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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티콤 웰컴투 가오리 시즌2 최종화

등록일 : 2017-10-30 13:32:24.0
조회수 : 325
-눈치 없이 왜 몰래 보고 서있노?
가서 뜯어말리려고?
-뜯어말리기는 와 뜯어말리노?
다 큰 아들놈이 연애하는데.
그 자식이 여자 복은 있는 갑다.     
가자.
-하모.
당신 닮아서 여자 복은 차고 넘칠끼다.
-코 찔찔 흘리던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장가를 갈라하네.
-그러게 말이다.
조막만 하던 놈이 세월 참 빠르데이.
-결혼식은 언제 하면 좋겠노?
-둘이 알아서 정하겠지.
-그러면 조금 있으면 우리 할매, 할배
되는가?
-되어야지.
내가 결혼할 때 소원이 뭐였는지 아나?
당신이랑 머리 하얗게 되어서 손자들
재롱 보면서 웃는 거.
그게 소원이었다.
-조금 있으면 그 소원 이루어질 거다.
미리 축하한데이.
-당신도 축하한데이.
-웹툰 작가가 되겠다고?
-응, 웹툰 작가가 내게 딱이다.
-아, 그래?
왜?
-우선 내는 만화가 억수로 좋다.
맨날맨날 만화만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그리고?
-그리고 엄마 끼를 이어받았으면 그림도
잘 그릴 거 아니가?
-슬기야 그림도 중요하지만 웹툰은
스토리가 더 중요할걸?
-스토리?
그거는 자신 있다.
이야기 꾸며내는 데는 내가 선수
아니가?
-맞아.
우리 슬기는 이 상상력이 풍부하잖아.
그렇지, 여보?
-응, 그럼.
우리 슬기가 상상력이 얼마나 풍부한데.
노력하면 얼마든지 대한민국 최고의
웹툰 작가가 될 수 있을 거야.
우리 이슬기 작가님 파이팅!
-이거 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거다.
웹툰 작가가 되려고 하면 만화를 억수로
많이 봐야 된다.
이거 언제 다 보노?
-참, 이제부터 아예 대놓고 주야장천
만화책만 보겠다, 이거지?
-정말 미치겠네.
웹툰 작가가 된다고 하는데, 못 보게 할
수도 없고.
-지금 내 마음이 꼭 저 달 같다.
뭔가 꽉 찬 거맹키로.
풍성하고 뿌듯하고 또 기분도 억수로
좋고.
-난 원래부터 그랬는데?
오빠 처음 봤을 때부터.
-니가 이래 예쁘고 이래 착하고 이래
좋은 사람인지 옛날엔 왜 몰랐는가
모르겠다.
-원래 보면 볼수록 괜찮은 사람이 진짜
매력 있는 거라잖아.
오빠처럼.
너무 좋다.
행복해.
-내도 좋다.
-이거 완전히 작품인데?
자, 이거 봐봐.
여보.
이 정도면 이거 작품 전시회 해도 되는
거 아니야?
여보, 우리도 내년에 이거 부부 작품
전시회 한번 할까?
-그러시던가.
쟤 3일째 아무것도 안 하고 저러고
만화책만 보고 있어.
내 참을성이 곧 바닥을 드러낼 것 같아.
-참아야 하느니라.
자식은 소유물이 아니며 독립된 인격체.
삐져나오는 송곳을 어찌 막을 것이며.
내리는 비를 무슨 수로.
-도저히 못 참겠어.
-여보, 여보!
-슬기야.
-와?
-웹툰 작가 되려고 진짜 노력을 많이
하는구나.
노력하니까 진짜 참 보기 좋다.
그런데 숙제는 언제 할...
-웹툰 작가 안 할 긴데?
-뭐?
-뭐?
-웹툰 작가 안 한다고.
-기가 막혀.
야, 너 그러면 웹툰 작가는 안 할 거면서
이렇게 하루 종일 이러고 만화책만 보고
있는 거야?
숙제도 안 하고, 학습지도 안 하고
하루종일 만화책만?
-이건 도서관에서 빌린 건데.
다 읽고 갖다 줘야지.
일찍 안 읽으면 어떻게 반납하노?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너 학습지 며칠 밀렸어?
어제, 그제, 그끄제 다 안 했지 너, 지금.
그래놓고 줄창, 이렇게 웹툰 작가도 안
할 거면서 만화책만 보고 있는 거야,
지금?
-에헤이, 참.
좀 가만히 좀 있어 봐, 좀.
슬기야, 너 꿈을 또 포기한 거야?
-응.
-왜?
만화책도 좋아하고, 스토리 짜는 것도
자신 있다며?
-자신 있었다.
있었는데.
어떻노?
재미있나?
재미있제?
-니가 말해라.
-니가 말해라.
-와?
니가 대표로 말해라.
-와 내가 대표로 말해야 되는데?
니는 입이 없나?
-그라모 가위바위보 해서 대표를 정하자.
-그러면 지는 사람이 대표하는 기가?
-그렇지.
-그라모, 하자.
-(함께)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아니, 그래서 또 포기했어?
-응.
아빠가 내한테 말했잖아.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그래가 깔끔하게 접었다.
-알았어.
잘했어, 잘했으니까 지금 당장 이거
내려놓고 네 방으로 가서 숙제해.
밀린 학습지 다 하고.
-이것만 다 보고 하면 안 되나?
모레까지 다 봐야 도서관에 갖다.
-당장!
-알았다.
-좀 살살 하지.
쟤도 심란할 텐데.
-정말 애 키우기 힘들다.
-힘들어도 참아야 하느니라.
화는 마음의 불이 되어 모든 것을
태우는 법.
쉽게 무너지는 것은 공든 탑이 아니요.
허리에 꿰어 차면.
-뭐래, 자꾸.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를 지대.
-야, 오랜만에 묵으니까 와 이리 맛있노?
-쪼매만 묵으라.
오빠야 아직 조심해야 된다.
-오야.
그라모, 너들 그 진숙이만 짝지어주면
되는 기가?
-진숙이, 남자친구 생길 것 같다 카더라.
한참 됐는데, 전화해서 함 물어볼까?
-하지 마라.
모르는 척하는 게 도와주는 기다.
-맞다.
아는 척하다가 재만 뿌릴라.
-그라고 보면 진만이가 여자 복이 있데,
그쟈?
-하모.
하나 갸가 속이 영글고 착하다.
여리고 독기도 없고 싹싹하고.
100점이다, 100점.
-어데?
120점.
-참.
부럽데이.
아이고마, 우리 아들도 여자를 잘 만나야
할낀데, 걱정이다.
-걱정 마라.
니도 평생 착하게 살아가 며느리 복이
있을끼다.
-그나.
아차, 그 결혼식 언제고?
-둘 다 빨리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다음 달에 한다.
-다음 달?
문 결혼식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노.
야야, 갸 저 그거 아이가.
-뭐?
-그...
속도위반.
-에라, 이놈아.
꼭 지 같은 생각만 한다, 짜슥이.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응!
수정이 고모가 방송국 아나운서로
나오는데 억수로 멋지더라.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아...
그래?
-내 연습 많이 했는데, 함 볼래?
-응.
-안녕하십니까?
이슬기입니다.
오늘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더.
오늘 학교에서 음악 시간에 리코더를
배웠습니더.
어떻노?
-잘하네.
잘하는데, 잘하지?
-어?
어, 어.
-사투리만 고치면 되겠제?
안녕하십니까?
이슬기입니다.
9시 뉴스를 전달드리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슬기입니다.
9시 뉴스를 전달드리겠습니다.
-진짜 미치겠네.
아니, 이번엔 또 아나운서야?
아이고, 정말.
누구 딸 아니랄까 봐.
어쩜 저렇게 하는 짓이 당신하고 똑같냐,
어?
아니, 점점 더 비슷해지는 것 같아.
-아...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법.
달이 해가 될 수 없듯이 물이 산이
될 수 없나니.
-됐고, 날씨 좋다.
우리 커피나 한잔 하자.
-그럴까?
-참 좋다.
짭조름한 바다 냄새.
-그러고 보면 우리도 가오리 사람이 다
된 것 같아, 응?
당신 여기 처음 왔을 때 아주 질색을
했잖아.
바람에 소금기 있어서 아주
꾸덕꾸덕했다고.
-그랬지.
나 처음에는 못 살겠더라고.
딱 1년만 버티고 서초동 가야지, 안 되면
그냥 서초동 언저리라도 꼭 가야지
그랬는데, 나 지금은 서울이 더 낯설어.
-아...
정들면 다 고향이라잖아.
나도 여기 처음 왔을 땐 서초동 가자,
서초동 가자.
아주 그냥 노래를 불렀는데, 응?
서초동.
그래.
민희야, 슬기야.
서초동 내가 다시 가게 해줄게.
-저 지금 어떤지 아세요?
물을 먹어도 목이 타고요.
밥을 먹어도 속이 허해요.
이 속이!
이 사람 때문에 이 속이 아주
문드러진다고요.
-나...
당신이 이제 하라는 대로 다 할게...
집 나가라고 그러면 나가고.
이혼 도장 찍으라고 그러면 찍고.
-하라는 대로 다 할거요?
-응...
-잡아.
걸어.
똑바로, 흔들리지 말고.
-좋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
나 다시 태어나도 당신하고 슬기 낳고
다시 갈 거다.
-그래도 잘 살았다, 우리.
그렇지?
-그럼...
이 최악의 상황에서 나름 최선을
다한거지.
-고모도 고맙고.
아주버님도 고맙고.
나 생각해봤는데 우리 그냥 서초동 가지
말고 여기서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진짜?
-나 서울 올라갈 생각 하니까 솔직히
끔찍해.
엄마들 만나서 슬기 영어는 어떻게 하나
수학은 어느 학원 보내나.
누구네 애는 1등 했는데, 누구네 애는
뭐...
나 너무 싫어.
-그러자 그러면.
우리 평생 여기서 살자.
응?
-그러자!
-어떻습니까?
잘 어울립니까?
-아이고야.
어찌 이리 예쁘노?
-진짜 너무 예쁘다.
그렇지?
슬기야 하나 언니 진짜 예쁘지?
-응.
동화책에 나오는 공주님 같다.
-맞지?
-수고했다, 잘 키웠다.
-내 소원 하나 이루었다.
좋은 며느리 보는 거.
니도 좋은 시어머니 보는 게 소원이쟤?
내 노력 많이 할끼다.
우리 며느리 되어 줘서 고맙데이.
-잘할게요, 어머니.
-이제 막 걱정 없데이.
-그림 너무 좋다.
자, 여기 보세요.
하나, 둘.
아이, 좋아요.
자, 찍을게요.
하나, 둘.
아이, 좋아.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그렇지.
하나, 둘.
자, 좋습니다.
다시 한번.
-당신 아까 와 울려고 했노?
-내도 모른다.
그래 막상 서 있는 거 보니까, 갑자기
뭉클한 게...
사람이 너무 좋아도
눈물 난다, 아이가.
-내도 눈물 나는 거 참느라 혼났다.
-기카니까 우리 잘 산 거 맞지?
-우리가 잘 살았다고 인정하면 잘
사는 거 아니겠나?
내는 인정.
-내도 인정.
생각해 보면 다 꽃시절이었다, 아이가.
-니는 팔뚝이 이게 뭐고.
-니 또 니라고 캤나?
손 놓는다.
-내가 언제, 오빠야라고 했다, 오빠야.
-나 잡아 봐라.
-거기 서라.
안 서나?
-싫어.
-잡히면 가만히 안 놔둔데이.
샥.
-(노래)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니까 내 마누라지
-영감.
-왜 불러.
-천천히 늙으레이.
-오야, 이제 늙지 말고 내랑 천년만년
살자.
알았지?
-(함께) 사랑한데이.
-베사메 무쵸가 무슨 내용인지 아나?
-모른다.
무슨 뜻인데?
-늦기 전에 많이 많이 사랑하라는
말이란다.
진만이하고 하나도 우리처럼 잘 살겠지?
-우리보다 더 잘 살아야지.
둘 다 여무지고 착해서 잘 살 거다.
-바다야, 내 아들 잘 부탁한데이.
-바다야 내 아들 기진만이 잘
부탁한데이.
잘 좀 봐주고.
바다야!
-바다야!
-우리 말 잘 들었지?
-가오리 주민 여러분 오늘도
평온하십니까?
가오리 이장 기진만입니다.
다름이 아니고예 내일 오전 10시부터
가오리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잔치가 있을 예정입니다.
가오리 어르신들께서는 내일 아침
쪼매만 드시고 한 분도 빠짐 없이.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야.
엄마야, 우짜노.
아, 따가라.
슬기 아빠야!
슬기 왔다, 슬기!
-뭐, 뭐라꼬?
슬기가 왔다꼬?
어디 있노?
우리 슬기가 어디 있노!
-엄마!
-슬기야!
아이고야.
아이고.
-엄마.
-어디 보자.
아이고야.
-슬기야!
이게 얼마 만이냐.
-아빠, 잘 있었나?
-보자.
우리 딸 얼굴 좀 보자.
우리 딸 그냥 얼굴이 뽀야져가 이뻐졌다
아이가.
-하지 마라.
-교육은 잘 받았나?
-하모, 내가 우리 반에서 3등했다 아이가.
-진짜가?
우리 딸 이슬기 소방대원, 억수로 잘했다
아이가.
-우리 딸 최고다!
퍼뜩 들어가자.
갈비 재워놨다.
-그래, 들어가자.
-아이고, 이때만 해도 진짜로 탱탱했다
아이가.
아이고, 젊다.
-10년 뒤에도 똑같은 소리 할 기다.
이때만 해도 탱탱했다 아이가.
-맞다.
내는 지금도 탱탱하다.
-장군아, 니 뭐 하노?
-니 어데 가노?
-아들내미가 태국 보내준다 캐서 가는
길 아이가.
-아이고, 작년에 중국 갔다 왔는데 또
가나?
-이제 뭐 있겠노.
두 다리 정정할 때 마 두루두루
댕겨야지.
야, 우리 내년에는 같이 가제이.
내 갔다 올게.
-자슥이 지랄하네.
약올리고 가나.
-우리도 갈 긴데, 뭐.
진숙이가 보라카이인지 뭔지 보내준다
안 카나.
-사위 덕에 외국도 가보고 호강이다.
-아이고, 시간 빠르네.
놀이방서 보람이 데려올 시간이다.
-아이고, 벌써 시간이 그리됐나.
우리 공주님, 오늘은 안 울고 잘 놀았나
모르겠다.
전화 오네, 누고.
처남아.
오야.
그래?
슬기가 왔다고?
-슬기?
-네?
슬기 왔다고?
교육은 잘 마쳤고?
3등?
아이고, 대단하다.
네, 미역 보러 갑니다.
갔다 와서 금방 갈게예.
알겠십니데이.
-와 이래 늦게 오노.
-방송하느라 늦었다 아이가.
-빨리 가자.
다른 배들 다 나갔다.
-슬기 왔단다.
-슬기가 왔다고?
글나?
-지그 반 교육생 중에 3등 했단다.
-아이고야, 열심히 했나 보네.
대단하다, 슬기.
-대단하지.
내는 3년을 해도 공무원 시험
떨어지는데, 슬기는 첫 시험에 덜컥
붙었다 아이가.
-그때하고는 다르지.
지금은 경쟁률이 3대 1밖에 안 된다
아이가.
-맞다.
-참, 당신 좋아하는 달걀빵 사 왔다.
-달걀빵.
-아 해봐라.
-맛있다.
-맛있나?
-당신도 하나 무라.
-맛있다.
-세월 참 좋데이.
지금도 꽃시절이가?
-하모.
당신하고 있으면 언제나 꽃시절이다.
-내는 다시 태어나도 가오리에서 살끼다.
당신하고 진만이, 진숙이 낳고 알콩달콩.
사랑한데이.
-고맙다.
내도 억수로 사랑한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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