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무더위에 여전히 열악한 노동자 휴게시설
<앵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야외 노동자들은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온몸이 땀과 먼지로 덮이기 일쑤지만, 잠시 숨 돌릴 휴게시설조차 마땅치 않다는데요.
무더위 속 일터는 어떤 모습인지, 옥민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수도 검침원이 가파른 오르막을 오릅니다.
계량기 점검을 위해 뙤약볕 아래서 쭈그려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합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나는 날씨인데요. 계량기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무거운 철판까지 옮겨야 합니다."
잠시 쉬려 해도 공간이 없어 길가에 앉아 더위를 식히는 게 전부입니다.
{강미영/부산상수도사업본부 실무 사무원/"장갑 벗어서 맨바닥에 그냥 앉을 수는 없으니까..앉아 쉬기도 하고 그늘에 서서 쉬기도 하고"}
한 시간마다 10분씩 쉬라는 권고가 있지만 업무 할당량은 그대로여서 맘 놓고 숨돌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강미영/부산상수도사업본부 실무 사무원/"하루에 150장에서 200장 하라고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여름에는 50분 하고 10분 쉬고 이렇게 되어있는데 골목 산 위에까지 올라와서는 (그냥)하고 내려가야지...}
온몸으로 열기를 맞는 건 생태공원 환경미화원들도 마찬가집니다.
공원 관리를 위해 매일 20km가량을 자전거로 이동합니다.
열기를 잔뜩 머금은 컨테이너 화장실을 청소하고 나올 때면, 눈앞이 흐릿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휴게시설이 멀어 잠시 쉬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선좌/부산시 환경미화공무직/"청소를 한 군데하고 다시(휴게시설)로 갔다 오고 하기엔 너무 비합리적이니까..(공원에) 벤치 같은 게 있지만 근무시간에 앉아 있기도 그렇고 일반 시민들이 공무직 놀고 있다 이렇게 보실까봐..}
그나마 있는 휴게시설도 50여 명이 함께 쓰다 보니 불편투성입니다.
인근의 또 다른 생태공원은 휴게시설 자체가 없습니다.
"지난 2023년 정부는 모든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하지만 예외 조항이 있는 데다, 각 사업장의 예산*공간 부족 문제로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미미합니다."
극한의 무더위 속, 현장 노동자들의 쉴 권리는 보장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KNN 옥민지입니다.
영상취재 전재현 박은성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