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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듯, 도시기행 마실가요 - 윤슬처럼 빛나다, 부산 기장
등록일 : 2024-12-09 16:25:14.0
조회수 : 1364
-(해설) 따스한 햇살 끝에 핑크빛 물결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부산 기장에 왔습니다.
-무슨 솜사탕 밭에 온 것 같다. 핑크뮬리라는 거구나, 이게 핑크뮬리. 핑크빛이 도네.
여기가 원래 광산마을이라고 광산이 있던 곳이어서
중금속이나 이런 것 때문에 오염도 좀 되고 그랬던 곳인데.
경관을 예쁘게 꾸미는 이런 농업 단지로 만들어서 자연도 다시 살리고
좋은 공기로 선순환이 되면서 좋은 에너지로 만들어지는 것 같고 해서 너무 좋네요.
오늘은 예쁘고 화려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기장을 한번 마실 떠나볼까 합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아주 상쾌합니다.
-(해설) 오늘도 마실 길에 숨은 보석 같은 이야기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오염된 땅에서 힘차게 피어난 어여쁜 꽃들과 흘러가는 시간을 쌓아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사람들이 사는 곳.
아스라이 반짝이는 이야기들이 모여 찬란한 빛을 내뿜는 동네. 기장으로 출발합니다.
오늘 제가 첫 번째로 머무를 곳은 기장의 한 야구장입니다.
기장에 이렇게 좋은 야구장이 있었군요. 스포츠를 좋아하는 제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죠.
이곳은 국내 최대의 야구 테마파크라는 명성답게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는데요.
요즘 기장이 야구하기 좋은 도시로 불린다던데 다 이유가 있었네요.
야구부 학생들도 보이고요. 경기라도 있나 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기 야구부 학생들이에요?
-(함께) 네.
-우리 학생들 학교 어디예요?
-(함께) 경남고등학교.
-경남고등학교. 야구 명문이잖아요. K 마크 경남 딱 K.
나 지금 여기 봤는데 야구장이 진짜 좋다.
-여기 진짜 시설도 깔끔하고 아주 잘 돼 있습니다.
-여기서 야구하면 진짜 야구할 맛 나겠네.
-진짜 야구할 맛 납니다.
-그래요? 앞으로 어떤 야구 선수 되고 싶어요? 제일 존경하는 모델, 롤모델 선수.
-류현진 선수.
-류현진.
-저 강민호 선수.
-강민호.
-저 이대호 선수입니다.
-이대호.
-저도 이대호 선수.
-이대호 선수. 하여튼 오늘 게임도 잘하시고 즐겁게 운동하세요.
-감사합니다.
-(해설) 우리 꿈나무 친구들 파이팅입니다.
이때 제 시선을 사로잡는 캐리어 군단이 등장했습니다.
-(함께) 안녕하세요?
-저기 야구하러 가시는 거예요, 설마?
-네.
-그러세요?
야구장이 너무 예뻐서 너무 잘 돼 있어서 기장에 이런 야구장이 있나 싶어서 구경 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심판 보시러 오신 게 아니고? 팀이 있으신 거예요?
-네.
-그러시구나.
-아마 지금 몸 풀고 있을 겁니다.
-그러세요? 저도 한번 구경 가서 할게요.
-그러시죠.
-저는 야구 워낙 좋아해서.
-같이 가시죠.
-여기 야구장이 진짜 좋네.
-(해설) 우연히 만난 유쾌한 형님들과 함께 야구를 즐겨 볼까 하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꽤 많은 분이 모여 있네요.
저도 빨리 뛰고 싶으니까 서둘러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어때요? 좀 어울리나요?
-왔네.
-핏이 다르네.
-아닙니다.
-교대해라.
-교대해라.
-하나 턱 집어 왔는데 갖다 탁 붙이니까 자기 옷이네.
-유니폼이 좋네요.
-운동장 가기 전에 우리가 또 거쳐야 할 필수 코스가 또 있습니다.
게스트지만 제가. 어제 술 먹었나 확인하는 겁니다. 안 드시고.
오늘 외야펑고에서 제외. 이것들이.
여기는 뭐 들리기로는 동생이 야구한다고 하던데 이름이 이대호인가 그렇다던데.
-진짜?
-우리는 잘 몰라.
-이대호 선수 친형님?
-동생이 야구한다더라고.
-반갑습니다.
-은퇴했다고 하던데.
-저기 키는 달라도 똑같으시네요. 똑같으시네.
제가 오다가 학생들을 만났는데요. 4명 중에 이미 2명이 롤모델이 이대호 선수래요.
-저희도 롤모델이 이대호 아닌가요?
-그래? 그런데 실력은 모르겠지만 거의 뭐.
-제가 또 집에서 제일 몸이 약해서.
-그러세요? 이게 약하신 거면 도대체 다른 분들은 어떠신 건지 모르겠네. 영광입니다.
-(해설) 화려한 구력과 이력을 가진 멤버들이 뭉친 사회인 야구단, 네버다이.
올해 48년 차.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인 야구단인데요.
최근 전국 시니어 리그에서 준우승까지 거머쥔 실력파 팀이랍니다.
오늘은 실전 훈련을 위해 모였다네요.
50대의 자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날렵한 뒤태입니다.
-끝까지, 끝까지!
-하시는 분들 수준이 상당히 높으시네요.
-이게 연습할 때는 이렇게 아, 이래도 시합에 딱 들어가면 달라져요.
-그러니까 나이가.
-전부 실전용.
-오래 하니까 노련하죠.
-(해설) 느지막이 채비에 나선 한 남자. 이분은 좀 절어보이는데요.
-술은 안 마셨구나.
-술은 안 마셨습니다.
-세 팀 통틀어서 막내고 우리 아주 유명한 그림 그리신다고. 웹툰 작가.
-81년생, 만 42세인데요.
-42세인데 막내세요?
-막내.
-통틀어서 막내.
-(해설) 부산에서 왕성한 활동 중인 배민기 작가.
16년 차 웹툰 작가지만 야구단에서는 그저 귀여운 막둥이랍니다.
-오늘도 달려보시죠. 녹색 가방 안에 샌드위치랑 커피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시다가 당 떨어지시거나 소금기 부족하면 드시면 됩니다.
-항상 맛있어, 언제나.
-지금 막내, 오늘은. 현재 스코어 막내. 54, 54 막내.
-(해설) 오늘도 진짜 막내는 또 지각인가 봅니다.
-오늘도 지각이요?
-2시까지 아닙니까, 형님.
-이게 마감을 안 하니까 시간 변명을 하고 있네.
-죄송합니다.
-쪼그려 뛰기, 쪼그려 뛰기 5개.
-(함께) 하나, 둘, 셋, 하나. 하나, 둘, 셋, 둘. 하나, 둘, 셋, 셋.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다섯.
-좋다. 인정해준다. 빨리 체조부터 합시다. 허리 굽히겠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누가 나 좀 올려줘.
이게 내려가는 건 중력에 의해서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게 힘들어.
누가 좀, 도움이 필요합니다, 가끔가다.
-저 외에는 다 곡소리 나죠. 막내는 배가 나와서 곡소리고 나머지 분들은 굳어서 안 돼, 안 돼.
-(해설) 운동 전에는 충분한 몸풀기가 필수죠. 특히 우리 나이에는 말입니다.
70년 개띠고 저는 게임을 뛰는 것보다는 뛰어주기 위한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작전하고 지휘하고 늘 먹을 거 챙기고 누가 술 먹고 왔나 감시하고
그 정도 역할 하고 있는 감독 감상명입니다.
-저는 뭐 주 포션이 센터, 중견수.
가끔가다 팀이 졌을 때 마무리 투수로 한 번씩 올라가고 저도 60 넘어서 62년생입니다.
-저는 60 갓 넘은 박지용이라고 하고요. 현재 부산아재 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81년생이고요.
이 팀에서 막내를 맡고 있고 점점 나이 들수록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는데
이 팀에 오면 너무 사랑스러운 막내가 되는 것 같아서 많이 즐기고 있습니다.
-헤드부터 나가면 이게 들리니까 자연적으로 회전이 되는 거야. 다음에 허리가 가주고.
-그거 한번 해보겠습니다, 형님.
-공, 끝까지 공 보는 거.
-감사합니다.
-오케이.
-(해설) 평균 나이 55세.
사회에서 만난 이들은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형, 동생처럼 뜨거운 우정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입단 테스트를 해야 하니까.
-제가 배팅을.
-쳐보고.
-알겠습니다.
-반만 통과된 거니까.
-공격까지 해야 하죠, 그렇죠.
-(해설) 여기까지 왔으니 저도 공은 한번 쳐보고 가야죠.
네버타이 입단 테스트에 도전합니다. 막상 타석에 서니까 떨리는데요.
-갑니다. 칩니다.
-파이팅.
-오케이.
-(해설) 첫 안타에 시원하게 2루타 성공.
감독님, 저 이 정도면 멤버로 받아주시나요? 오랜만에 달리니까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거의 뭐 입단해야 할 것 같은데.
-제가 통과입니까?
-통과 정도가 아니고 거의 스카우트를 해야 할 정도야.
폼도 회전하고 최고입니다, 최고. 주전은 무조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역시 우리.
-허리가, 허리가 굽혀지니까.
-허리가 굽혀져야죠.
-안 굽혀져, 여기는, 허리가.
-연락을 한번 해서 전국대회 있을 때 한번 초빙을.
-감사합니다.
-나이도 딱 되셨고 어쨌든 오늘 파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입단 테스트에 통과했습니다. 네버다이.
-(해설) 실력보다는 인성, 대회보다는친목이 중요하다는 네버다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연습 삼매경에 괜히 저까지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나로서 빛나는 곳이 있다는 것. 참 좋은 것 같네요.
-항상 보면 친구들 만나면 아직도 야구하나.
우리 딸들도 아빠 아직도 야구해? 이 이야기가 저는 굉장히 자극이에요.
좋아요, 그 소리 들을 때마다.
-젊어서는 무조건 100%를 하려고 그래요.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다 보니까 나 스스로가 체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걸 느끼면
이때는 내가 체력을 조금 아껴도 되고 이 순간에는 내 힘을 다 쏟아붓고
조금은 조절이 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버티는 것 같아요.
-타구를 향해서 달려간다는 자체가 나이가 먹을수록 걸음이 안 떨어진다는데
굉장히 이게 정적이고 파이팅이 넘칩니다. 제일 좋은 운동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즐겁게 운영하시고 또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 많이 보여주십시오.
저희가 많이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또 파이팅 한번.
-감사합니다.
-할까요?
-우리 또 구호가 있는데 제가 선창을 마, 누고 하면 네다 이렇게 하고 끝나는 거예요.
-좋습니다. 역시.
-하겠습니다. 선창하겠습니다. 마, 누고.
-(함께) 네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해설) 야구의 도시 부산에서 부산 사나이들과 함께 잘 놀다 갑니다.
이번에는 아름다운 항구, 기장의 대변항에 도착했습니다.
항구를 지키고 늘어선 수많은 어선이 장관을 이루는데요.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네요.
-고요한 것 같으면서도 일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고.
-(해설) 짭조름한 바다 냄새를 따라 항구를 걷다 보니
어선 위에서 작업이 한창인 어민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게 뭐예요, 이게?
-이게 미역 종묘입니다.
-미역 종묘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미역.
-미역.
-무슨.
-씨앗이라고.
-씨앗 같은 거. 저 내려가서 구경해봐도 돼요?
-내려오세요.
-이게 미역 종묘예요?
이걸 어떻게 바다에 이렇게 넣어놓으면 이게 미역이 이렇게 자라는 건가요?
-바다에 넣어서 조금 더 키운 다음에 다시 육지로 들고 와서 작업을 해야 하는 거죠.
-저는 이렇게 미역 종묘를 하는 건 처음 보네요. 그런데 두 분은 관계가.
-부자 사이입니다, 부자 사이.
-두 분이.
-맞습니다.
-부자지간이세요?
-(함께) 네.
-그러고 보니 진짜 얼굴이 닮으셨네. 여기 웃으시는 거 보니까 똑같으시네, 진짜.
-(해설) 유대원, 유지훈 부자는 기장에서 3대째 미역 양식을 하고 있는데요.
기장 미역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기까지 그 성장 과정을 함께한 산증인들입니다.
말없이 어선 정리만 30분째. 이 부자 말씀이 너무 없으신 거 아닌가요?
-뭐 할 말 없어요? 아들한테 할 말 없습니까? 왜 말을 안 해요.
-일할 때는 조용하게 해야 한다.
-말이 없는 건 호흡이 좋았다. 괜찮았다. 말하는 건 거의 다툴 때 만 말하지 .
-마음이 안 맞다는 표현인데.
-말을 안 하고 한다는 건 내 마음을 읽었구나.
아주 평온하게 일을 끝마쳤다. 좀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해설) 100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면 그뿐.
묵직한 경상도 사나이들의 소통 방법이랍니다. 저도 일손 좀 보태볼까요?
-이거를 돌려서 끼우는 건가요?
-그렇죠.
-이게.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해서 딱. 이 미역이나 이런 종자, 이런 종묘 이런 것들도
조금씩 뭐가 다른 게 있나요, 그래서?
-지금 이거 육종센터에서 종묘를 지금 만들어서 왔는데.
-혹시 센터 같은 데서 이렇게 만들어서 가지고 오시는 거예요?
-그렇죠, 연구센터에서.
-원래는 어민분들이 원래는 이걸 다 만드시죠, 이제.
나라에서 센터를 지어서 조금 더 강한 미역, 조금 더 강한 다시마를 계속 연구 개발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해설) 올해는 유례 없는 고수온 현상으로 어민들의 근심이 깊었는데요.
미역 양식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기후 변화로 급변하는 바다 상황.
기장 수산자원연구센터에서는 고수온 현상에도 끄떡없는 기장형 미역 종자를 개발해 보급한다네요.
이미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늦춰진 미역 수확 시기.
어민들은 하루빨리 종묘를 키워내야 하는데요.
이 실처럼 보이는 검은 물체가 바로 미역의 뿌리, 미역 종자라고 하네요.
-올해 수온이 좀 높다 해서.
-안 그래도 9월 말경에 수원이 26도로 고수온이 찍히다 보니까 어려움이 있었지만
또 저희 연구센터 배양 기술을 적용해서 고수온 시기에도 저희가 종자를 생장시킬 수 있도록 배양을 했습니다.
-지금 보기에는 육안으로 봐도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해설) 연구원과 어민들, 모두가 힘을 합쳐 기장형 미역을 생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곧바로 시작된 미역 종묘 이식 작업.
-이게 어떻게 보면 기장 미역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이게.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작업이죠.
여기서 미역이 사느냐 죽느냐가 판단이 되니까 최대한 빠르게 꽂는 것 같아도
이게 정성스럽게 꽂고 있는 작업입니다.
어린 미역이다 보니까 햇빛에 유의해야 하고 물속으로 잘 들어가는지 이런 것도 잘 봐야 합니다.
-(해설) 육지에서의 작업이 끝났다면 이제 바다로 향할 차례.
시원하게 파도를 가르며 미역 양식장으로 달려갑니다.
흔들리는 파도를 타고 작업에 열중인 부자.
열심히 이식한 미역 종자는 바다에 던진 후 한 달 이상을 길러내야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대로 놔둔다고 해서 끝이 아니고 어느 정도 또 크면 수면 위로 올려주는 작업을 또 해야 하고
바람이랑 햇빛이랑 이런 게, 모든 게 잘되게 하고 나서 출하가 되는 거죠.
-아드님은 아버지 따라서 일을 한다고 했을 때 바로 잘 따라 하던가요?
-처음에는 잘할 수가 없죠.
-그래요?
-당연히.
-실수들 많이 하셨어요?
-네, 많이 했습니다.
-어떤, 무슨 어떤.
-이거 종묘를 달아놓으라 했는데 제가 이거를 너무 헐렁하게 달아놔서 그냥 바다에 다 빠뜨린 적도 있고.
-이게 그냥 바다에 그냥 들어가버렸다고요?
-네. 대학교도 마산 쪽으로 대학교를 갔거든요.
취업을 하고 군대를 가고 했는데도 모르겠어요. 기장이 끌려서 다시 들어온 것 같아요.
2015년에 어머니 아프시고 나서 육종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굳게 마음을 먹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주 치료 잘 받고 작년에 완치 판정받았습니다.
-(해설)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내며 더 돈독해진 두 사람입니다.
이제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네요.
저는 아버지랑 소주 먹는 것도 좋아하고요.
아버지랑 어깨동무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눈빛만 봐도 아는 콤비죠, 이제.
-앞으로 어떤 포부나 계획이나 이런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아버지가 걸어온 길에 누가 안 되도록 일단은 열심히 하는 게 목표고
또 해조류육종센터랑 좀 잘 연계해서 신품종 개발을 하는 게
저희만의 기술로 된 해조류를 볼 수 있는 날이 있지 않을까요?
-하는 데까지, 힘닿는 데까지는 저도 할 생각이고 내가 손을 놓게 된다고 하더라도
아들이 직접 하는 그 모습 볼 때까지는 열심히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럼 저희 파이팅 한번 할까요, 파이팅?
-힘내자.
-우리 두 분, 하나, 둘, 셋.
-(함께) 파이팅.
-감사합니다.
-(함께) 감사합니다.
-(해설) 대를 이어 기장 미역을 지키는 사람들.
두 사람이 만들어갈 기장 미역 이야기가 기대되는데요.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장의 멋과 맛을 지켜주시면 좋겠습니다.
-(해설) 기장 미역을 만나니 그 맛의 세계도 궁금해지더라고요.
특별한 미역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 있다기에 찾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기가 지역 식재료 가지고 이렇게 또 음식을 만드는 것을 하신다고 해서 물어물어 왔거든요.
제가 좀 맛볼 수 있을까요?
-(해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 밥상을 만드는 김나현 요리사.
오늘은 기장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더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요리를 소개한다고 합니다.
기장의 자연이 건네준 최고의 선물, 미역. 쫄깃한 맛과 특유의 향이 좋기로 유명한데요.
오늘은 이 기장 미역으로 어떤 새로운 요리가 탄생할지 기대가 됩니다.
하나, 둘씩 공개되는 미역 요리. 이거 비주얼부터 예사롭지 않은데요.
여러분도 미역이 어떤 변신을 꾀했을지 궁금해지시죠?
-셰프님, 지금 이게 다 뭡니까?
-(해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맛이 펼쳐진다.
지금부터 미역 끝판왕 메뉴들을 공개합니다.
-이거 뭐예요?
-이것은 기장 미역하고요. 그다음에 무가 제철이잖아요. 그리고 굴도 넣고 해서.
-(해설) 첫 번째 기장의 맛은 바로 미역무솥밥.
기장 멸치, 표고버섯 등 천연 재료로 육수를 만들고요.
들기름에 미역과 무를 볶다가 불린 쌀을 넣은 후 밥을 짓기 시작합니다.
육수로 감칠맛을 더하고 약불에 약 15분 정도 끓이다가 밥이 익으면 뜸을 들이는데
이때 굴을 넣어주면 맛있는 미역무솥밥 완성.
향긋한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 같죠?
-매운 고추가 조금 들어갔거든요.
-그래요? 아주 좋아합니다, 매운 고추. 이거는 작게 못 먹겠다.
안녕하세요, 저 기장입니다, 이러는 것 같아. 이게 조화가 기가 막히네. 육수가 딱 배서 그런지.
-맞아요.
-적당한 짭조름함이 싹 올라와서 최고입니다, 최고.
-(해설) 두 번째 요리는 미역두부잣소스무침.
-이것은 냉채인데 밑에 소고기 그다음에 오이, 연근 그다음에 미역하고 그리고 배도 들어갔어요.
-지금 제가 입에서 침이 고여서. 진짜 맛있네요.
-다행입니다.
-한 번도 살면서 먹어보지 못한 맛이야.
-그런데 맛있죠?
-네.
-그렇죠?
-고소하고 약간 새콤하면서 미역의 이 꼬들꼬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그래서 냉채지만 솔직히 이것 하나만 드셔도 영양가는 충분합니다.
-이것만으로도 한 끼 식사가 되겠는데요. 미역냉채, 미역솥밥 그다음에 이것은 또 뭐예요?
-이것은 미역붕장어강정입니다.
-미역붕장어강정.
-아마 이런 요리는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요. 이런 거 처음 봐요.
-튀긴 음식은 맛있잖아요.
-그러니까요.
-그런데 미역도 튀겨보니까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러게.
-(해설) 오늘의 피날레를 장식할 음식은 미역붕장어강정.
미역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고요.
기장 앞바다에서 온 붕장어는 생강즙과 소금을 넣어 밑간을 합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닭강정을 응용해 만들었다는 미역붕장어강정.
미역과 붕장어는 튀긴 반죽을 고루 묻혀 기름 속으로 직진.
바삭하게 익을 때까지 튀겨주는데요.
얇은 튀김옷을 입은 미역과 붕장어를 양념 소스에 맛있게 버무리면 미역붕장어강정이 완성됩니다.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 미역 요리의 향연이네요.
-미역튀김과 붕장어를 함께. 미역튀김이 이런 맛이구나.
-너무 맛있죠?
-미역튀김이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신기한데.
미역을 튀기니까 쫄깃함이 살아나면서 진짜 이 씹는 맛이 제대로 느껴지면서 고소하네요.
-맞죠.
-제가 기장에 와서 붕장어 잡는 배도 타봤고요.
오늘 미역 하는 것도, 저번에 다시마 너는 것도 한번 본 적이 있고 멸치도 안초비
저거 한다고 해서 또 이렇게 손질한 적 있는데 그 만졌던 것들이 모두가 다 들어가 있네요.
-그렇죠.
-그래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진다.
역시 기장의 이 식재료들이 진짜 우리 밥상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네요.
-맞아요.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진짜 미역, 전 국민이 미역국을 먹잖아요.
-맞아요.
-전 국민이 멸치.
-맞아요.
-다시마 우려낸 육수로 음식 하잖아요.
-맞아요.
-셰프님의 이 맛있는 지역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 덕분에
제가 지금 제 몸속에 있는 독소들이 다 빠져나가고 있어요.
이 마실가요를 통해서 정말 정신 건강과 몸 건강을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좀 먹을게요. 진짜 맛있어.
-(해설) 기장의 맛을 담은 따뜻한 한 끼. 덕분에 잘 먹고 갑니다.
이어서 도착한 동네는 기장의 대룡마을.
-여기 마을 한적하고 예쁘다.
-(해설) 커다란 용 한 마리가 인사를 건네는 게 마을 분위기가 평범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기 대룡마을이 조형 예술품들이 엄청 많이 있는 것 같은데요.
되게 한적하면서도 예술적인 그런 느낌이 있다고 해야 하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많이 뵀던 분이네요.
-반갑습니다.
-저희 마을에 어떤 일로요?
여기 지나다 보니까 이렇게 예술품이나 이런 것들이 많아서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지네요.
묘하네요. 이게 여의주 같기도 하고 누가 만드셨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만든 작품인데요.
-뭐라고요?
-제가 만든 작품입니다.
-제가 실수할 뻔했네. 잘 모르겠어요라고 얘기할 뻔했는데 작가님이세요?
-네.
-안녕하세요? 정동명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저희 마을이 주민하고 작가들이 힘을 합해서 문화마을을 만든다고 문화예술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해설) 대룡마을은 기장 장안읍 오리의 중심 마을인데요.
이름처럼 용과 관련된 전설이 무성한 동네입니다.
저한테는 어머니 품 같은 마을이죠.
어릴 때 시골에, 산에, 들에 이렇게 뛰어다니고 할 때
아주머니들이 과일도 주시고 밥도 주시고 보살펴주셨죠.
그분들이 노동력은 약해지니까 마을에다가 어떻게 돈 벌 수 있는 게 없나 하고 생각하다가
작가들하고 예술마을을 만들자.
한 20년 가까이 지금 쭉 그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해설) 예술마을답게 곳곳에서 작품들이 반기는데요.
-이것도.
-마을 방송하는 데인데, 처음에 이게 녹슬어서 보기 싫어서
고치는 것 만들면 좋겠다 싶어서 캐릭터로 했습니다.
-재밌네요. 토끼가 이렇게 올라가는 듯한 느낌으로
철골 구조가 어떻게 보면 되게 흉물로 변할 수 있는데.
-맞아요.
-예술품이 되어버렸네요.
-(해설) 대룡마을을 오갔던 작가들의 손때가 묻어 있는 작품들이 가득합니다.
고즈넉한 동네에 예술이 더해지니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 어느새 도착한 정동명 작가의 작업실.
여기가 바로 예술마을의 출발지입니다.
-여기는 뭐 하는 데예요?
-저희가 작업하고 이런 거 구성하고 작품 만들고 하는 데예요.
-같이 차 마시면서 쉬기도 하고 얘기도 하고 마켓도 하면 또 여기서 모여서 드시기도 하시고.
-(해설) 예술가들이 함께 꿈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한참 작가님들 많이 오시고 하셨을 때는.
-한 20분 정도까지도 있었어요.
-진짜 북적북적하셨겠네요.
-(해설) 한때는 매달 열리던 전시가 1년에 한 번 여는 전시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작가들과의 소통은 이어가고 있습니다.
꾸준히 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동명 조각가. 그가 최근 선택한 소재는 나무.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소재로 작품을 만든다고 합니다.
-반바지 입은 사람이 위에 반바지 입은 사람 있고 그 위에 작은 반바지 입은 사람이 있고 이렇게.
어떻게 보면 추상적인데 어떨 적에는 아버지고 어떨 적에는 남편이고
어떨 적에는 아들이고 이렇게 되는 그 관계를 설명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한테는 착한 부장님인데 나쁜 남편이 될 수도 있고
6개, 7개 이름이 주어질 때도 있으니까
그 현대인들이 자꾸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가 그렇게 자꾸 가중되는 거죠.
그거에 대해서 조각 작품으로 이야기해 보는 거예요.
-(해설) 한 사람이 많은 역할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
보는 시점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무궁무진한 재미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룡마을에 있던 작가들이 감천문화마을 있는데 프로젝트도 참가하고 산복도로도
참여하고 복산동 문화거리도 조성하는 데 참여하고 해서
부산의 여러 군데에서 예술마을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뭐 해?
-이장님 오셨습니까? 작업하고 있습니다. 마켓 준비는 잘 돼가고요?
-(해설) 부산의 첫 번째 예술마을이었던 대룡마을.
최근 다시 한번 그때의 영광을 되살려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플리마켓을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마을 분들이 동참해서 특산물도 만들어야 하고 마을을 각인시키려면
저희도 철마처럼 한우가 중심이 되듯이 과일이든 뭐 하나를 정해야 해요.
작가들도 한 명, 두 명씩 들어와요. 기대가 되죠?
저희 작가들로 인해서 사람들이 좀 마을을 내방하면
마을 분들도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채소나 이런 걸 판매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 안에서.
소득도 전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게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시기를,
앞으로 마을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설) 예술 마을에 왔으니 예술의 혼을 불태우고 가야죠.
오랜만에 붓을 한번 잡아보려고 하는데요. 이게 얼마 만인가요.
-산새를 싹 그릴까, 이렇게? 그리고 대룡.
-너무 잘하려고 하면 실패해요. 실패해도 된다고 하고 그리세요.
-그냥 손 가는 대로. 선생님 말씀대로 그냥.
-잘 그리시네요.
-그냥. 못 그리면 어때 해보는 거지 뭐, 이렇게 되네요, 또.
이게 별거 아니기는 한데 하다 보니까 마음이 좀 가라앉는, 차분해지는 그런 효과가 있네요.
-시골에 와서 하시면 더 재미있어요.
-그러니까요. 그림 못 그리는데 너무 쑥스러운데 하는데 또 하다 보니까 재미있네.
못 그리면 어때 하는 거지, 그렇죠?
-(해설) 예술과 함께 대룡마을의 매력에 흠뻑 취해가는데요.
대룡마을에서 특별한 감정을 느낀 건 저뿐만이 아닌가 봅니다.
대방의 플리마켓 날. 대룡마을 사람들이 열심히 준비한 마켓이 대박났습니다.
마을을 방문한 사람들로 시끌벅적한데요.
성황리에 운영되는 플리마켓에 작가님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기장의 문화예술 마을로 한 걸음 더 나아간 대룡마을입니다.
-이 분위기도 좋고 진짜 이국적인 것 같아요.
그리고 마켓 하는 입장에서도 편하고 즐기기가 되게 편한 공간이어서
부산에서는 이런 느낌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와주셔서 놀라운 것도 있었고 제품이 다 팔려서
집에 갈 때 기분 좋게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1200명에서 1500명 정도 온 것 같아요.
내일까지 다 하면 3000명 정도 오실 것 같아요. 마을에서 아마 놀라실 거예요.
마을 분들도 자생할 수 있게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 계획과 바람이 있을까요?
-예술이나 이런 걸 애들이 보고 싶고 할 때 부산 근교에서
올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게 제 조그마한 바람이에요.
-여기 와서 많은 분이 좋은 기운을 많이 받으시고
예술적인 영감을 많이 받아 가셔서 삶이 더 풍부해졌으면 좋겠네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 활동 부탁드리고요.
여기 많은 분이 이곳을 찾을 수 있도록 좋은 역할 많이 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제 그림은 되도록 저 구석에 잘 안 보이는 데다가 놔주시고요.
-(해설) 시간이 쌓여 가치가 더해지는 오래된 골동품처럼 더욱더 빛나는 대룡마을.
앞으로도 누구나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예술 마을이 되길 응원합니다.
우리 지역을 지키고 떠나지 않을 결심을 한 사람들.
세상의 소란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정성스레 쌓아가는 이들을 만나봤는데요.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우리 지역을 마주하는 소중한 감정들을 떠올리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평범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가 지역을 지키며 살아가는
또 다른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노래)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해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또 가을이 오듯 자연스레 흘러가는 시간 속에
더욱더 풍성해질 우리의 이야기.
새로운 봄날에 더욱더 깊어지는 우리가 되길 바라며.
지금까지 마실가요를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솜사탕 밭에 온 것 같다. 핑크뮬리라는 거구나, 이게 핑크뮬리. 핑크빛이 도네.
여기가 원래 광산마을이라고 광산이 있던 곳이어서
중금속이나 이런 것 때문에 오염도 좀 되고 그랬던 곳인데.
경관을 예쁘게 꾸미는 이런 농업 단지로 만들어서 자연도 다시 살리고
좋은 공기로 선순환이 되면서 좋은 에너지로 만들어지는 것 같고 해서 너무 좋네요.
오늘은 예쁘고 화려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기장을 한번 마실 떠나볼까 합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아주 상쾌합니다.
-(해설) 오늘도 마실 길에 숨은 보석 같은 이야기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오염된 땅에서 힘차게 피어난 어여쁜 꽃들과 흘러가는 시간을 쌓아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사람들이 사는 곳.
아스라이 반짝이는 이야기들이 모여 찬란한 빛을 내뿜는 동네. 기장으로 출발합니다.
오늘 제가 첫 번째로 머무를 곳은 기장의 한 야구장입니다.
기장에 이렇게 좋은 야구장이 있었군요. 스포츠를 좋아하는 제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죠.
이곳은 국내 최대의 야구 테마파크라는 명성답게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는데요.
요즘 기장이 야구하기 좋은 도시로 불린다던데 다 이유가 있었네요.
야구부 학생들도 보이고요. 경기라도 있나 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기 야구부 학생들이에요?
-(함께) 네.
-우리 학생들 학교 어디예요?
-(함께) 경남고등학교.
-경남고등학교. 야구 명문이잖아요. K 마크 경남 딱 K.
나 지금 여기 봤는데 야구장이 진짜 좋다.
-여기 진짜 시설도 깔끔하고 아주 잘 돼 있습니다.
-여기서 야구하면 진짜 야구할 맛 나겠네.
-진짜 야구할 맛 납니다.
-그래요? 앞으로 어떤 야구 선수 되고 싶어요? 제일 존경하는 모델, 롤모델 선수.
-류현진 선수.
-류현진.
-저 강민호 선수.
-강민호.
-저 이대호 선수입니다.
-이대호.
-저도 이대호 선수.
-이대호 선수. 하여튼 오늘 게임도 잘하시고 즐겁게 운동하세요.
-감사합니다.
-(해설) 우리 꿈나무 친구들 파이팅입니다.
이때 제 시선을 사로잡는 캐리어 군단이 등장했습니다.
-(함께) 안녕하세요?
-저기 야구하러 가시는 거예요, 설마?
-네.
-그러세요?
야구장이 너무 예뻐서 너무 잘 돼 있어서 기장에 이런 야구장이 있나 싶어서 구경 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심판 보시러 오신 게 아니고? 팀이 있으신 거예요?
-네.
-그러시구나.
-아마 지금 몸 풀고 있을 겁니다.
-그러세요? 저도 한번 구경 가서 할게요.
-그러시죠.
-저는 야구 워낙 좋아해서.
-같이 가시죠.
-여기 야구장이 진짜 좋네.
-(해설) 우연히 만난 유쾌한 형님들과 함께 야구를 즐겨 볼까 하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꽤 많은 분이 모여 있네요.
저도 빨리 뛰고 싶으니까 서둘러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어때요? 좀 어울리나요?
-왔네.
-핏이 다르네.
-아닙니다.
-교대해라.
-교대해라.
-하나 턱 집어 왔는데 갖다 탁 붙이니까 자기 옷이네.
-유니폼이 좋네요.
-운동장 가기 전에 우리가 또 거쳐야 할 필수 코스가 또 있습니다.
게스트지만 제가. 어제 술 먹었나 확인하는 겁니다. 안 드시고.
오늘 외야펑고에서 제외. 이것들이.
여기는 뭐 들리기로는 동생이 야구한다고 하던데 이름이 이대호인가 그렇다던데.
-진짜?
-우리는 잘 몰라.
-이대호 선수 친형님?
-동생이 야구한다더라고.
-반갑습니다.
-은퇴했다고 하던데.
-저기 키는 달라도 똑같으시네요. 똑같으시네.
제가 오다가 학생들을 만났는데요. 4명 중에 이미 2명이 롤모델이 이대호 선수래요.
-저희도 롤모델이 이대호 아닌가요?
-그래? 그런데 실력은 모르겠지만 거의 뭐.
-제가 또 집에서 제일 몸이 약해서.
-그러세요? 이게 약하신 거면 도대체 다른 분들은 어떠신 건지 모르겠네. 영광입니다.
-(해설) 화려한 구력과 이력을 가진 멤버들이 뭉친 사회인 야구단, 네버다이.
올해 48년 차.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인 야구단인데요.
최근 전국 시니어 리그에서 준우승까지 거머쥔 실력파 팀이랍니다.
오늘은 실전 훈련을 위해 모였다네요.
50대의 자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날렵한 뒤태입니다.
-끝까지, 끝까지!
-하시는 분들 수준이 상당히 높으시네요.
-이게 연습할 때는 이렇게 아, 이래도 시합에 딱 들어가면 달라져요.
-그러니까 나이가.
-전부 실전용.
-오래 하니까 노련하죠.
-(해설) 느지막이 채비에 나선 한 남자. 이분은 좀 절어보이는데요.
-술은 안 마셨구나.
-술은 안 마셨습니다.
-세 팀 통틀어서 막내고 우리 아주 유명한 그림 그리신다고. 웹툰 작가.
-81년생, 만 42세인데요.
-42세인데 막내세요?
-막내.
-통틀어서 막내.
-(해설) 부산에서 왕성한 활동 중인 배민기 작가.
16년 차 웹툰 작가지만 야구단에서는 그저 귀여운 막둥이랍니다.
-오늘도 달려보시죠. 녹색 가방 안에 샌드위치랑 커피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시다가 당 떨어지시거나 소금기 부족하면 드시면 됩니다.
-항상 맛있어, 언제나.
-지금 막내, 오늘은. 현재 스코어 막내. 54, 54 막내.
-(해설) 오늘도 진짜 막내는 또 지각인가 봅니다.
-오늘도 지각이요?
-2시까지 아닙니까, 형님.
-이게 마감을 안 하니까 시간 변명을 하고 있네.
-죄송합니다.
-쪼그려 뛰기, 쪼그려 뛰기 5개.
-(함께) 하나, 둘, 셋, 하나. 하나, 둘, 셋, 둘. 하나, 둘, 셋, 셋.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다섯.
-좋다. 인정해준다. 빨리 체조부터 합시다. 허리 굽히겠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누가 나 좀 올려줘.
이게 내려가는 건 중력에 의해서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게 힘들어.
누가 좀, 도움이 필요합니다, 가끔가다.
-저 외에는 다 곡소리 나죠. 막내는 배가 나와서 곡소리고 나머지 분들은 굳어서 안 돼, 안 돼.
-(해설) 운동 전에는 충분한 몸풀기가 필수죠. 특히 우리 나이에는 말입니다.
70년 개띠고 저는 게임을 뛰는 것보다는 뛰어주기 위한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작전하고 지휘하고 늘 먹을 거 챙기고 누가 술 먹고 왔나 감시하고
그 정도 역할 하고 있는 감독 감상명입니다.
-저는 뭐 주 포션이 센터, 중견수.
가끔가다 팀이 졌을 때 마무리 투수로 한 번씩 올라가고 저도 60 넘어서 62년생입니다.
-저는 60 갓 넘은 박지용이라고 하고요. 현재 부산아재 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81년생이고요.
이 팀에서 막내를 맡고 있고 점점 나이 들수록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는데
이 팀에 오면 너무 사랑스러운 막내가 되는 것 같아서 많이 즐기고 있습니다.
-헤드부터 나가면 이게 들리니까 자연적으로 회전이 되는 거야. 다음에 허리가 가주고.
-그거 한번 해보겠습니다, 형님.
-공, 끝까지 공 보는 거.
-감사합니다.
-오케이.
-(해설) 평균 나이 55세.
사회에서 만난 이들은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형, 동생처럼 뜨거운 우정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입단 테스트를 해야 하니까.
-제가 배팅을.
-쳐보고.
-알겠습니다.
-반만 통과된 거니까.
-공격까지 해야 하죠, 그렇죠.
-(해설) 여기까지 왔으니 저도 공은 한번 쳐보고 가야죠.
네버타이 입단 테스트에 도전합니다. 막상 타석에 서니까 떨리는데요.
-갑니다. 칩니다.
-파이팅.
-오케이.
-(해설) 첫 안타에 시원하게 2루타 성공.
감독님, 저 이 정도면 멤버로 받아주시나요? 오랜만에 달리니까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거의 뭐 입단해야 할 것 같은데.
-제가 통과입니까?
-통과 정도가 아니고 거의 스카우트를 해야 할 정도야.
폼도 회전하고 최고입니다, 최고. 주전은 무조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역시 우리.
-허리가, 허리가 굽혀지니까.
-허리가 굽혀져야죠.
-안 굽혀져, 여기는, 허리가.
-연락을 한번 해서 전국대회 있을 때 한번 초빙을.
-감사합니다.
-나이도 딱 되셨고 어쨌든 오늘 파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입단 테스트에 통과했습니다. 네버다이.
-(해설) 실력보다는 인성, 대회보다는친목이 중요하다는 네버다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연습 삼매경에 괜히 저까지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나로서 빛나는 곳이 있다는 것. 참 좋은 것 같네요.
-항상 보면 친구들 만나면 아직도 야구하나.
우리 딸들도 아빠 아직도 야구해? 이 이야기가 저는 굉장히 자극이에요.
좋아요, 그 소리 들을 때마다.
-젊어서는 무조건 100%를 하려고 그래요.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다 보니까 나 스스로가 체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걸 느끼면
이때는 내가 체력을 조금 아껴도 되고 이 순간에는 내 힘을 다 쏟아붓고
조금은 조절이 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버티는 것 같아요.
-타구를 향해서 달려간다는 자체가 나이가 먹을수록 걸음이 안 떨어진다는데
굉장히 이게 정적이고 파이팅이 넘칩니다. 제일 좋은 운동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즐겁게 운영하시고 또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 많이 보여주십시오.
저희가 많이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또 파이팅 한번.
-감사합니다.
-할까요?
-우리 또 구호가 있는데 제가 선창을 마, 누고 하면 네다 이렇게 하고 끝나는 거예요.
-좋습니다. 역시.
-하겠습니다. 선창하겠습니다. 마, 누고.
-(함께) 네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해설) 야구의 도시 부산에서 부산 사나이들과 함께 잘 놀다 갑니다.
이번에는 아름다운 항구, 기장의 대변항에 도착했습니다.
항구를 지키고 늘어선 수많은 어선이 장관을 이루는데요.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네요.
-고요한 것 같으면서도 일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고.
-(해설) 짭조름한 바다 냄새를 따라 항구를 걷다 보니
어선 위에서 작업이 한창인 어민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게 뭐예요, 이게?
-이게 미역 종묘입니다.
-미역 종묘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미역.
-미역.
-무슨.
-씨앗이라고.
-씨앗 같은 거. 저 내려가서 구경해봐도 돼요?
-내려오세요.
-이게 미역 종묘예요?
이걸 어떻게 바다에 이렇게 넣어놓으면 이게 미역이 이렇게 자라는 건가요?
-바다에 넣어서 조금 더 키운 다음에 다시 육지로 들고 와서 작업을 해야 하는 거죠.
-저는 이렇게 미역 종묘를 하는 건 처음 보네요. 그런데 두 분은 관계가.
-부자 사이입니다, 부자 사이.
-두 분이.
-맞습니다.
-부자지간이세요?
-(함께) 네.
-그러고 보니 진짜 얼굴이 닮으셨네. 여기 웃으시는 거 보니까 똑같으시네, 진짜.
-(해설) 유대원, 유지훈 부자는 기장에서 3대째 미역 양식을 하고 있는데요.
기장 미역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기까지 그 성장 과정을 함께한 산증인들입니다.
말없이 어선 정리만 30분째. 이 부자 말씀이 너무 없으신 거 아닌가요?
-뭐 할 말 없어요? 아들한테 할 말 없습니까? 왜 말을 안 해요.
-일할 때는 조용하게 해야 한다.
-말이 없는 건 호흡이 좋았다. 괜찮았다. 말하는 건 거의 다툴 때 만 말하지 .
-마음이 안 맞다는 표현인데.
-말을 안 하고 한다는 건 내 마음을 읽었구나.
아주 평온하게 일을 끝마쳤다. 좀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해설) 100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면 그뿐.
묵직한 경상도 사나이들의 소통 방법이랍니다. 저도 일손 좀 보태볼까요?
-이거를 돌려서 끼우는 건가요?
-그렇죠.
-이게.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해서 딱. 이 미역이나 이런 종자, 이런 종묘 이런 것들도
조금씩 뭐가 다른 게 있나요, 그래서?
-지금 이거 육종센터에서 종묘를 지금 만들어서 왔는데.
-혹시 센터 같은 데서 이렇게 만들어서 가지고 오시는 거예요?
-그렇죠, 연구센터에서.
-원래는 어민분들이 원래는 이걸 다 만드시죠, 이제.
나라에서 센터를 지어서 조금 더 강한 미역, 조금 더 강한 다시마를 계속 연구 개발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해설) 올해는 유례 없는 고수온 현상으로 어민들의 근심이 깊었는데요.
미역 양식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기후 변화로 급변하는 바다 상황.
기장 수산자원연구센터에서는 고수온 현상에도 끄떡없는 기장형 미역 종자를 개발해 보급한다네요.
이미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늦춰진 미역 수확 시기.
어민들은 하루빨리 종묘를 키워내야 하는데요.
이 실처럼 보이는 검은 물체가 바로 미역의 뿌리, 미역 종자라고 하네요.
-올해 수온이 좀 높다 해서.
-안 그래도 9월 말경에 수원이 26도로 고수온이 찍히다 보니까 어려움이 있었지만
또 저희 연구센터 배양 기술을 적용해서 고수온 시기에도 저희가 종자를 생장시킬 수 있도록 배양을 했습니다.
-지금 보기에는 육안으로 봐도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해설) 연구원과 어민들, 모두가 힘을 합쳐 기장형 미역을 생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곧바로 시작된 미역 종묘 이식 작업.
-이게 어떻게 보면 기장 미역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이게.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작업이죠.
여기서 미역이 사느냐 죽느냐가 판단이 되니까 최대한 빠르게 꽂는 것 같아도
이게 정성스럽게 꽂고 있는 작업입니다.
어린 미역이다 보니까 햇빛에 유의해야 하고 물속으로 잘 들어가는지 이런 것도 잘 봐야 합니다.
-(해설) 육지에서의 작업이 끝났다면 이제 바다로 향할 차례.
시원하게 파도를 가르며 미역 양식장으로 달려갑니다.
흔들리는 파도를 타고 작업에 열중인 부자.
열심히 이식한 미역 종자는 바다에 던진 후 한 달 이상을 길러내야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대로 놔둔다고 해서 끝이 아니고 어느 정도 또 크면 수면 위로 올려주는 작업을 또 해야 하고
바람이랑 햇빛이랑 이런 게, 모든 게 잘되게 하고 나서 출하가 되는 거죠.
-아드님은 아버지 따라서 일을 한다고 했을 때 바로 잘 따라 하던가요?
-처음에는 잘할 수가 없죠.
-그래요?
-당연히.
-실수들 많이 하셨어요?
-네, 많이 했습니다.
-어떤, 무슨 어떤.
-이거 종묘를 달아놓으라 했는데 제가 이거를 너무 헐렁하게 달아놔서 그냥 바다에 다 빠뜨린 적도 있고.
-이게 그냥 바다에 그냥 들어가버렸다고요?
-네. 대학교도 마산 쪽으로 대학교를 갔거든요.
취업을 하고 군대를 가고 했는데도 모르겠어요. 기장이 끌려서 다시 들어온 것 같아요.
2015년에 어머니 아프시고 나서 육종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굳게 마음을 먹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주 치료 잘 받고 작년에 완치 판정받았습니다.
-(해설)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내며 더 돈독해진 두 사람입니다.
이제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네요.
저는 아버지랑 소주 먹는 것도 좋아하고요.
아버지랑 어깨동무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눈빛만 봐도 아는 콤비죠, 이제.
-앞으로 어떤 포부나 계획이나 이런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아버지가 걸어온 길에 누가 안 되도록 일단은 열심히 하는 게 목표고
또 해조류육종센터랑 좀 잘 연계해서 신품종 개발을 하는 게
저희만의 기술로 된 해조류를 볼 수 있는 날이 있지 않을까요?
-하는 데까지, 힘닿는 데까지는 저도 할 생각이고 내가 손을 놓게 된다고 하더라도
아들이 직접 하는 그 모습 볼 때까지는 열심히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럼 저희 파이팅 한번 할까요, 파이팅?
-힘내자.
-우리 두 분, 하나, 둘, 셋.
-(함께) 파이팅.
-감사합니다.
-(함께) 감사합니다.
-(해설) 대를 이어 기장 미역을 지키는 사람들.
두 사람이 만들어갈 기장 미역 이야기가 기대되는데요.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장의 멋과 맛을 지켜주시면 좋겠습니다.
-(해설) 기장 미역을 만나니 그 맛의 세계도 궁금해지더라고요.
특별한 미역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 있다기에 찾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기가 지역 식재료 가지고 이렇게 또 음식을 만드는 것을 하신다고 해서 물어물어 왔거든요.
제가 좀 맛볼 수 있을까요?
-(해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 밥상을 만드는 김나현 요리사.
오늘은 기장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더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요리를 소개한다고 합니다.
기장의 자연이 건네준 최고의 선물, 미역. 쫄깃한 맛과 특유의 향이 좋기로 유명한데요.
오늘은 이 기장 미역으로 어떤 새로운 요리가 탄생할지 기대가 됩니다.
하나, 둘씩 공개되는 미역 요리. 이거 비주얼부터 예사롭지 않은데요.
여러분도 미역이 어떤 변신을 꾀했을지 궁금해지시죠?
-셰프님, 지금 이게 다 뭡니까?
-(해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맛이 펼쳐진다.
지금부터 미역 끝판왕 메뉴들을 공개합니다.
-이거 뭐예요?
-이것은 기장 미역하고요. 그다음에 무가 제철이잖아요. 그리고 굴도 넣고 해서.
-(해설) 첫 번째 기장의 맛은 바로 미역무솥밥.
기장 멸치, 표고버섯 등 천연 재료로 육수를 만들고요.
들기름에 미역과 무를 볶다가 불린 쌀을 넣은 후 밥을 짓기 시작합니다.
육수로 감칠맛을 더하고 약불에 약 15분 정도 끓이다가 밥이 익으면 뜸을 들이는데
이때 굴을 넣어주면 맛있는 미역무솥밥 완성.
향긋한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 같죠?
-매운 고추가 조금 들어갔거든요.
-그래요? 아주 좋아합니다, 매운 고추. 이거는 작게 못 먹겠다.
안녕하세요, 저 기장입니다, 이러는 것 같아. 이게 조화가 기가 막히네. 육수가 딱 배서 그런지.
-맞아요.
-적당한 짭조름함이 싹 올라와서 최고입니다, 최고.
-(해설) 두 번째 요리는 미역두부잣소스무침.
-이것은 냉채인데 밑에 소고기 그다음에 오이, 연근 그다음에 미역하고 그리고 배도 들어갔어요.
-지금 제가 입에서 침이 고여서. 진짜 맛있네요.
-다행입니다.
-한 번도 살면서 먹어보지 못한 맛이야.
-그런데 맛있죠?
-네.
-그렇죠?
-고소하고 약간 새콤하면서 미역의 이 꼬들꼬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그래서 냉채지만 솔직히 이것 하나만 드셔도 영양가는 충분합니다.
-이것만으로도 한 끼 식사가 되겠는데요. 미역냉채, 미역솥밥 그다음에 이것은 또 뭐예요?
-이것은 미역붕장어강정입니다.
-미역붕장어강정.
-아마 이런 요리는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요. 이런 거 처음 봐요.
-튀긴 음식은 맛있잖아요.
-그러니까요.
-그런데 미역도 튀겨보니까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러게.
-(해설) 오늘의 피날레를 장식할 음식은 미역붕장어강정.
미역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고요.
기장 앞바다에서 온 붕장어는 생강즙과 소금을 넣어 밑간을 합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닭강정을 응용해 만들었다는 미역붕장어강정.
미역과 붕장어는 튀긴 반죽을 고루 묻혀 기름 속으로 직진.
바삭하게 익을 때까지 튀겨주는데요.
얇은 튀김옷을 입은 미역과 붕장어를 양념 소스에 맛있게 버무리면 미역붕장어강정이 완성됩니다.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 미역 요리의 향연이네요.
-미역튀김과 붕장어를 함께. 미역튀김이 이런 맛이구나.
-너무 맛있죠?
-미역튀김이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신기한데.
미역을 튀기니까 쫄깃함이 살아나면서 진짜 이 씹는 맛이 제대로 느껴지면서 고소하네요.
-맞죠.
-제가 기장에 와서 붕장어 잡는 배도 타봤고요.
오늘 미역 하는 것도, 저번에 다시마 너는 것도 한번 본 적이 있고 멸치도 안초비
저거 한다고 해서 또 이렇게 손질한 적 있는데 그 만졌던 것들이 모두가 다 들어가 있네요.
-그렇죠.
-그래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진다.
역시 기장의 이 식재료들이 진짜 우리 밥상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네요.
-맞아요.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진짜 미역, 전 국민이 미역국을 먹잖아요.
-맞아요.
-전 국민이 멸치.
-맞아요.
-다시마 우려낸 육수로 음식 하잖아요.
-맞아요.
-셰프님의 이 맛있는 지역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 덕분에
제가 지금 제 몸속에 있는 독소들이 다 빠져나가고 있어요.
이 마실가요를 통해서 정말 정신 건강과 몸 건강을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좀 먹을게요. 진짜 맛있어.
-(해설) 기장의 맛을 담은 따뜻한 한 끼. 덕분에 잘 먹고 갑니다.
이어서 도착한 동네는 기장의 대룡마을.
-여기 마을 한적하고 예쁘다.
-(해설) 커다란 용 한 마리가 인사를 건네는 게 마을 분위기가 평범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기 대룡마을이 조형 예술품들이 엄청 많이 있는 것 같은데요.
되게 한적하면서도 예술적인 그런 느낌이 있다고 해야 하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많이 뵀던 분이네요.
-반갑습니다.
-저희 마을에 어떤 일로요?
여기 지나다 보니까 이렇게 예술품이나 이런 것들이 많아서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지네요.
묘하네요. 이게 여의주 같기도 하고 누가 만드셨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만든 작품인데요.
-뭐라고요?
-제가 만든 작품입니다.
-제가 실수할 뻔했네. 잘 모르겠어요라고 얘기할 뻔했는데 작가님이세요?
-네.
-안녕하세요? 정동명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저희 마을이 주민하고 작가들이 힘을 합해서 문화마을을 만든다고 문화예술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해설) 대룡마을은 기장 장안읍 오리의 중심 마을인데요.
이름처럼 용과 관련된 전설이 무성한 동네입니다.
저한테는 어머니 품 같은 마을이죠.
어릴 때 시골에, 산에, 들에 이렇게 뛰어다니고 할 때
아주머니들이 과일도 주시고 밥도 주시고 보살펴주셨죠.
그분들이 노동력은 약해지니까 마을에다가 어떻게 돈 벌 수 있는 게 없나 하고 생각하다가
작가들하고 예술마을을 만들자.
한 20년 가까이 지금 쭉 그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해설) 예술마을답게 곳곳에서 작품들이 반기는데요.
-이것도.
-마을 방송하는 데인데, 처음에 이게 녹슬어서 보기 싫어서
고치는 것 만들면 좋겠다 싶어서 캐릭터로 했습니다.
-재밌네요. 토끼가 이렇게 올라가는 듯한 느낌으로
철골 구조가 어떻게 보면 되게 흉물로 변할 수 있는데.
-맞아요.
-예술품이 되어버렸네요.
-(해설) 대룡마을을 오갔던 작가들의 손때가 묻어 있는 작품들이 가득합니다.
고즈넉한 동네에 예술이 더해지니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 어느새 도착한 정동명 작가의 작업실.
여기가 바로 예술마을의 출발지입니다.
-여기는 뭐 하는 데예요?
-저희가 작업하고 이런 거 구성하고 작품 만들고 하는 데예요.
-같이 차 마시면서 쉬기도 하고 얘기도 하고 마켓도 하면 또 여기서 모여서 드시기도 하시고.
-(해설) 예술가들이 함께 꿈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한참 작가님들 많이 오시고 하셨을 때는.
-한 20분 정도까지도 있었어요.
-진짜 북적북적하셨겠네요.
-(해설) 한때는 매달 열리던 전시가 1년에 한 번 여는 전시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작가들과의 소통은 이어가고 있습니다.
꾸준히 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동명 조각가. 그가 최근 선택한 소재는 나무.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소재로 작품을 만든다고 합니다.
-반바지 입은 사람이 위에 반바지 입은 사람 있고 그 위에 작은 반바지 입은 사람이 있고 이렇게.
어떻게 보면 추상적인데 어떨 적에는 아버지고 어떨 적에는 남편이고
어떨 적에는 아들이고 이렇게 되는 그 관계를 설명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한테는 착한 부장님인데 나쁜 남편이 될 수도 있고
6개, 7개 이름이 주어질 때도 있으니까
그 현대인들이 자꾸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가 그렇게 자꾸 가중되는 거죠.
그거에 대해서 조각 작품으로 이야기해 보는 거예요.
-(해설) 한 사람이 많은 역할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
보는 시점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무궁무진한 재미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룡마을에 있던 작가들이 감천문화마을 있는데 프로젝트도 참가하고 산복도로도
참여하고 복산동 문화거리도 조성하는 데 참여하고 해서
부산의 여러 군데에서 예술마을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뭐 해?
-이장님 오셨습니까? 작업하고 있습니다. 마켓 준비는 잘 돼가고요?
-(해설) 부산의 첫 번째 예술마을이었던 대룡마을.
최근 다시 한번 그때의 영광을 되살려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플리마켓을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마을 분들이 동참해서 특산물도 만들어야 하고 마을을 각인시키려면
저희도 철마처럼 한우가 중심이 되듯이 과일이든 뭐 하나를 정해야 해요.
작가들도 한 명, 두 명씩 들어와요. 기대가 되죠?
저희 작가들로 인해서 사람들이 좀 마을을 내방하면
마을 분들도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채소나 이런 걸 판매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 안에서.
소득도 전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게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시기를,
앞으로 마을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설) 예술 마을에 왔으니 예술의 혼을 불태우고 가야죠.
오랜만에 붓을 한번 잡아보려고 하는데요. 이게 얼마 만인가요.
-산새를 싹 그릴까, 이렇게? 그리고 대룡.
-너무 잘하려고 하면 실패해요. 실패해도 된다고 하고 그리세요.
-그냥 손 가는 대로. 선생님 말씀대로 그냥.
-잘 그리시네요.
-그냥. 못 그리면 어때 해보는 거지 뭐, 이렇게 되네요, 또.
이게 별거 아니기는 한데 하다 보니까 마음이 좀 가라앉는, 차분해지는 그런 효과가 있네요.
-시골에 와서 하시면 더 재미있어요.
-그러니까요. 그림 못 그리는데 너무 쑥스러운데 하는데 또 하다 보니까 재미있네.
못 그리면 어때 하는 거지, 그렇죠?
-(해설) 예술과 함께 대룡마을의 매력에 흠뻑 취해가는데요.
대룡마을에서 특별한 감정을 느낀 건 저뿐만이 아닌가 봅니다.
대방의 플리마켓 날. 대룡마을 사람들이 열심히 준비한 마켓이 대박났습니다.
마을을 방문한 사람들로 시끌벅적한데요.
성황리에 운영되는 플리마켓에 작가님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기장의 문화예술 마을로 한 걸음 더 나아간 대룡마을입니다.
-이 분위기도 좋고 진짜 이국적인 것 같아요.
그리고 마켓 하는 입장에서도 편하고 즐기기가 되게 편한 공간이어서
부산에서는 이런 느낌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와주셔서 놀라운 것도 있었고 제품이 다 팔려서
집에 갈 때 기분 좋게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1200명에서 1500명 정도 온 것 같아요.
내일까지 다 하면 3000명 정도 오실 것 같아요. 마을에서 아마 놀라실 거예요.
마을 분들도 자생할 수 있게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 계획과 바람이 있을까요?
-예술이나 이런 걸 애들이 보고 싶고 할 때 부산 근교에서
올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게 제 조그마한 바람이에요.
-여기 와서 많은 분이 좋은 기운을 많이 받으시고
예술적인 영감을 많이 받아 가셔서 삶이 더 풍부해졌으면 좋겠네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 활동 부탁드리고요.
여기 많은 분이 이곳을 찾을 수 있도록 좋은 역할 많이 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제 그림은 되도록 저 구석에 잘 안 보이는 데다가 놔주시고요.
-(해설) 시간이 쌓여 가치가 더해지는 오래된 골동품처럼 더욱더 빛나는 대룡마을.
앞으로도 누구나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예술 마을이 되길 응원합니다.
우리 지역을 지키고 떠나지 않을 결심을 한 사람들.
세상의 소란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정성스레 쌓아가는 이들을 만나봤는데요.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우리 지역을 마주하는 소중한 감정들을 떠올리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평범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가 지역을 지키며 살아가는
또 다른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노래)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해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또 가을이 오듯 자연스레 흘러가는 시간 속에
더욱더 풍성해질 우리의 이야기.
새로운 봄날에 더욱더 깊어지는 우리가 되길 바라며.
지금까지 마실가요를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