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마음까지 불 탄 사람들]-거제통영 물폭탄 마음의 상처는 방치..."상담 방법도 몰라요"
<앵커>
경남 거제와 통영의 폭우 피해는 복구돼가고 있지만 주민들의 심리적 불안은 안으로 곪아가고 있습니다.
부족한 행정 여건과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만 지원받을 수 있는 벽 앞에서 '마음의 병'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기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월 경남 거제에 사흘동안 964mm의 물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옹벽이 무너져 아파트를 덮쳤고, 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산사태 이후 두 달, 임시 벽을 세웠지만 처참한 모습은 그대로 입니다.
김미숙/수해 피해 아파트 주민 "섬찟해서 더 이상 보지도 못하겠어요. 얼마 전에 흙을 다 들어내서 사람들하고 같이 가봤더니 너무 무섭더라고요."
마음의 상처도 큽니다.
수해 초기 심리 상담 7백여건 가운데 재난으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TSD 고위험군만 34명에 달했습니다.
억눌린 심리적 피해는 지금 이 시기, 본격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윤호/한국재난심리연구소장 "(초기에는) 복구하는데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쓸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생존을 위해서 삶의 터전도 복구해야 하고 하니까 다른 것에 신경을 쓰기가 어렵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2차 스트레스들이 계속 생깁니다."
하지만 심리 상담은 본인이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습니다.
정작 피해 주민 대부분은 상담 받은 적이 없거나, 방법조차 모릅니다.
정영인/수해 피해 아파트 주민 "(상담 받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저는. (어떻게 받는지 방법은 안내 받으신 적 있나요?) 그런 것도 모르겠어요."
경남도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상근 인력은 단 1명.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ㅇㅇ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계속적인 모니터링이 의미가 없다. 안해도 되겠다는 접근을 많이 하셨어요. 10월은 정신건강의 달이어서 행사도 계획되어 있고...
이런 한계에 대통령까지 나서 복지 신청주의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13일, 국무회의) 이제는 국민들이 국가에 도움을 요청해야 비로소 지원하는 신청주의에서 벗어나 국가가 먼저 도움이 필요한 국민들을 찾아서 지원하는...
재난 심리 지원 역시 예외일 수 없습니다.
주민들의 트라우마 고착화와 장기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폭우 피해 주민에 대한 능동적인 심리 지원이 시급합니다.
KNN 정기형입니다.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