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위험천만' 노후 목욕탕 굴뚝...철거 필요한데 '돈이 문제'
<앵커>
주위를 둘러보면 우뚝 솟아있는 낡은 목욕탕 굴뚝이 의외로 많습니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정도로 낡았지만, 철거비용이 수천만 원에 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민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4천 세대 아파트들 사이로 낡은 목욕탕 굴뚝이 우뚝 솟아있습니다.
칠이 벗겨진 건 기본,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금이 간 곳도 허다합니다.
{"무섭죠. 당연히 무섭죠. (엄마, 나도 무서워!)"}
평소 아무렇지 않게 주변을 지나던 주민들도 태풍*지진 소식이 들릴 때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동네 주민/"불안하죠. 여기 단지에 있는 학부모들은 거의 다 이쪽길로 오거든요. 지름길이라, 어르신들도 많이 왔다갔다 하는데..."}
가스보일러 보급으로 쓸모 없어진지 30년이 넘도록 철거는 하세월입니다.
{문형일/경남도 건축과장/"균열에 의한 일부 탈락된 부스러기가 떨어지면서 차량이나 사람에게 위협이 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도심지 한 가운데 있는 굴뚝 철거엔 크레인을 동원해 조금씩 잘라내는 대공사가 필요합니다.
최근 4년 동안 경남에서 철거된 굴뚝은 87개, 올해도 26개가 철거됩니다.
"이렇게 높이 6미터 이상, 20년 이상 된 노후 목욕탕 굴뚝은 경남에만 4백 개 가량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3~4천만원의 철거비용 가운데 절반가량을 지자체가 지원한다지만, 자부담도 적지 않아 건물주 부담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노후 굴뚝 3백여 개가 있는 부산의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철거비용을 지원하는 기초단체도 몇 안되는데다 지원수준 마저도 미미합니다.
매출 하락에 폐업까지 고민해야하는 목욕탕 업주들은 한숨만 나올뿐입니다.
{목욕탕 업주/"지진 같은 게 나서 혹시라도 사람이라도 다치면 큰일이잖아요. 겁나긴 겁나죠. 문제는 비용이지, 목욕탕 손님도 몇명 없는데..."}
비교적 위험성이 덜한 굴뚝 일부는 이색 광고탑처럼 활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위법의 소지가 있는데다 사고라도 나면 법적책임을 져야하는건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익숙해 무신경하게 여긴 노후 굴뚝이 도심 속 시한폭탄이 되고 있습니다.
KNN 이민재입니다.
영상취재 안명환 권용국
202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