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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티콤 웰컴투 가오리 시즌2 24화

등록일 : 2017-09-17 17:42:40.0
조회수 : 272
-승기야!
-승기 형!
-승기 오빠야!
-송승기!
-승기 형!
-오빠야.
-승기야.
승기야!
이놈은 하늘로 솟았나, 하늘로 꺼졌나.
-아니, 거기도 없어요?
-그쪽에도 없나?
-아니, 어떻게 된 거야, 진짜.
전화도 안 되고.
우리 이쪽으로 가볼게요, 다시.
-가볼게요.
-이놈의 자슥, 나타나기만 해봐라.
-매형!
와봐, 저기저기 있어요.
-저놈 저거 제정신이가?
그렇게 불렀는데도 못 들었다 말이가.
-그러게요.
그런데 승기 삼촌 이상한데요.
-승기...
-가만 있어봐라.
자슥.
니, 니 와 그라노?
응?
이게 뭐꼬?
-우리 집사람 머리에 꽂고 다니던 거다.
-어때, 예뻐?
-예쁘다, 예뻐, 그래.
거 있어 봐라.
한 10년쯤 됐나?
둘이 이 앞산에 놀러 온 적이 있거든.
-예쁘다.
곱다.
이거 봐라.
-너무 예쁘다.
-여보, 이리와 봐라.
-왜요?
-여기 네 잎 클로버 있다.
많네, 얼른 와봐.
-진짜?
-그때는 그래 찾아도 없더만.
-신기하다.
그렇게 오래됐는데 어떻게 이렇게.
여기 이니셜도 있어.
-그래?
어디 보자.
에스 그리고.
-케이.
우리 두 사람 이름 앞글자다.
내 장난삼아 새겨 놓은 기다.
그때는 둘이 천년만년 웃으며 살줄
알았데이.
아들 다 키워놓고 가오리 내려와 같이
살자 했는데.
내가 혼자 왔네.
니는 잘 있나?
아니다, 별일은 없고 오늘따라 그냥 우리
아들내미가 보고 싶어서 그렇지.
공부 잘 되나?
나야 잘 있지.
친구들하고 놀러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잘 있다.
내 다음 달에 한번 들어가꾸마.
오야, 오야.
-말 다 했어 지금?
-내 말이 틀려?
틀리냐고 이기적인 것 맞잖아.
-기가 막혀 정말.
아니, 누가 들으면 무슨 12첩 반상이라도
차려달라는 줄 알겠네.
-12첩이나 마찬가지지.
밖에 나와서 무슨 된장찌개에
달걀찜이야.
-아니, 나는 어저께부터 계속
니글니글한 것만 먹었으니까 오늘 아침
좀 칼칼한 게 좀 먹고 싶어서 그런 거지.
-글쎄, 칼칼한 거 먹고 싶으면 나가서
사 드시라고요.
-내가 사먹는다, 사먹어.
-진짜 어제부터 밉상이야.
-어젯밤에는 어땠노?
어젯밤에도 싸웠나?
-말 한마디도 안 했다.
잠도 3m는 떨어져서 잤다.
-좋아서 맨날 살면서 왜 맨날 싸워야
되는지 모르겠네.
-오빠야는 결혼 할끼가?
-결혼?
모르겠다.
미리 살아보고 결혼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고.
-그건 쪼매 그렇지?
-공무원 시험도 떨어졌는데 내가 결혼할
자격이 되는가도 모르겠고.
골 아프다.
이다음에 고민할란다.
니는?
-내는 좋아하는 남자가 있긴한데 잘
모르겠다.
엄마, 아빠가 저래 싸우는 걸 보면 진짜
결혼 같은 건 안 하고 싶다.
-내도 그렇다.
-에헤이.
-참네.
-와들 그라노, 좋은 데 놀러와서.
-아니, 칼칼하게 청양고추좀 넣고
된장찌개좀 끓이자고 했더니 아니, 그걸
가지고 그냥 뭐 이렇게.
-된장찌개를 누가 끓이노, 청양고추는
어디서 나고.
-아니, 있으면 넣고 없으면 말고.
누가 굳이 뭐 꼭 그냥 죽어도 먹어야
된대요?
그냥 이야기해 본 거라니깐요.
-된장찌개에다가요.
계란찜도 해달래요.
-아이고, 철좀 들어라.
-아니, 누나, 내가 꼭 해달라고 한 게
아니라니까.
아니, 순규 형도 숙취 때문에 못
일어나니까 그냥 좀 칼칼하게 해서.
-시끄럽다, 마.
그냥 뭐 누룽지나 끓여먹으면 되지, 뭔
말이 많노.
-아니, 매형.
누룽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요.
아니, 아시잖아요, 매형.
어제부터 별일도 아닌 거 가지고 저렇게.
-니 그렇게 사는 거 아니다.
동네 한 바퀴 돌고 와서 누룽지나
끓여먹자.
가자.
-정말, 진짜.
나만 가지고 그래, 그냥.
-와 맨날 티격태격이고?
-기운이 남아돌아가 그런다.
늙어봐라, 만사가 다 귀찮아서 싸우지도
못한다.
-맞다.
그런데 순규 오빠도 저렇게 싸웠을까?
-안 싸우는 부부가 어디있노?
말 안 해서 그렇지, 억수로 싸웠을끼다.
-아니다, 순규 오빠야는 어따 내놔도
양반이다.
그래가 좋아하는 거 아니가, 내가.
-내는 그러면 어따 내놔도 상놈이가.
와 내랑 사노.
-아이고, 좀팽이.
편하게 이야기하면 좀 편하게 받아라.
-하기사 뭐 옛날 고리짝 이야기인데 뭐
어떻노.
이제서 이야기지만 내도 그 당신 친구
있잖아.
얌전하고 참했던 옥자.
-옥자?
옥자가 와?
-사실은 옛날에 내가 그 아를 쪼매
좋아했다.
-뭐라고?
-천상 여자처럼 챙겨갖고 은근히
끌리더라 가시나가.
-복자를 좋아했다고?
-응, 와?
-니 여기서 뭐하노?
-이모네서 김치 얻어서 오는 길이다.
오빠 니는 운동하나?
-맨날 니라카드만 왜 갑자기 오빠야고?
-정옥이가 맨날 그러니까 내도 따라
그런 거지.
오빠야가 맞지.
-산속에서 혼자 안 무섭나?
-맨날 왔다 갔다 하는 길인데 뭐가
무섭노?
-그래도 집까지 바래다줄까?
-아니다.
다 왔다, 먼저 갈게.
-옥자야!
옥자야.
-와, 와 불렀는데?
-이거 니꺼 아이가?
-떨어트렸나 보네, 고맙데이.
간다.
-억수로 이쁘더라.
가시나가 나긋나긋하고 옆에 가면 무슨
향기같은 것도 나고 참.
우째 변했는가 궁금하네.
-그랬고만.
내는 꿈에도 몰랐네.
-그런데 대명인지 뭔지 하는 놈이
선수쳐버렸다 아이가.
하기사 뭐 그놈이 내보다 인물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뭐 집안도.
와 그라노?
-기분 억수로 나쁘네.
30년 동안 어째 말 한마디 안 했노.
-말을 해서 뭐하게.
뭐 말할 필요 있나?
니 지금 질투하는 갑네.
-질투가 아니고 배신감이다.
-배신감?
하이고, 지는 승기만 보면 오빠야,
오빠야.
-장난이지.
내는 대놓고 말했잖아.
30년 동안 속인 거하고 같나.
-어쨌든.
승기만 보면 심장이 벌렁벌렁 거린다매.
-그랬으면 우째 살았겠노.
심장병 걸려 죽었지.
-어쨌든!
니는 되고 내는 안 되나.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야?
내로남불, 참.
-고민 끝났다.
내는 절대로 결혼 같은 거 안할끼다.
-내도.
-아이고, 결국에는 누룽지를 먹네,
아이고.
-아이고, 속 쓰려라.
술 몇 병에 이리 컨디션이
망가지나 그래.
분위기가 와 이라노?
뭔 일 있었나?
놀러와가 뭔 짓들이고?
기분 좋게 놀다가.
자꾸 속이 와 이라노.
-진짜 너무들 하시네.
내가 웬만하면 참을라 했는데.
내가 이랄라고 여 따라 왔나,
자괴감이 듭니다.
원래 여, 내 위로해 줄라라고 델고
온 거 아닙니까?
이게 위로해 주는 겁니까?
아침묵고 용궁사 갈깁니까, 말깁니까?
내는 고마, 집에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가야지.
-이래 싸우면서 가자고요?
슬기 니 어떻노?
-내는 이 밥도 채할 것 같다.
싸우는 거 용궁사 가서도 봐야 되나?
-아이다 슬기야.
우리, 우리 안 싸운다.
마이 묵으라.
-다 풀렸다, 우리는.
-우리도, 아까 다 싸워서 이제 안 싸워,
그렇지?
-그럼.
슬기야 엄마, 아빠 화해했어.
-저는 진심이었어요.
다시 태어나도 슬기 아빠랑
결혼할 거라는 거.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진짜요.
그런데 막 고민하고 이것저것 재는 거
보니까 갑자기 화가 팍 나는 거 있죠.
-내도 그랬을 기다.
옥자를 좋아했다고?
아이고, 기가 막혀서 증말.
-그러게 말이에요.
진짜 저는 아주버님은 진짜 일편단심
민들레인줄 알았거든요.
-30년을 속고 살았다, 내가.
-내가 옥자 좋아하는 거는 안 되고, 지는
대놓고 승기 좋아하고.
그게 말이가, 말밥이가?
-여자들이 그래요.
남자한테는 무한정 바라고, 자기들은
또 받으려고만 하고.
-맞다.
처남아, 다음 생애에는 우리 여자로
태어나자.
-좋죠, 매형.
여자로 태어나서 똑같이 만나고 똑같이
그냥, 아주 대해주자고요.
뭐야, 또 저기서 우리 욕하는 거
아니에요?
-쉿.
가만히 있어봐라.
-그래도 진만이 아버지 없었으면 우째
살았을까 싶다.
-그렇죠?
원수니 뭐니해도 유일한 내 편이잖아요.
힘들 때는 저도 슬기 아빠 생각밖에 안
나요.
-맞다, 그럴 끼다.
-저 결혼하고 나서 둘이 서해안에 놀러
간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뭐 때문에 그랬더라 아무튼
민박집에 들어가서 둘이 엄청 싸웠어요.
그런데 밤에 자기 혼자 서울 가겠다고
나가버린 거 있죠?
-나쁜 놈 아이가.
-네, 여자 혼자 민박집에 놔두고요.
-그래서 올 때는 어쨌노?
-어쩌긴요.
저도 고집이 있는데.
저 혼자 민박집에서 잤죠.
-아이고.
-밤새 비는 오지, 천둥 번개는 막 치지
얼마나 무서웠는지 내가 서울
올라가기만 해봐라 완전 이혼이다
그랬거든요.
그런데.
-안녕히 계세요.
-네, 다음에 또 놀러 오세요.
잘 가입시다.
-민희야.
-어떻게 된 거야?
서울에 올라간 거 아니었어?
-어떻게 가.
당신 혼자 놔두고.
-그럼 밤새 여기서 기다렸다는 거야?
천둥 번개가 그렇게 쳤는데 비 쫄딱
맞으면서?
바보같이.
이게 뭐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민희야.
-아니야,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어.
오빠 감기 걸리면 어떡해.
-괜찮아.
감기 같은 거는 하나도 문제없어,
괜찮아.
-두 번 다시 이런 짓 하지 마.
또 그러면 나 진짜 그때는 화낼 거야.
-알았어.
-미안해.
나도 알아.
-그래서 그날 밤 하루 더 자고
올라갔잖아요.
-사랑해.
-그날, 승희 가진 거 맞지?
아이고, 서양 베이비가 어쩌고, 그게
그런 곡절이 있었구먼.
-그냥, 남하고 비교할 것 없어요.
큰 고비 같이 넘기고, 비슷한 고민
하면서 살다 보니까 딴 사람이면 안
되겠다 싶어요.
-잘 좀 해라, 좀.
-매형이나 좀 잘 좀 하세요, 좀.
-서로가 불쌍해서 살고, 버릴 수 없어서
살고.
가여워서 살고.
정 못 떼서 살고.
-또, 등 긁어주는 맛으로도 살고.
-그런데, 니 정말 대단하다.
어째 밤새 비를 맞고 서 있었노, 으이?
-에이, 어떻게 또 그래요?
펜션에 가서 자고, 일찍 나왔죠, 좀
새벽에.
-뭐라?
-비 맞은 설정을 위해서, 물 한 바가지
쫙 뿌려 주고.
-이놈아 이거, 완전 선수네, 선수.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서, 가끔
창의적일 필요가 있죠.
갑자기 창의력이 또 꿈틀거리네.
-헐.
-쇼한 거 다 알죠.
어디 들어가서 실컷 자고, 새벽에 일찍
나왔을 거예요.
물 한 바가지 뿌리고.
-글나?
-그럼요.
그래도 기특하잖아요.
그럴 때는 그냥 넘어가 줘야죠.
-사랑하는 여보.
내가 생각이 짧았어.
난, 진지하게 대답한답시고 시간 끈
건데.
그런데 진짜 믿어주라.
나는 천 번을 죽었다 깨나도 당신밖에
없어.
영원히.
정민이 당신만 사랑할 거야.
-정민이, 당신만 사랑할 거야.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 줄까요?
-하모.
100번이라도 넘어가 줘야지.
-어우, 이것도 쉽지는 않아요.
-셋, 둘, 하나.
제로, 띠리롱.
보셨죠?
-하...
-어흠.
뭐라고 보냈나 한 번 볼까?
그렇지, 그렇지.
암, 이렇게 나와야지.
-뭐라카노?
-뭐라기는요.
자기도 미안하니까 앞으로 사랑하면서
더 행복하게 살자.
이렇게 나왔는데요?
-이야, 이놈아 이거 이거.
프로 중의 프로네.
이야.
-뭐해요?
아니, 뭐라고 보내는 거예요.
잠깐만요.
-내는 일편단심 이정옥뿐이다.
옥자고 옥신이고 얼굴도 기억 안 난다.
정옥아, 사랑한데이.
-정옥아, 사랑한데이.
아니, 금방 따라 한 것 좀 봐라.
-아유, 아주버님 가만 보면 은근히
귀여운 데가 있으시다니까요.
-고맛에 데리고 사는 거 아이가.
귀여워 죽겠데이.
-진짜.
아유, 참 못 말려.
-저런 거 보면 결혼해도 될 거 같기도
하고.
헷갈린다, 그쟈?
-내도.
-셋, 둘.
-(함께) 하나!
-참.
-와 내는 안 오노.
내는 안 되는갑다.
어?
-왔다, 왔어.
-왔다, 왔다.
-왔어, 왔어.
-내도 기장군 당신밖에 없데이.
사랑한다, 여보야.
-아이고.
-가만있어봐라.
우리 이대로 변치 말고 딱 30년만 더
살다 가자, 알았나?
캬, 기분 좋다.
-와, 이 사진 진짜 잘 나왔네.
-뭐가?
마지마을에서요.
제가 매형하고 누나 사진 찍어준 거요.
매형하고 누나 표정이 할머니들하고
똑같잖아요.
-이 나이에 이 정도 표정이면 잘살고
있는 거 맞나?
-그럼요.
나이 들어서 티 없이 맑기가 쉬운 게
아니죠.
-다 짝을 잘 만나 그런 기지.
-아이, 그럼요.
짝을 잘 만나서 그런 거죠.
슬기 엄마랑 저도 10년쯤 뒤에 이런
표정이 나올까요?
-열심히 노력해봐라.
시간 많이 남았데이.
아부지 다 깨워라, 니는 놔두고.
하루종일 잔다.
-와 자꾸 이상한 소리합니까?
-내는 네 어매다.
아임 유어 마덜.
-아임 유어 마덜?
-여보!
진만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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