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가요
일요일 오전 10시 55분
TV
종영

다시보기

노래하듯, 도시기행 마실가요 - 찬란하게 빛나라, 광안·민락·센텀

등록일 : 2024-11-18 15:49:46.0
조회수 : 927
-(해설) 문뜩 생각만 해도 가슴이 몽골몽글해지는 곳이 있습니다.
-진짜 오랜만이다, 여기. 좋아졌네.
여기가 옛날에는 언덕에 그냥 집들이 있는 그런 동네였는데, 좋다. 멋있네.
-(해설) 제가 이렇게 들뜬 이유, 짐작하셨나요?
사실 이곳은 제 유년 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어릴 적 옛 동네입니다.
-밑에 이거 수영장 어릴 때 다니던 수영장인데. 저 어릴 때 완전히 핫플.
수영장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어요, 여름에.
유수풀 물이 막 흐르는 최신식 수영장이었는데 이제 세월이 벌써 이렇게 지나서 40년이 넘었으니까.
-(해설) 세월이 얼마가 지났든 언제나 그립고 설레는 곳. 어린 시절 옛 동네란 그런 곳이죠.
-사실 제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 전근 따라서 와서 한 5년 동안 살았던 동네가 딱 이 동네거든요.
제 삶의 가장 어린 시절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곳을 다시 오니까 몽글몽글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마실가요는 특별히 더더욱 설레는 발걸음이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잘 한번 다녀보겠습니다, 오늘도.
-가을인데. 이게 운동기구가 바다 보면서 할 수 있게 다 돼 있구나, 여기.
-(해설) 오랜만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제가 위에서 12층 꼭대기에 살았었는데 저기 위에서 이렇게 내려다보면 태풍이 와서
파도가 팡 치고 여기 담벼락을 넘어서 넘어오는 걸 되게 신기해하면서도 무서워하면서 봤던
그 기억이 아주 생생해요, 지금.
-(해설) 아직도 생생한 그 기억을 따라 동네 마실을 좀 더 다녀볼까요?
왠지 낯설지 않은 이 느낌.
-저기네, 내가 살던 데. 여기 12층 꼭대기, 저기다! 그대로 있구나.
-(해설) 긴가민가했는데 제대로 찾아왔네요.
-여기다, 여기. 맞아, 맞아. 맞아, 맞아. 어르신, 안녕하세요? 제가 사실은 40년 전에.
-40년 전에요?
-어릴 때 여기 1202호 살았거든요.
-1202호.
-제 어릴 때 기억에는 여기.
-없어졌어요.
-놀이터였었던 것 같은데.
-없애고 주차장을 만들었어요, 안쪽으로.
-주차 때문에 이렇게 다.
-주차 때문에.
-(해설) 하긴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죠. 그때 그 친구들아, 다들 보고 싶다.
도시에 오래된 아파트 단지는 그저 단순한 아파트가 아닙니다.
아파트와 함께 나이를 먹은 울창한 나무들, 꽃들 그리고 성실하고 우직한 사람들의 역사가 있죠.
그래서 나이 많은 아파트 단지가 없어지는 건 작은 숲 하나가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사라지는 것과 같답니다.
추억의 마실을 다니다 보니 반가운 곳을 또 만났네요.
-이 상가에 이것도 그대로 있네.
어릴 때 여기 태권도 학원이 있어서 태권도 학원 다니는 애들 부러워서
저도 태권도 시켜주세요 했는데 어머님이 안 보내주셨거든요.
여기 아직도 있네 3층에 태권도 학원. 물론 저기 관장님은 바뀌셨겠지만. 이 건물 그대로네.
-(해설) 태권도 학원만큼이나 어린 시절 제가 좋아했던 곳이 아직도 여기에 있네요.
-구경 좀 해도 될까요?
-해도 됩니다.
-(해설) 용돈만 생기면 쪼르르 달려왔던 상가 슈퍼마켓입니다.
요즘 동네 슈퍼마켓 보기가 쉽지 않은데 참 반갑네요.
-그때는 여기 상가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인터뷰할 시간도 없었지. 줄 서 있었으니까.
-그러면 사장님은 언제부터 여기.
-내가 한 40년.
-40년 됐어요? 그러면 제가.
-강산이 네 번 바뀌었지.
-제가 딱 여기에서 서울로 이사 간 다음부터 딱 계셨나 보다, 사장님께서 그러면.
뵐 수 있을 뻔했네요. 가만있어봐. 왔는데 뭐라도 사 가야죠.
-아니, 하나 드셔도 괜찮아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이거 또. 이 돈 통에서 돈 꺼내서 하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사장님 지금 혹시 안 바쁘시면 이거는 하나 제가 먹고, 하나는 사장님이 먹고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그럼요.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특별할 것도 또 남다를 것도 없는 평범한 상가 슈퍼.
하지만 40년 세월 동안 이곳에서 변해가는 아파트 사람들과 또 세상을 지켜봐 왔답니다.
-이 단지가 크잖아요.
-그렇지.
-그러면 그 호수마다 그냥 다 직접 배달을 해 주신 거예요?
-아니요. 우리도 직원들이 있었어요.
-직원들이.
-직원이 10명이 됐었어요. 그 당시에는.
-열 분이나 계셨다고요? 그럼 엄청 성행을 했던 거네요.
-옛날에는 배달을 다 해줬으니까 어느 집에 누구, 뭐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대충 알 수 있었지.
-(해설) 유통업을 하던 사장님은 30대 중반 사업에 실패하면서 지인이 운영하던 이 슈퍼마켓을 인수했답니다.
아무런 경험 없이 뛰어든 슈퍼 일. 하지만 그 일은 곧 평생의 천직이 됐다네요.
-옛날에는 30원이었지, 30원, 50원. 그렇게 하던 게 지금은 500원 했다가. 500원이 지금 1000원이 됐잖아.
재밌었지 사실은. 바쁘니까 잘 되고 하니까. 장사 잘되면 재미있잖아.
마트 하던 게 뭐 열심히 한 거지 사실은. 열심히 살았지.
그런데 뭐 영업이 잘되고 하면 피곤한 게 좀 사라지잖아, 사실은.
-(해설) 그렇게 달려온 세월이 언 반 평생.
가까운 이웃도 하나, 둘 장사를 접고 떠났지만 사장님은 여전히 슈퍼를 지키고 있답니다.
장사하다 보면 어떻게 보면 사실 행복하지.
-(해설) 핸드폰 터치 한 번이면 뭐든 배달 되는 편리한 세상.
하지만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든 오래된 단골들을 생각하며 사장님은 앞으로도 이 슈퍼를 지킬 거랍니다.
사장님, 평생직장에서 오래오래 뵐게요.
따뜻한 추억 여행을 마치고 바닷가를 걸어봅니다.
-옛날에는 이런 게 아예 없었는데 지금은 이제 해양 레저가 다 생겼네. 좋아졌다, 확실히.
-(해설) 아치형 해변이 특징인 광안리 해수욕장은 큰 다리 덕분에 물살까지
잔잔해 패들보드를 타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랍니다.
-애들 너무 재밌겠다. 여기 진짜. 변하긴 많이 변했네.
옛날에는 여기 높은 건물이 하나도 없고 그냥 비포장도로에 아주 영세 횟집 단층으로 된 거 쫙 늘어져 있었는데.
이렇게 반달 모양으로 쫙 있어서 위에서 보면 진짜 장관이지, 이게.
-(해설) 그런데 해변을 따라 끝까지 걷다 보니 독특한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화려한 도심 바다 광안리 한편에 이런 풍경에 있었네요.
세련된 마천루와 정겨운 고깃배들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이곳. 바로 민락항입니다.
-배들 많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디 가시는 길이세요?
-배에, 우리 아저씨 배에 고기 잡은 거 지금 좌판으로 가지고 가고 있어요.
-남편분께서.
-잡아 오시는 거.
-고기를 잡으신 걸 지금 실으러 가시는 거예요?
-싣고 지금 좌판으로 들어가고 있어요.
-그래요? 저도 그럼 따라가도 돼요?
-따라갑시다.
-구경가도 돼요? 감사합니다.
-(해설) 광안리에서 이런 진풍경을 만나다니 그냥 갈 수 있나요? 얼른 따라나섰습니다.
여러분은 아셨나요? 민락항에서 광안리 앞바다를 무대로 조업하는 어선이 무려 100여 척이 넘는답니다.
아침마다 어부들이 잡아 온 싱싱한 물고기는 직매입을 통해
일부는 도매로 넘기고 남은 건 직판장으로 가져와 파신답니다.
배를 가진 어민들이 직거래로 운영하는 이곳은 신선한 횟감과 해물을
산지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곳이라네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전복에 개불, 해삼, 낙지. 물건 좋은 게 많네, 여기.
-(해설) 신선한 횟감들을 보니 그냥 갈 수가 있나요.
특히 이 녀석 무조건 맛보고 가야죠. 그럼요.
-반만 받을게요.
-(해설) 전국에서도 최고로 쳐준다는 부산 금태는 민락항 어부들에게 더 없는 효자 생선이랍니다.
옛날에는 부산 바다 어디서나 잡히는 흔한 물고기였지만
요즘엔 비싼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파는 귀한 몸이라네요.
-아주 아주 귀한 아까 모신.
-이게.
-금태 왔습니다.
-아까 그 금태. 맛있어요.
-잘 먹겠습니다.
-4월부터 5, 6, 7, 8, 9. 계속 지금 나오고.
-그래요.
-맛있어요.
-(해설) 파는 분이 이토록 자부하는 그 맛, 궁금하시죠?
-맛있어요? 서울의 젊은 분들이.
-진짜 맛있네요.
-오면 찾아요.
신기하게 서울에서는 살아있는 것을 볼 수가 없는데 여기는 바로 잡아서 살아있는 게 있으니까.
-쫄깃쫄깃하면서도 기름지고 이게 고소하고 맛있네요.
-고소하고 맛있어요.
-어머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잡수세요.
-금태는 구이로만 먹어봤지. 회로는 처음 먹어보는데.
광안대교가 쫙 있고 항구가 딱 보이는 데서 갓 잡은 걸 딱 여기서 먹으니까.
이게 맛이 두 배로 더 맛있네.
-(해설) 금태가 통째 들어간 특급 매운탕도 기가 막힙니다.
그런데 이 금태 덕분에 행복한 건 저뿐만이 아니라네요.
-지금 남편분 이야기를 하시니까 얼굴이 막 화사해 지세요, 더.
-귀한 남편이죠. 그런데 이 금태를 많이 잡아 올 때는 많이 잡아 와요.
그러니까 남편분을 하늘같이 떠받들어야죠.
-지금도 그렇게 남편 너무 좋으세요? 사장님이?
-귀한 남편입니다.
-(해설) 경남 고성이 고향인 사장님은 맞선 자리에서 남편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렸답니다.
-딱 처음 보시자마자 이 남자 괜찮다 이렇게 생각이 드셨어요?
-아저씨가 좀 잘생겼어요. 그 당시에. 그러니까 서로 마음이 통했죠.
선보는 그날 예물 하러 갔어요. 시어머니.
-안녕하세요? 누구누구입니다. 선보러 나왔습니다. 예물 사러 가시죠.
-그래서 보름 만에 결혼했어요. 선보고 보름 만에.
-(해설) 그렇게 인생도 술술 풀렸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야속했답니다.
남편이 타던 소형기선의 저인망어업이 금지되면서 먹고 살길이 막막했던 부부는
없는 돈을 싹싹 긁어서 오래된 목선 한 척을 사서 민락항으로 들어왔다네요.
-(해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큰맘 먹고
거액의 빚을 내서 장만한 것이 바로 이 배였답니다.
그 후로 40년.
남편은 매일 새벽 바다로 또 아내는 직판장으로 그렇게 이를 악물고 뛰었답니다.
지금 이렇게 살면 뭐 잘사는 거죠. 저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아저씨가 고생을 많이 했죠.
-(해설) 돌아보면 참 아득했던 날들. 캄캄한 새벽을 지나 밝은 아침이 올 때까지
아내는 그렇게 매일 바다로 간 남편을 기다리며 이 자리를 지켰답니다.
-맨날 이리 들어올 시간 되면 오매불망 이렇게 기다리고 있어요.
바다는 항상 위험하니까.
오늘도 무사히 고기 만선 해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저 배가 들어오면 기분이 좋아요.
오늘도, 오늘 하루도 무사하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그래서 이제 그 생각을 하면 마음에 찡해서 눈물이 핑 돌아, 항상. 할아버지.
-(해설) 잘생긴 남편을 보니 목소리에 꿀이 뚝뚝 떨어지시네요.
-선장님. 오늘 많이 잡았네요.
-네.
-손잡아 줄게.
-내가 할게.
-자, 자, 자. 감사합니다.
-(해설) 오늘 아내의 목소리가 유난히 밝은 이유가 있었네요.
금태가 아주 만선입니다, 만선. 요즘엔 바다 수온이 부쩍 높아져서 조황이 예년만 못하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날이 흔치 않다는데요.
사장님, 오늘은 장사할 맛 제대로 나시겠는데요.
-몇 분인데?
-밥 먹다가 내려온다. 9명이래.
-내가.
-여기 가자미 몇 마리 더 줘라.
-가자미 몇 마리 더 드릴게요. 요즘은 뭐 오늘 갓 잡아 온 가자미 맛있고요.
-오늘...
-여기도 또 회 해서 잘 먹었다.
-(해설) 한시도 손에서 물 마를 날 없었던 세월.
그런데 딱 한 번 두 분을 멈춰 서게 한 일이 있었답니다.
-옷 정리하고.
-눈물이 난다.
-왜. 그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는가 봐요.
-(해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남편은 그길로 서울에 올라가 아내와 함께
병원에서 먹고 자며 치료에 매달렸답니다.
그리고 마침내 건강해진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민락항으로 돌아왔다네요.
이런 알뜰한 사람이 없었으면 지금의 내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 고생했다.
-(해설) 바다가 육지가 되고 망망대해 한복판에 다리가 놓인 긴 세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도심의 항구를 비추는 등대처럼
두 분의 남은 날도 오래오래 환하게 빛날 겁니다. 아무렴요.
-같은 광안리 해수욕장인데도 저쪽 끝에서 또 볼 때랑 이쪽 끝에서 볼 때랑
또 다르네, 느낌이. 바람 시원하다.
-(해설) 해변을 건너 주택가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여기는 골목이 뭐 일본식 주점 또 한국식 주점 아주 그냥 한 골목 안에
같이 공존을 하고 있는 거 보니까 젊은 친구들도 많이 오겠는데? 재밌다.
-(해설) 간판만 구경해도 재미가 쏠쏠합니다.
요즘 민락동 골목길은 다국적 요리를 추구하는 젊은 셰프들이
하나둘 둥지를 틀면서 전국구 미식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네요.
그런데 여기는 또 뭐죠? 국적이 어딘가요?
-안녕하세요?
-(함께) 안녕하세요?
-가게가 여기 동남아 식당이에요? 여기 특이하다.
-저희 대만 식당이에요.
-대만 식당이에요?
-네.
-너무 가게가 예쁜데요, 독특하네.
-감사합니다.
-여기 안에 좀 구경해도 돼요?
-식사하고 가세요.
-편하게 들어가셔도 되세요.
-너무 예뻐서, 가게가.
-(해설) 벽에 걸린 소품부터 의자, 식탁까지 대만 현지 식당이라고 해도 믿겠는데요.
-대만 음식 좋아하거든요. 메뉴가 가만있어 봐.
-이건 알겠다. 우육탕면.
-맞습니다.
-그다음에 이게 탄탄면.
-네, 맞아요.
-그다음에 좋은 음식들이 많네.
-(해설) 식당의 주인장이자 셰프인 상민 씨는 1년 반 전 이곳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을 개업했답니다.
주메뉴는 대만의 국민 요리 우육탕면과 탄탄면.
-대만에서 먹었던 이 탄탄면이랑 량미엔 같은 경우는 좀 단맛도 많이 없고
소스 양 자체도 이렇게 많지는 않은데 그래도 저희는 좀 소스도 넉넉히 드리는 편이고
아무래도 한국인이 먹기에 좀 딱 땅콩 소스만 먹으면 느끼할 수 있어서
저희가 매운맛을 추가해서 그런 맛을 좀 잡아놓는 편이에요.
-실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육탕면.
-우육탕면입니다.
-그다음에 이게 탄탄면.
-탄탄면. 우육탕면은 먼저 본연의 맛을 느끼게 그냥 면이랑 고기랑 같이 드시고.
-먹고 그다음에.
-드시다가 라장 넣어 드시고.
-이게 라장이죠?
-라장입니다.
-라장을 좀 넣어서 섞어 먹고. 잘 먹겠습니다, 사장님. 이거 왜 이래. 깊어.
매운 고추 이게 딱 넣어놓고 하니까 국물이 시원하네요.
면발이 아주 쫄깃쫄깃하면서. 라장을 한번.
두 번 정도 넣고. 여기에 이제 제가 고수를 좋아하니까 고수를 싹 섞어서.
회에다가 매운탕 먹고 왔는데, 지금. 이게. 이게 이렇다고?
이거 우육탕면에 이게 진짜 중요하거든요, 고기가.
-(해설) 고기 맛의 핵심은 바로 졸인 방식.
소고기 양지머리를 푹 삶아낸 육수에 식혀둔 고기와 특제 소스를 넣어
푹 졸여내 깊고 진한 풍미를 완성했답니다.
-씹을 때마다 안에서 양념이 싹 배어 나오는 느낌이... 이게 진짜 맛있네.
-(해설) 이번에는 탄탄면. 대만식보다 살짝 매콤하고 달달해 먹을수록 당기는 맛이 특징이랍니다.
-이번에는 탄탄면. 고소함이 확 올라오면서 매콤한데 그 고소함이 쫙 온다.
-(해설) 대만 음식을 좋아하는 제 입맛에 아주 딱입니다, 딱.
횟집과 주점이 즐비한 민락동 골목에서 흔치 않은 대만 요리로 승부를 건 젊은
사장님, 이거 사연이 왠지 궁금해지는데요.
-이렇게 대만 음식을 이 정도로 하시는 거 보면 원래 화교세요?
-아니요. 대구 사람이요.
-타이완에서 살다 오신 거 아니에요?
-아닙니다. 대구에서...
-유학 갔다 오신 것도 아니고?
-아니요. 그냥 순수, 딱 국내파입니다.
-(해설) 고등학교 시절 대구의 유명 양식 레스토랑에서 주방 보조를 하던 상민 씨는
운명처럼 요리의 세계에 빠졌답니다.
-이 일이 12시간씩 일하고 계속 서 있고 불 앞에 있고 하다 보니까
힘든 부분도 진짜 많은데 재미 하나가 그게 정말 컸던 것 같아요.
사장님도 빨리 나와서 재료 준비를 하시니까 저도 그걸 배우고 싶어서 보통
한 시간 두 시간 정도는 빨리 나가서 배우고 옆에서 같이 도와드리면서 그렇게 준비해 왔던 것 같아요.
-(해설) 그렇게 요리라는 천직을 발견한 상민 씨는 대학 진학 대신
언젠가는 내 식당을 열고 싶다는 당찬 꿈을 품었답니다.
최고의 맛을 위해 레시피를 고쳐 쓰기를 수십 번, 그 뚝심 덕분일까요?
개업 1년 반 만에 줄 서서 먹는 식당으로 자리를 잡은 건 물론
올해 초에는 유명 글로벌 미식 잡지에 맛집으로도 선정됐답니다.
-광고 전화인 줄 알고 제일 처음에 전화 왔을 때는 그냥 듣자마자 바로 종료 버튼 눌러서 끊고.
정말 너무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게 부산에서도 솔직히 받은 가게도 많이 없는데 너무 기분 많이 좋았었고
그래도 조금은 이제 성공했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었고, 그때는.
-(해설) 상민 씨의 오늘이 있기까지 언제나 곁에서 함께해 준 든든한 응원군이 있다는데요.
바로 아내 지혜 씨랍니다.
-그러면 결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이제 2년 됐습니다.
-신혼부부시네. 그럼 우리 사장님이 오빠고, 동생?
-아니요. 와이프가 연상입니다.
-네?
-제가 누나입니다.
-와이프가 저보다 여섯 살 더 많은 서른여덟입니다.
-(해설) 나이가 뭐 중요한가요?
-두 분은... 그럼 어떻게 만나셨어요, 두 분은?
-친구들이랑 바다 보러 놀러 갔다가 해변가에 반짝이는 게 있어서 가까이 보니까
이 친구여서 제가 주워 왔습니다.
-말씀도 재밌게 하시네.
-대천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이 이상하게 큐피드의 화살이 많이 날아다니는 데가, 거기가...
거기서 처음 만나시고?
-(해설) 서울이 고향인 지혜 씨와 대구에서 온 상민 씨.
두 사람에게 광안리는 그 어느 곳보다 특별하답니다.
-집에서 가게로 내려오는 길에 보면 매일 바다가 보여요.
일하러 온 것도 맞기는 한데 놀러 나가는 기분도 들고.
-이 민락에 우리가 가게를 내서 처음부터 바닥 처음부터 청소하고 테이블 다 세팅하고.
저희 둘이 같이 하는 거는 또 처음이었으니까 되게 의미가 크고
저는 너무 거의 500% 만족이라서 저 웬만하면 신랑한테도 이 이야기 하는데
죽을 때까지 여기서 살자, 이 말 진짜 자주 하거든요. 살 수만 있다면.
그래서 저는 여기가 너무 행복하고 좋아요.
-(해설) 평생 잊지 못할 눈부신 시작을 함께한 광안리.
앞으로 이곳에서 두 분이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요?
-저희 애들도 같이 성공해서 애들도 같이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고.
와이프랑은 정말 지금처럼 웃으면서 별거 아닌 일에도 그냥 재밌게 지내면서
좀 그렇게 계속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해설) 창창한 젊음에 큰마음까지 품었으니 못 이룰 꿈이 있을까요?
민락동 럭키 커플 상민 씨, 지혜 씨. 그 꿈 꼭 이루시길 바랄게요.
광안리에서 수영강 넘어 작은 다리 하나 건넜을 뿐인데 분위기가 확 달라졌죠?
바다의 도시 부산에서 드물게 만나는 강변 동네, 센텀 신도시로 왔습니다.
-APEC 나루공원. 좋네. 여기는 진짜 산책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곳이네, 공원이.
-(해설) 그런데 이분들은 여기서 뭘 하시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오만석 배우님이세요?
-안녕하세요? 뭐 하고 있었어요들?
-저희 케이팝 연습하고 있었어요.
-댄스 연습하고 있었어요?
-(함께) 네.
-맞아요.
-예사롭지가 않네, 이게 동작하시는 것들이. 학생들이에요?
-(함께) 네.
-맞아요.
-저기 동서대학교 뮤지컬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에요.
-뮤지컬과 있는 학교?
-네, 맞아요.
-네, 맞아요.
-거기 학생들이에요?
-(함께) 네.
-(해설) 반갑게도 뮤지컬 후배님들을 만났네요.
-감사합니다.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저도 반갑습니다.
-포도밭 그 사나이 봤어요.
-그랬어요?
-본방 사수했어요, 본방 사수.
-저도 왕가네 식구들 봤어요.
-초등학교 때 봤어요. 너무 좋아했어요.
-그래요? 언제 적 이야기야. 옛날, 옛날이다.
-(해설) 근처 학교에 다니는 대학생들인데요. SNS에 올릴 영상을 찍고 있었답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재미로 하는 것 치고 너무 딱딱 잘 맞는데?
-(해설) 가끔 이렇게 공원에 나와서 머리를 식힌답니다.
-평소에는 학교에서 연습하고.
-연습하고.
-지금 막 학교 열심히 다닐 때잖아요.
-맞아요.
-공연 연습 중이에요.
-같이 가보실래요, 저희 학교?
-너무, 너무 좋은데.
-구경시켜 주고 싶은데.
-좋아요.
-오세요, 오세요, 오세요.
-(함께) 오세요, 오세요, 오세요.
-그래도 돼요?
-당연하죠.
-진짜? 그럽시다, 그러면 갑시다. 가보겠습니다.
이 친구들이 에너지가 좋네. 가세요. 어디, 어디예요?
-(해설) 이거 갑자기 일어 커져 버렸는데요. 이런 게 또 마실 다니는 재미 아니겠습니까?
4학년 졸업 공연을 앞두고 한참 연습 중이라는데요.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함께) 언제나 잊지 않을게~ 그대 곁에~ 그대 곁에~ 그대 곁에~
-안녕하세요?
-(함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노래 너무 멋있다. 선생님이신가 봐요.
-학생이에요.
-학생, 선배? 같이. 지금 뭐 연습하는 거예요?
-합창 연습하고 있습니다.
-합창 연습, 졸업 작품. 다 같이 4학년들이에요, 그러면?
-(함께) 네.
-(해설) 머지않아 뮤지컬 무대를 누빌 꿈나무들입니다.
마침 저도 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어서 그런지 더 반갑더라고요.
-배우님의 목 관리 비법이 궁금합니다.
-이거를 이겨 먹으려고 내가 가지고 있는 호흡보다 소리를 더 많이 쓰면 목이 금방 상합니다.
그리고 목에 좋은 꿀, 프로폴리스, 도라지, 목캔디 등등을 애용합니다. 또 뭐 있어요? 우리.
-어떻게 하면 배우님처럼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요?
-난감한 질문들만 한다.
안 틀리려고만 하지 말고 잘 틀리려고 많은 시도를 하거든요.
덧붙이는 게 아니라 잘 깎아내는. 그런데 고통스럽게 하지 말고 즐겁게, 즐겁게.
-(해설) 방해가 될까 걱정했는데 도움이 됐다면 다행입니다.
-혹시 나 보여주고 싶은 거 있는 사람 있으면 이 기회에 저기 카메라도 있는데 한번.
-그러면 제 뮤지컬도 한번 보여드리고.
-한번 봅시다, 그러면. 궁금하다. 우리 가현 학생. 우리 이렇게, 이렇게 와서 한번 보자.
-(노래) 컴 온 베이비 다 함께 즐겨봐 저 무대에 서서 제가 박수를 받고 싶다.
하는 그 느낌에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Jazz!
-잘한다.
-(해설)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어릴 때부터 전공해 온 무용을 그만두고 방황하던 가현 씨는
어느 날 갑자기 뮤지컬에 빠져 늦깎이 신입생이 됐답니다.
-(함께) This is me~ This is me~ 첫 합창 연습을 할 때 그 소리가 쌓이면서
제 소리가 거기의 일부가 됐을 때 좀 벅차면서 행복했던 것 같아요.
-(해설) 힘든 시간을 돌고 돌아 다시 무대에 서는 행복을 일깨워준 뮤지컬.
그래서 가현 씨에게는 누구보다 야무진 꿈이 생겼답니다.
오만석 배우님이랑 같은 무대에서 일상처럼 그냥 선후배 사이가 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한번 제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함께) 바로 그날~ 아무도~
-(해설) 뜨거운 청춘인데 못 이룰 꿈이 있나요?
-(함께) 앞에는 호박마차~
-(해설) 가현 씨와 친구들, 우리 무대 위에서 꼭 다시 만나요.
-(함께) 바로 내 일~
-(해설) 반가운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강가로 왔습니다.
-이거 배 타는 건 또 슬리퍼 타고 타는 거는 처음이네.
-(해설) 아파트촌과 빌딩 숲을 가르며 바다로 흘러가는 도심의 강.
배를 타고 이 멋진 해 질 녘 풍경을 볼 수 있는 건
아마도 부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낭만이겠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눈부신 빛으로 도시를 비추는
여러분이 있어 오늘 마실도 참 행복했습니다.
-송도 해수욕장 쫙 펼쳐지고 여기 너무 좋네.
실천으로 이어지는 나눔의 아이콘. 이태석 신부.
-남수단에 있는 툰즈라는 마을을 갔고 폐허가 된 병원도 재건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셨고 학교도 이렇게 지으셨던 것이죠.
-서구 구민들의 쉼터이자 서구의 허파 역할을 해 주고 있네요.
이렇게 고운 천사분들이 계시네.
사이트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