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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티콤 날아라 메뚜기 16화

등록일 : 2018-10-24 15:37:23.0
조회수 : 282
-이렇게 후원까지 해 주시고.
이장님, 진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남들 다 하는 일인데, 뭘.
-아이고, 다 하는 일이라니.
평소 때는 관심도 없다가 선거 때만 되면
기자들 떼로 몰고 와가지고 사진만 찍고
가는 기자들밖에 없는데.
시간 내 찾아와주고 알뜰살뜰
챙겨주시는 분은 이장님밖에 없다니까예.
정치는 딱 이장님 같은 분이 해야
되는데.
-정치는 무슨.
-어때서예.
나는 거짓말 안 하고 이장님이 선거에
나온다 하면 바로 찍는다.
-오늘 원장님, 작정하고 비행기를
태우네.
지는 막 갈랍니다.
더 앉아있다가는 비행기 멀미 하것다.
-이장님, 가시기 전에 사진 한 장 찍고
가이소.
-사진은 무슨.
-우리한테는 특별한 일 아닙니까?
김 쌤.
크게 판넬 해갖고 복지관 입구에
걸어놓고로 멋지게 잘 찍어라.
-알겠습니다.
찍겠습니다.
하나, 둘, 셋.
-힘든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고 불우한
이웃에게는 아낌없이 내주는 바보 의사
김만보.
우리가 찾던 진실한 정치인이란 이런
김 이장 같은 사람이 아닐까.
-누가 썼는지 기사 진짜 잘 썼다.
-그렇제.
이러다가 이장님 진짜 정치한다고
나서는 것 같지 않나.
-나서면 성님이 가만히 있나.
난리가 나지.
-니, 이장님이 안 그런 척하면서도
정치에 얼마나 관심 가는지 모르나.
정치는 이장님한테는 잠자는 사자인
코털 같은 기다.
야,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들면 안
되는 것처럼 이장님이 딱 꽂히가 한번
해 보겠다고 나서면 그때는 아무도 못
건들이는 거다.
성님 할매라도 못 할걸?
-그랄라나.
-저, 실례합니다.
딴 게 아이고 저쪽 보니까 다시마
작업장이 있던데 그렇다면 혹시
이 마을 분 겁니까?
-그것은...
와예?
-딴 게 아니고 그 땅에 대해서 좀
이야기 좀 나눠볼라꼬요.
-김만보면 이장님 이름인데.
왜 여기로 왔지?
안녕하세요?
-김 코치, 내 안 그래도 요거 찾으러
왔디.
-사모님, 안녕하세요?
-어쩐지.
요즘 집에 날라오는 게 뜸하다 했더만
여기서 받고 있었나.
-아이다.
당신 오해다.
이거 처음이다.
맞제, 김 코치?
-네, 저 오고 처음이에요, 진짜.
-처음이든 열 번이든 내가 이제 후원은
그만하라고 안 했나.
-아들도 돕고 좋은 일 아니가.
-좋은 일이면 마누라 몰래 몇백씩이나
후원해도 된다고 부처님이 그러드나.
예수님이 그러더나.
-아마 그 뒤양반도 돈이 있었으면
내보다 더했을 낀데.
나중에 집에 보제.
-현이 아버지, 현이 아버지.
진짜.
-아이고.
오늘 밤, 잠은 다 잤네.
밤새 덜덜덜덜 볶아댈낀데.
-김 이장.
-아이고, 나한표 국회의원님.
-아이고,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김 이장님.
우리 집 왔네.
벌떡벌떡.
아이고야, 이게 누고.
아이고, 양 같은 우리 마누라.
서방님 기다린다고 나와 있었네.
달링.
-뭘 잘했다고 지금 이 시간까지 술 먹고
들어오노.
-기분이 좋아갖고 한잔했지.
당신, 나한표 국회의원 알제.
그 행님이 내를 밀어준단다.
이 김만보를 책임진단다.
-뭐, 뭐, 뭐, 누, 누가 당신을 책임을
진다고.
엄마.
-이 눈치 없는 마누라야.
인제 내는 이장이 아니라 김만보
국회의원이 되는 기라.
-뭐시라?
국회의원?
-오늘 돈 대 준다카는 사람도 만났다.
이제 내는 걱정이 없다.
연줄 있제, 돈줄 있제.
내 정치 인생은 탄탄대로다, 탄탄대로.
-이 사람 지금 미칬나, 돌았나.
와 이카노.
-어머, 이장님, 안녕하세요?
-처남댁.
-처, 처남댁이요?
그럼 이제 진짜.
저는 처남댁.
이장님은 아주버님.
처남댁, 아주버님, 처남댁, 아주버님.
그런데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처남 보러 왔는데 없어가지고.
저기 처남댁.
-네?
-사실은 내가 이번에.
-내가 우리 아버지 정치한다고 평생을
뜬구름 잡은 거 생각하면 내가, 내가
지금도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데 이
나이에 내가 매형이 정치한다는 그 꼴을
내가 또 봐야 되겠나?
-아니, 술 먹고 한 소리 가지고 뭐
그라노?
지금 매형 없으니까 누나 있다가 매형
오면 차근차근 한번 물어보자.
그리고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이 나이
들어서 정치한다고 그러겠나?
-그렇겠지?
그냥 술 먹고 한 말이겠지?
그런데 만약에 진짜로 정치한다고 하는
거면 나는 그 꼴 못 본다.
나는 네 매형하고 안 살 거다.
-안녕하세요?
자기야.
-어머.
자기야.
잘 왔다, 잘 왔다.
앉아봐, 앉아봐.
있지, 나 아까 아주버님 만났다.
그런데 아주버님이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 출마하실 거래, 대박이지?
-자기야, 뭐가 그렇게 좋노?
지금 누나 그거 때문에 울고불고 난리
났다, 지금.
-왜?
-아니, 정치판만 쫓아다니던 우리 아버지
때문에 누나는 정치의 정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데 매형이 정치한다는
게 이게 말이 되나?
-그런데 자기야.
아버님이 잘못하신 것 때문에
아주버님이 안 해야 한다는 건 그건
말이 안 되지.
그렇게 되면 아주버님 너무 불쌍하지
않아?
-매형이 뭐가 불쌍하노?
그리고 그 사람은 정치할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 인간은.
-어머, 자기야.
자기야, 그걸 왜 결정해?
엄연히 아주버님 꿈이고 또 아주버님
인생인데 당연히 아주버님이 결정해야지.
어머, 자기 진짜 이상하다.
자기.
-내가 이상하나?
자기가 더 이상하네.
아니, 왜 내 편 안 들고 매형 편을.
너, 뭐 왜?
뭐 구경났나?
-우리 아빠가 구경 중에는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는 거라고 해서.
-야, 집에 어른들 싸움.
말씀 중이니까 너 가라, 절로 나가라.
-아저씨, 그냥 투표하세요.
-투표?
-투표?
-우리 선생님이 그랬는데요.
어떤 문제든지 서로 말만 많고 의견이
안 맞아서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투표하는 거랬어요.
민주적으로.
맞지?
-투표 괜찮네.
-우 계장하고 영미 씨한테 이야기 듣고
생각해본 건데 이장님이 다음 선거에
나가는 걸 마을 투표로 결정하면
어떻겠습니까?
-마을투표?
-네.
-참 쓸데없는 짓들 하려고 한다.
이게 뭐라고 마을 사람들한테 투표까지
받노?
안 하면 그만이고 개인적인 일인데.
-그렇기도 하지만 만에 하나 선거에
나가지면 임랑 대표가 되시는
건데 사람들
의향을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그리고 이번 결과가 좋으면 총선에서도
도움이 될끼고.
-마, 됐습니다.
안 하면 될 일입니다.
당신 진짜 그만해라.
당신 때문에 이게 다 무슨 일이고.
-무슨 일은?
좋은 일이지.
나 소장, 나는 찬성이다.
이 평가받을 기회가 있다고 하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
투표하자, 투표해.
-당신 진짜 이럴래!
-이럴끼다.
우짤래?
죽기 전에 꼭 한번은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도와준다고 한 사람이 둘씩이나
되고.
이번에는 내도 절대 양보 못 한다.
-그래?
그렇다면 이것 만은 딱 알아라.
정치한다고 나서는 순간 내 하고는 바로
이혼이다.
이혼!
-누가 그러면 겁낼 줄 알고?
나 소장, 얼른 투표하자.
이혼하고 새 마음가짐으로 새 인생
출발하면 내도 좋지.
빨리하자고!
-이렇게 되면 투표를 해야 하는 겁니까,
말아야 하는 겁니까?
-해야지.
-누나가 지금 이혼하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투표를 해보고 정치하지 말라고 나오면
이혼도 안 해도 되는 것 아니야?
투표 결과가 어찌 될지 모르니까 일단
투표부터 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방법을
생각해보자 이거지.
-저는 고 선장님 의견에 무조건
찬성합니다.
-됐네.
언제 다 붙이나, 이거.
-임랑 파출소장, 라지숙입니다.
오늘 토요일 임랑 주민 특별 선거가
진행됩니다.
투표 안건은 김만보 이장의 국회의원
출마에 대한 찬반여부입니다.
주민 여러분, 심사숙고해보시고 오는
토요일 꼭 투표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하여간 희한한 동네야.
그런 거로 투표를 다 하고.
-아, 차가워.
아가씨, 직원이가?
-그런데요?
누구세요?
-사장은?
-지금 안 계시는데.
-건물 밀고 5층짜리 지으면 되겠네.
바다 전망에 도로랑도 가깝고.
뭘 해도 장사가 되겠어.
-부동산에서 오셨어요?
그런 거면 잘못 온 것 같은데.
저희는 건물 내놓은 적 없거든요.
-이제라도 내놓으면 되지, 뭐.
있다 봐요.
임랑이 발전 안 하면 사장님이 좀
결단을 내놔야 하겠어.
이게 개발할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고.
나중에 봐요.
-뭐야.
-이장님 국회의원 되면 테레비에 진짜
많이 나오겠다.
-그래 봐야 싸우기나 하겠지.
그럴 거면 국회의원은 왜 될라 하는지
모르겠다.
-그라모, 사모님하고는 진짜
이혼하는기가?
-야, 이혼이 뭐 그렇게 쉬운 줄 아나?
내 생각에는 이장님 국회의원 되는
것보다 사모님 이혼하는 게 더 어려울
것 같은데.
-왜?
-왜는?
이장님이 사모님을 좋아하니까 그렇지.
-에?
그걸 니가 어떻게 아노.
-야, 생각해봐라.
니는 사탕이 너무 좋은데 내가 싫어하는
것 같아서 안 먹고 참았어.
그럼 내가 좋은기가, 사탕이 좋은기가?
-니.
-그 봐라.
-유정아, 그게 무슨 말인데?
좀 같이 가자.
-생각 잘했어.
남편이 있어 봐야 신경만 쓰이지, 뭐.
혼자 사는 것도 좋아.
-갑자기 와서 그게 뭔 소립니까?
-이장님이 정치하면 이혼할 거라면서.
그러면 이제 이혼할 거잖아.
-아니.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요, 뭘.
-시작한 거나 마찬가지지.
투표하면 이장님이 될 건데.
-참말로.
아니, 왜 현이 아버지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예?
-동네 사람들이 다 그래.
지난 10년 사이에 임랑 이장으로서 이
이장님만큼 일 잘하는 사람이 없대.
그 말은 뭐냐.
이 동네 사람들이 전부 이장님 편이라는
거지.
이장님, 참 땡잡았네, 땡잡았어.
-아니, 그건 또 무슨 소립니까?
-땡잡은 거지.
이장님이 지금까지 하고 싶었던 정치해.
이혼했어.
그러면 여자 만날 거고.
그것도 젊은 여자를 만날 거고.
인생 완전히 꽃피는 봄 날씨지.
지금껏 평생을 마누라 기에 눌려서
살다가 얼마나 좋겠어?
어?
가만있자.
그러면 그 여자는 졸지에 국회의원
사모가 되는 거네.
그러면 이 사모는 평생 뒷바라지만
하다가 남 좋은 일 시킨 거고.
어머, 억울해라.
암, 이거 억울한 거야.
억울하지, 억울하지.
억울하고말고.
이 정도면 사모도 좀 마음 좀 돌리지
않을까?
-내 말이.
이 정도에서 그냥 넘어가 주면 좋은데.
-설마.
역효과 나는 건 아니겠지?
-악!
-사모님, 지금 뭐 하시는 깁니까?
-보면 모르나?
내 지금 1인 시위 중이다.
-친애하는 임랑 주민 여러분.
저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저 김만복, 일 잘하는 정치인으로 임랑의
이름을 드높이겠습니다.
-(함께) 와!
-더불어 우리 임랑 마을을 최고의
마을로 개발하고 발전시키겠습니다.
여러분!
-(함께) 김만복! 김만복!
김만복! 김만복!
-김 이장은 정치를 해도 잘할 거야.
-하모.
우리 임랑도 따지고 보면 김 이장이
들어와서 발전시켰다 아이가.
-(함께) 김만복! 김만복!
-그런데 저 남자는 누고?
며칠 전부터 자주 보이던데.
-글쎄.
김 이장 도와주는 사람이가.
-(함께) 김만복! 김만복!
-여러분, 정치가 가정보다 중요합니까?
정치가 가족보다 중요합니까?
정치에 밀려서 가정이 파탄 나고 가족이
해체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정치병 걸린 김만복은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아무리 그래도 가정이 중요하긴 하지.
-하모.
정치란 알고 보면 사람 다 배리는
거거든.
-김 이장, 저 사람 안 되지.
사모가 성격은 좀 드세도 물질해가며
이장이 벌인 일 수습해가며 그리
뒷바라지를 했는데.
-그래, 조강지처가 뭔지 모르는 놈은 지
찍어준 국민도 고마운 줄 모른다니까.
-여러분, 우리 김 이장이 국회로 가야 이
임랑이 발전을 합니다.
아시지예?
우리 김 이장님, 잘 부탁합니데이.
-(함께) 김만복, 김만복!
김만복, 김만복!
-그래, 마을 사람들이 투표 많이 할
기라 카드나?
-네, 우리 마을을 위한 일이라고 꼭
투표할 기라 카던데예?
-그래?
잘됐네.
그런데 사람들 분위기는 좀 어떻드노?
-처음에는 이장님 쪽 분위기가 좋았는데,
사모님한테 동정 여론이 생기면서
사모님 쪽 분위기가 더 만만치 않아요.
-그런데 어떤 이상한 아저씨가 이장님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우리
할매도 만나고 어제는 서핑스쿨도
찾아가고 그러던데예?
-그런데 사람들이 그 아저씨를 좀
싫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 아저씨만 만나면 고개를 이래,
이래 흔들고.
막 싸우기도 하고.
맞제?
-그래?
너희가 고생이 많다.
아이스크림 어서 무라.
-그거 이리 내놔.
-뭘, 뭘.
-이리 안 내놔?
내놔!
-아이고 정말로 꼴 좋더라.
하루 종일 그 꼴 해서 뭐 하는 짓이고?
-뭐, 내 꼴이 어때서?
당신이 빚보증 잘못 서서 이 집 날릴
뻔했을 때 내가 밤이고 낮이고 여름이고
겨울이고 내가 물질해서 우리 세 식구
먹여 살렸다.
-우찌 그 소리 안 하나 했다.
그 말 하모 내가 죄책감 느끼는 거 뻔히
알면서 뻑 하면 그놈의 물질 소리.
아이고 지겹다, 지겨버.
-뭐라?
지겨워?
내가 지금도 그때 이 집, 저 집 돈
빌리러 다니느라고 우리 현이 뒷바라지
못 한 거 생각하면 내가 지금도 가슴이
아파 죽겠는데.
뭐라?
지겨워?
-그래, 지겹다.
그 물질 소리도 지겹고 이 해녀복도
지겹고.
당신은 더 지겹다.
이해심이라고는 이만큼도 없고 드세고
남편 알기를 뭐 같이 알고.
정말로 정떨어진다.
-뭐라?
니 말 다 했나?
다 했나?
말 다 했나?
-정말로 아무 도움도 안 되면서.
-도움 같은 소리 한다.
두고 봐라.
-그래, 두고 봐라, 두고 봐.
아이고 정말.
-들어가이소.
-감사합니데이.
-이장님, 사진 한 장 찍고 넣으실게요.
-나 혼자?
-두 분이 같이 찍으셔야지예.
-같이 찍으라고?
-네.
-사진 찍어서 뭐에 쓸라꼬.
-아이고 누구는?
누구는?
-누구는?
잘난 척하고 싶어서 그래?
-두 분 포즈 좀 취해보이소.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진짜.
-진짜.
-빨리 가.
정말로.
-이 아저씨가 와 이라노?
난 여기를 팔 생각 없다니까요?
-아니, 돈 제대로 쳐 준다는데.
왜 안 팔아요?
아니면 돈이 적어요?
하여튼 요즘 촌사람들이 더 밝힌다고
카드만은.
왜요, 돈 좀 더 올려줄까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여기는 우리가
작업하는 데라고요.
여기가 일하는 데라고요, 여기가.
-그런 거는 저쪽 한쪽 구석에서 하면
되고.
건물 올려서 식당하고, 카페하고,
술장사도 하고.
그러면 그 미역이고, 다시마 그거 안
해도 되고.
-뭐라고요?
미역하고 다시마를 하지 말라고요?
-아니, 이 넓은 땅을 개발을 해야지.
맨날 미역이고 다시마고 널려 있으니까
마을이 촌티도 못 벗고.
맨날 거기서 거기고.
개발을 해야지, 개발을.
-개발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나는 여기 안 팔 거니까 미역으로
귀싸대기 맞기 전에 퍼뜩 가소, 마!
-왜 이라노?
김 이장하고 이야기 됐다니까?
아니, 여기 호텔 짓기로 김 이장하고
이야기 끝났다 카니까는.
-뭐라?
김 이장 불러오소.
김 이장 지가 뭔데 여기를 팔고말고
하노?
김 이장 퍼뜩 불러오라고!
-이 아줌마가 그 더러븐 손을 가지고
어따가 손을 대노?
이 옷이 얼마짜리인 줄 알아, 이
아줌마가 진짜!
-왜 이라노.
-이 사람이 지금.
-김 이장 어데 있노?
당장 이리 온나, 당장!
-왜 이래?
-괜찮습니까?
-괜찮아요?
-아, 아!
여기는 파출소장 라지숙입니다.
오늘 선거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8시에 투표 마감.
20시 23분 개표 작업을 마친 결과.
-표 차이가 이렇게 날 줄은 몰랐어요.
-아이고 꼴 좋다.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라 소장, 다시 한 번 말해 봐라.
결과가 우찌 됐다고?
-그게, 5:112 표로 결정 났는데.
그러니까 이장님이 정치하는 데 찬성한
표는 다섯 표밖에 없어요.
-아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가?
내가 그동안 마을을 위해서 한 게
얼마인데.
-그러게, 내가 그랬다 아이가.
정치라는 게 생각처럼 되는 것도 아니고
쉽게 생각하고 덤빌 일도 아니라고.
-아이다, 아이다.
이거 도로 물리자.
나 소장, 나 정치해야 해.
내 꿈을 이뤄야 한다고.
나 의원하고 임 사장이 도와준다고 했어.
나한테 다시는 이런 기회 안 온다.
-아니, 그러면 실컷 투표해놓고 사람들
결정을 뒤엎을 거라는 말이가?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
-진짜 우미자 이 나쁜...
-현이 아버지.
왜 이러지.
정신 차리라.
현이 아버지 정신 차리라.
-이장님, 괜찮습니까?
-소장, 119, 119.
왜 이카노?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
정신 차리라.
봐라.
괜히 정치한다고 나서니까는 그
똥파리들이 꼬드기는 거 아이가?
뭐, 충격이야 크겠지만 다 잊어버리고
우리는 마, 예전처럼 살면 된다.
대신에 내가 당신 좋아하는 복지 후원은
마음껏 하게 해줄게.
정기 후원은 10만 원.
1회 단기 후원은 50만 원 미만.
됐지?
자, 당신 좋아하는 귤, 무라.
아.
자.
하기사, 지금 귤 먹을 정신이 어디
있겠노.
내가 물게.
-사모님.
저녁 뉴스 보셨어요?
-아니.
내가 지금 뉴스 볼 정신이 어디 있겠노?
그런데 와?
뭐 났나?
-이거 한번 봐보이소.
-검찰이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지역 중진, 나한표 의원에 대해
오늘 구속영창을 청구했습니다.
부산지검 검찰부는 나 의원에 대해...
-느끼하게 생겨갖고 개기름이 질질
흐르더마는, 내 이럴 줄 알았다, 내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나 의원은 공천을 미끼로 지역 유명
인사들에게 접근, 수차례 공천 대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검찰은 나 의원을 앞세워...
-왜 이라노.
와?
와 이래, 아버지.
숨이 안 쉬어지나?
어?
숨이 안 쉬어지나?
잠깐만.
들이쉬라.
들이쉬고 내쉬고, 내쉬고.
이를 어쩔꼬?
진정해라, 진정해라.
-죽일 놈들.
-진정해.
-진정하이소.
-진정해, 진정해.
진정해, 진정해.
진정해.
진정해, 진정해.
-물건은?
내가 곧 연락할게.
-오늘부터 이 집 주인은 나, 양말순이다.
-그 출판사 사장한테 집 문서 줬어?
-3일 줄 테니까 집 구해서 나가요.
-돈 갚아줄게 당장 나가.
나 돈 없고, 나한테 돈 이야기 하지 마.
-돈 받을 방법에 대해 연구 좀 하고
있을게.
-할머니, 혹시 이 근처에서 이놈 못
봤어요?
완전히 사기꾼같이 생겨서.
-우리한테도 한방이 생겼다.
이거 좀 봐봐.
-이것만 먹게 되면 나는 최종 챔피언이
된다.
임랑초등학교 4학년, 과연 동구...
-우리 집에서 조금만 더 살게 해주세요.
-그 펜션, 벌써 팔았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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