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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티콤 웰컴투 가오리 시즌2 27화

등록일 : 2017-10-07 17:02:28.0
조회수 : 291
-된장국 억수로 맛있다.
국 좀 더 주이소.     
-더 줄까, 맛있지.
당신도 국 더 줄까.
-아버지, 아버지.
와 그럽니까?
-아무것도 아니다.
-입맛이 없나.
밥을 와 그리 묵노.
-입맛이 없는 게 아니고
내 어제 이상한 걸 봤다.
-뭘 봤는데예.
-내가 어제 깨 비닐 덮으려고
나갔다 왔잖아.
돌아오는 길에 농협 맞은 짝에 있는
빈집을 지나오는데.
니 순기아이가.
그냥 우는 것도 아이고 엄청 서럽게
울고 있었다.
-뭔일 있는 거 아이가.
-모르지.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하고 그냥 가데.
-거가 순기 아저씨
어릴적 살던 집 아입니까.
옛날 생각나서 그랬는 갑지.
-옛날 생각난다고 그렇게 펑펑 우나.
-순기 오빠야도 당신처럼 갱년기 아이가.
-갱년기?
-그럴 수도 있지요.
아버지도 막 울고 싶고 그랬다면서요.
그라고 가을 아입니까?
가을 되면 내같이 팔팔한 나이에도
싱숭생숭하고 그렇습니다.
-웃기고 자빠졌다.
그래 팔짜 좋은 놈이 갱년기고
가을이고 그게 어딨노.
지랄도 풍년이데이.
-나 지금 버스 타고 가려고.
당신 어딘데?
-나는 지금 정관이지.
묘목 다 내려놨는데,
양 사장님이 날 안 놔주시네.
-술고래 양 사장님?
당신 술 먹으면 안 된다.
-안 먹지.
걱정하지 마.
그런데 좀 늦을지도 몰라.
-알았어, 끊어.
뭐야.
정관에 있다면서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어, 혜령 씨.
-오래 기다리셨죠.
-아니에요.
저도 방금 전에 왔어요.
가시죠.
아이고, 참.
당신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무것도 아니야.
당신 어제 양 사장님하고
무슨 이야기 했어?
-어?
뭐 묘목 이야기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하고.
별 이야기 안 했는데.
-술도 안 먹었으면서 그렇게 늦게까지
할 이야기가 많았어?
-뭐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
그런데 왜?
-아니, 그냥.
궁금해서.
-참나, 싱겁기는.
그런데 안 나가?
오늘 아로니아 주문 들어온 거
작업해야 하잖아.
-응, 먼저 나가.
나 커피 타서 금방 나갈게.
-그럴래?
그래, 그럼.
-하이고, 돈 많겠다.
아들 미국에서 공부 잘 하겠다.
인심 좋고 공기 좋은 동네에 살겄다.
지 놈이 우울할 게 뭐가 있노.
-돈이 무슨 소용이고.
같이 있을 식구도 없는데.
-하모요, 뭐.
아니, 아무리 웬수니 화상이니 해도
마누라 영감이 최고 아입니까?
그런데 아저씨하고 아부지하고 아무리
앙숙이라고 해도 친구 맞는 갑네.
-무슨 말이고?
-아부지 아침부터 계속 순기 아저씨
이야기밖에 안 한다 아입니꼬.
-맞다, 아침부터 계속 그 이야기다.
-그래 마음에 걸리면
아저씨한테 한번 가보이소.
이야기도 좀 하고, 술도 한잔하시고예.
-됐다마, 일하기도 바빠죽겠는데
그놈하고 술 마실 시간이 어딨노.
-여는 엄마랑 내랑 하면 됩니다.
고마 내한테 탁 맡겨놓고 얼른 가보이소.
어, 하나야.
내는 지금 밭에서 일하고 있지요.
니는?
그래?
알았다.
한 시간 안에 갈게.
내 좀 나갔다 올게요.
저녁 먹고 올 겁니다.
-하이고, 내한테 턱 맡기고
가보이소, 하더만.
여자친구가 부른다고
펄쩍펄쩍 뛰가는 거 봐라.
-냅둬라, 보기 좋다.
-하기사마 쉬는 날 이러고
일하고 있을 나이가 아니지.
그럼 하자.
-마셔.
-아, 좋다.
이렇게 일하다가 먹는
커피가 진짜 맛있어.
-맛있어?
-맛있지, 그럼.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타주는 커핀데.
당신, 왜 그래?
무슨 고민 있어?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어?
-숨기는 거?
그런 거 없는데.
-진심이야?
내 눈 보고 말해.
-진심이지.
왜 그래?
-진심이다, 이거지?
그래, 알았어.
커피 마시고 천천히 와.
점심 해놓을게.
-가만있어 봐.
눈치챘나?
어떡하냐.
나 진짜 미치겠네.
눈치챈 것 같은데.
-아이고, 허리야.
너무 힘들어서 그런가, 밥맛도 없다.
그냥 간단하게 먹자.
-추석 때 먹고 남은 거 대충 데워
묵으면 되지 뭐.
가만있어봐라.
-와?
-그라고 보니까네 승기 오빠야 생일이
이때쯤 아니가?
-생일?
-추석 지나고 사흘인가, 나흘쯤, 아마
그랬을기다.
-하이고, 외간 남자 생일을 다 기억하고.
이야, 신통하다, 상 줘야겠다.
-내일이네.
미역 꺼내가 불려야겠다.
-미역?
저놈의 마누라가 미쳤나.
그놈아 미역국 끓여줄라카나.
네가 와!
-내사마 열불이 나가.
말이 되나.
지가 와 승기 놈 생일을 챙기노!
-그러니까요.
-물론, 가족도 없이 생일날
쓸쓸하기야 하겠지.
추석도 혼자, 생일도 혼자.
그 얼마나 썰렁할겨.
생일에 미역국 못 먹으면
또 얼마나 서럽노.
-그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와 지가 나서?
지가 무슨 승기 마누라가?
-글쎄 말이에요.
-물론, 승기 그놈아 누가 챙겨주겠노.
챙겨줄 사람은, 내하고
진만 어미밖에 없다.
진만 어미 아니면 미역국도
못 얻어먹을끼다.
-제 말이요.
-그래도 그렇지, 진만 어미,
지가 왜 미역국을.
와 그라노, 니?
뭔일있나?
-뭔일이요?
있죠.
아주 큰 일이 있죠.
-저놈은 또 와 저라노.
-그렇지.
그러면 똑같은 방법으로
여기 3번도 풀어 봐.
-혜령 씨.
-미역국이 승기 오빠 입에 맞을랑가
모르겠다.
심심하게 끓였는데.
-1등급 한우 넣고 끓였는데, 맛이 없다
하면 그게 사람이가.
끓여다 주는 것만 해도 어딘데.
큰절하고 묵으라 캐라.
-알았다.
아이고, 이래 퉁퉁 되면서도 미역국에
넣으라고 비싼 괴기 사다 주는 거 봐라.
느그 아버지, 친구 바보 아이가?
-그라게요.
내도 놀랬다 아입니꺼.
가만히 보면 아버지가 잔정이 많아요.
아버지, 최고예요.
-퍼뜩 갖다 주고 와라.
그놈 벌써 동네 한 바퀴 돌고
들어갔을끼다.
-알았대이.
부엌에 상 차려 났으니까네,
아침 먼저 묵으라.
-다녀오세요.
-자슥이, 와 울고 지랄을 했노.
세월이 서러워서 그랬나.
-오빠야, 내 왔다.
어디갔노.
승기 오빠야, 내 왔다.
문 열어놓고 어디갔노.
전화기는 여 놔두고, 대체 어디갔노.
-근디 이놈의 마누라는
뭐하느라 이리 늦노?
같이 앉아서 미역국 퍼먹고
있는 거 아이가.
-무슨 일이고.
오빠야가 위암이라꼬.
오빠야.
-개안타.
벌써 4년째다.
요새 몸이 좀 이상하다,
했는데 이리 돼삣네.
-와, 아무 말 안 했노?
-말하면 우짤끼고.
괜한 걱정만 할구로.
미안타.
많이 놀랬나?
-우째 안 놀라노.
내는 오빠야가 죽은 줄 알고.
오늘 생일인데 미역국도 못 먹고 우짜노.
-먹은 거나 진배없데이.
고맙다.
에헤이, 참, 울지마라.
내 괜찮다카이.
-사랑하는 순기 오빠야,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한데이, 오빠야.
-고맙데이.
이래 미역국도 끓여주고.
요게 진짜.
정옥아, 니 내가 그리좋나?
-하모, 내는 오빠야가 세상에서 제일로
좋다.
-니 미쳤나?
-와 소리를 지르고 그라노.
아 떨어지겠다.
-뭐 하다 이제 오노.
전화는 와 안 받고?
-전화?
진동으로 해놓고 깜빡했다.
당신 예전에 와 안 받았노?
그래가 내가 다시 했잖아.
와 전화를 안 받노, 와.
뭐, 순기 그노마가 받지 말라카드나?
-그게 아이고 병원에.
-니 장군이한테 암말 말그래이.
그 뭐 갱년기에 우울증인가, 뭔가.
심란하나, 더 우울해진다,
알겠나?
-병호 할매 만나가 수다 떠느라 전화
오는지도 몰랐다.
그 할매는 왜 사람을 안 놔주노.
-병호 할매?
진짜가.
-진짜지, 그럼 가짜가.
배고파라, 여지껏 아무것도 못 먹었다.
-진짜 병호 할매 맞지?
병호 할매랑 여지껏 얘기하다 온 거
맞지?
-가 물어봐라.
와 사람 말을 안 믿노.
-와 소리를 지르고 지랄이노.
적반하장이가.
-진짜 좋았어?
-응, 뭐 나쁘지는 않더라.
지금도 조금 느낌이.
-또 해줄까?
-지금?
여기서?
-응, 뭐 어때?
남들은 전철 안에서도 하던데.
이번에는 오빠가.
-(함께) 얼레리 꼴레리, 얼레리 꼴레리.
-느그들 어디 갔다 오노?
-도서관 갔다 오는데요.
-혼날래, 너희들.
어른한테 얼레리 꼴레리가 뭐야.
-맞다, 니들 그러는 거 아니다.
-우린 그냥 장난한 건데.
-장난도 분위기 봐 가면서 해야 된다.
언니, 오빠야, 미안타.
하던 거 마저 해라, 가자.
-하던 거 마저 하라잖아.
빨리해.
-아니다, 담에 하자.
저녁에 머 물래?
내는 저 곱창전골 먹고 싶은데.
-어젯밤에 내 눈으로 똑띠 봤다.
-형님,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마라.
-쓸데없는 소리가 아니고 진짜다.
나도 두 번이나 봤다.
-거, 거를 진만이 어머니가 뭐 하러
들락거리노?
그러다 뭔 일 나는 거 아니가?
-뭔 일 나지.
이미 큰일 났다.
-에헤이, 이상한 소리 한다.
고만하소, 마.
-왠지 그런데 수상쩍다.
수상해.
-거, 거를 진만이 어머니가 뭐 하러
들락거리노?
그러다 뭔 일 나는 거 아니가?
-뭔 일 나지.
이미 큰일났다.
-결국 일을 냈단 말이제.
나쁜 것들, 내가 가만 안 둘끼다.
-왔나?
와 그라노?
-아무것도 아니다.
어디 가노?
-아, 봉주 어매가 콩국 좀 해달라 캐서
쪼매 냄겼다.
국수 삶아서 말아묵으라.
-하하하.
-흐흐흐.
-쓰읍, 아이 이상하네 분명 비밀
얘기인데.
-아니, 여사장님도 있고 아직 안 왔고
오빠 어떻게 된 거야?
-어?
어, 그거 양 사장님이 다음 주 아니,
다음 달에 준다고 그랬어.
-아니, 꼬박꼬박 물건 가는 날
입금하시더니 왜?
-글쎄, 이번 주에는 좀 그렇다네.
-이상하다.
당신 왜 그렇게 버벅거려?
-누, 누가?
내, 내가?
아이참, 아니 내가 버, 버벅... 참.
-버벅대잖아 지금.
혹시 당신이 빼돌린 거 아냐?
-뭐?
아니 당신 지금 나를 지금 의심하는
거야?
아, 아니 내가 왜 돈을 빼돌려 왜!
아 참, 별소리 다 듣네.
아니, 내가 왜, 왜.
-아님 말고.
-아 참, 진짜.
아, 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네 진짜.
아, 진짜.
-이상수, 설마 또?
너 또 여자한테 홀려서 돈 날리고
그러니?
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은 죽음이야.
문철식, 너 오늘 딱 걸렸어.
-정말 너무 좋아요.
잠도 잘 안오고 생각만 하면 마음이
떨려요.
-이성 씨는 정말 좋으신 분 같아요.
-정말요?
하하하
-하하하.
-하하하.
-내는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오빠야 밖에 없다.
-진짜가?
진짜 내밖에 없나?
-우찌 말해야 믿어줄 건데?
내 몸은 기장 군이 하고 살지마는 내
맴은 이 안에 있다.
-이 죽일 것들아!
-어!
악!
-여보, 진만이 아버지.
-장군아, 오해에요 오해야, 안 된다.
-이야아.
-딴 주머니 찬 거 들킬 뻔했다니까요.
하하하, 촉이 아주 보통이 아니에요.
-조심하셔야죠.
들키면 안 돼요.
-자, 들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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