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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티콤 웰컴투 가오리 시즌2 28화

등록일 : 2017-10-16 13:14:51.0
조회수 : 272
-이 죽일 것들아!
-여보.
진만이 아부지.
-잠깐, 오해, 오해하면 안 된다.
그, 내가...
-흥분하면 안된데이.
별일 아니데이.
침착해야 한데이.
침착, 침착.
-와 진작 말 안했노.
-말 하면 또 우짤낀데.
사람은 타고난 운명이라는 게 있고,
그 운명은 거스를 수 없는 기다.
순응해야 하는 기다.
-싫다, 내는.
순응 안 할란다.
-고마해라, 내 그리 빨리 안 죽는다.
의사도 수술하면 괜찮타 했다.
-모른데, 내는.
진만이 아부지한테 다 말 할끼다.
-그노마한테 말하면 안 된다.
내, 내 위암인거 알면
그노마 난리난다, 난리.
-잘 좀 하지.
와 재발하게 놔뒀노.
-뭐라꼬?
위암?
순기, 네가?
-하마터면 딴 주머니 찬 거
들킬 뻔 했다니까요.
촉이 아주 그냥 보통이 아니에요.
-조심하셔야죠.
들키면 안 돼요.
-생각만 해도 기분이 너무 좋다.
-그렇게 좋으세요?
아내 되시는 분 좋겠어요.
부럽다.
-늘 미안하죠, 뭐.
재능도 있고 열정도 있는 사람인데,
저 만나서 하고 싶은 것도 다 못하고.
그럼 12월 초까지 준비하면 되는 거죠?
셋째 주에 전시회 하고.
-맞아요, 관장님도 작품 보시더니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진짜요?
-네.
-우리 슬기 엄마 너무 좋아서 기절하면
이거 어떻게 하지?
-전시회?
어느새 이렇게 많아졌네.
-그러게 말이야.
언제 이렇게 만들었어?
-나 처음에 가오리 왔을 때
얘네 아니었으면 나 못 버텼을 거야.
만들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금세 지나갔네, 시간이.
서울에 있었으면 전시회라도 하는 건데.
-전시회 하는데 돈이 많이 드나?
-많이 들지.
갤러리도 빌려야 하지, 운반에,
팸플릿에, 다 돈이지 뭐.
-위암이라고?
재발을 했다고?
나쁜 자슥.
-알겠다, 뭐든 거 열심히 무라.
운동도 좀 열심히 하고.
건강은 잃기 전에 지켜야 하는 기라.
-혹시 전 부인을 못 잊으셔서
그러시는 건지.
-아닙니다.
그게 아이고 제가 마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가.
저는 결혼 할 수가 없습니다.
-자슥이 그래서 그랬구먼.
위암이 뭐꼬.
와 말을 안 했노?
-당신한테 말하지 마라드라.
가뜩이나 갱년기 우울증인데 더
우울해한다고.
-고양이가 쥐 생각하네.
그래가 자꾸 그노마 집을 들락거렸노?
-남자 혼자 아픈 몸땡이로 얼마나 잘
해묵겠노.
그냥 몸에 좋다는 거, 이것저것 다 해다
줬다.
-몸 아프다는 놈이 라면에 빵에,
아무거나 다 처묵고.
지 몸 지가 알아서 챙겨야지, 운동만
하면 뭐하노.
생일날 미역국 묵읏나?
-못 뭇다.
4년 됐다드라.
괘안은 줄 알았는데 재발했다카대.
다음 주 수술 다시 한단다.
-괘안타.
요새는 기술이 좋아가 암, 그거 아무것도
아니라 카드라.
순기 그노마, 100살은 거뜬히 살끼다.
-짠.
많이들 먹어.
내가 오랜만에 실력발휘 좀 했어.
-아니, 당신이 웬일이야?
이 소갈비를 다하고.
-당신 있잖아.
-왜?
-아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어?
뭐 비밀이나 혹은 거짓말이나.
-비밀?
아니, 그런 게 어딨어.
없어.
-그래?
알았어.
먹어.
-슬기야, 먹자.
자, 맛있게 먹어.
-당신도 먹어.
맛있어?
-맛있어.
맛있어, 맛있어.
-맛있어?
안 짜?
-맛있어.
-짜게 먹으면 안 돼.
-내가 보기에는 분명 우리 아빠가
거짓말하고 있거든.
그런데 엄마는 되게 좋아한다.
와 그런 거 같노?
-니네 아빠가 좋은 거짓말 하는 거
아니가?
-좋은 거짓말이 어딨노.
거짓말은 다 나삔 거다.
-아니다.
좋은 거짓말 있다.
-말도 안 된다.
없다.
-저거 봐라.
-아니, 우째 이래 잘 골랐노.
내 마음에 쏙 든다.
-내가 오빠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는데
당연히 오빠 마음에 드는 걸로 고를
수밖에 없지.
-고맙다.
근데 우짜노.
내도 첫 월급 타서 커플템 하나 샀지.
-맞지?
나 아까부터 물어보고 싶은 거 엄청
참았거든.
뭐야?
-짜잔.
-우와, 뭐야?
-열어봐.
-우와, 운동화네, 똑같네.
너무 예쁘다.
나 신어볼래.
-신어 봐봐.
억수로 편하다.
-진짜 예쁘다.
-잘 어울린다.
-색깔.
-진짜 예쁘다.
-진짜 편해.
예쁘다.
-하나야, 내는 니가 억수로 고맙다.
우리 이거 신고 앞으로 열심히 뛰보자.
-고마워, 오빠.
우리 진짜 열심히 살자.
-그래.
좋지?
-오야, 억수로 좋다.
-억수로?
-억수로.
-네가 좋으니까 내도 좋다.
-좋다.
-수술 잘 될 기다.
네놈 오래오래 살라고 내가 어젯밤에
네놈 욕을 한 바가지를 했다.
나쁜 자식.
바보 자식.
-고맙다, 이놈아.
네도 오래오래 살거래이.
이 나쁜 자식아.
-오야.
같이 오래오래 살자.
-마음 푹 놓고 한숨 자고 일어나면 된다.
-고맙데이.
-자, 들어갈게요.
-먹어라.
-괜찮다.
-먹어라, 빨리.
-됐다.
-봐라.
-뭐 하는 거고.
-가만있어봐라, 우리 늙어서 같이 찍은
사진 한 장도 없다아이가.
-제가 하나, 둘, 셋 하면 김치하세요.
하나, 둘, 셋.
-친구랑 사진 찍는데 뭐가 불만이라고
이래 오만상이고.
같이 웃어야지.
-순기 형님도 참.
미리미리 말을 해야 될 거 아니야.
-그러게 말이야.
오늘 밤에나 온다고?
-그래 아들 학기 마친다고 그저께
말했데.
아들이 그 비행기 표 구하느라고 엄청
고생했나 봐.
-아니, 왜 그러셨데?
수술실 들어가기 전에 그래도 아들
얼굴을 보셔야 될 거 아니야.
-내 말이.
나이 들면 왜 그렇게들 자식 생각만
하는지.
-부모가 되는 게 그런 거지 뭐.
나는 작아지고 자식은 점점 커지고.
수술이나 제발 잘됐으면 좋겠다.
-순기야.
정신이 드나?
괜찮나?
-눈 좀 떠봐라.
-순기 오빠야, 내다 정옥이다.
-오야.
-고생하셨어요, 형님.
-의사 선생님이 수술 잘 되셨데요.
-오야.
이제 네만 잘하면 된다했다.
퍼뜩 인나거라.
아들 보고 싶지?
쪼매 있으면 올 거다.
-진짜예요, 여보?
정말이야?
-그럼.
진짜지.
내가 왜 그런 걸 가지고 뻥을 치겠어.
-세상에.
정말로 나 전시회 하는 거야?
어떻게 해.
-내가 계약금까지 다 걸어놨지.
-몰라, 나 어떻게 해.
-샘플로 작품 사진 찍어 보냈거든?
작품이 완전히 완벽하다고 당장하제.
-몰라.
어떻게 해.
여보, 정말 고마워.
나는 진짜 하고 싶어도 돈 때문에
엄두도 못 냈는데.
-그럴 줄 알고 내가 딴 주머니를 찼지.
상상도 못 했지?
-못 됐어, 진짜.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감쪽같이 속이냐.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진짜, 사장님들은
왜 입금을 안 하나.
-완벽히 속았지.
저스트 모먼트, 잠깐만 기다려봐.
샴페인을 따야지.
샴페인.
샴페인을 따야지.
-땀나.
이거 몰랐던 연기하기 되게 힘드네.
완전히 속았잖아, 진짜.
아니, 그러면 있잖아, 12월 셋째 주면
빨리 준비해야겠네?
작품 고르고, 만들고.
-가만히 있어 봐.
내가 12월 셋째 주라고 이야기했었나?
-이야기했어.
12월 셋째 주라고.
-이야기를 안 한 것 같은데?
-좀 전에 했잖아, 어머 어머, 금방
해놓고 딴소리 하는 거 봐 뭐가 중요해.
그냥, 여보, 진짜 사랑해, 고마워.
나 한 번만 안아봐도 돼?
-그래, 그래, 자, 들어와, 들어와.
축하해.
-고마워, 여보.
나 너무너무 사랑해.
-잠깐만.
뭐 먹었어?
-안 먹었다.
-좋은 말 할 때 감춘 거 내놔봐라.
-진짜 아무것도 아니다.
-빨리.
이거 봐, 이거 봐, 네 지금 치료받고
퇴원한 지 얼마나 됐어.
이 빵을 사다 놓고 이렇게 먹어,
먹고 싶어도 참으라고 했지.
-그게 아니고, 옛날에 하나 사다 둔 게
나와서 나도 모르게 한입만 먹으려고
했다.
-한 입?
아이고, 이걸 한 입에 꿀꺽 삼킬려고?
-의사가 과식만 안 하면 먹는 거 안
가려도 된다고 했거든.
아이고, 됐다.
총각무에 라면 한 젓가락만 먹어도
소원이 없겠다.
-안 된다.
치료 다 끝날 때까지 꿈도 꾸지마.
울면서 미국 간 아들 생각해봐라.
이런 게 이게 목구멍에 넘어가나.
-알겠다, 안 먹는다.
-양배추 찜하고 두부 해장국 그리고
저기 밑반찬 몇 개 해왔다.
-고마워서 어떡해.
정옥이한테도 그렇고, 네한테도 그렇고
면목이 없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낳기나
해라.
가자.
-어디 가려고.
-의사가 운동 열심히 하라고 했잖아.
나랑 동네 한 바퀴도 돌고 사진도 찍고,
빨리 나와.
이거는 압수다.
-사진.
그거 내건대.
-이쪽으로 좀, 이렇게 붙어서.
자, 잠깐만 웃어보고 자.
진짜 바빠 죽겠는데 매형,
그렇게 밖에 안 돼요?
-그만 찍어라, 그냥.
-잘 좀 찍어달라면서요.
표정이 좀 자연스럽게 웃어줘야 하는데
자, 한번 다시 웃어보세요.
자.
자, 이렇게 해 봐.
아, 나 참, 진짜.
매형, 저 이거 빨리 찍고 가야 하거든요.
우리 슬기 엄마 작품 준비하는데 내가
가서 좀 도와줘야 해요, 네?
바쁜 사람 진짜 불러다 놓고 뭐 하는
거야 도대체.
-좀 잘 좀 해봐, 네가 터미네이터야?
이게 뭐야, 이게.
-알겠다.
-알겠다, 알겠다, 자, 찍자, 찍자.
이렇게.
-아니, 좀 매형 그 손가락 좀 내리시고.
-내려라, 좀 촌스럽게.
-자연스럽게 어색하지 않게 좀
붙어주세요.
좋아요, 그게 좋아요.
자, 그래.
하나, 둘.
아이고, 마님.
찍습니다.
하나, 둘, 셋.
됐다.
-내사 마, 장군이 너 때문에
가오리 온 거다.
네 없었으면 나 가오리 안 왔다.
-진짜야?
-서울서 위암이라는 소리 처음 듣고
아이고, 눈앞이 아주 캄캄해 지대?
-왜 안 그렇겠어.
-아들놈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오르고
죽은 마누라도 생각나고 누가
떠올랐는지 아나.
장군이 네 엄마 얼굴이 갑자기 엄청
보고싶어지대?
그래가지고 싹 다 데리고 왔다 아이가.
-자쓱, 잘 왔다.
니 내를 억수로 좋아하나보네.
-미친자슥, 내가 왜 니를 좋아하노.
좋아하는 게 아니고 사랑한데이.
-사랑이가.
-오야, 사랑한데이.
-아니, 징그럽다 고마.
-사랑한데이.
-징그럽다, 이노마, 하지 마라.
순기야, 괜찮나?
-야이, 깡통, 사랑한데이.
-아이고, 이놈아.
오랜안에 좀 업어 줄까.
-업어라, 업어라.
-순기는 내 친구다.
-바람빠진 풍선처럼 왜 이렇게 쪼글쪼글
히바리가 없노.
세월 참 무심하다.
-이 나이에 탱탱한 게 더 이상한 기다.
진짜 잘 나왔데이.
-그 사진 마음에 드나?
-마음에 쏙 든다.
웃는 게 억수로 자연스럽다이가.
봐라, 한번.
-이래보니 둘이 어딘가 모르게 닮았데이.
-그렇나?
피가 안 섞여도 친하게 지내다보면
닮기도 하는 같더라.
그래도 안 꾸며서 그렇지 인물은 내가
쪼매 더 낫다.
아이고, 아파라, 고마해라.
피나겠다.
1년에 한번씩 팍팍 박을까.
-그래라, 다음에는 내도 좀 끼워주고.
-그러지 말고 우리끼리도 우리도 한방
박을까.
-그럴까.
-그래.
찍어라.
-아, 진짜 바빠 죽겠는데, 아 진짜 무슨
사진을 자꾸 찍고 그래, 진짜.
-고마, 일당 주면 될 거 아니가.
짜식이 그거 하나 못 찍어주나.
-저 엄청 바쁜 사람이거든요.
우리 슬기 엄마 작품도 좀 만들어야
되고.
-하이고, 전시회 니가 하나.
니 없어도 처남댁이 다 알아서 한다.
이래 나와주는 게 도와주는 거다, 니는.
-맞다, 걱정하지 말고 어서 찍어라.
-자, 알았어요.
그럼 찍어요.
최대한 표정을 아주 자연스럽게, 매형 좀
자연스럽게 웃어봐요.
좀 더.
조금만 더.
좋아요.
그래, 아이고 신나다.
스마일.
마님.
아유, 마님.
-그거 고마해라.
두 번 보니까 아주 식상하다.
-내는 500번도 더 봤다.
-좋아요, 좋아.
알았어요.
그러면 그냥 찍을 게.
자연스럽게 그냥 찍을 게요.
여기 쳐다보세요.
매형 웃고.
하나, 둘.
-뭐하세요?
-왔나.
-커플티 입었네.
-엄마야, 하나 아니가, 오랜만이데이.
-안녕하셨어요?
-오야.
-아니, 뭐 옷도 빼 입으시고 오늘 무슨
날이에요?
-날은 무슨 날, 그런 거 없다.
그냥 1년에 하나씩 찍어놓을라고.
-서 있지 말고 여기 와서 앉아라.
-그래, 와 앉아라.
하나 니는 어째 점점 예뻐지노.
-어릴 때도 예뻤다.
그래, 진숙이하고 연락은 자주하나.
-둘이 앙숙입니다.
만나기만 하면 아옹다옹.
-아니야, 오빠.
저번주에도 통화했어요.
진숙이 남자친구 생길 것 같데요.
-뭐라?
-글나?
그 뭐하는 놈이고?
-미용실 근처 편의점에서 일하는
대학생인데요.
그쪽에서 먼저 커피마시자고 했데요.
-어짜노, 어짜노.
-아니, 진짜 바쁜 사람 불러다 세워놓고
지금 뭐하는 거예요.
아니, 찍어요, 말아요.
-니는 그냥 찍어라, 지금 중요한
이야기하는데.
그래, 병원은 어떻노, 당길만 하나?
-네, 일은 많은데, 보람있고 좋아요.
-아, 나, 진짜 어이없네.
모기까지 뜯겨가면서.
그러면 제 마음대로 찍어요.
자, 그냥 진주도 붙어.
빨리, 자.
다같이 스마일.
하나, 둘, 셋.
-이래 나오니까 얼마나 좋노.
그때가 그립데이.
-그래서 꿈을 포기하겠다고?
-응.
그래 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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