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나누니 기쁘지 아니한가

아버지의 자신감...

mogee1
등록일 : 2022-11-23 12:46:24.0
조회수 : 252
안녕하세요? 저는 경남 밀양에 살고 있는 애청자입니다.

원래 태생은 부산이었는데 30대 초반에 취업 이후 밀양에 온 이후로 쭉 거주 중이죠~~

같은 부산에 살던 현재 와이프와 10여년 이상 연애 끝에 결혼하여 밀양으로 분가를 하였었죠.

저희는 결혼 이후 가족들끼리 알콩달콩 지지고 볶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만

요즘 들어 부모님댁 걱정이 점점 커지고 있네요.

지금 중년에 다가가는 저 이지만 항상 포근한 어머니와 항상 태산 같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어느덧 70대의 연세가 되시다 보니

점점 무너져가는 듯한 그 모습에 신경이 쓰이고 불안함이 점점 늘어나네요.

어리고 젊던 시절 마냥 화목할 줄 알았던 저희 가정... 제가 대학에 입학 후 IMF로 인해 저희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나며 가세가

기울어졌었는데 당시 하나뿐이 형은 먼 거리의 대학교에서 김치와 밥만으로 대학생활을 이어가고 저는 입이라도 하나 줄이고자

급히 군대에 도피듯 입대하였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는 동안 불안정한 가정과 집안 분위기는 온전히 저를 제외한 부모님과 형님의 몫이었고 저에겐 모두연락조차 없이

가정을 다시 일이키기 위해 뼈와 살을 깍아내듯 고생 하셨어요.

당시 첫 휴가 나와 주무시는 부모님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는데 당시 손 끝에 느껴지는 굳은살들과 돌덩이처럼 굳어진 모든 근육

들이 제손 끝에 느껴지는데 제 눈에 흔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던 기억이 너무 선명하네요.

이제는 형님도 저도 의엿한 가정을 꾸리고 저희 가정에 신경을 쓰다보니 부모님께 신경을 못 써드렸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댁에 매번 일이 생기면 내려가서 손 봐드리고 해결해드리고 그랬었는데 이번 코로나로 인해 부모님이 저희 방문

완강히 거부 해오셨었어요.

혹시나 강아지같은 손자, 손녀들에게 코로나가 옮을까 걱정이 되셔서 말이죠

올해 초, 중반까지만 해도 나이가 드시니 귀가 좀 어두워 지셨는 가보다 정도로 여길 정도였어요.

당시 걱정이 되서 청력검사를 받았었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부모님댁 집에 문제가 발생해서 해결을 해드리려고 시간 날때마다 방문을 드리고 있는데 아버지가 제 말에 반응을

잘 못 하시더라구요.

어머니께 여쭈어 보니 귀가 많이 어두워 지셨다고.....아버지는 그냥 나이들어서 그런거라고 말씀하시지만... 그냥 저희 걱정에

그렇게 말씀하시는듯 해요.

원래 사람과 대화를 즐기시고 목소리에 항상 자신감이 넘치며 잘 웃으시는 아버지셨는데 말수도 줄으시고 상대방 말에 동문서답

하시는 경우도 부쩍 늘고 말씀 하실 때 화가 나신 듯 목소리도 커지시니 상대방이 신경질 내시는 걸로 오해하는 상황이 잦았나봐요.

가장 슬펏던 것은 그런 상황이 반복되니 아버지가 소외감 느끼시고 자신감을 많이 잃으셨다는 것이 눈에 확 들더라구요.

다음날 오전 밀양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생라디오에서 “소리를 나누니 기쁘지 아니한가” 홍보 내용을 듣고 신청해요.

지금 것 그렇게 고생하시고 저희를 바르게 키워주시고는 아직도 저를 보살피시려고 하시는 모습에 이제는 그러지 마시

고 즐기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지금 것 저는 저희 어머니, 아버지, 형님의 보은으로 이 자리에 있어 삶의 매순간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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