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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티콤 웰컴투 가오리 시즌2 29화

등록일 : 2017-10-21 11:54:08.0
조회수 : 374
-우아.
-야!
-어떻노, 버틸 만 하나?
-하모.
이 정도 컨디션이면 하늘도 날겠다.
니는 어떻노, 살 좀 빠졌나?
-어데, 2kg 나 더 쪘다.    
이렇게 한 바퀴 뛰고 들어가면 어째
이렇게 밥이 맛있노.
밥맛이 꿀맛이다.
-원래 운동하모 입맛이 살아서 살이 더
찐다.
뭐 까짓거 어떻노.
건강하게 살지, 뭐.
괜찮다.
아이고야, 참.
진짜로 좋다.
-좋제?
내 평생을 여기서 살아도 맨날 와도
좋다.
-내 수술실 들어가기 전에 이 풍경을
그렇게 보고 싶더라.
이거 못 보고 죽었으면 어쩌겠노,
했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까 꿈만 같데이.
-앞으로 50년 동안 두고두고 봐라.
-그대로 움직이지 말고.
자, 움직이지 말고.
원, 투.
원, 투.
네.
-니 뭐 하노?
-시선을 마주 보고 둘이 자연스럽게,
마주 보세요.
좋아요.
원, 투.
좋아요.
-니 뭐하냐고.
-찍을 때는 몰랐는데요.
찍고 나온 다음의 사진을 보니까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사진이.
-그래서?
니가 뭐 사진작가가 될 거라고?
-네, 당연하죠.
잘 나왔네.
몇 컷만 더 찍어볼게요.
이번에는 왼쪽을 잠깐 쳐다보시고,
소나무를 쳐다봐주세요.
자연스럽게 OK.
시선 좋고, 좀 더 가까이.
어깨에 손 올리고, 카메라 쳐다보지
마시고.
-미역을 따고 싶다고?
-뭐 알바만 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
장가도 가야 되고 아이도 낳아야 되고.
-그거야 그렇지.
그래도 미역 따는 일이 얼마나...
-압니다, 힘든 거.
나도 아버지 따라 바다에 많이 나가봐서
아는데,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어요.
뭐 평생 먹고 살려면 힘들어도 해야지.
괜찮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내가
금수저입니다.
-금수저?
아이고, 참.
금박만 입힌 흙수저가 아니고?
아이고, 참.
-반짝반짝 빛만 나면 되는 거 아닙니까?
-OK, 좋아.
아이, 좋아.
모자 모습 좋아.
OK, 지금 여기 구도 좋아.
잠깐만, 자.
하나, 원, 투.
그래, 진만아 가만히 있어.
그대로.
누나도 쳐다보고 진만이, 좋아.
자, 원, 투.
아이, 좋아.
-그래서 꿈을 포기하겠다고?
-응, 포기할란다.
-꿈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포기가 돼?
-쉽게 포기하는 거 아니다.
고민 억수로 많이 했다.
-슬기야.
그래도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게
어딨어.
(노래) 쿵작쿵작 쿵짜작 쿵작
네 박자 속에
트로트 가수가 얼마나 멋있는데.
-멋있는 건 내가 더 잘 안다.
웬만하면 나도 해보려고 했는데.
-(노래)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여자의 마음은 갈대랍니다
안 돼요 왜 이래요
묻지 말아요
더 이상 내게 이러시면 안 돼요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여자의 마음은
-노래를 억수로 잘하더라.
노래도 나보다 잘하고 끼도 나보다 많고
공부도 나보다 잘하고.
-에이, 슬기야.
너도 노래 연습하고 춤도 연습하고
그러면 되지.
공부도 조금만 더 열심히 하고.
안 그래, 여보?
-그럼.
연습을 하면 되지.
그런데 사실 우리 슬기가 정말 노래를
잘하나?
객관적으로도 생각할 필요도 있어.
현실은 냉혹한 거거든.
이 아빠도 말이야, 임재범 아저씨처럼
락커가 되고 싶었거든.
그런데 그 실력이 안 돼서 포기를
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이 포기한 게 너무 잘한
것 같아.
포기는 빨리할수록, 아!
-슬기야, 포기는 도전해보고 나서 하는
거야.
알았지?
우리 슬기는 아직 어리니까 얼마든지...
-아니다.
아빠 말이 맞다.
현실은 냉혹한 거다.
-저, 슬기야.
아빠가 그런 뜻으로 이야기한 건 아니고.
-으이구, 으이구.
돌직구 던질 데가 없어서 하나밖에 없는
딸한테 던지냐, 어?
어유.
철 좀 듭시다, 철 좀.
어유, 어유.
따라오지 마.
-아니, 저, 저기요?
-슬기야!
-돌직구?
나 참, 요놈의 주둥아리 때문에.
아요, 아요.
-미역을 딴다고?
-미역도 따고 다시마도 한다카더라.
그게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 일인데.
내는 공무원 시험 딱 한 번만 더해보면
어떻노 싶은데.
-치아라 마.
3년씩이나 고생했으면 됐다.
3년 해서 안 되면 안 되는 기라.
-그래도 딱 1년만 더 해보면...
-시끄럽다!
3년씩이나 골방에 틀어박혀서 그 고생을
했는데 또 1년을 더 하라는 말이가?
젊은 놈이 뭔 죄가 있다고.
-그래도 미역따는 거는...
-미역따는 게 뭐 어때서.
우리가 미역 안 따면 다들 미역 우째
먹을낀데.
지들이 직접 따다가 해먹을 기가.
퍼뜩 먹고 인나라, 할 일 많다.
-그래 뼈 빠지게 고생하고도 물려주고
싶나.
물려주기 싫다, 내는.
-왁!
-아이고, 놀래라.
-놀랬지?
뭐 하고 있었어?
-책보고 있었지요.
-지겹지도 않아?
무슨 책을 또 봐?
어휴, 제목만 봐도 어지러워.
이런 책을 왜 봐?
-미역 따서 먹고 살라면 공부 많이 해야
된다.
-역시 우리 오빠 너무 똑똑해.
학교 다닐 때는 그렇게 공부하는 거
싫어하더니.
-와 그리 싫었는가 모르겠네.
-난 지금도 싫어.
빨리 배 타고 오빠랑 바다에 나가고
싶다.
-글나?
-배 위에서 도시락도 까먹고 사진도
찍고 낚시해서 매운탕도 끓여 먹고.
-그저 놀러 가는 게 아니다.
-알아.
일하다가 틈틈이 그런 거 하자고.
그런 재미도 없이 어떻게 평생 일만
하면서 사냐?
-맞다.
니 말이 맞다.
-저거 봐, 오빠.
우와.
웨딩촬영 하나 봐.
너무 좋겠다.
요즘 날씨도 좋아서 결혼하기 딱인데.
우리도 겨울 오기 전에 할까?
-어, 그래도 되고.
내년에 해도 되고.
뭐 아무 때나 하면 어떻노.
배고픈데.
밥이나 먹으러 가자.
우리 하나 뭐 묵을래요?
오빠는 순두부가 땡기는데.
-아무거나 먹으면 어떻노.
배만 채우면 되제.
-그자?
순두부 먹으러 가자.
-역시 프러포즈 받기는 글렀네.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당신 꿈을 포기한다는 게 그게 어떤
건지 알기나 해?
그거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감정이랑 비슷한 거거든.
그런데 그런 애한테 현실이 냉혹하니
뭐 어쩌니.
-나는 그냥.
쿨하게 그냥 정리해주려고 그랬지.
그런 고민할 필요 없다고.
그런데 슬기 기분은 어때?
아직도 다운이야?
-괜찮아.
아빠가 자기를 위해서 한 말인 거 다
안대.
-다행이다.
-가서 치즈 돈가스 재료 좀 사 와.
이따 슬기 해주게.
-그럴까?
알았어.
-왜?
-돈을 줘야지.
-그새 용돈 다 썼어?
어휴, 정말.
삥땅 치면 안 돼!
이거 영수증하고 잔돈하고 그대로 갖고
와.
-참.
-왜 또?
어우, 알았어.
잔돈 다 가져.
-알았어, 여봉.
갔다 올게.
-참나, 못살아 내가 진짜.
-그래 뼈 빠지게 고생하고도 물려주고
싶나.
물려주기 싫다, 내는.
-엉킨갑다, 이리 와서 좀 댕겨봐라.
-알았다.
엄마야!
-아이, 저 지랄한다.
그 추리닝 좀 사 입어라, 이게 몇
년째고.
-백수가 돈이 어딨어요.
-부모님 뵐 면목도 없고 니랑 니 어매
잘 살게 해줄 자신도 없고.
고마해라!
-이야, 중년의 고독.
멋지네.
아니, 무슨 고민 있어요?
왜 그래요, 얼굴이?
-진만이가 미역 따고 싶단다.
-에?
-진만 어매 징징거려서 뭐라 캤는데
솔직히 말하면 내도 진만이 미역 따는
거 쪼매 글타.
내처럼 살면 어쩌노.
-그래도요.
지가 하고 싶다면 하는 거죠, 뭐.
-꿈자리만 뒤숭숭해도 무섭고 평생을
소금밥 먹어가며 아등바등 고생한다고
팔자 피는 것도 아니고.
-참.
매형, 잘릴 걱정 없죠.
1년에 한 철만 고생하면 되죠.
그리고 상사 눈치 안 봐도 되죠.
또 몸에 좋은 미역 실컷 먹죠.
좋은 대로 생각하세요, 좋은 쪽으로.
매형, 조직이라는 게요.
얼마나 무서운지 아세요?
위에서 짓누르는 스트레스.
또 밑에서 치받는 스트레스.
참나, 진짜 이 미역이라는 게요, 남 눈치
안 보고 나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가?
-그럼요, 요즘 애들 얼마나 똑똑해요.
잘 할 거예요, 우리 진만이.
-잘하겠지?
-별 걱정을 다 한다, 정말.
얼마나 기특해요.
다들 서울로 가네, 대도시로 가네.
시골 우습게 보고 다들 떠나는데.
-그래, 우리 진만이가 속이 꽉 찬 게
옹골지다, 아주.
미스터 가오리는 아무나 하나.
너는 또 와 그라노?
-아이고, 우리 슬기 때문에 걱정이에요.
점점 커가는데 과연 뭐 먹고 살아야
하나.
-뭐 트로트 가수인가 뭔가 그거 한다고 안
했나?
-그랬는데요.
포기 했대요.
친구들이 노래를 더 잘하고 끼가 더
많대나.
슬기 엄마 말로는요, 꿈을 포기하는 건
패배를 인정하는 거랑 맞먹는대요.
-아이고, 조그만 게 아주 고민이 많구먼.
-그래서 저녁에 맛있는 거나 해주려고요.
-그게 뭔데?
-치즈 돈가스.
-이래 맛있는 거 묵으면 뭐하노?
-왜 또?
무슨 걱정 있어?
-걱정이 있는 건 아니고 트로트 가수 꿈을
포기하고 나니까 재미없다.
입맛도 없고.
-잘만 먹는 고만.
-슬기야 꿈은 새로 가지면 되는 거지.
아빠 봐, 이 나이에 사진작가라는 새로운
꿈을 가졌잖아.
꿈이 뭐 트로트 가수만 있나?
판사, 검사, 의사 뭐 얼마나 많아
그렇지?
-판사, 검사, 의사를 내가 우예하노?
-왜, 왜 못해 네가?
판사, 검사, 의사 너도 할 수 있어.
-그럼.
이 판사님 얼마나 좋아.
슬기 너는 대통령도 할 수 있어.
이슬기 대통령, 우와.
얼마나 멋있어.
-어머, 진짜 멋있다.
-내는 대통령 별로인데.
-그러니까 아빠 말씀은 꼭 대통령이
되라는 게 아니고 뭐가 됐든 꿈을 갖고
소중하게 키워 가라는 이야기지,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바로 그거지.
-그런데 무조건 꿈이 있어야 하나?
-있어야지, 그럼.
꿈이 있어야지.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있어야지.
-그딴 거 필요 없다.
없어도 내는 잘 산다 아이가.
-아니다.
있어야 한다.
꿈이 있어야 노력을 하지.
-내는 초능력자가 되는 게 꿈인데 무슨
노력을 해야 되노?
-무조건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된다.
-니들 진짜 꿈 없나?
-없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자꾸 꿈을 가지라
카니까 피곤타 내는.
-내도 쪼매 그럴라 한다.
-수출하고 투자 쪽도 전망이 좋고요.
뭐 인프라 확충이 우선이지만은 바이오
신소재 쪽으로도 활로가 무궁무진합니다.
-인프...
어쨌든 그 미역의 미래가 엄청나게 밝다
이 말이지?
-잘해야 밝지요.
열심히 연구하고 뭐 여기저기
찾아댕기고 해야죠.
-잘할끼다, 니는.
독방서 3년 공부한 게 어디 가겠나.
-하모, 그냥 보내는 시간은 없다.
-하나야 내다.
-오빠.
나 거의 끝났어, 네 시 반에 나갈 거야.
-그러면 한 다섯 시쯤 되겠네.
아까 말한 거기 있지?
거기로 온나.
-데이트 가나?
-네, 오늘 중요한 날입니다.
좀 늦을지도 모릅니데이.
-괜찮다, 하나 맛있는 거 많이 사주고.
-잠깐만, 이거 갖고 가라.
-됐습니다.
알바해가 번 돈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갖다 올게요.
-우리 저녁 뭐 먹을까?
-김치밖에 없는데, 우리도 오랜만에
나가서 먹을까?
-뭘 나가서 먹노, 찌개 데워가 그냥
먹자.
-내가 살게.
오랜만에 둘이서 오붓하게 데이트도 좀
하고.
-그라모 퍼뜩 일 마치고 가자.
-알았다.
-왜 이런 데 오라고 했어, 여기 엄청
비쌀 텐데.
-괜찮다, 오늘은 비싼 거 시켜 먹어도
된다.
-뭐야, 알바해서 번 돈 다 쓰려고?
나 비싼 거 안 먹어도 되거든?
오빠가 여기 오자고 한 것만으로도
행복해.
우리 주문받으러 오기 전에 얼른 나가자.
-이거.
-이게 뭔데?
오빠.
-사랑한다, 하나야.
내랑 결혼해 줄끼가?
-사랑해, 오빠.
-이래 나오니까 얼마나 좋노?
꼭 처녀, 총각 때 데이트 하는 것 같다.
그렇죠?
-처녀, 총각은 무슨.
그리고 우리가 무슨 데이트를 했다고?
-와?
우리도 데이트 폼 나게 했다.
기억 안 나나?
-아이쿠!
정옥아.
죽도록 사랑한데이.
내랑 결혼해줘.
-알았다.
내도 오빠야를 사랑한데이.
-그때가 그립데이.
그때는 이 세상에서 꼭 우리 둘만
있는 것 같더라.
-그래가 눈이 멀었다고 하는 기다.
-눈 한 번 더 멀었으면 좋겠다.
날씨는 와 이리 좋노?
잠깐만.
저기 누고?
-와?
-진만이하고 하나 아이가?
-맞네.
어떻노?
둘이 참 잘 어울리지?
-예쁜 꽃 두 송이다.
부를까?
저녁 같이 먹게?
-아니다.
와 애들 끼는데 놀라고 하노?
지네들끼리 놀라고 해라.
-나는 프러포즈 진짜 기대 안 했어.
-서운했나?
-조금?
그래도 그런 게 무슨 상관이야
좋아하는 마음만 있으면 되지.
그랬거든?
그런데 막상 받아보니까 너무 좋다.
-다음에 돈 많이 벌면 다이아몬드 해줄게.
-난 다이아몬드보다 이게 더 좋아.
-그래도.
-진짜야.
나는 오빠한테 크게 바라는 거 없어.
그냥 우리 아빠 같은 남자만 아니면 돼.
소리 안 지르고, 술 안 마시고
담배 안 피우고.
상대 배려하고.
대화도 잘 통하고.
그런 남자면 돼.
오빠는 그런 남자니까.
-사랑한다, 하나야.
억수로 사랑한데이.
-내도.
내도 오빠야 억수로 사랑한데이.
-엄마야.
저들 뭐하노?
-아이고, 자식들, 백주대낮에.
-우짜노.
고마 가자.
-됐다, 좀 더 보자.
-퍼뜩 와라!
-가만있어, 좀 보라고.
-들키면 어쩌려고 그라노?
-됐다.
-퍼뜩 와라.
퍼뜩.
-하나야.
-오빠.
-지금 내 마음이 꼭 저 달 같다.
-웹툰 작가 되려고 진짜 노력을
많이 하는구나.
-웹툰 작가가 내게 딱이다.
-이슬기 작가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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