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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듯, 도시기행 마실가요 - 사랑으로 피워내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등록일 : 2024-10-14 15:35:20.0
조회수 : 1694
-(해설) 반짝이는 은빛 물결처럼 찬란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은 이곳.
경남 마산에 도착했습니다.
마산항과 공업단지가 어우러진 풍경에서 마산만의 에너지가 느껴지는데요.
-여기 진짜 멋지다. 마산을 한눈에 다 볼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여기 보니까.
마산이 이렇게 초창기에 공업단지로 발전했던 모습도 한눈에 보이는 것 같고
또 여전히 계속 공업단지로서 이렇게 뭔가 활기차게 일하시는 모습도 보이는 것 같고.
뭔가 마산의 변화무쌍한 모습이 이곳에 한데 어우러져서 있는 것 같습니다.
멋지다.
-(해설) 지역의 문화를 지키며 예술의 꽃을 피워내는 사람들이 사는 곳.
오늘은 마산으로 마실을 떠나봅니다.
-(해설) 3.15 의거.
부마 민주 항쟁 등 대표적인 민주화의 성지인 마산.
대한민국 산업화의 수출 전조 기지 역할을 하던 자유무역지역과 함께
198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도시인데요.
마산의 화려했던 순간을 머금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공간.
오늘의 첫 번째 여행지는 바로 창동입니다.
마산의 원도심인 창동, 오동동 일대.
창동에 도착하자마자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래된 간판과 거리들이 반겨주네요.
-멋있다.
멋있다.
-(해설) 자연스레 발걸음이 향한 곳은 넝쿨로 둘러싸인 골목길 하나.
아기자기한 벽화와 흩날리는 풀잎에 저로 미소가 지어지는 이곳은 바로 창동예술촌입니다.
창동에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과 함께 창동을 지켜 나가고 있다는데요.
골목을 수놓은 정성스러운 손길에 자연스레 시선이 머무릅니다.
-이거 뭐야? 조명에 이렇게 컵으로 해 놨네.
저기에서부터 이렇게 등을 달아 놓으셨구나. 원래는 이런 그냥 골목이었는데.
그냥 큰길 안에 한 블록만 뒤로 들어왔는데 전혀 다른 공간이 나오네.
큰길로 그냥 걸어갔으면 그런가 보다 했었을 텐데 이 안으로 이렇게 들어오니까
걷다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쉴 수 있게 되네. 마음도 그렇고, 몸도 그렇고.
골목 하나만 안으로 들어왔을 뿐인데 분위기가 전혀 달라져서 휴식을 주는 골목길이 되네.
-(해설) 골목길 하나하나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가꾼 공간.
굽이진 골목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는 창동예술촌인데요.
구석구석 더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밀려오네요.
-예쁘다, 의자도 그렇고.
-(해설) 예술가들의 손길을 느끼며 발걸음을 재촉하던 찰나 갤러리 앞에서 만난 한 사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손질하고 계시나 봐요?
-꽃 좀 손질하고...
-이 동네 사시는 분이세요?
-네, 이곳에 살고 있어요.
-그러세요?
-(해설) 왠지 연륜이 느껴지지 않나요? 이분과 함께 창동 이야기를 나눠봐야 하겠습니다.
-실례지만 평범해 보이지 않으세요. 되게 뭔가 예술가적 기질이 좀 있으셔 보이시는...
-창동예술촌의 입주 작가예요.
-작가님이시구나. 그러면 작가님이시면 그림 쪽.
-아니요, 사진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작가님이시구나.
창동은 5, 60년대에는 문화예술이 꽃피던 예향의 도시였고 7, 80년대는
산업이 발전되었던 정말 향유적인 도시였어요.
그러다 90년대부터 쇠락하기 시작했고 2000년도에는 완전히 죽은 도시가 돼서
문화로 이쪽에 꽃을 피우게 되면 조금 더 살아 있는 도시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창동예술촌이 조성되고 지금 조금씩, 조금씩 부활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해설) 한때 오가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창동.
풋풋했던 고교 시절의 추억도 또 첫사랑의 추억도 품고 있는 동네인데요.
마산 사람이면 누구나 추억 속 한 편의 창동 골목이 자리 잡고 있을 터.
희미해져 가는 추억을 떠올리며 창동예술촌을 거닐어 봅니다.
10년 이상은 이어온 예술가 집성촌은 대한민국에서 창동예술촌이 유일.
그만큼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참 다양한 게 많네요.
-우리 입주 작가님이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수고하십니다.
-안녕하세요, 들어가도 되나요?
-네, 됩니다.
-우리 예술촌에서 연세가 제일 많으신 분 중의 한 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너무 반갑습니다. 익숙한 얼굴이라고 했더니.
-작가님께서는 여기에 오신 지는 얼마나.
-제가 10년이 넘었습니다.
-벌써 10년 전이에요?
-작가님도 오래 계셨네요.
-여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겠다. 그런 것 때문에 완전 들떴죠.
-그러셨군요.
-너무 좋아서.
-여기 와서 좀 특징적인 그림을 못 봤나요? 이런 데 보면 이게 천이에요.
-잠깐, 잠깐, 잠깐. 이거 잠깐만. 이게 물감이 아니고 천이네요?
제가 헤드윅 공연할 때 이런 재질의 옷들을 많이 입어봤거든요.
그래서 어쩐지 낯이 익다 했는데 이런 거는 사실 붓으로 못 살려내잖아요.
-원래 이 골목이 옛날에 70년대는 전부 다 옷 양장점이었어요.
양장점 골목이 쇠퇴해서 우리 입주 작가들이 들어오게 된 거죠.
-(해설) 양장점 골목이 쇠퇴한 거리에 조성된 예술촌.
지나간 시절이 남긴 흔적들이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으로 다가오는데요.
창동의 정체성이 이 거리를 통해 예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50여 명의 입주 작가들의 공방이 들어선 골목길.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작품들이 새로운 골목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목공예 작품이 제 눈길을 사로잡네요.
-톱으로 조각을 하는.
-(해설) 귀여운 작품들이 놀다 가라고 눈빛을 보내는 것 같은데요.
-들어가도 될까요?
-들어가 보셔도 됩니다.
-안녕하십니까?
-우리 남동화 작가님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저기, 작가님이시죠?
-네.
-목공 예술을 하시나 봐요?
-(해설) 눈웃음이 매력적인 남동화 작가는 올해 목공예를 시작한 지 10년 차 작가인데요.
지난 2020년 창동예술촌에 입주했습니다.
-이거 다 직접 만드신 거예요?
-네, 전부...
-너무 예쁜데요. 자동차가 좀 많아요. 이렇게 보니까 여기. 람O르기니. 잠깐만요.
-그거는 OO입니다.
-이거 앞에 마크가.
-지바O입니다.
-멋있다.
-저쪽에는 부OO.
-부OO까지.
-36억짜리, 호날두가 타던 거.
-부가O. 이십 몇억짜리요?
-36억.
-이렇게 자동차 예술품을 따로 더 좋아하시는 이유가 있어요?
-원래 평생 직업이 자동차 관련된 업을 했었습니다.
-그러셨어요.
-특히 수입차를.
-아까 이 친구 벤O.
-(해설) 자동차 작품이 많은 데는 이유가 있었군요.
제가 현역을 그만두고 한 거는 대구, 경북 지역에 벤O의 대리점 CEO를 마지막으로 했습니다.
종업원 100명 정도 됐고 연 매출이 1000억 정도 됐습니다.
그러한 것들을 관리하고 또 본사가 요구하는 타깃 달성이라든지
긴장의 연속이고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죠.
거기에 좀 자유롭기 위해서 농장에 나무를 가꾸고 하는 자연과 더불어서
생활하는 걸 하다 보니까 내가 직접 타고 판매하던 자동차가
내가 하고 싶은 목공예에서 저렇게도 할 수 있는 걸 느끼면서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됐죠.
-(해설) 창동이 두 번째 wjs성기를 꿈꾸듯 화려한 과거를 보내고 인생의 2막을 시작한 남동화는 작가.
청춘을 바쳤던 업을 새로운 분야의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궁금한 게 그러니까 저는 아직 은퇴라는 걸 경험을 못 해봤으니까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겠다고 생각하셨을 때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저는 전혀 그런 게 없었고.
-그래요?
-오히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과정이 또 나름대로의 취미 생활이라든지 이거로써
최선을 다하고 거기에 땀 흘리면서 사는 거, 그걸 계획을 잡았었고 그렇게 실천에 옮기게 된 거죠.
-(해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젊은 날을 보냈기에 후회는 없다는 남동화 씨.
나무 냄새를 맡으며 작업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데요.
이런 그가 최근 푹 빠진 작업은 바로 창동의 마스코트 창이와 동이 만들기.
농장과 작업실을 오가며 한 달에 걸쳐 완성한 작품입니다.
예술촌의 열린 마당 아고라광장에 전시할 계획이라네요.
-이거. 다 큰 아이보다 무거워요.
-이게 창이고.
-걔가 창이고 얘가 동이예요?
-동이.
-얘가 생각보다 무게가 상당하네요.
-이게 또 요령이 필요합니다. 여기예요?
-여기로 오시죠.
-이거 너무 예쁘다. 창이랑 동이가 이렇게 같이 노는 모습으로 이렇게.
-그렇게도 놓고.
-창동예술촌의 창이와 동이.
-창이와 동이.
-(해설) 치열했던 삶에 위로가 되어준 목공예.
이제 남동화 작가는 창동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은 행복을 나누려고 합니다.
살랑살랑 기분 좋은 가을바람에 어여쁘게 날리는 천들.
천연 염색이 한창인 모습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이거 지금 빛깔이 너무 고와서 지금 여기다가 전시 쭉 해놓으시는 거예요?
너무 예뻐요, 색감이.
-자연의 색깔이에요. 자연 빛깔.
-이렇고 한데 어우러져 있으니까 진짜 예술품이 컬래버레이션이 예뻐요.
여기 창이, 동이도 있고 이렇게 염색한 작품들도 같이 걸어놓으시고.
요즘 날씨가 폭우, 폭염, 바람, 지구가 지금 앓고 있는가.
뭔가 치유가 필요한가.
합성 염제나 이런 것들이 폐기물이 됐을 때 탄소가 많이 나와요.
천연 염색은 자연물이기 때문에 탄소 중립을 생활화할 수 있는 참 좋은 체험이거든요.
제가 본래 서양화 전공이었거든요. 그리고 유화 물감으로 그림 그리고.
치자 색깔에 반해서 그때부터 기름하고 자꾸 멀어지더라고요.
그냥 자연의 색깔에 반해서 한 30년, 이 길로 걸어가게 됐어요.
-그런데 이쪽에 선생님 이건 뭐예요, 지금?
-이거는 생 쪽 잎을 딱 놔요. 위에 올리고.
-올리고.
-한 번 눌려주고 치기 시작해요. 이러면 바로 이 즙이 예쁜 쪽 잎이 그대로.
-이렇게 손수건 작품이 되는 거네요? 이거 스트레스가 막 풀리네.
-바로 그거예요. 도라지 시작.
-(함께)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대박 운이 털털~ 넘는구나~
-땡. 한번 보시죠.
-좋습니다.
-박수. 대박.
-이렇게 예쁘게 나오는군요.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
-진짜 예쁘다.
-잎 맥이 그대로 살아 있죠.
-이것 그대로 작품이네요. 너무 예쁜데.
-(해설) 퇴직 후 창동에 들어온 지 7년 차.
환경에 관심이 많은 미술 교사였던 전명순 작가는 천연 염색으로
친환경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창동예술촌에서 이 공간을 제가 제일 좋아해요.
느티나무도 있고 여기서 쉬고 퍼지고 앉아 있고 저녁 되면
저 무대에서 그냥 떡 퍼져서 너무 좋아요.
-진짜 자연과 함께하시면서 창동예술촌에서는 예술과 함께하시고 아이들과 함께하시고.
-그러니까요. 제가 복 많은 할매입니다.
-너무 멋있으십니다.
-(해설) 일흔의 나이에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는 전명순 작가.
천연 염색 천처럼 화사한 창동을 만들어 갑니다.
이처럼 창동에는 묵묵하게 공간을 지켜가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거를 조금 다듬어서 예쁘게 만들면 내년에는 아주 동그랗게 예쁘게 성장을 하죠.
꽃을 심었으니까 물 주고 가꿔야죠. 이거 누구의 몫이 아니고 우리 전부 다의 몫이니까.
그러면 유럽의 어느 도시처럼 아름다운 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죠.
옛날과 같은 그런 산업의 도시가 아니지만 정말 포구 창고가 있는 것처럼
그곳에 가면 아름답고 편안하게 즐길 거리가 있다고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창동 하면 예술촌, 그렇게 탁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제 소원이에요.
-(해설)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심과 바람이 빛나는 창동 예술촌.
예술가들의 순수한 열정이 녹아들어 더 아름다운 창동입니다.
-(해설) 마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먹거리.
아귀찜을 맛보러 오동동 아귀찜 거리를 찾았습니다.
수많은 간판이 그 명성을 실감나게 하네요.
그중 가장 오래된 아귀찜 식당 하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식사되죠?
-네.
-마산이 아귀찜이 유명하다고 해서 아귀찜 먹으러 왔습니다. 메뉴가 많다. 가만있어 보자.
생물아귀찜, 아귀수육, 건아귀찜, 아귀불고기.
사장님, 저 그러면 건아귀찜이랑 아귀수육이랑 아귀불고기 조금씩만 해서 주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해설) 마산의 아귀찜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못생긴 생김새로 천대받던 아귀는 선조들에게 버려지기 십상이었는데요.
우연히 당시의 아낙들에 의해 매콤하게 무쳐 먹기 시작한 게 유례라고 합니다.
그게 텀벙텀벙 소리가 난다고 해서 물텀벙이. 전국 곳곳에는 드실 줄 알았대요.
그런데 마산 사람들이 지혜로서 마른 아귀찜이라는 게 탄생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마른 건 겨울에 딱 3개월밖에 못 말립니다. 12월, 1월, 2월. 바닷바람이 최고 좋고.
-(해설) 건아귀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재료더라고요.
수분이 많은 아귀를 해풍에 바짝 말리고 잘라서 1년 동안 쓸 양을 저장해 둬야 합니다.
-된장하고 모든 걸 육수를 해서 간을 맞춰서 육수 붓고.
고춧가루를 풀어서 된장으로 마른 찜에 비벼서 다글다글 볶아서 콩나물을 넣고 파를 넣고.
기술을 좀 요하죠, 아무래도.
치대는 걸 요령껏 잘 치대고 화력으로서 조림을 한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마산 원조 건아귀찜. 보기만 해도 빨간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데요.
호불호가 강하다는 건아귀찜. 일단 비주얼은 합격. 과연 그 맛은 어떨까요?
-식감이 단단하면서도 쫄깃쫄깃한 게 처음에는 잘 안 씹히는 것 같은데 한 번 씹히기 시작하면서
맛이 배어 나오면서는 고소함이 싹 배어 나오면서 되게 매력 있는데?
건아귀찜은 이런 맛이구나.
-이거 국물 되게 자작해요.
-수육을 한번 먹어보자. 이게, 이게 진짜거든, 이게.
-(해설) 마산에서 즐기는 또 다른 별미. 바로 생아귀로 만든 아귀수육인데요.
생아귀를 샤부샤부처럼 뜨거운 물에 데쳐 쪄낸 애와 내장을 함께 올려줍니다.
애의 구수함과 대창의 쫄깃함 등 부위별 아귀의 식감을 한 번에 맛볼 수 있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아귀를 고급화하고자 만든 특별한 메뉴입니다.
-아귀찜은 이거지. 수육은 이거지. 이거, 이거.
-(해설) 포슬포슬한 아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버리네요.
-정말 술을 부르는 그런 맛이다, 이건. 저는 솔직히 아귀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요.
그냥 아귀가 못생겼다는 것만 알지 그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거든요.
그런데 마산에 와서 직접 먹어보니까 참 다르긴 다르네, 확실히.
원조는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이게. 원래...
그런데 이거 진짜 맛있다.
-(해설) 며느리에서 며느리로 3대에 걸쳐 식당이 운영되고 있는 이곳.
60여 년의 노하우로 깊은 맛을 선보이는데요.
식당 내부 곳곳에서 그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여기는 사진이 엄청 많아. 진짜 옛날... 어? 여기 사진 속에 있는 젊은 아가씨가 사장님.
-아가씨.
-맞죠?
-저입니다.
-그렇죠? 제가 딱. 눈썰미가 딱 있어요. 저기 3대 할머니, 어머님.
-우리 어머님하고 우리 할머니. 시할머니. 이게.
-언제예요?
-스물아홉.
-스물아홉.
-둘째 임신해서.
-진짜요?
-(해설) 이분들이 바로 마산 아귀찜을 일으킨 주역들입니다.
와서 보니 2대, 3대 그런 말이 나오더라고. 내가 해야 하네.
그때서야 직감적으로 팍 오더라고.
-(해설) 탁구선수 생활을 하며 지도자를 꿈꾸던 한유선 대표는
결혼과 동시에 인생의 새로운 갈림길에 서게 됐는데요.
고민 끝에 대를 이어받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잠시.
시어머니에게 인정받기까지 쉽지 않은 날들의 연속이었답니다.
-대쪽 같으신 분.
-(해설) 마산에 아귀찜을 알리기 위해 평생 노력하신 시어머니.
그러던 작년 겨울. 그랬는데. 그렇게 해서 너무 쉽게 가시더라고.
-올해 초에?
-올해, 네. 1월 3일에 돌아가셨어요.
-(해설) 갑작스레 떠난 시어머니의 빈자리에 한유선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는데요.
식당 곳곳에서 시어머니의 빈자리가 느껴지곤 합니다.
어느 순간 이게 만져지고 저도 예뻐 보이기 시작했어요.
50대부터. 예쁘지? 이런 예쁜 게 어디 있어, 이러는데.
이제는 예뻐지기 시작했어요. 우리를 먹여 살려 주니까.
-(해설)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나서야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시어머니의 마음.
-잊을 수가 없지, 여기가. 어머니 삶터인데 여기가. 계속 있는 것 같아요, 그냥.
한 바퀴 돌고 오실 것 같고 어딘가에 놀러 가 계실 것 같고.
지금도 저는 제 방 한구석에는 어머니 사진이 있거든요.
항상 할매, 좋아? 어머니 좋아? 잘 보고 있어 하면서 이야기를 그렇게 해요, 항상.
-그래도 또 보고 싶으시죠?
-네. 어머님이 잘 이해를 많이 하셨거든요. 며느리 마음을 아들보다.
-눈시울이 또 굵어지시네요. 어머니 생각하시니까 또.
어머님이 아마 하늘나라에서 보고 계실 텐데 어머님께 한 말씀하세요.
-저는 항상 그랬습니다. 평생직장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항상 사진 보고 얘기해요, 맨날, 지금도.
-사진 보시고.
-(해설) 시할머니가 만들고 시어머니가 일궈온 아귀찜 식당.
두 분의 노력을 알기에 이 공간을 지켜내고자 하는 한유선 씨의 마음은 남다릅니다.
-할머니 때부터 이어온 그게 무게 아닌 무게가 저한테로 다 넘어온 느낌이고
어깨가 무겁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 무게를 갖다가 가볍게 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끌고 나가도록 해야죠.
-(해설) 3대의 역사가 스며든 마산 아귀찜.
앞으로도 지금처럼 마산 아귀찜의 명맥을 이어가길 응원합니다.
노래를 들으며 걷다 보니 활짝 핀 꽃이 가득한 공간이 나타납니다.
멀리서부터 싱그러운 꽃향기가 진동하는데요. 왠지 설레는 이 기분.
향긋한 꽃향기를 따라 발길을 옮겨봅니다.
-꽃이 너무 예쁘다. 꽃이 엄청 색깔이 화려하네.
-(해설) 예상치 못한 꽃들의 향연에 괜히 마음이 들뜨는 기분인데요. 곱다.
-좀 창피하게 꽃 이름을 제대로 다 이렇게 말을 못 하는 게 그러네요.
-(해설) 누가 계셨네요. 꽃 이름 좀 물어봐야겠습니다.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 여기 구경하다가 좀 독특한 비닐하우스들이 이렇게 있는 거예요.
꽃들이 진짜 너무 많은데요.
-저희가 시가지에 꽃을 관리하거든요.
창원시에서 농업 해서 도시농업과라고 도심지 꽃 관리를 저희가 하고 있어요.
-(해설) 거리에서 보던 꽃들도 다 시에서 관리하는 거였군요.
다시 보니 꽃들이 친숙해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수많은 비닐하우스의 정체가 바로 마산국화축제를 준비하는 공간이라는데요.
다가오는 국화축제를 앞두고 꽃 가꾸기로 한창 바쁜 시기라고 합니다.
여기 다 모여계셨네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국화 이거 하시는 거예요?
-적심이에요.
-적심. 적심한다는 말이 잘 고르고 한다는 건가요?
-네, 그런 계통입니다.
-저는 지금 딱 봐서는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하는 거예요?
-나온 것이 이렇게 나온 거. 여기서 두 가닥이 나오거든요.
그거를 피어나게 2개에서 따게 되면 4개가 나옵니다. 그렇게 늘려가는 거예요.
-그렇게 점점 부풀리는 거예요?
-다음에는 이렇게 예쁘게 따는 거예요.
-(해설) 저도 한번 손을 거들어봤습니다.
-이렇게.
-잘하시네요.
-그래요? 그렇죠, 이것도 따고 이렇게 하면 이게.
-일하러 오셔도 되겠다.
-그래요?
-(해설) 일일이 수작업이 필요하더라고요.
-이렇게 이렇게 하나씩 적심을 해주시면.
-자꾸 늘려가는 거예요.
-이게 이렇게 풍성하게 다 변하는 거구나. 손이 많이 가는 거네요.
-국화는 손이 많이 가요.
-손이 많이 갑니다.
-원래 마산이 국화 시배지예요.
상업용 국화를 처음 재배해서 수출도 하고 내수도 하고 전체를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커요.
-그러면 이쪽 마산에서 국화를 처음으로 상업 재배를 시작한 거예요?
-네.
-네.
-그걸 기념하기 위해서 국화축제를 시작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국화축제를 벌써 20년 넘게 하고 있는 거예요.
-마산 하면 국화네요.
-마산 하면 국화죠. 국화 하면 마산이고요.
-(해설) 올해로 24번째 국화축제가 열린다는 마산. 어떤 작품이 있나 구경해 볼까요?
-무슨 놀이공원 테마파크 같아요.
-작품이 좀 많죠? 모형 작이라고 해서 모형 만들어서 국화를 입히는 거예요.
-이렇게 대형 모형을 아예 만들어서 거기다 꽃을 이렇게.
-주제가 있는 것들이죠. 이런 것들은 만날 고개 모녀상이거든요.
그래서 꽃을 입히고 공룡도 있고 돌하르방도 있고.
-돌하르방.
-(해설) 다들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국화 모종을 심고 꽃을 피워내고 있더라고요.
-이건 미더덕.
-미더덕 -진동에서 미더덕이 특산물이거든요, 이렇게.
-이 고장의 특산물이나 특징들을 잘 살려서 다 테마를 잡으셨네요.
-그게 좀 많아요.
-이게 지금 뭐예요?
-아귀요. 마산에 유명한 아귀. 아귀거리 있잖아요.
-이게 아귀 모양이구나. 제가 아귀찜을 맛있게 먹고 왔는데.
-맛있는 거 드셨네요.
-어쩐지 모양이 많이 본 모양이다 싶은 게 아귀가 유명하니까 이것도 이렇게 꽃으로.
아이디어 좋네.
정말 축제 준비를 아주 그냥 딱 알차게 내실 있게 꽉꽉 채워서 준비하셨네요.
저 원래 이런 거 잘 안 하긴 하는데 말씀 나온 김에 말 나온 김에
시청자 여러분한테 국화축제 홍보 한번 하시죠.
10초 드립니다, 10초.
-준비 좀 해야...
-10초 안에 홍보 들어갑니다. 10초입니다. 시작. 10, 9, 8, 7...
-저희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햇수로 25년이 됐고요. 24회 올해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땡. 다음에 다시 한번.
-5분만 더 주면 안 됩니까?
-게임은 게임이니까.
-(해설) 국화축제를 위해서 짧게는 1년, 또 길게는 1년 6개월 동안 국화를 기르는 사람들.
화려한 마산국화축제 뒤에는 이처럼 남모르게 고생하시는 분이 많았네요.
가을의 낭만과 함께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꽃축제.
여러분, 올해 국화축제도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진한 국화 향기를 뒤로 하고 이번에는 국내 최초의 해상 유원지, 돝섬으로 향해봅니다.
10분 남짓 바다를 가르며 돝섬으로 가는 길. 시원한 바닷바람도 좋고요.
생동감 넘치는 마산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배 타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배를 딱 타니까 바람도 시원하고 아주 너무 시원하고 좋은데요?
여기가 저쪽에 뒤에 공업 도시, 그다음에 공업 단지,
그다음에 또 자연 한데 어우러져서 아주 진풍경이네. 큰 배도 많고.
-(해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돝섬. 섬 모양이 돼지가 누운 모습이라 하여 돝섬이라고 하네요.
-어서 오세요. 돝섬, 복을 주는 황금 돼지 섬.
-(해설) 누가 황금 돼지 섬 아니랄까 봐 돝섬 입구부터 다양한 돼지 동상들이 반겨줍니다.
-여기는 어쩐 일입니까?
-돝섬 구경 왔어요.
-우리도 구경 왔는데.
-사진 한 번만, 사진.
-사진, 사진, 사진.
-사진.
-여기로 오세요.
-사진 좀 찍어 봐라.
-깜짝이야.
-고마워요.
-(해설) 때마침 돝섬을 방문한 시민이 많네요. 돝섬 투어, 시작부터 시끌시끌합니다.
-하나, 둘.
-표정 좋네.
-여기 돝섬에는 자주 오세요?
-오늘 곗날이에요.
-오늘 곗날이에요?
-오늘 곗날, 모임 있어서 왔어요.
-계 모임 하시면서? 여기 돝섬 오면 뭐가 좋아요?
-돝섬이 돼지 섬이라고 해서 왔다 하면 복 받아서 나간다고 해서.
-여기 오면 복을 받는다고 해서.
-그렇지.
-그래서.
-황금 돼지 코를 만져야 해요.
-저 황금 돼지 코를 만지면.
-코를 만지면서 소원도 빌고.
-가 봅시다, 저기로.
-좋아요.
-너희도 오너라, 너희도 오너라. 와 봐, 와 봐, 와 봐.
-돼지 코를, 코를 만지면.
-만지면.
-좋은 일이 생겨.
-두 번이요? 이 코를 만지면 복이 들어온다고요?
복 들어와라. 복 들어와라.
-그만 만지세요, 이제. 다른 사람도 만져야지.
-복을 많이 받아야죠.
-그만 만지라고 해도.
-안 돼.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재밌게 놀고 가세요. 또 만나요.
-(해설) 황금 돼지 코도 듬뿍 만졌겠다, 환영도 받았겠다.
천천히 돝섬을 둘러보는데요.
깨끗하게 조성된 산책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발견한 요트 체험장.
-안녕하세요? 이거 타면 요트 타고 가는 거 맞죠, 이거?
-맞습니다. 앞쪽에 앉으시면 됩니다.
-앞쪽에.
-(해설) 크루저 요트부터 딩기 요트, 카약까지.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답니다.
-시원하다. 경치 좋다.
-(해설) 해 질 녘 노을을 바라보며 즐기는 요트 위에서의 여유.
이대로 시간이 멈춰 버리면 좋겠습니다.
-바다에 요트에 몸을 맡기고 그냥 앉아 있다 보면 걱정거리들이 싹 사라질 것 같아.
-(해설) 고단했던 하루 끝에 찾아온 선물 같은 시간.
따스한 햇살 아래 가을을 만끽해 봅니다.
파란 하늘과 마산 바다를 도화지 삼아 마실 길에 만난 수많은 인연을 그려보는데요.
참 많은 사람의 사랑으로 피워낸 도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해설) 진한 국화 향기처럼 진실된 사람들의 향기가 더해져 더 매력적인 동네, 마산.
오늘의 마실 길도 행복으로 가득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만석.
-맛있죠? 고소하게.
-어떻게 이렇게 고소하지?
-너무 예뻐요.
-진짜 시원해.
경남 마산에 도착했습니다.
마산항과 공업단지가 어우러진 풍경에서 마산만의 에너지가 느껴지는데요.
-여기 진짜 멋지다. 마산을 한눈에 다 볼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여기 보니까.
마산이 이렇게 초창기에 공업단지로 발전했던 모습도 한눈에 보이는 것 같고
또 여전히 계속 공업단지로서 이렇게 뭔가 활기차게 일하시는 모습도 보이는 것 같고.
뭔가 마산의 변화무쌍한 모습이 이곳에 한데 어우러져서 있는 것 같습니다.
멋지다.
-(해설) 지역의 문화를 지키며 예술의 꽃을 피워내는 사람들이 사는 곳.
오늘은 마산으로 마실을 떠나봅니다.
-(해설) 3.15 의거.
부마 민주 항쟁 등 대표적인 민주화의 성지인 마산.
대한민국 산업화의 수출 전조 기지 역할을 하던 자유무역지역과 함께
198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도시인데요.
마산의 화려했던 순간을 머금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공간.
오늘의 첫 번째 여행지는 바로 창동입니다.
마산의 원도심인 창동, 오동동 일대.
창동에 도착하자마자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래된 간판과 거리들이 반겨주네요.
-멋있다.
멋있다.
-(해설) 자연스레 발걸음이 향한 곳은 넝쿨로 둘러싸인 골목길 하나.
아기자기한 벽화와 흩날리는 풀잎에 저로 미소가 지어지는 이곳은 바로 창동예술촌입니다.
창동에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과 함께 창동을 지켜 나가고 있다는데요.
골목을 수놓은 정성스러운 손길에 자연스레 시선이 머무릅니다.
-이거 뭐야? 조명에 이렇게 컵으로 해 놨네.
저기에서부터 이렇게 등을 달아 놓으셨구나. 원래는 이런 그냥 골목이었는데.
그냥 큰길 안에 한 블록만 뒤로 들어왔는데 전혀 다른 공간이 나오네.
큰길로 그냥 걸어갔으면 그런가 보다 했었을 텐데 이 안으로 이렇게 들어오니까
걷다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쉴 수 있게 되네. 마음도 그렇고, 몸도 그렇고.
골목 하나만 안으로 들어왔을 뿐인데 분위기가 전혀 달라져서 휴식을 주는 골목길이 되네.
-(해설) 골목길 하나하나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가꾼 공간.
굽이진 골목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는 창동예술촌인데요.
구석구석 더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밀려오네요.
-예쁘다, 의자도 그렇고.
-(해설) 예술가들의 손길을 느끼며 발걸음을 재촉하던 찰나 갤러리 앞에서 만난 한 사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손질하고 계시나 봐요?
-꽃 좀 손질하고...
-이 동네 사시는 분이세요?
-네, 이곳에 살고 있어요.
-그러세요?
-(해설) 왠지 연륜이 느껴지지 않나요? 이분과 함께 창동 이야기를 나눠봐야 하겠습니다.
-실례지만 평범해 보이지 않으세요. 되게 뭔가 예술가적 기질이 좀 있으셔 보이시는...
-창동예술촌의 입주 작가예요.
-작가님이시구나. 그러면 작가님이시면 그림 쪽.
-아니요, 사진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작가님이시구나.
창동은 5, 60년대에는 문화예술이 꽃피던 예향의 도시였고 7, 80년대는
산업이 발전되었던 정말 향유적인 도시였어요.
그러다 90년대부터 쇠락하기 시작했고 2000년도에는 완전히 죽은 도시가 돼서
문화로 이쪽에 꽃을 피우게 되면 조금 더 살아 있는 도시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창동예술촌이 조성되고 지금 조금씩, 조금씩 부활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해설) 한때 오가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창동.
풋풋했던 고교 시절의 추억도 또 첫사랑의 추억도 품고 있는 동네인데요.
마산 사람이면 누구나 추억 속 한 편의 창동 골목이 자리 잡고 있을 터.
희미해져 가는 추억을 떠올리며 창동예술촌을 거닐어 봅니다.
10년 이상은 이어온 예술가 집성촌은 대한민국에서 창동예술촌이 유일.
그만큼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참 다양한 게 많네요.
-우리 입주 작가님이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수고하십니다.
-안녕하세요, 들어가도 되나요?
-네, 됩니다.
-우리 예술촌에서 연세가 제일 많으신 분 중의 한 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너무 반갑습니다. 익숙한 얼굴이라고 했더니.
-작가님께서는 여기에 오신 지는 얼마나.
-제가 10년이 넘었습니다.
-벌써 10년 전이에요?
-작가님도 오래 계셨네요.
-여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겠다. 그런 것 때문에 완전 들떴죠.
-그러셨군요.
-너무 좋아서.
-여기 와서 좀 특징적인 그림을 못 봤나요? 이런 데 보면 이게 천이에요.
-잠깐, 잠깐, 잠깐. 이거 잠깐만. 이게 물감이 아니고 천이네요?
제가 헤드윅 공연할 때 이런 재질의 옷들을 많이 입어봤거든요.
그래서 어쩐지 낯이 익다 했는데 이런 거는 사실 붓으로 못 살려내잖아요.
-원래 이 골목이 옛날에 70년대는 전부 다 옷 양장점이었어요.
양장점 골목이 쇠퇴해서 우리 입주 작가들이 들어오게 된 거죠.
-(해설) 양장점 골목이 쇠퇴한 거리에 조성된 예술촌.
지나간 시절이 남긴 흔적들이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으로 다가오는데요.
창동의 정체성이 이 거리를 통해 예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50여 명의 입주 작가들의 공방이 들어선 골목길.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작품들이 새로운 골목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목공예 작품이 제 눈길을 사로잡네요.
-톱으로 조각을 하는.
-(해설) 귀여운 작품들이 놀다 가라고 눈빛을 보내는 것 같은데요.
-들어가도 될까요?
-들어가 보셔도 됩니다.
-안녕하십니까?
-우리 남동화 작가님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저기, 작가님이시죠?
-네.
-목공 예술을 하시나 봐요?
-(해설) 눈웃음이 매력적인 남동화 작가는 올해 목공예를 시작한 지 10년 차 작가인데요.
지난 2020년 창동예술촌에 입주했습니다.
-이거 다 직접 만드신 거예요?
-네, 전부...
-너무 예쁜데요. 자동차가 좀 많아요. 이렇게 보니까 여기. 람O르기니. 잠깐만요.
-그거는 OO입니다.
-이거 앞에 마크가.
-지바O입니다.
-멋있다.
-저쪽에는 부OO.
-부OO까지.
-36억짜리, 호날두가 타던 거.
-부가O. 이십 몇억짜리요?
-36억.
-이렇게 자동차 예술품을 따로 더 좋아하시는 이유가 있어요?
-원래 평생 직업이 자동차 관련된 업을 했었습니다.
-그러셨어요.
-특히 수입차를.
-아까 이 친구 벤O.
-(해설) 자동차 작품이 많은 데는 이유가 있었군요.
제가 현역을 그만두고 한 거는 대구, 경북 지역에 벤O의 대리점 CEO를 마지막으로 했습니다.
종업원 100명 정도 됐고 연 매출이 1000억 정도 됐습니다.
그러한 것들을 관리하고 또 본사가 요구하는 타깃 달성이라든지
긴장의 연속이고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죠.
거기에 좀 자유롭기 위해서 농장에 나무를 가꾸고 하는 자연과 더불어서
생활하는 걸 하다 보니까 내가 직접 타고 판매하던 자동차가
내가 하고 싶은 목공예에서 저렇게도 할 수 있는 걸 느끼면서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됐죠.
-(해설) 창동이 두 번째 wjs성기를 꿈꾸듯 화려한 과거를 보내고 인생의 2막을 시작한 남동화는 작가.
청춘을 바쳤던 업을 새로운 분야의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궁금한 게 그러니까 저는 아직 은퇴라는 걸 경험을 못 해봤으니까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겠다고 생각하셨을 때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저는 전혀 그런 게 없었고.
-그래요?
-오히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과정이 또 나름대로의 취미 생활이라든지 이거로써
최선을 다하고 거기에 땀 흘리면서 사는 거, 그걸 계획을 잡았었고 그렇게 실천에 옮기게 된 거죠.
-(해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젊은 날을 보냈기에 후회는 없다는 남동화 씨.
나무 냄새를 맡으며 작업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데요.
이런 그가 최근 푹 빠진 작업은 바로 창동의 마스코트 창이와 동이 만들기.
농장과 작업실을 오가며 한 달에 걸쳐 완성한 작품입니다.
예술촌의 열린 마당 아고라광장에 전시할 계획이라네요.
-이거. 다 큰 아이보다 무거워요.
-이게 창이고.
-걔가 창이고 얘가 동이예요?
-동이.
-얘가 생각보다 무게가 상당하네요.
-이게 또 요령이 필요합니다. 여기예요?
-여기로 오시죠.
-이거 너무 예쁘다. 창이랑 동이가 이렇게 같이 노는 모습으로 이렇게.
-그렇게도 놓고.
-창동예술촌의 창이와 동이.
-창이와 동이.
-(해설) 치열했던 삶에 위로가 되어준 목공예.
이제 남동화 작가는 창동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은 행복을 나누려고 합니다.
살랑살랑 기분 좋은 가을바람에 어여쁘게 날리는 천들.
천연 염색이 한창인 모습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이거 지금 빛깔이 너무 고와서 지금 여기다가 전시 쭉 해놓으시는 거예요?
너무 예뻐요, 색감이.
-자연의 색깔이에요. 자연 빛깔.
-이렇고 한데 어우러져 있으니까 진짜 예술품이 컬래버레이션이 예뻐요.
여기 창이, 동이도 있고 이렇게 염색한 작품들도 같이 걸어놓으시고.
요즘 날씨가 폭우, 폭염, 바람, 지구가 지금 앓고 있는가.
뭔가 치유가 필요한가.
합성 염제나 이런 것들이 폐기물이 됐을 때 탄소가 많이 나와요.
천연 염색은 자연물이기 때문에 탄소 중립을 생활화할 수 있는 참 좋은 체험이거든요.
제가 본래 서양화 전공이었거든요. 그리고 유화 물감으로 그림 그리고.
치자 색깔에 반해서 그때부터 기름하고 자꾸 멀어지더라고요.
그냥 자연의 색깔에 반해서 한 30년, 이 길로 걸어가게 됐어요.
-그런데 이쪽에 선생님 이건 뭐예요, 지금?
-이거는 생 쪽 잎을 딱 놔요. 위에 올리고.
-올리고.
-한 번 눌려주고 치기 시작해요. 이러면 바로 이 즙이 예쁜 쪽 잎이 그대로.
-이렇게 손수건 작품이 되는 거네요? 이거 스트레스가 막 풀리네.
-바로 그거예요. 도라지 시작.
-(함께)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대박 운이 털털~ 넘는구나~
-땡. 한번 보시죠.
-좋습니다.
-박수. 대박.
-이렇게 예쁘게 나오는군요.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
-진짜 예쁘다.
-잎 맥이 그대로 살아 있죠.
-이것 그대로 작품이네요. 너무 예쁜데.
-(해설) 퇴직 후 창동에 들어온 지 7년 차.
환경에 관심이 많은 미술 교사였던 전명순 작가는 천연 염색으로
친환경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창동예술촌에서 이 공간을 제가 제일 좋아해요.
느티나무도 있고 여기서 쉬고 퍼지고 앉아 있고 저녁 되면
저 무대에서 그냥 떡 퍼져서 너무 좋아요.
-진짜 자연과 함께하시면서 창동예술촌에서는 예술과 함께하시고 아이들과 함께하시고.
-그러니까요. 제가 복 많은 할매입니다.
-너무 멋있으십니다.
-(해설) 일흔의 나이에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는 전명순 작가.
천연 염색 천처럼 화사한 창동을 만들어 갑니다.
이처럼 창동에는 묵묵하게 공간을 지켜가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거를 조금 다듬어서 예쁘게 만들면 내년에는 아주 동그랗게 예쁘게 성장을 하죠.
꽃을 심었으니까 물 주고 가꿔야죠. 이거 누구의 몫이 아니고 우리 전부 다의 몫이니까.
그러면 유럽의 어느 도시처럼 아름다운 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죠.
옛날과 같은 그런 산업의 도시가 아니지만 정말 포구 창고가 있는 것처럼
그곳에 가면 아름답고 편안하게 즐길 거리가 있다고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창동 하면 예술촌, 그렇게 탁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제 소원이에요.
-(해설)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심과 바람이 빛나는 창동 예술촌.
예술가들의 순수한 열정이 녹아들어 더 아름다운 창동입니다.
-(해설) 마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먹거리.
아귀찜을 맛보러 오동동 아귀찜 거리를 찾았습니다.
수많은 간판이 그 명성을 실감나게 하네요.
그중 가장 오래된 아귀찜 식당 하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식사되죠?
-네.
-마산이 아귀찜이 유명하다고 해서 아귀찜 먹으러 왔습니다. 메뉴가 많다. 가만있어 보자.
생물아귀찜, 아귀수육, 건아귀찜, 아귀불고기.
사장님, 저 그러면 건아귀찜이랑 아귀수육이랑 아귀불고기 조금씩만 해서 주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해설) 마산의 아귀찜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못생긴 생김새로 천대받던 아귀는 선조들에게 버려지기 십상이었는데요.
우연히 당시의 아낙들에 의해 매콤하게 무쳐 먹기 시작한 게 유례라고 합니다.
그게 텀벙텀벙 소리가 난다고 해서 물텀벙이. 전국 곳곳에는 드실 줄 알았대요.
그런데 마산 사람들이 지혜로서 마른 아귀찜이라는 게 탄생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마른 건 겨울에 딱 3개월밖에 못 말립니다. 12월, 1월, 2월. 바닷바람이 최고 좋고.
-(해설) 건아귀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재료더라고요.
수분이 많은 아귀를 해풍에 바짝 말리고 잘라서 1년 동안 쓸 양을 저장해 둬야 합니다.
-된장하고 모든 걸 육수를 해서 간을 맞춰서 육수 붓고.
고춧가루를 풀어서 된장으로 마른 찜에 비벼서 다글다글 볶아서 콩나물을 넣고 파를 넣고.
기술을 좀 요하죠, 아무래도.
치대는 걸 요령껏 잘 치대고 화력으로서 조림을 한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마산 원조 건아귀찜. 보기만 해도 빨간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데요.
호불호가 강하다는 건아귀찜. 일단 비주얼은 합격. 과연 그 맛은 어떨까요?
-식감이 단단하면서도 쫄깃쫄깃한 게 처음에는 잘 안 씹히는 것 같은데 한 번 씹히기 시작하면서
맛이 배어 나오면서는 고소함이 싹 배어 나오면서 되게 매력 있는데?
건아귀찜은 이런 맛이구나.
-이거 국물 되게 자작해요.
-수육을 한번 먹어보자. 이게, 이게 진짜거든, 이게.
-(해설) 마산에서 즐기는 또 다른 별미. 바로 생아귀로 만든 아귀수육인데요.
생아귀를 샤부샤부처럼 뜨거운 물에 데쳐 쪄낸 애와 내장을 함께 올려줍니다.
애의 구수함과 대창의 쫄깃함 등 부위별 아귀의 식감을 한 번에 맛볼 수 있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아귀를 고급화하고자 만든 특별한 메뉴입니다.
-아귀찜은 이거지. 수육은 이거지. 이거, 이거.
-(해설) 포슬포슬한 아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버리네요.
-정말 술을 부르는 그런 맛이다, 이건. 저는 솔직히 아귀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요.
그냥 아귀가 못생겼다는 것만 알지 그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거든요.
그런데 마산에 와서 직접 먹어보니까 참 다르긴 다르네, 확실히.
원조는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이게. 원래...
그런데 이거 진짜 맛있다.
-(해설) 며느리에서 며느리로 3대에 걸쳐 식당이 운영되고 있는 이곳.
60여 년의 노하우로 깊은 맛을 선보이는데요.
식당 내부 곳곳에서 그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여기는 사진이 엄청 많아. 진짜 옛날... 어? 여기 사진 속에 있는 젊은 아가씨가 사장님.
-아가씨.
-맞죠?
-저입니다.
-그렇죠? 제가 딱. 눈썰미가 딱 있어요. 저기 3대 할머니, 어머님.
-우리 어머님하고 우리 할머니. 시할머니. 이게.
-언제예요?
-스물아홉.
-스물아홉.
-둘째 임신해서.
-진짜요?
-(해설) 이분들이 바로 마산 아귀찜을 일으킨 주역들입니다.
와서 보니 2대, 3대 그런 말이 나오더라고. 내가 해야 하네.
그때서야 직감적으로 팍 오더라고.
-(해설) 탁구선수 생활을 하며 지도자를 꿈꾸던 한유선 대표는
결혼과 동시에 인생의 새로운 갈림길에 서게 됐는데요.
고민 끝에 대를 이어받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잠시.
시어머니에게 인정받기까지 쉽지 않은 날들의 연속이었답니다.
-대쪽 같으신 분.
-(해설) 마산에 아귀찜을 알리기 위해 평생 노력하신 시어머니.
그러던 작년 겨울. 그랬는데. 그렇게 해서 너무 쉽게 가시더라고.
-올해 초에?
-올해, 네. 1월 3일에 돌아가셨어요.
-(해설) 갑작스레 떠난 시어머니의 빈자리에 한유선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는데요.
식당 곳곳에서 시어머니의 빈자리가 느껴지곤 합니다.
어느 순간 이게 만져지고 저도 예뻐 보이기 시작했어요.
50대부터. 예쁘지? 이런 예쁜 게 어디 있어, 이러는데.
이제는 예뻐지기 시작했어요. 우리를 먹여 살려 주니까.
-(해설)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나서야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시어머니의 마음.
-잊을 수가 없지, 여기가. 어머니 삶터인데 여기가. 계속 있는 것 같아요, 그냥.
한 바퀴 돌고 오실 것 같고 어딘가에 놀러 가 계실 것 같고.
지금도 저는 제 방 한구석에는 어머니 사진이 있거든요.
항상 할매, 좋아? 어머니 좋아? 잘 보고 있어 하면서 이야기를 그렇게 해요, 항상.
-그래도 또 보고 싶으시죠?
-네. 어머님이 잘 이해를 많이 하셨거든요. 며느리 마음을 아들보다.
-눈시울이 또 굵어지시네요. 어머니 생각하시니까 또.
어머님이 아마 하늘나라에서 보고 계실 텐데 어머님께 한 말씀하세요.
-저는 항상 그랬습니다. 평생직장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항상 사진 보고 얘기해요, 맨날, 지금도.
-사진 보시고.
-(해설) 시할머니가 만들고 시어머니가 일궈온 아귀찜 식당.
두 분의 노력을 알기에 이 공간을 지켜내고자 하는 한유선 씨의 마음은 남다릅니다.
-할머니 때부터 이어온 그게 무게 아닌 무게가 저한테로 다 넘어온 느낌이고
어깨가 무겁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 무게를 갖다가 가볍게 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끌고 나가도록 해야죠.
-(해설) 3대의 역사가 스며든 마산 아귀찜.
앞으로도 지금처럼 마산 아귀찜의 명맥을 이어가길 응원합니다.
노래를 들으며 걷다 보니 활짝 핀 꽃이 가득한 공간이 나타납니다.
멀리서부터 싱그러운 꽃향기가 진동하는데요. 왠지 설레는 이 기분.
향긋한 꽃향기를 따라 발길을 옮겨봅니다.
-꽃이 너무 예쁘다. 꽃이 엄청 색깔이 화려하네.
-(해설) 예상치 못한 꽃들의 향연에 괜히 마음이 들뜨는 기분인데요. 곱다.
-좀 창피하게 꽃 이름을 제대로 다 이렇게 말을 못 하는 게 그러네요.
-(해설) 누가 계셨네요. 꽃 이름 좀 물어봐야겠습니다.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 여기 구경하다가 좀 독특한 비닐하우스들이 이렇게 있는 거예요.
꽃들이 진짜 너무 많은데요.
-저희가 시가지에 꽃을 관리하거든요.
창원시에서 농업 해서 도시농업과라고 도심지 꽃 관리를 저희가 하고 있어요.
-(해설) 거리에서 보던 꽃들도 다 시에서 관리하는 거였군요.
다시 보니 꽃들이 친숙해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수많은 비닐하우스의 정체가 바로 마산국화축제를 준비하는 공간이라는데요.
다가오는 국화축제를 앞두고 꽃 가꾸기로 한창 바쁜 시기라고 합니다.
여기 다 모여계셨네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국화 이거 하시는 거예요?
-적심이에요.
-적심. 적심한다는 말이 잘 고르고 한다는 건가요?
-네, 그런 계통입니다.
-저는 지금 딱 봐서는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하는 거예요?
-나온 것이 이렇게 나온 거. 여기서 두 가닥이 나오거든요.
그거를 피어나게 2개에서 따게 되면 4개가 나옵니다. 그렇게 늘려가는 거예요.
-그렇게 점점 부풀리는 거예요?
-다음에는 이렇게 예쁘게 따는 거예요.
-(해설) 저도 한번 손을 거들어봤습니다.
-이렇게.
-잘하시네요.
-그래요? 그렇죠, 이것도 따고 이렇게 하면 이게.
-일하러 오셔도 되겠다.
-그래요?
-(해설) 일일이 수작업이 필요하더라고요.
-이렇게 이렇게 하나씩 적심을 해주시면.
-자꾸 늘려가는 거예요.
-이게 이렇게 풍성하게 다 변하는 거구나. 손이 많이 가는 거네요.
-국화는 손이 많이 가요.
-손이 많이 갑니다.
-원래 마산이 국화 시배지예요.
상업용 국화를 처음 재배해서 수출도 하고 내수도 하고 전체를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커요.
-그러면 이쪽 마산에서 국화를 처음으로 상업 재배를 시작한 거예요?
-네.
-네.
-그걸 기념하기 위해서 국화축제를 시작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국화축제를 벌써 20년 넘게 하고 있는 거예요.
-마산 하면 국화네요.
-마산 하면 국화죠. 국화 하면 마산이고요.
-(해설) 올해로 24번째 국화축제가 열린다는 마산. 어떤 작품이 있나 구경해 볼까요?
-무슨 놀이공원 테마파크 같아요.
-작품이 좀 많죠? 모형 작이라고 해서 모형 만들어서 국화를 입히는 거예요.
-이렇게 대형 모형을 아예 만들어서 거기다 꽃을 이렇게.
-주제가 있는 것들이죠. 이런 것들은 만날 고개 모녀상이거든요.
그래서 꽃을 입히고 공룡도 있고 돌하르방도 있고.
-돌하르방.
-(해설) 다들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국화 모종을 심고 꽃을 피워내고 있더라고요.
-이건 미더덕.
-미더덕 -진동에서 미더덕이 특산물이거든요, 이렇게.
-이 고장의 특산물이나 특징들을 잘 살려서 다 테마를 잡으셨네요.
-그게 좀 많아요.
-이게 지금 뭐예요?
-아귀요. 마산에 유명한 아귀. 아귀거리 있잖아요.
-이게 아귀 모양이구나. 제가 아귀찜을 맛있게 먹고 왔는데.
-맛있는 거 드셨네요.
-어쩐지 모양이 많이 본 모양이다 싶은 게 아귀가 유명하니까 이것도 이렇게 꽃으로.
아이디어 좋네.
정말 축제 준비를 아주 그냥 딱 알차게 내실 있게 꽉꽉 채워서 준비하셨네요.
저 원래 이런 거 잘 안 하긴 하는데 말씀 나온 김에 말 나온 김에
시청자 여러분한테 국화축제 홍보 한번 하시죠.
10초 드립니다, 10초.
-준비 좀 해야...
-10초 안에 홍보 들어갑니다. 10초입니다. 시작. 10, 9, 8, 7...
-저희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햇수로 25년이 됐고요. 24회 올해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땡. 다음에 다시 한번.
-5분만 더 주면 안 됩니까?
-게임은 게임이니까.
-(해설) 국화축제를 위해서 짧게는 1년, 또 길게는 1년 6개월 동안 국화를 기르는 사람들.
화려한 마산국화축제 뒤에는 이처럼 남모르게 고생하시는 분이 많았네요.
가을의 낭만과 함께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꽃축제.
여러분, 올해 국화축제도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진한 국화 향기를 뒤로 하고 이번에는 국내 최초의 해상 유원지, 돝섬으로 향해봅니다.
10분 남짓 바다를 가르며 돝섬으로 가는 길. 시원한 바닷바람도 좋고요.
생동감 넘치는 마산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배 타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배를 딱 타니까 바람도 시원하고 아주 너무 시원하고 좋은데요?
여기가 저쪽에 뒤에 공업 도시, 그다음에 공업 단지,
그다음에 또 자연 한데 어우러져서 아주 진풍경이네. 큰 배도 많고.
-(해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돝섬. 섬 모양이 돼지가 누운 모습이라 하여 돝섬이라고 하네요.
-어서 오세요. 돝섬, 복을 주는 황금 돼지 섬.
-(해설) 누가 황금 돼지 섬 아니랄까 봐 돝섬 입구부터 다양한 돼지 동상들이 반겨줍니다.
-여기는 어쩐 일입니까?
-돝섬 구경 왔어요.
-우리도 구경 왔는데.
-사진 한 번만, 사진.
-사진, 사진, 사진.
-사진.
-여기로 오세요.
-사진 좀 찍어 봐라.
-깜짝이야.
-고마워요.
-(해설) 때마침 돝섬을 방문한 시민이 많네요. 돝섬 투어, 시작부터 시끌시끌합니다.
-하나, 둘.
-표정 좋네.
-여기 돝섬에는 자주 오세요?
-오늘 곗날이에요.
-오늘 곗날이에요?
-오늘 곗날, 모임 있어서 왔어요.
-계 모임 하시면서? 여기 돝섬 오면 뭐가 좋아요?
-돝섬이 돼지 섬이라고 해서 왔다 하면 복 받아서 나간다고 해서.
-여기 오면 복을 받는다고 해서.
-그렇지.
-그래서.
-황금 돼지 코를 만져야 해요.
-저 황금 돼지 코를 만지면.
-코를 만지면서 소원도 빌고.
-가 봅시다, 저기로.
-좋아요.
-너희도 오너라, 너희도 오너라. 와 봐, 와 봐, 와 봐.
-돼지 코를, 코를 만지면.
-만지면.
-좋은 일이 생겨.
-두 번이요? 이 코를 만지면 복이 들어온다고요?
복 들어와라. 복 들어와라.
-그만 만지세요, 이제. 다른 사람도 만져야지.
-복을 많이 받아야죠.
-그만 만지라고 해도.
-안 돼.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재밌게 놀고 가세요. 또 만나요.
-(해설) 황금 돼지 코도 듬뿍 만졌겠다, 환영도 받았겠다.
천천히 돝섬을 둘러보는데요.
깨끗하게 조성된 산책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발견한 요트 체험장.
-안녕하세요? 이거 타면 요트 타고 가는 거 맞죠, 이거?
-맞습니다. 앞쪽에 앉으시면 됩니다.
-앞쪽에.
-(해설) 크루저 요트부터 딩기 요트, 카약까지.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답니다.
-시원하다. 경치 좋다.
-(해설) 해 질 녘 노을을 바라보며 즐기는 요트 위에서의 여유.
이대로 시간이 멈춰 버리면 좋겠습니다.
-바다에 요트에 몸을 맡기고 그냥 앉아 있다 보면 걱정거리들이 싹 사라질 것 같아.
-(해설) 고단했던 하루 끝에 찾아온 선물 같은 시간.
따스한 햇살 아래 가을을 만끽해 봅니다.
파란 하늘과 마산 바다를 도화지 삼아 마실 길에 만난 수많은 인연을 그려보는데요.
참 많은 사람의 사랑으로 피워낸 도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해설) 진한 국화 향기처럼 진실된 사람들의 향기가 더해져 더 매력적인 동네, 마산.
오늘의 마실 길도 행복으로 가득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만석.
-맛있죠? 고소하게.
-어떻게 이렇게 고소하지?
-너무 예뻐요.
-진짜 시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