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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티콤 날아라 메뚜기 17화

등록일 : 2018-10-24 15:38:39.0
조회수 : 314
-백작, 여기야 여기.
백 작가.
-안녕하세요?
-그래.
물건은?
-여기.
-고맙데이.
우리 같이 이 고비 좀 넘기고 나서,
그러고 나서 두 번째 재출발을 하자.
-네.
-백작, 니도 이제 베스트셀러 작가 함
돼야 안 되겠나?
-그렇죠, 네.
-내가 그리 꼭 만들어줄게.
-네.
-백작, 니 내 믿지?
-그럼요.
대표님만 믿습니다.
-그래, 그래.
책 마무리하면서 기다리고 있그라.
내 곧 연락할게.
-감사합니다.
네, 들어가세요.
-파이팅.
-빽가 작가님의 새 책, 노인과 코요테가
한 달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백 작가님,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일단 사람들이 제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베스트셀러 작가 되는 게 제
소원이었는데 그 꿈을 이루게 되어 너무
기쁜...
여사님, 중요한 이야기 하고 있는데
하품을 막 하시면 어떡해요?
-왜.
내 입으로 뭐, 내가 하품도 못해?
그리고 이 방청객 역할, 너무 지루하다.
고마하자.
-안 돼요.
지금부터 연습 많이 해놔야 나중에 실수
안 한단 말이에요.
-책이라도 나오면 하던가.
책은 아직 찍지도 않았는데 무슨 인터뷰
연습이야.
그리고 베스트셀러니 뭐니, 막 김칫국
마시다가 지난번처럼 열 권도 안 팔리면.
-할매.
-아니에요, 여사님.
저요, 이번에는 자신 있어요.
내용도 생각보다 잘 나왔고 무엇보다
감이 좋아요.
출판사 자금 문제만 해결되면...
어?
-(함께) 네?
-뭐가 어떻게 돼요?
다시 말씀해 보세요.
-잘 들어요.
첫째, 내가 이 집 문서를 담보로 출판사
사장한테 돈을 빌려줬는데 그...
그 인간이 돈을 안 갚고 튀었다.
둘째, 그러므로 난 공중분해 된 내 돈
대신에 이 집을 가질 권리가 있다.
고로, 오늘부터 이 집 주인은 나,
양말순이다.
이제 정리됐죠?
-이게 무슨 소리야?
작가님, 그 출판사 사장한테 집문서
줬어?
작가님.
-아빠.
-작가야.
아빠!
-저기요.
이 근처에 펜션이 하나 있다던데, 어디로
가야 하나요?
-펜션.
저 앞으로 47m 쭉 가서 우회전하면
됩니다.
-47m?
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펜션 찾는 사람들이 와 이리
많노?
무슨 일 있나?
-3일 줄 테니까 집 구해서 나가요.
-3일 만에 집을 어떻게 구해요?
-못 구하면 집을 짓든지.
어쨌든 난 오늘부터 여기 있을 거니까.
안방부터 비워주시고.
내가 좀 깔끔한 체질이라 다른
사람들이랑 욕실 같이 쓰는 거 못하니까.
욕실은 나, 양말숙만 쓰는 거로.
-이거 봐요.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이 몇 명인데
욕실을 혼자 쓴다는 거야?
딴 사람들은 어떻게 해?
그리고 댁이 왜 3일을 여기 있어야 해?
-그럼.
집주인이 자기 집 두고 어디를 가요?
-아직 댁 집 아니야.
-할머니가 뭐래.
집문서가 내 손에 있는데.
3일 준다고 뭘 착각하는 모양인데.
당신들이 이 집 도로 살 거야?
그럴 돈 있어?
살 거냐고.
-아니요.
-거 봐, 아니잖아.
그러니까 지금도 3일 후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 집 주인은 나인 거지.
능력도 없으면서 따지지 말고 방이나
비워주세요.
-뭐?
능력이 없어?
이 여자가 사람을 뭐로 보고?
내가 산다.
이거 내가 사.
-뭐예요?
-뭐라니, 못 들었어?
얼마면 돼?
얼마 줄까?
내가 출판사 사장 놈을 잡아 오든지.
빛을 내서 오든지 돈 갚아줄게.
너, 나가!
당장 나가!
-그러니까 아무리 책이 내고 싶어도
그렇지.
어떻게 그 책 한 권 내자고 그 집문서를
남한테 맡길 수 있냐고.
나는 이 내 머리로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백 작가님은 이해가 안
된다니까.
-자기야.
자기는 머릿속으로 그런 거 하지 마라.
-왜?
-위험하다.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험한 일은 내가 할게.
-심쿵.
자기야.
-좀!
때와 장소는 좀 가립시다.
가뜩이나 이렇게 심각한 때에.
-야, 솔직히 심각할 게 뭐가 있노?
지가 다 멍청해서 생긴 일인데.
-대표님도 참.
멍청한 게 아니라 백 작가님이 착하고
순진한 거죠.
-야, 김 코치.
그 나이 먹도록 착하고 순진한 건 죄다,
죄.
적어도 부모라면 지 자식 챙길 만큼
사리판단 분명하고 영악해야지.
아빠라는 게 그 모양 그 꼴로 사니까
유정이가 그 고생을 하는 거 아니가?
-맞다, 유정이.
우리 유정이 또 고생하겠네.
-참...
생각도 없이 일을 저질러놓고.
이 돈을 어떡할 거야.
못 살아.
-윤미령 씨.
윤미령 씨.
-야!
-아이고, 우리 엄마 한번 안아보자,
좋다.
-아이고, 우리 아들.
언제 왔어?
-좀 아까?
그런데 엄마 내 인생 찾아 떠난다면서
간 게 겨우 이런 데야?
-겨우 이런 데라니?
엄마 마음 너무나 편하고 너무 좋은
곳이야.
어떻게 알았어?
-큰 형이 가만있을 사람이야?
바로 사람 시켜 찾았지.
솔직히 엄마 나가고 일주일 만에
찾았는데.
또 아는 채 하면 엄마 싫어한다고 해서
여태까지 모른 척하고 있었던 거야.
-그런 건 안 가르쳐줘도 잘들 있네.
그런데 모른 척할 거면 끝까지 모른
척해야지.
왜 오셨어?
-얼레.
이 아줌마 보쇼.
왜 왔냐니.
사람 완전히 변했네, 변했어.
막내아들밖에 모르던 그 아들 바보
엄마는 어디 간 거지?
어디 가셨을까?
엄마 나 안 반가워?
-반가워, 반가워.
그러고 우리 봐서 너무 좋지.
-그렇지?
오해할 뻔했네.
-그런데 진짜 너 왜 왔니?
-아니, 뭐.
엄마.
저 있잖아.
-응.
-할매.
-어, 쥐방울.
-여사님.
어디 다녀오셨어요?
걱정했는데.
저기 여사님.
아까 그 돈 말인데.
정말 돈 있으신 거죠?
일단 여사님이 먼저 갚아주시면 제가
매달 얼마씩 제하는 거로.
-왜 나만 보면 돈, 돈, 돈 타령 들이야.
내가 돈 줄이야?
나 돈 없어.
아까 그 여자가 하도 얄미워서 그냥,
그냥 해본 말이란 말이야.
나 돈 없고.
나한테 돈 이야기 하지도 마.
백 작가가 알아서 해결해.
-저, 저기 여사님.
-아빠.
-그래도 여사님만큼은 믿었는데.
유정아, 우리 이제 어떡해?
이렇게 되면 내가 가만있을 수 없지.
여사님 말대로 내가 벌인 일, 내가
해결해야지.
-아빠가 어쩔라고?
-유정아, 아빠가 그 사기꾼 잡아 올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아빠가 그 아저씨를 어디서 찾노?
-어렵겠지만 이렇게 앉아서 시간만 보낼
수는 없잖아.
그 사기꾼이 갈만한 곳 아빠가 좀
찾아볼게.
-아빠 혼자 괜찮겠나?
-그럼.
-아빠, 그러면 나도 어떻게 하면 우리
집을 빨리 되찾을 수 있을지 돈 버는
방법에 대해 연구 좀 하고 있을게.
-쥐방울.
작가야.
다 어디 갔어?
-그러면 뭐 대회하는 날이 언제라는
말인고?
-토요일이요, 토요일.
-요 날인가?
-응.
-이때는 사람들...
-(함께) 안녕하세요?
-어.
어, 너희 어쩐 일이고?
-저희가요.
찾아가는 벼룩시장인데요.
없는 거 빼고 다 있거든요.
한번 보세요.
-벼룩시장?
예쁜 것 많네.
-그렇죠?
누나는 이거 사세요.
예쁜 얼굴은 예쁜 거로 봐야지.
-동구, 장사 좀 할 줄 아네.
동구야, 장사할 때는 마음에 없는 소리
그렇게 하면서 장사하는 거다, 원래.
-대표님.
-아저씨는 이거 사세요.
영미 언니가 엄청 좋아할 걸요?
-얼만데?
-손거울, 팔찌, 둘 다 1만 원이에요.
-뭐?
야, 싸게 팔아라, 싸게.
벼룩시장을 이렇게 비싸게 하면
사람들이 누가 사겠노.
2만 원?
2만 원.
-아이, 참.
-자.
-그런데 유정아, 아빠한테 연락 왔어?
-그게, 여기저기 찾아다닌대.
고맙습니다.
-안녕히계세요.
-잘 가.
유정이에 동구까지 고생이네요, 진짜.
-백 작가, 이 인간은 뭐 밥은 제대로
먹고 댕기는가 모르겠네.
하여튼 이래 신경 쓰이게 하는
인간이라니까, 백 작가.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 혹시 이 근처에서 이거 못
봤어요, 이거?
완전히 사기꾼 같이 생겨서, 자세히
보세요.
딱 봐도 사기꾼이죠, 그냥?
못 보셨어요?
어디 간 거야, 이거 진짜.
이거 제가 먹던 건데.
-엄마, 어떻게 생각은 좀 해봤어?
-꼭 그 상가까지 가져가야 직성이
풀리겠니, 이놈아?
-에이, 엄마.
가져가다니.
말을 그렇게 하면 섭섭하지.
내가 그냥 달래?
나중에 배로 쳐서 갚는다니까?
그러니까 마음 좀 풀고.
나랑 짐 싸서 서울로 올라가자.
-내가 짐을 왜 싸.
-엄마 그 펜션에서도 못 지내게 됐다며,
그럼 어디로 갈 건데?
-넌, 그건 또 어디서 들었어?
-어디서 듣기는, 동네 30분만
돌아다니니까 다 알게 되더구먼.
그리고 내가 여기 사정 알게 된 이상
엄마 두고 절대 혼자 못 가.
엄마 여기 혼자 있어 봐, 그런
사람들한테 돈 죄다 뜯긴다니까.
솔직히 막말로 지금 몰라서 그렇지, 그
사람들이.
엄마 돈 많은 거 알아봐.
그냥 돈 뜯어내려고 혈안이 돼서 아무
짓이나 다 할 걸.
그거를 어떻게 봐, 내가.
아무튼 엄마는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말고
나랑 이제 서울로 올라가는 거야.
가서 상가 싹 정리하고.
알겠지?
-너나 뜯어가지 말아라.
-가자, 어?
맛있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 유정이, 동구네.
너그들 지금 뭐 하는 긴데.
-저희가 모든지 다 해드리고 있어요.
-네, 빈집도 봐주고 어른들하고 놀아도
드리고.
심부름하기 일 도와 드리기, 다
하는데요.
-저희가 뭐 해드릴 것 없을까예.
건당 2000원에 모시고 있습니다.
-그래?
그러면 너그들 여기 정리하는 것 좀
도와줘 봐라.
-네.
-그런데 유정아, 어제 여사님 집에 안
왔지.
-네?
네.
-그거를 너가 어찌 아는데?
-어제 내가 봤거든.
짐가방 하나 들고서 어떤 남자 차에
타고 가는 거.
-그래?
어데 갔는 고.
유정아 어디 가셨는데?
-어디 가긴 자기가 살던데 갔지.
백 작가 처지가 저렇게 됐는데 여사님이
여기서 같이 고생할 필요가 뭐 있노.
그러니까 아들 불러서 선 봤지.
-그라면 여기 안 오지 않겠나?
-아니에요, 할매 온다고 했어요.
-말이 그렇지, 내 같아도 여기 안
있는다.
-그렇게 말하지 마이소.
할매 올거든요.
-그래, 올끼다.
기다리 봐 봐라.
-기다리다가 아 목 떨어질라고.
유정아, 여사님 이제 안 온다.
기다리지 마라.
-저희는 그럼 가 볼게요.
가자.
-유정아 돈이라도 받아 가라.
어이구, 니도 참.
가뜩이나 심난한 아한테 뭔 소리고.
-사실이 그런 걸 뭐.
-그래도 좀 참지.
4000원 벌 수 있었는데.
-할매 안 오는 것 아니다.
분명히 올기다.
-안다.
할매가 니하고 같이 살기라 했다 아이가.
할매 올기다 걱정하지 마라.
그런데 우리 이래가지고는 안 되겠다.
우리 삼촌이 돈 버는 건 한방이라고
했는데.
우리한테도 한방이 없을까?
-어, 어?
여기 사기꾼!
너, 이 자식, 야.
거기서, 야 이 사기꾼아.
거기서.
멈추라고.
-니가 생각해도 내가 진짜로 사기 칠
사람이가.
아니지.
내가 그런 사람 아니라는 것, 니가 더 잘
안다 아이가.
내가 오죽했으면, 오죽했으면 니 집문서
잡혀가 돈을 빌렸겠노.
-그 오죽이 도대체 뭔데요.
-아니, 마누라가 도망을 해가.
집이 날라갈 판에 사채빚만 8억 원이다,
8억.
니 같아도 억장이 무너지겠지.
그래서 그랬다.
아니, 9000 정도, 내 새끼들 살 집
하나는 살리도야 안 되겠나.
-그러면 대표님 집 살리려고 우리 집은
팔아넘겨도 된다 이거예요?
대표님 자식들은 집에서 편안히 살고
우리 유정이는.
우리 유정이는 쫓겨나도 되고, 응?
-조용히 해라, 좀.
내가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백 작가야.
기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술 한잔하고 경찰서 나랑 같이
가자.
그러면 되겠지?
뭐하나?
마셔라, 빨리.
한 잔 더해라.
-어이, 어이.
이제 그만 일어나소.
양심도 없지, 참말로.
남의 영업집에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자는 사람이 어디에 있노?
-아저씨, 저랑 여기 어제 술 마시던 남자
어디 갔어요?
-어젯밤에 벌써 갔지.
-네?
아저씨 그걸 보내면 어떡해요?
-이 사람이 진짜.
-아닙니다.
사기꾼, 진짜.
-우리도 이거 정리하고 오후 장사
준비해야 되니까 이거 술값 퍼뜩 계산하고
가소.
-술값이요?
저 돈 없는데요?
-뭐라고요?
이 사람이 진짜.
진짜.
-이 사기꾼아!
진짜.
진짜.
-유정아, 유정아.
우리한테도 희망이 생겼다.
이것 좀 봐 봐.
-뭔데?
-너 내 별명하고 소원이 뭔지 알지?
-별명은 짜장왕, 소원은 다음에 태어나면
짜장면집 아들로 태어나는 것.
그런데 이런 거 힘들 건데.
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
-무슨 소리고?
우리는 친구 아이가?
가자.
-이거지?
땡큐, 엄마.
그런데 이 상가 건물 엄마가 장사 처음
시작했던 곳이라고 아끼던 곳이었는데
어째 미안하네.
-그런 거 알면 뭐든지 좀 열심히 해 봐.
매번 그렇게 까먹지만 말고.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에 완전, 완전, 진짜, 진짜 잘할
거니까, 1만 프로.
그리고 이거 형들한테 무조건 비밀인 것
알지?
그런데 엄마 그 촌구석으로 다시 꼭 갈
거야?
아니, 왜 좋은 거 죄다 놔두고 왜 그
촌구석으로 굳이 가려는지 나는 이해를
못 하겠네.
-너 그거 받는 대신 엄마 거기에서 사는
것 간섭 안 하기로 한 거야.
약속 지켜.
-알지, 알았어, 알았어.
엄마가 또 이렇게 깔끔하게
해결해주셨으니까 내가 깔끔한 우동
산다.
마음껏 드셔, 마음껏.
더 시키고, 부족하면.
알겠지?
-박빙입니다, 정말 지금.
개업 1주년 기념 이벤트.
한 분이 탈락했습니다.
다섯 그릇째에 한 분이 탈락을 하시고.
최종 임랑 사나이 26살 이 청년과
임랑 초등학교 4학년 동구가 지금
남았습니다.
과연 다섯 그릇째를 비우나요?
오마이갓, 서프라이즈.
다섯 그릇째를 비웠습니다.
이제 여섯 그릇이 갑니다.
여섯 그릇째.
시작합니다.
26살의 아주 건장한 청년과 11살
초등학교 4학년 동구.
과연 이 짜장면 대결에서는 누가 우승을
할 것인가.
-동구야.
힘들면 포기해도 된다.
-괜찮은데, 유정아.
내는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땀을 잔뜩.
말씀드리는 순간 드디어 포기를
했습니다.
포기를 했어요.
-동구야, 힘내.
파이팅.
-과연 여섯 번째 그릇을 먹어 치울
것인가.
이 그릇만 먹게 되면 나는 최종
챔피언이 된다.
임랑 초등학교 4학년 동구.
과연 오늘의 챔피언에.
등극합니다.
챔피언!
동구!
-동구야.
동구야.
-어?
너 그때 펜션에서 봤던?
-네.
이거 우리 친구가 딴 상금인데요.
이거 받고 우리 집에서 조금만 더 살게
해 주세요.
그러면 제가 또 돈 벌어서 가지고
올게요.
-뭐?
-우리 아빠가 그 사기꾼 아저씨 찾으러
갔으니까 금방 잡아 올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집에서 조금만 더 살게
해 주세요.
-얘야.
미안하지만 그 펜션 벌써 팔았다.
-네?
-할매.
-그래그래.
됐어 됐어.
그만그만.
-유정아, 여사님.
미안해.
내가 못나고 부족해서.
내가 꼭 다음에 돈 벌어서
우리집 되찾을게.
그러니까 그때까지 기다려.
미안해.
3일 동안 못 씻어서.
어쨌든 우리 집은 내가 꼭 다시 찾을
테니까.
-유정아, 우리는 들어가자.
-네, 아빠 일단 씻기부터 해라.
-아까 그 아줌마 집 찾아갔다가 집
팔았다 캐서 억수로 놀랐는데.
집 산 사람, 할매인거 알고 너무 좋아서
눈물이 다 났네.
-그랬어?
이제는 괜찮지?
-입금됐네.
괜히 허풍 떠는 줄 알았는데.
우리 언니 은근히 능력자시다?
-내가 한 번 뱉은 말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키는 스타일이거든.
-그런데 듣자 하니 가족도 아니라면서
펜션은 왜 사는 거예요?
-펜션?
내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곳.
내 아주 특별한 친구들이랑.
-그러니까 이제 여사님은 집주인.
저는 세입자이자 직원이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작가님은 책 쓰는 것도 열심히
해야 해.
그리고 이제부터는 펜션 관리에도
신경을 더 써야 할 거고.
그런데 마음에 안 들면 확 잘라버린다?
-아이고 평소 여사님답지 않게 고약한
말씀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기 같은 거.
또 사기당해도 확 잘라 버린다?
-사기당할 집도 없거든요.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야지.
우리 진짜 앞으로 잘 해보자, 응?
-네, 여사.
사장님.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때요, 선생님?
-나빠지고 있다고 하면 안 좋은
소식이겠죠?
-할매 짠.
우리 가족.
그러면 우리는 예술가 집안이네?
-진짜 그러네?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백 작가한테
미안해서 죽겠어.
애초에 좋아질 수 없는 병인데.
우리 한누리, 또 그렇게 하고 있네?
-그런데 누리가 누구예요?
-당신 누구야?
누구냐고?
나가라고, 여기는 우리 집이야.
나가.
-저만 모르고 있었네요.
-떠나야 한다면 내가 떠난다고.
백 작가하고 유정이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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