진짜 효과가 좋은 물질이라고 할 수 있는 테스토스테론.
우리 남성 호르몬의 대명사죠. 이 물질을 1935년에 찾아냅니다.
-그러면은 그 전에 계속 고환을 이식하고 사람들이 집착했던 게 어쨌든 테스토스테론을 추출하고 테스토스테론을 위해서 했던 행위들인 거예요?
-테스토스테론의 정체는 몰랐어요. 뭔가 좋은 것이다. 그 정도로만 생각했죠.
그런데 1935년에 물질을 찾아내고 간단한 동물 실험해 보니까 얘가 진짜 원인이라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러면서 이름도 그때 붙었어요. 테스토스테론이 테스티스에서 이제 이름을 유래하는데 이제 테스티스는 고환이거든요. 정소.
-테스티스.
-그렇죠. 그 이름을 딴 그런 물질인 것이죠.
드디어 이 물질의 이름이 생겼네요. 그런데 황소 고환 100kg에서 얼마를 추출했을까요?
-적어도 10분의 1은 했으면 좋겠는데.
-1억분의 1이에요. 1억분의 1.
-욕심이 과했네요.
-터무니없는.
-아니에요. 1억분의 1이에요.
-1억분의 1입니까?
-게다가 10mg 정도 추출.
-불쌍한 황소.
-추출해냈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몸에서 하루에 만들어내는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한 6mg 정도 돼요.
그러니까 정말 생산적인 효율 면에서는 이제 추출한 것은 정말 터무니없는 거죠. 그래도 학술적인 가치는 있고 최초로 이제 찾아냈다는 그런 의미는 있죠.
그런데 이제 최초로 가는 길이 정상으로 가는 길이 꼭 하나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비슷한 시기 독일의 다른 학자도 연구를 합니다.
그 외에 다른 학자는 고환을 잘라내서 하는 건 너무 엽기적이라고 해서 다른 방식을 택해요. 어떻게 하냐면.
-또 뭐 잘라내요?
-잘라내지 않아요.
이번에는 고환에서 생산은 하지만 결국 우리 장기로 혈류를 통해서 흐른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 혈류가 나중에 다 어디로 나오죠. 다 소변으로 나오죠.
소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 고환은 잘라내야 하지만 소변은 모으기만 하면 되잖아요.
그리고 소변은 그냥 굳이 황소 안 모아도 돼요.
사람에서 모으면 됩니다. 그러면서 독일의 제약회사는 이제 사람의 소변.
사람도 그냥 소변이 아니라 좀 남성미 뿜뿜하는 사람.
누구냐면 경찰관, 경찰관들만 다 모집해서 소변을 15톤을 모아요.
-경찰 소변 15톤이요? 너무 많다.
-15톤이면 어지간한 작은 방 한 하나 다 채울 수 있는 정도의 양이긴.
-일단 뭐 자르지는 않지만 엽기적이긴 하네요.
-그전까지 엽기적이었다면 이건 좀 더러웠어요.
-그러니까.
-그렇죠? 이 더러운 소변 15톤.
더럽지만 보통 숭고한 일은 다 더러운 데에서 또 시작해요. 보면.
여기도 그 생산율이 그다지 높지는 않겠죠.
소변 안에 있어 봐야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런데 나중에 이제 화학 구조식까지 밝혀져요.
구조식까지 밝혀지고 나니까 이 물질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돼요.
구조를 보니까 그 전에 우리 동맥경화의 주범이라고 부르는 콜레스테롤의 구조와 너무 비슷한 거예요.
-콜레스테롤.
-네,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에서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남성 호르몬 혹은 여성호르몬들이 다 나오는 거예요.
그러면서 학자들이 이거는 스테롤과 유사한 물질이라고 해서 이 물질을 통틀어서 스테로이드라고 이제 부르기 시작합니다.
-거기서 나온 거였어요?
-네, 스테로이드라는 이름 자체는 스테롤과 유사한 물질.
스테롤은 콜레스테롤 말고도 되게 많거든요.
식물성 스테롤도 있고 그냥 통틀어서 다 그냥 스테롤이라고 부르는데 스테롤과 유사한 물질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죠.
-콜레스테로이드, 이렇게 나온 거예요?
-네, 그렇습니다. 이제 스테로이드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심지어 콜레스테롤과 비슷한 구조라는 것을 알게 되고서 콜레스테롤에서 대량 생산하는 방법도 개발돼요.
-과학 만세.
-드디어 과학이 이제 조금 더 재현성 있는 물질을 찾아냈습니다.
그런 방법을 찾아냈고 우리는 드디어 스테로이드, 테스토스테론 같은 남성 호르몬을 맞기만 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몇 가지 변화가 나타나요. 이 물질을 찾아서 순수하게 정제를 해서 주사를 맞아 보니까 이게 단순히 회춘하고 집중력이 좋아지고 그다음에 정자의 수가 늘어나고.
그게 현미경으로 관찰 가능하니까요. 그런 것뿐만 아니라 근력도 좋아지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 근력과 정력 혹은 젊음이 항상 일치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면 처음에 목적은 아니었지만 새로 알게 된 기능들 때문에 더.
-어느 정도 유추는 하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맞다 보면 나이 든 분이 젊어지다 보면 근육도 올라가니까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제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정립이 된 거예요.
확인이 된 거죠. 이거는 좋은 거예요. 근육을 키울 수 있다는 건 아직은 좋은 거죠.
그런데 부작용도 나타나더라는 거예요.
-그 부작용이 뭘까요?
-일단 먹으니까 바로 배설될 거 아니에요.
-뭐가요?
-테스토스테론이. 실컷 만들어서 먹으래도 먹지를 못하는 거예요.
우리 몸에서 그걸 바로 배설을 해버리는 거예요.
-흡수를 못하고요?
-흡수를 못 하는 거예요. 그래서 테스토스테론 주사로 만들었습니다.
흡수는 안 되지만 혈관에 넣으면 100% 들어가잖아요.
그랬더니 또 바로 빠른 시간 안에 배설을 해버려요. 몸 안에 들어온 것도 우리 신장을 통해서 다 제거를 해버리고 너무 많은 것을 싫어하는 거예요.
우리 몸에서 이 호르몬을.
-과한 테스토스테론이 들어와? 너 나가. 이렇게 하는 거죠.
-맞습니다. 이거는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닌데라고 하면서 싫어하는 거예요.
그다음에 배설을 하는 과정에서 그냥 배설이 안 돼요.
그러다 보니까 간이 무리를 해요. 그러면서 간독성이 엄청나게 심해져요.
그래서 회춘의 대명사 어떤 회춘의 비밀이라고 생각했던 물질인데 정작 쓰려고 하니까 생각보다.
-적용이 안 되네.
-생각보다 안 좋은 점이 많은 거예요.
이상하다, 이거 우리 몸에 있을 때 좋은데 막상 밖에서 만들어서 넣어주니까 그다지 도움이 안 되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물질의 구조를 바꾸기 시작해요.
화학자들이 여기에 탄소도 붙이고 산소도 넣고 구조를 조금씩 바꿔서 더 효과가 좋고 더 흡수율이 좋은 그런 물질을 만들어내려고 노력을 합니다.
이런 것들이 화학적으로 유도체라고 부르는데 유도체들도 많이 만들어내요.
그랬는데 이런 전체적인 연구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나와요.
뭐냐 하면 1941년에 밝혀진 실험인데 미국의 한 생리학자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같은 경우는 회춘을 시킨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노인성 질환도 되돌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한 거예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암이거든요.
나이 든 분들이 많이 걸리죠. 물론 소아암도 있기는 합니다만, 특히 전립선암 같은 경우 당시 동물실험 모델도 쉬웠어요.
개의 전립선암은 보통 개 나이 들면 거의 전립선암이 따라오거든요.
그리고 확인하기도 쉬워요. 백내장이 온다든지 그냥 외관으로 봐도 얘가 전립선암이 있구나라는 걸 확인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 개한테 테스토스테론을 주면 전립선암의 크기가 조금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생각한 거예요. 생각 자체, 가설은 충분히 따라갈 수 있죠.
회춘한다는데. 암의, 전립선암 노화가 조금 개선이 되겠지.
이렇게 확인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사람을 일단 개의 고환들 다 잘라냅니다. 잘라냈어요.
-고환의 수난 시대.
-또. 또 시작이다.
-이놈의 고환을 왜 잘라냈을까요?
밖에서 넣어주는데 자기가 자체적으로 만드는 테스토스테론이 있으면 그게 일정하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그걸 다 동일하기 위해서.
-관리를 통제하려고.
-연유를 줄이기 위해서. 전문적인 표현 나왔습니다.
-변화 요인을 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신났다, 신났다.
-행복해 보인다.
-원래 테스토스테론이 꼭 고환에서만 만들어지는 건 아니에요.
신장 및 다른 조직에서 조금 나오기는 하는데 거의 바닥까지 낮춘 거예요. 그러고서 조금 더 많은 양의 테스토스테론을 넣어줬어요.
그러면 이 가설에 따르면 분명히 전립선암은 줄어들어야 하겠죠.
-그렇죠.
-그런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거예요. 전립선암이 더 빠르게 증식을 한 거예요. 이유는 몰라요.
분명히 회춘의 물질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테스토스테론이 남성 호르몬이 많아지니까 전립선암이 더 커져.
조금 더 확인을 하기 위해서 남성호르몬에 반대되는 여성 호르몬 관련 물질도 있었거든요, 그 당시에.
합성 여성 호르몬을 화학적으로 만들어서 넣어주니까 남성 호르몬의 효과는 줄어들겠죠.
그러니까 남성 호르몬 효과 줄어드니까 암의 성장이 또다시 멈췄어요.
그러니까 처음 자기 생각과는 완전히 반대의 결과가 나온 거예요.
-반대네요.
-남성 호르몬이 회춘한다던데 정작 전립선 쪽은 그렇지 않은 거예요.
-암세포도 회춘을 해버리네.
-그럴 수도 있는 것이죠. 그렇게.
역시 뭔가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시네요. 좋습니다.
-말이 되네요.
-아주 좋아요.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거 만만치가 않구나 싶어 고생 끝에 만들어냈는데 간독성도 심하고 흡수도 안 되고 쓸 것도 많이
먹으려고 어떻게든 만들어내려고 했더니 이번엔 전립선암이 생기고.
이게 단백질을 만들고 즉 근육을 키우는 데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암 조직이 나타나고 그다음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너무 감당하기가 힘들죠.
서울 40년대 관련 연구가 조금 시들해졌어요.
이 연구에 그래도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근육을 키우는 효과는 정말 좋다고 했잖아요.
지금도 테스토스테론 따라올 만한 물질이 별로 없거든요.
근육을 위해서 영혼을 팔 수 있는 사람들이 그 당시에 조금씩 있었거든요.
지금도 운동선수들 중에서 도핑을 해서라도 성적 올리려고 하는 그런 안 좋은 선택하시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서울 40, 5년, 6년 그때. 그때는 이 물질의 위험성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도 있고 또 하나 그때의 운동은 지금과의 운동과 차원이 달랐거든요.
그때의 스포츠는 하나의 전쟁이었어요.
-그렇죠.
-냉전을 대표하는 자국의 어떤 체제우월성을 보여주는 수단이 스포츠였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엘리트 운동선수들 위주로 조금 좋은 물질들을 만들어서 대량 생산은 힘들지만 이 선수들한테 줄 수 있을 정도의 양은 만들 수 있잖아요.
그러면서 당시 소련이라든지 동독 같은 나라들에서 많이 관련 물질들을 선수들에게 투여를 합니다.
당시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자료를 보면 1950년 소련의 결과를 보면 은메달 4개를 땄어요.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고 동메달 2개를 땄고 어쨌든 여섯 종목에서 다 입상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사실 은메달과 금메달의 차이는 꽤 크잖아요.
-맞아.
-최고 레벨에서 한 단계 올라가는 게 정말 힘들잖아요.
그런데 그게 4년 지나니까 갑자기 소련이.
-1등을 해버렸어.
-1등을 했어요. 종합 순위 1등을 하고.
-4년 만에.
-금메달 4개와 은메달 3개를 땄어요.
참가한 모든 종목에서 1, 2등 안에 들었습니다.
-의심이 가네요.
-이건 의심이 가죠.
당시 참여했던 미국 대표팀의 주치의, 주치의 의사인데 이 사람도 보디빌더이기도 했거든요.
이 사람이 보니까 소련 선수들이 너무 이상한 거예요.
소련 팀의 주치의랑 이야기를 해보니까 뭔가 다른 걸 썼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딱 봐도 이 선수들은 온몸에 털이 많아. 털이 너무...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남녀 할 것 없이 너무 털이 많았고.
그다음에 막상 머리털은 또 빠져요.
-그렇다고 하대요.
-머리털은 빠져요. 탈모가 와요, 탈모가 오고.
-빼박이구먼.
-부작용이 확실하게 보이네요.
-그렇죠. 지금의 관점에서 이게 딱 알 수가 있는 거죠.
이 사람이 의사가 봤을 때 이 사람들이 뭔가를 했구나. 스테로이드를...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올림픽에서 금지가 됐고 그랬던 건 아니었어요?
-아니었어요.
-알아야 금지하는데.
-1960년대 이후에 본격적으로 금지됐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최신 기술이었죠. 그렇다 보니까 그냥 그러려니 했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역도선수권대회에 주목한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 당시에.
그런데 미국에서는 역도보다는 농구가 조금 더 핫하잖아요.
그런데 1959년 농구선수권대회를 보면서 전 미국 내에 충격에 빠진 거예요. 그러면서 소련한테는 이겨야 해.
그리고 우리가 우승해야 해. 미국도 농구 또 자존심 있잖아요. NBA로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고.
-그렇죠.
-그랬더니만 1차전, 2차전, 3차전 다 이기고 그다음에 2라운드 가서 다 이겼는데 정작 소련을 만나서는 62:37로 져요.
-차이가 왜 이렇게 많아져?
-심지어 초반 15:0인가? 그 정도까지 밀려왔었고. 아주 그냥 게임이 안 되는 거예요. 레벨이 달라요.
-이상하다, 이상해.
-37점이면 지금 뭐 스테픈 커리나 르브론 제임스 같은 선수들은 웬만하면 한 경기는 넣는 선수들.
혼자서. 혼자서 넣는 선수를 미국 대표팀 5명이 겨우 넣은 거예요.
그래서 미국인들이 많이 충격에 빠졌겠죠. 그래서 우리도 좋은 거 쓰자. 우리도 기술이 있는데 우리도 좋은 거 써야지라고 생각하는 그런 계기가 되죠.
한동안 스포츠에 스테로이드들이 남용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전문 운동선수들은 다들 알음알음 사용을 했고.
그래서 80년 올림픽에서 갈수록 기술이 좋아지잖아요.
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제대로 붙었어야 했는데 그게 또 1979년에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공습하잖아요.
그거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 서방 진영에서 모스크바올림픽에 불참하죠.
-안 나가겠다.
-그래서 제대로 된 대결이 되지 않아요. 반대로 84년 LA올림픽에는 공산권이 자유 진영에 참가를 안 하죠.
-이제 우리가 안 나가.
-안 나가. 우리도, 너희도 당해 봐, 그러죠.
그러다 드디어 모인 게 88년 서울올림픽이에요.
-거기서 모두가 만나는 거예요?
-네, 얼마나 이를 갈고 있었겠어요.
-세계가 주목하는.
-그러면 세계가 다 쳐다보는데.
-전 세계가 다 쳐다보는데 우리 체제가 아직은 동독, 소련이 몰락하기 전입니다.
그리고 기술은 십수 년간 쌓여 있었어요. 그러면서 더 좋은 스테로이드를 가지고 경쟁하는 그런 시대가 되었죠.
-그때 제가 태어났습니다. 88년에.
-88년. 88년 그중에서도 올림픽의 꽃이라고 보통 100m 달리기잖아요.
-그렇죠.
-100m 달리기, 8명이 올라왔고 1등 벤 존슨이 세계 최고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3일 만에 도핑이 발각되어서 스테로이드 복용이 밝혀져서 금메달이 취소됐죠. 그리고.
-그러면 2등은 반가웠겠네요.
-그렇죠. 2등 했던 칼 루이스가 금메달로 올라가는데 정작 칼 루이스도 그 전에 도핑했었어요.
-그래요?
-그런데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건 아니고 미국 대표 선발전 때 각성제를 복용해서 거의 유야무야하게 넘어가서 본선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참가했는데 라이벌이 약을 했어.
-그렇죠. 그런데 보면 그때 결승선에 올라왔던 8명에서 6명이 그 이후로, 그 당시에 복용했던 사람도 있고 그다음 시간이 지나서 복용했던 사람도 있고.
혹은 조금 지난, 선수 경력은 아니지만 조금 지나서 운동 지도자로서 경력을 이어가는 와중에서 스테로이드 복용을 지시한 경우도 있어요.
8명 중의 6명이 스테로이드와 연루가 된 거예요.
-많이 모였네.
-도핑과, 도핑과 연루가 되어서 역사상 가장 추악한 결승이었다고 부르는,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운동선수들도 전문 프로 스포츠 선수들도 만만치 않은데 보디빌더들도 예외가 아니죠.
-그렇죠.
-아놀드 슈왈제네거.
-우리의 터미네이터.
-터미네이터.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젊으셨을 때 모습이에요?
-네, 이 사람은 오스트리아 태생이고 그리고 우리가 터미네이터로 많이 기억하지만 원래 출신은 보디빌더거든요, 몸이 좋아서.
세계 챔피언으로 불리는 미스터올림피아 대회에 일곱 번인가? 우승도 했었죠.
-진짜.
-대단하죠? 대단하죠.
이 사람도 나중에 자기가 그때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고 밝혔고요.
이 사람의 키즈라고 부를 수 있는 오스트리아의 또 다른 선수들도 있거든요.
그중의 한 명이 안드레아스 뮌저라고 하는 사람이에요.
이 사람은 아놀드 슈왈제네거보다 한 15살인가 젊어요.
그만큼 더 좋은 약을 썼겠죠. 더 좋은 약을 썼고.
-그런데 저 몸을 선장님, 약을 안 쓰고 저런 갈라짐이 나올 수 있나요?
-안 나오죠.
-그렇죠?
-절대 안 되죠. 그런데 이 사람은 한 33세를 일기로 죽어요.
-너무 많이 약을 했구나.
-맞습니다. 한창 대회를 다니던 중 본인도 선배인 아놀드 슈왈제네거처럼 되려고, 성공하려고 생각하고 있었겠죠.
그러면서 더 많은 약을 복용하고 대회도 많이 참가했었는데 계속 속이 쓰린 거예요.
그래서 대회가 끝나고 다른 대회로 이동하는 중간에 병원에 들러요.
병원에 들러서 왜 이렇게 배가 아프냐고 진단을 받아보니까 위가 출혈을 일으키고 있는 거예요.
위 출혈이 있었고. 그런데 위 출혈뿐만이 아니다 보니까 당장 수술해야 할 상태인 거예요, 여러 가지 이유로. 그래서.
-몸은 저렇게 좋지만.
-몸은 저렇게 좋은데 그러면서 긴급 수술을 받습니다만 그로부터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바로 죽어요.
이 사람 죽고 나서 부검을 해 보니까 온몸에 성한 데가 없어요. 일단 피부가 너무 얇아요. 결국 지방이 조금 있어야 우리 몸이 제대로 기능을 하잖아요.
체지방량이 너무 낮은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세포막 같은 게 세포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위벽도 너무 얇아져서 일단 출혈, 위 출혈이 있었고요.
그다음 이 사람 몸 안에서 한 20개 정도의 약물이 검출됩니다. 전부 다 스테로이드는 아니에요. 각성제도 있고 이뇨제도 있고 많은 약물이 검출됩니다.
브라운 쉐쿼드가 처음에 이런 엽기스러운 에이드를 자기 몸에 주입했을 때는 이런 생각 못 했을 거 아니에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것들이 쌓여가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세계 반도핑 기구에서도 이 물질을 주목해서 1960년대, 7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금지하고. 그러면서 관련 기술도 계속 올라가요.
올라가서 각종 나쁜 물질들이 다 잡아내는 단계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1990년대부터는 도핑에 걸린 사람들도 많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단속하는 기술이 좋아지면 또 뭐가... 범죄자들도.
-그렇죠.
-피하는 기술도.
-피하는 기술도 좋아져요.
-나날이 발전하고.
-범죄자들과 추적하는 사람들 단속의 어떤 줄다리기는 계속 이어지거든요. 제가 빅터 콘테라고 하는 사람을 조금 언급하고 싶어요.
-저분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이 사람은 뭔가 딱 표정부터 뭔가 남달라 보이죠?
-만들어 줄게, 내가.
-우리에게로 와. 약간 이런 느낌이 드는데요.
-이 사람은 1970년대의 밴드 뮤지션이었어요.
-뮤지션.
-밴드 뮤지션이었고 그냥 기타를 치고 그런 건반을 치고.
그냥 밴드 뮤지션이었는데 밴드 이름이 굉장히 특이해요.
Pure Food And Dreg Act. 이게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이 식약처거든요.
-식약처, 맞아요.
-식약처는 만들게 된 조항이 뭐냐 하면 바로 Pure Food And Dreg Act, Act가 조항인데.
-조항.
-법이거든요, 미국에서. 1906년에 만들어진 법이에요. 이 법의 이름이 이 밴드의 이름인 거예요.
-뭐죠? 추구하는 바가 뭘까요?
-저도 도저히 모르겠어요. 밴드 이름을.
-뭐지?
-왜 이 이름을 택했는지는 모르겠어요.
굉장히 식약처스러운 이름의 밴드를 만들어서 꽤 오랫동안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나이가 30대 중반에 들어서 밴드 일을 그만두고 1980년대에 샌프란시스코 쪽에서 정착하면서 다른 연구소를 만들어요.
-갑자기요?
-갑자기.
-희한하네.
-그전부터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영양제를 공급하기 시작합니다.
-영양제.
-공급하는데 그러면서 자기의 만든 회사 이름이 발코예요.
-발코.
-발코라고 하는 샌프란시스코 쪽에 연구소를 만들어서 사람들한테 영양제를 공급하는데.
자기가 아는 게 뭐 알아봐야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전에 전문적인 지식은 조금 부족하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전문적인 화학자를 고용해요. 패트리 아놀드라고 하는 화학자를 고용해서 스테로이드를 공급하는 거예요.
그런데 스테로이드는 이미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국제기구에서 굉장히 엄격하게 관리하는 물질이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만들어서 공급한다고 안 걸릴까요?
걸리겠죠.
-걸리죠.
-걸리지.
-걸리죠. 그래서 이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 하면 그전에 있던 스테로이드의 구조를 조금 바꿔요. 구조를 조금 바꿔서.
-교묘하게.
-화학적으로 걸리지 않게, 단속 기관의 규제를 피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 물질을 만들어서 누구한테 주냐 하면 매리언 존스라고 하는 육상선수한테 줍니다.
이분은 당대 최고의 육상선수이기도 했습니다.
미국 대표팀의 에이스였고요. 최연소 2000년의 시드니 올림픽에서 육상 100m, 200m 금메달을 따고.
전 세계 여자 중에서 가장 빨랐다고 보시면 되겠죠.
그리고 1600m 계주도 금메달을 따고. 그다음에 400m 계주라든지 다른 동메달도 2개를, 또 멀리뛰기까지 해서.
-멀리뛰기도요?
-네, 그래서 동메달을 2개 또 획득해요.
-거의 5관왕쯤.
-거의 그 정도.
-대단한 선수네요?
-그렇죠. 금메달 3개, 동메달.
-종합 운동인데.
-금메달 3개, 동메달 2개. 너무 대단하지 않나요?
-날겠다.
-그런데 보니까 이 사람이 나중에 보니까 이 약물을 복용한 게 밝혀지는 거예요.
-뒤에서 약간 그 악마의 속삭임을 하고 계시는 듯한 사진인데요. 일부러 저 사진을 꼽으신 건가요?
-트레버 그레이엄이라고 하는 육상 대표팀 코치였어요.
자메이카 출신이고 그러면서 이 사람이 어떤 연을 가지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발코의 스테로이드를 받아서 매리언 존스에게 준 거예요.
-그 약간 변형된, 검사에서 걸리지 않는
스테로이드.
-그렇죠. 이름도 The Clear예요, Clear.
-The Clear.
-깔끔하다는 뜻이죠, 그렇죠?
-깔끔하다. 절로 안 걸릴 것 같고, 막.
-그러니까 이름 정말 잘 짓지 않았습니까?
-정말 잘 지었네요.
-그런데 내부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수익 분배의 문제인지 양심의 문제인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트레버 그레이엄 코치가 미국 수사당국에다가 이 일을 제보해요.
-본인이요?
-본인이 제보합니다. 이 선수가.
-삐졌네.
-이 선수...
-뭔가 삐지는 일이 있었네.
-아마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약물을 투여했었던 주사기를 밀봉해서 익명으로 보내요, 처음에는.
나중에는 자기 정체까지 밝히고서 수사에 협조하죠.
수사에 협조하다 보니까 이 매리언 존스라고 하는 시대의 아이콘인 이 사람이 약물을 복용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금메달은 취소가 됐죠.
-너무 불명예스럽네요.
-그렇죠. 그래서 관계 당국에서 조사해 보니까 이 물질은 그전에는 게스트리논이라고 하는 이름으로 불리던 물질이었습니다.
일종의 여성호르몬 중의 하나고 그러면서 존재감이 굉장히 약했어요.
사람들이 크게 주목하지 않던 물질이었고 심지어 약으로도 쓰던 물질입니다.
아까 고용했던 화학자가 이 화합물의 구조를 조금 바꾼 거예요.
구조를 바꾸면 관계 기관이 단속을 못하잖아요.
-그렇죠.
-우리가 어떤 범법행위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명확하게 사실 관계를 밝혀내죠. 이 사람이 무엇을 했다.
스테로이드는 너무 넓은 단어이고 스테로이드 중에서도 이 사람이 테스토스테론을 썼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유도체를 썼는지 밝혀내야 하는데 어떤 표준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예요.
이 물질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서 마구잡이로 쓰고 다녔던 것이죠.
발코 회사를 이제 털게 됩니다, 정부에서.
당시에 만든 이 The Clear라고 하는 약물, 매리언 존스한테만 썼나?
그럴 리는 없겠지. 다른 사람들한테 썼겠지.
누구한테 썼을까 장부를 받아서 조사하다 보니까 뜻밖에도 전혀 다른 이름이 나온 거예요.
-배리 본즈.
-바로 배리 본즈입니다.
-배리 본즈 잘 아시죠, 인욱 씨?
-몰라요.
-그래요?
-아는 선배 아니래.
-아는 선배 아니에요.
-아는 선배 아니었어요?
-모르는 선배.
-그럴 수 있죠.
-배리 본즈는 사실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도 워낙 많이 이슈가 되었어서요. 인욱 씨, 왜 그러세요.
-정말.
-피츠버그에서 데뷔했었고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고 MVP도 가장 많이 받았고.
그다음에 야구선수 기여도라고 하는 각종 수치에서 항상 최고를 달리는 인물이죠.
한때나마 야구의 아이콘이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 이름이 나온 거예요.
-야구팬들은 얼마나 실망스러워요.
-그러니까요.
-우리의 영웅이.
-그러니까. 영웅이 추락해가는 그런 과정을 그대로 보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모른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모르는 거예요.
-한 수 앞을 더 내다보고.
-잘했네.
-배리 본즈가 약물을 썼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지금 2003년, 2004년이잖아요. 이미 그전에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는 호세 칸세코라고 하는 선수가 메이저리그 클럽 하우스에 약물이 만연해 있다고 증언한 상태였고.
여기에 배리 본즈의 이름도 언급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배리 본즈는 딱 봐도 처음에는 굉장히 빠르고 힘이 좋은 선수였거든요.
둘 다 하는 선수였는데 어느 순간 빠른 것보다는 그냥 힘이 좋은 선수.
-장타, 홈런 때리는 선수가 됐군요.
-나이가 들어도. 나이가 들어도 힘이 좋은 선수로 계속, 홈런을 잘 치는 선수로.
-지금 왼쪽 사진이 약물 복용 전으로 추정하는 거고.
-추정하는 거고.
-지금 오른쪽의 약간 육중한 몸이 후라고 추정하는.
-벌크업 한. 딱 봐도 이게 정말 같은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저 나이에 들어서 갑자기 근육이 올라가고 힘이 좋아지는 그런 계기가 뭘까?
사람들이 많이 추정하고 있었는데 발코의 수사 장부에서 나온 것이죠.
-역시나.
-그러면서 관련 자료를 찾다 보니까 청문회에서도 배리 본즈를 불러요.
그러면서 배리 본즈한테 당신, 약물 복용했지? 라고 하니까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약물을 알고 복용한 적은 없다.그러니까 법을 피해 가려고 하는 그런.
-모르고 했다.
-그냥 좋은 거라고 해서 맞았다,주사맞았는데 그냥 좋은 거였다.
-영양제인 줄 알았다.
-그 정도로 넘어가는 거죠. 사람들이 다들 실망하죠, 여기서부터.
이 사람이 2007년에 미첼 리포트 디어, 미국에서, 의회에서 조사한 보고서에도 이런 정황들이 다 드러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나중에 이 사람의 명예는 급격히 추락하게 되죠.
사실 제가 스테로이드에 대해서 굉장히 안 좋은 것처럼 이야기를 했지만 예를 들면 남성 갱년기가 나타나서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치가 너무 낮아질 경우에는 조금 보충을 해 주긴 해야 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은 보험 처리도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비뇨기과라든지 혹은 관련 병원에 가서 수치를 재고서 필요하면 주사를 맞아야 하기도 하고.
없으면 굉장히 위험한 물질인 남성 호르몬입니다.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내는 물질이기도 하죠.
남성 호르몬에서 또 여성 호르몬이 만들어지거든요.
그래서 없으면 안 되는데 또 이것이 과하면 우리가 따라갈 수가 없죠.
우리가 주변에서 보듯 굉장히 좋은 물질이지만,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또 위험한 물질이기도 하죠.
오늘 근육의 예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염증의 관점에서도 굉장히 우리가 생각해 볼 게 많은 물질입니다.
-사실 우리 인욱 선수는 야구를 했으니까 솔직히 인욱 선수는 그런 유혹이 없었나요?
-저희는 그런 게 없었어요. 그냥 치료 목적으로 제출하고 서류.
그리고 맞고 이 정도? 저희는 상처 나도 약도 못 바르고.
-약도 못 발랐어요?
-네, 거기 왜냐하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바르는 약에도 스테로이드 성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트레이너님들한테 다 이거 발라도 돼요? 물어보고 발라 하면 바르고.
-지금은 발라도 돼요. 먹어도 돼요. 아프잖아요, 오늘.
-여기, 목이 너무 아파요.
-우리 선장님이 말씀해 주셨지만 스테로이드가 사실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요.
나쁘게 활용을 했을 때 이런 부작용이 있는 건데 그렇다면 스테로이드, 사실 아이 있는 부모님이나 이런 분들은 스테로이드에 대한 조금 안 좋은 인식이
있으셔서 약을 지을 때도 스테로이드는 빼주세요, 이런 말씀도 많이 하시거든요. 이런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프면 약을 먹어야 해요. 스테로이드가 분명히 필요한 그런질환들도 있거든요.
염증이 심해지면 우리 몸이 견디지 못하거든요.
염증은 원래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그런 과정이지만 염증을 치료하는 데 가장 좋은 효과 좋은 물질은 스테로이드거든요.
코르티손 같은 물질이에요. 염증 치료제는 스테로이드인 것과 스테로이드가 아닌 것으로 나뉘어요.
기준이 딱 그거예요. 전문 용어예요.
비스테로이드성 저염 진통제.
-그 계열이냐, 아니냐 이걸로.
-스테로이드냐 아니냐로 나뉠 정도로 워낙 효과가 좋은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염증이 심하다든지. 염증은 정말 우리 몸에 관련된 질환이 너무 많거든요.
관절염도 있고 기본적인 열도 있고 각종 질환들이 다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치료하려면 스테로이드를 복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피부염이라든지 발라서 피부가 좋아진다든지.
그러니까 우리가 복용법을 잘 알고 선생님,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복용해야 하고 만약에 그것도 안 될 경우에는 그래도 이 스테로이드가 조금 위험하긴 위험한 물질이다.
그 정도만이라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오늘 스테로이드에 대해서 정말 A to Z까지 알아봤는데요.
선장님께서 오늘 강의, 한마디로 딱 정의를 해 주신다면요?
-스테로이드도 일종의 호르몬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호르몬에 끌려다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스테로이드가 좋은 물질이기는 하지만 한 번 끌려다니기 시작하면 우리가 정말 주체할 수 없이 끌려다니게 되거든요.
이게 중독과는 조금 다릅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효과를 맛본 사람은 계속해서 찾게 돼요.
그러면 더 힘들어지는 경우들이 많으니까. 그래서 필요할 때, 아플 때만 잠깐 쓰고 호르몬은 우리가 조금 주체적으로 사용했으면 하는 그런 생각입니다.
-오늘 사실 주제가 약이라고 해서 조금 긴장도 했지만 정말 재미있게 들었거든요.
특히 인욱 씨는 조금 더 집중하면서 듣지 않았나라고 생각이 드는데 어땠어요?
-저도 운동을 했기 때문에 익숙한 약의 이름이었고 저도 사용을 해봤던 약이기도 하고.
이거로 말고 치료용으로.
-치료용, 염증 있을 때.
-알고 있어요, 우리 알고 있어요.
-치료 목적으로. 그래서 조금 더 재미있고 흥미 있게 들었던 것 같아요.
-알겠습니다. 우리 경환 씨는 어떻게 들었어요?
-과유불급이 가장 적절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뭐든 필요한 거 적당히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내 힘으로.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요. 뭐든 과하면 위험하니까 적당히 법적으로, 법적인 범위 안에서 생활하자, 대처하자, 이렇게 생각합니다.
-좋습니다. 저는 오늘 태어나서 고환이라는 단어를 제일 많이 말해본 날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지식 항해는 여기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고요.
저희는 또 다음 주에 인사드려야죠. 함께 외치면서 끝내보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머리에는 이론의 투구를 쓰고. 손에는 실제 칼을 잡고.
가슴에는 진실의 갑옷을 입고.
일제강점기 의학도가 의과대 학생들은 식민 통치에 그냥 순응하면서 공부만 했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계속 투쟁했을 것 같아요.
-3.1운동에 참여했다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합류했고요.
일본인 스승들이 손 들었죠. 너의 실력과 너의 근성에 당할 수가 없구나.
-정말 실력으로 인증했네요.
-한 번쯤 그 옛날, 일제강점기의 그 선배 의학도, 선배 의사분들이 고민하고 어떻게 또 실천했는지 이런 것을 한 번쯤은 한번 기억을 해 주셨으면 그런 생각이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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