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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티콤 날아라 메뚜기 10화

등록일 : 2018-08-08 10:17:43.0
조회수 : 282
-현이 아버지...     
자...
아!
-역시 여름밤에는 막걸리하고 파전이
최고다.
-맞제?
-이장님.
-이거 이거.
박 순경 목소리 아이가?
이야, 저거 술 냄새 또 맡았네.
-이장님.
빅뉴스요, 빅뉴스.
-뭐?
부슐랭 가이드?
-네!
그 TV 보면 여행프로그램 같은 데에서
미슐랭 이야기 억수로 많이 한다
아닙니까?
-어, 어, 어...
나 그거 안다.
-들어보셨지예?
-어, 어...
그거 억수로 유명한 여행책이라면서
그게?
거기 한번 실리면 동네 막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그리고 그 식당에서 밥 한 번
먹으려고 사람들이 막 줄을 서고
그런다고 하데, 막제?
-네.
그런데 이번에 부산시에서 부산에 오면
꼭 가야 되는 관광지 그리고 식당 같은
데를 뽑아서 부산시 미슐랭, 그러니까
부슐랭 가이드를 만들 거랍니다.
-아이고야, 아이고야.
우리 마을도 그런데 실리면 좋겠다.
-그러니까예.
그렇게만 되면 마을도 마을대로
유명해지고 다시마 판매도 늘어나고.
참...
그리고 다음 주부터 군, 읍, 면 이렇게
시찰을 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우리 마을은 목요일쯤 올 건데.
그날 시찰단만 찾아서 어필만 잘하면...
-뭐하고 있노?
당장 마을발전위원회 소집해라.
라잇 나우!
-예!
-아, 아, 여기는 붉은장미.
여기는 붉은장미.
아직 의심가는 사람이 없다, 오바.
-아, 아.
여기는 여름갈매기.
서핑스쿨 앞도 이상 없다, 오바.
-여는 인어공주.
수상한 남자 발견.
일단 따라가 보겠음.
아이고...
군수님 저는 임랑 부녀회장 권남희입니다.
-그렇습니까?
아이고,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마을발전이 기장 발전 아닙니까?
계속해서 열심히 수고 좀 해주이소.
-네, 네.
-그리고 제가 왔었다는 건 비밀입니다.
-하모예.
여는 인어공주.
수상한 남자는 마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음, 오바.
-알았다, 오바.
부슐랭 가이드로 의심되는 사람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보고해주기 바란다.
-저기요.
이 동네 주민이시죠?
-맞는데요.
-저 이 동네 맛집 한번만
추천해주실래요?
그 여행 책자에 나와 있는 집 말고 진짜
동네 주민들이 가는 동네식당으로요.
-동네 식당이 많기는 하지만 그런 데는
맛은 있지만 허름해서 아가씨들이 찾기
별로일 텐데.
-괜찮아요.
이런 데 오면은 시골스럽고, 맛있고,
정겨운 데로 가야죠.
-그런데라면 10곳이라도 더 소개해드릴
수가 있지요.
내가 이 동에 이장이라서 이 사정은
훤하다 아닙니까?
그러면 가입시다.
내 생각에는 저 여자, 부슐랭 시찰단이
확실한 것 같은데, 니는 어떻노?
-그니까예.
그 유명한 데 말고, 동네 식당으로
소개해 달라는 거 보믄, 부슐랭 시찰단인
가능성이 크지 싶은데예.
-그렇제?
-예.
저 여자 나갑니다.
-이 쥐방울들.
내 쪽으로 물 쏘지 말랬지.
옷 다 젖어요.
-죄송해요, 할매.
각오해라.
-이 자식들.
공격!
-이렇게 젖어서 어떻게 해요?
-괜찮습니다.
오랜만에 물총 싸움 했더니, 너무
좋은데요.
-그럼, 드물지.
이렇게들 노는 거 보는 게.
그나저나 우리 잘생긴 오빠야는 여기서
며칠이나 있을 거야?
-오늘 자고 내일 일찍 가려고요.
-왜 그렇게 빨리 가?
여기 오면 한 달 정도는 쉬어가야 돼.
이 동네 좋은 데가 얼마나 많은데.
-저도 그러고 싶은데, 할 일이 조금
있어서요.
오늘 하루지만, 있는 동안 좋은 데 구경
많이 시켜주세요.
-그럼, 그럼.
우리 쥐방울이하고.
우리 쥐방울 어디 있나?
쥐방울.
-유정아.
그 옷은 엄청 중요한 날만 입는, 네가
진짜 아끼는 원피스잖아.
-아빠, 손님이 오셨는데 이 정도는
입어줘야죠.
-유정아, 니 지금 억수로 이상한데.
-동구야,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아이고, 선녀같이 예쁘기만 한데.
잘생긴 오빠야, 우리가 동네 가이드해줄
테니까, 동네 구경 한 번 할까?
-네, 미인 두 분이 가이드 해 주신다면
당장 나가야죠.
-가십시다.
-김 사장님이 뭐라 카대?
-다시마가 맛있다꼬 그리 칭찬을
했답니다.
그리고 그, 다시마는 어디서 갖고 왔냐,
장사는 몇 년이냐 했냐, 이런 것도 싹 다
물어보고.
다시마채무침은 요리 방법까지 녹음해
갔답니다.
-녹음까지?
-네.
그리고 우리 마을에 가볼 만한 명소가
어디인지 그런 것도 싹 물어봤다 카대예.
-그렇다 카면, 부슐랭 시찰단이
확실하네.
-네, 그런 것 같십니더.
인자 저 여자한테 우리 마을에 대한
좋은 인상만 팍팍 심어주몬 될 것
같습니다.
-좋다.
그라몬 지금부터 작전 1단계,
돌입한다이.
-네!
-저 여자는 또 뭐고, 저거?
영감쟁이, 저거 하여튼.
야, 그건 그렇고 오늘 한 시하고 세 시
반에 예약 있는 거 알지?
-네, 그런데 강습생이 안 늘어서
걱정이에요.
-야, 안 늘기는.
뭔 소리고, 지금?
작년보다 세 배가 늘었는데.
-아니, 세 배고 뭐고.
제가 코치로 들어왔는데 일주일
강습생이 100명이 안 오는 게 말이
돼요?
몸매, 외모.
그것 다 그냥 그렇다고 쳐도.
그래도 해외파 실력자인데.
-야, 내 니 실력은 인정한다.
그런데, 뭐?
몸매하고, 미모는.
니도 알제?
-뭐야?
지금 무슨 이야기야?
몸매, 미모,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임랑에 나 말고 또 있단 이야기야?
-아니요, 영미 씨 같은 사람 어떻게 또
있겠어요.
그러면 큰일 나죠.
저 숙소 가서 쉬다 나올게요.
-지금 쟤 나 칭찬한 거 맞지?
-응.
-욕도 아니고 칭찬도 아니고.
그런데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김 코치
쟤 진짜 말하는 거 이상해.
그렇지, 자기야.
-우리 자기는 말을 좀 잘 못 알아듣는
것 같기는 한데.
뭐 다 알아들을 필요 있겠나, 여신이니까
됐다.
-이 백사장, 그리고 백사장 모래, 모래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압니까?
한번 만져보이소.
모래.
-부드럽네요.
-우리 해수욕장에 1000번째 손님으로
당첨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1000번째 손님이라고 축하드립니다.
-너무 좋겠다, 빵!
-제가 이 해수욕장 1000번째
손님이라고요?
-예, 억수로 운이 좋은 분이시네.
-아니에요.
원래 그렇게 운이 좋은 사람도 아닌데.
여기 와서 당첨도 되고 너무 좋네요.
-지금부터가 진짜입니다.
여기.
-이건 뭐예요?
-1000번째 손님한테만 드리는
상품권인데예.
오늘 하루 동안 이걸로 우리 마을에
있는 식당, 카페 등등 해서 모든 업소를
1회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그런
티켓입니다.
-공짜로요?
-예.
-혹시 이거 사기나 몰래카메라 같은 거
아니에요?
-아닙니더.
-경찰분 계시니까 사기는 아니겠네.
그러면 진짜 돈 한 푼 안 내고 다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거예요?
-예, 그라고 관광, 체험, 말만 하이소,
우리가 싹 다 안내해드릴게요.
-이 마을 사람들 진짜 화끈하네요.
-우리가 그렇십니더.
그러니까 잘 좀 봐주이소, 잘 좀
써주시고.
-네?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러면 혹시 하고 싶은 것이라도.
-일단 해수욕장 왔으니까 해수욕부터
할래요.
-그러면 한번 해수욕장으로
가보시렵니까?
-갑니다, 고고싱.
저쪽으로 갑니다.
-물에 풍덩 앉으면 됩니데이.
-엄마.
-왔나.
-왜 불렀어?
-시내 나갔다가 하나 샀다.
-색깔은 예쁜데.
어떻게 이렇게 아줌마 취향이냐.
-뭐?
아줌마 취향?
-요즘 누가 이렇게 알록달록한 걸 입어.
아줌마들이나 입지.
나같이 청순 발랄한 여자들은 무채색을
좋아하거든.
-야, 나도 젊었을 때는 무채색
좋아했거든.
사람들이 나보고 검은색, 회색이 잘
받는다고 얼마나 부러워했는데.
-그런데?
-뭐, 나이가 드니까 색깔 있는 게 더
좋더라고.
가시나야, 니도 나이 묵어봐라.
영 그러면 다른 색으로 바꿔다 줄까?
-됐어, 뭐, 그냥 입지.
얼마나 입을지는 모르겠지만.
나 그러면 갈게.
-내 딸이지만 진짜 재수 없다.
내 아까 처음에 고른 게 딱이었는데.
-엄마.
고마워.
-저 여자는 물에 들어간 지가 반나절은
지난 거 같구먼, 저기서 살라카나.
다리도 저리고 화장실도 가고 싶고
머리는 막 불이 나려고 한다.
-다 마을을 위한 길이다.
참아야 한다.
참...
-그래, 참아야 한다.
-참자.
-참자.
-(함께) 참자.
-나, 나온다.
-나온다.
-나온다, 나온다.
-이렇게까지 안 하셔도 되는데.
-우리 마을에 귀한 손님 아닙니까?
지금 막 해수욕을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우리 해수욕장은 다른 해수욕장하고
비교해서 물도 시원하고 깨끗해서
해수욕하기 딱이다, 아닙니까?
그라고 해파리도 없어서 여름철
휴가지로 이만한 데 없습니더.
-그뿐입니까?
보통 해수욕장은 물 반 사람 반인데
우리 해수욕장은 관광객들도 적당하고
환경도 쾌적해가 힐링하기가 더 딱인 거
아닙니까?
-어쩐지 되게 좋더라고요.
-그렇지.
-좋죠?
그러면 이쪽으로.
-이쪽으로 가시죠.
-여기예요, 여기에서 보는 우리 마을이
제일 예뻐요.
-진짜 멋지네, 여기 최고인데?
-표정 관리 좀 하지.
여자가 적당히 도도해야 매력 있는 거야.
-마을이 너무 예뻐서 저 혼자 알기에는
너무 아까운데요.
-너무 예쁘지?
그래, 그러면 소문을 좀 많이 내줘.
그래서 관광객이 이 마을에 많이 오면
우리 쥐방울 아빠 백 작가도 돈을 많이
벌 거야.
-네, 제가 확실하게 소문 내드릴게요.
-좋아.
-두 분 사진 찍으실래요?
-우리 두 미모가 사진을 안 찍으면
반칙이지.
쥐방울 이리 와.
하나, 둘, 셋.
바람은 시원하네.
-어, 어, 뱀이다, 뱀.
-쥐방울.
-유정아, 뱀 어디 있어.
유정아, 괜찮아?
-뱀에 물린 건 아니고요.
뱀을 피하다 발목을 삔 것 같아요.
-이것 좀 맡아주세요.
-그래.
-유정아, 엎어, 빨리.
-너 지난번에도 뱀한테 물린 거
거짓말이지.
-많이 아파?
빨리 업혀.
-이놈...
-유정아, 괜찮아?
유정아, 조금만 참아.
-우리 마을에는 이런 서핑 스쿨도
있어서 단순히 해수욕만 즐기는 게
아니고 서핑을 배우고 체험도 할 수
있다는 것, 이걸 꼭 좀 참조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네.
그러면 이 보드 하나만 주시면 안 돼요?
-보, 보드를요?
그, 그것은 좀 어렵겠는데.
아까는 다 된다고 하셨으면서
말씀하시는 거랑 좀 다르네요.
-그, 그게 아니고 이것은 강습권으로
나가는 거라서 강습권은 드릴 수가
있는데.
-됐어요, 배울 생각도 없는 강습권은
무슨.
여보세요?
네, 선생님.
선생님, 그쪽은 어때요?
저는 뭐 그냥 평범해서 그냥저냥
추천해주기도 그렇고.
선생님, 여기 올래요?
저 그 나중에 밥 먹을 때 지인 좀
초대해도 되죠?
-그, 그럼요, 그럼요.
-네, 선생님.
그러면 오실 때 전화 주세요.
네.
-호, 혹시 저 보드 마음에 드시는지.
-매형.
-그 마음에 드시는 것은 다 가져가셔도
됩니다, 다.
-아이고, 좀, 매형 좀.
-유정아.
-안녕하세요, 언니.
-너 왜 그러고 있어?
어디 다쳤어?
-발목을 조금 삐셨어.
그런데 사랑에 눈이 멀면 멀쩡하다가도
다리도 삐끗하고 그런 거 있잖니.
-이제 괜찮아요, 내려주세요.
-정말 괜찮아?
-네.
-그런데 여사님, 요새 계속 강습 안
나오시네요?
-미안해, 미안해.
내가 요즘 좀 바빠.
-내일은 꼭 나오세요.
-오케이.
그리고 참 늦었는데 여기는 우리 서핑
코치님.
그리고 여기는 펜션 손님.
-그러면 여사님, 서핑 배우시는 거예요?
-그럼.
왜?
나이가 많아서 못 할 것 같아서?
-우리 여사님은 보드 위에서 춤도
추시는데.
-진짜요?
나 한번 보고 싶은데.
여사님, 서핑 타는 거 한 번만
보여주시면 안 돼요?
-뭘 보여줘?
우리 그런 거, 함부로 보여주고 그러는
거 안 해.
-여사님.
-날 덥다, 가자.
-들어가세요.
-오늘 밤에 삼겹살 파티하는데 오세요.
-진짜?
지금부터 굶어야겠네.
조금 이따 꼭 갈게.
-안녕히 가세요.
-들어가.
-오늘 소개해드릴 분들 저기 맛집으로...
그런데 이 분들은 왜 이리 안 오노?
-그러게요.
-혹시 저기 오는 건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이 동네 이장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이쪽으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가시죠.
-여자들도 진짜 대단하네.
벌써 꽃새우 10분에 랍스터 여섯 마리
포장까지 해달라고 하고.
사람들이 공짜라고 하면 그냥 좋아서.
-그러지 마라.
우리 마을에 도움이 될 사람인데.
-그런데 그 부슐랭인가 뭔가에 우리
마을이 실리는 거 확실하죠?
-실리게 하려고 마누라까지 동원해서
이러고 있는 거 아닌가?
우리 마누라, 껍질까는 게 싫어서 껍질째
새우 먹는 사람인데.
-어쨌든 간에 나는 형님만 믿겠습니다.
식사에 술에 거의 100만 원이 넘습니다.
알죠?
-저 죄송한데 잠깐 이야기 좀 할게요.
저 오늘 특별한 일이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거든요.
그런데 이 기분을 여기 계신 분들이랑도
나누면 어떨까 해서 여기 계신 분들
모두의 식사를 제가 대신 사는 거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산다고는 했는데 여기
계신 이장님 주머니에서 낼 거라서.
이장님을 향해서 큰 박수 한번 칠까요?
그리고...
여기 대게랑 꽃새우 3인분씩 각각
추가해 주시고요.
음료도 다섯 병 주문할게요.
먹자, 먹자.
-포장 되나요?
-이장님, 잘 먹었습니다.
-괜찮죠?
-배가 너무 불러요.
-김 이장.
김 이장,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나?
-이거 놓고 이야기해라.
사람들 많은데 뭐 하는 짓이야?
-얘가 지금 왜 이라노.
-니 성훈이한테 돈 얼마 받았나?
성훈이한테 뒷돈 받고 그 부슐랭이라는
하는 여자 성훈이 집으로 델꼬 간 거
맞졔?
-놓고 말을 해라.
뒷돈을 받기는 누가 받았던 말이고.
-그러면 왜 하필 성훈이 집이고?
우리 집에도 꽃새우 있고 대게도 있는데
왜 성훈이 집이냐고.
부슐랭인가 하는 그 책에 성훈이 가게가
소개되면 사람들이 쫙 성훈이가게만 갈
건데.
그러면 내는.
내는 장사 그만하라는 말인가?
그 여자가 성훈이 식당에 가고
싶다카는데 우찌하란 말이고.
-네가 사람 살살 꼬셔가면서 그
식당으로 가도록 유도를 했겠지.
-사람을 뭐로 보고.
-양아치로 본다.
이장님이면 이장답게 행동해야지.
생양아치도 아니고.
돈 갖고 마을 사람 차별이나 하고
말이야.
그쪽이 부슐랭인가 뭔가 그 시찰단이요?
-아니요, 저는 그냥 휴가온 사람인데요?
부슐랭인지 뭔지 그런 거 잘 모르는데.
-고마해라.
아이고, 이거 죄송합니다.
이거 비밀로 해야 하는 일 우리 때문에
파투를 내서.
-아니, 지금 뭔가 오해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냥 여기 휴가 온 사람이라니까요.
-아니, 부산시 부탁받고 시찰 나오신 거
아닙니까?
무슬림 가이드 만들려고요.
-그런 거 잘 모르는데요.
그치?
-행님, 이거 어찌 된 일입니까?
아니, 부슐랭 아니라고 하는데.
-아니 그 진, 진짜로 아니란 말입니까?
-네, 진짜 아니라니까 왜 자꾸 저...
-아이고, 그러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한테
그 맛있는 고추장하고 대게를.
아이고, 두야.
이 여자가 먹은 값하고 손님들이 같이
먹은 값하고 그 돈이 얼마인데.
그 값은 10원짜리 하나 안 빠지고
행님이 책임지고 물어내이소.
알았습니까?
-아, 배 아파.
-선생님, 괜찮아요?
-배 아픕니까?
저 화장실 갈렵니까, 화장실?
-아니, 아니, 그 배가 아니라.
-어떡해.
-아이고, 아이고.
부슐랭 가이드도 아닌 사람한테 하루 종일
이거 해주고 저거 해주고 이거 먹이고
저거 먹이고.
이게 이 무슨 헛짓이고.
-그러니까요.
마을 위한다고 했다가 괜히 마을
사람들한테 오해만 사고.
-그러게 정확하게 좀 알아보고 했어야지.
-이장님, 이거.
-이거는 또 뭐고.
-오늘 돈이 쓴 돈이.
그 여자가 공짜로 먹은 밥, 커피, 간식
있다 아닙니까?
이거 다 이장님보고 갚으시라고.
그리고 그 여자 병원 진료비에 약값도
있습니다.
-이거...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
엄마야.
집을 팔아도 다 못 갚겠다.
이를 어쩔 거고, 이를 어쩔 거고.
아이고, 내가...
-그리고 그 서핑 스쿨 우 교장님이 보드
값도 청구했습니다.
-아이고, 속 터져라.
아이고, 속 터져.
-맛있겠다.
-여사님, 왜 여기에 계세요?
-그냥 행복해하는 사람들 보는 것도
재밌어.
-마을도 예쁘고 사람들도 정겹고.
여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렇지?
그렇게 느껴지지?
하루만 더 있자, 하루만 더 있자
그러다가 여기에서 머문 지 벌써 세 달이
됐어.
이제는 다시 여행 가방 쌀 일도 없을 것
같고 저, 저 쥐방울 크는 모습 보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거든.
-그러실 거예요.
-정말?
-지금 딱 그래요.
-오빠, 할매.
-가시죠.
-(함께) 행복과.
-(함께) 건강을.
-(함께) 위하여.
-좋다!
-사람이 이렇게, 이렇게 많이 많이 오네.
그렇지?
저쪽 좀 봐.
-세상에.
아니,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우리 마을 얘기가 인터넷에 딱
올랐거든.
내 얘기도 있어.
서핑하는 멋진 할머니.
-아니, 그러니까 우리 마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고요?
-우리 펜션에 묵었던 오빠가 파워
블로거였대요.
그 오빠 블로그 보고 사람들이 우리
마을 좋다고 구경 온 거예요.
-파워 블로그?
-아, 그리고 어떤 여자가 자기 SNS에
사진을 또 쫙 올렸대, 그지?
-네.
-찾아봐, 찾아봐.
-봐봐요.
-어머나, 이 여자, 그 여자 아니가?
이거 봐.
엄마야.
-이거.
-엄마야, 이거...
-어, SNS에서 나오신 분들.
저기, 아저씨 2000번째 손님 안 뽑아요?
-아유, 또 뽑아야지예.
-마을에 관광객이 차고 넘친다.
이장, 시원한 팥빙수를 시원하게 한번
쏘지.
-좋습니다.
팥빙수 내가 쏘겠습니다.
갑시다.
-부러우면 자기들도 연애해.
-그래.
-연애는 뭐 혼자 합니까?
그것도 다 사람이 있고 인연이 있어야
하는 거지.
-내일 우리 둘이서 시내에 나가자.
-좋아요.
완전 좋아요.
-아.
-할매.
할매.
화장실 갔다 온다고 했는데 화장실에도
없고 아무 데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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