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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in Asia 14부 - 옹기 made in 보성 한국

등록일 : 2023-11-27 16:34:47.0
조회수 : 487
-(해설)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
곳곳에서 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대취타대의 연주를 시작으로 임금님께 바치는 진상품 행렬은 순창
고추장 축제에서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인데요.
무사들의 호위 하에 운반되는 것은 우마차에 실린 장독.
이 지역 사람들이 최상품 고추와 재료로 고추장을 담가 임금님께 진상하기 위해선택한 그릇은 옹기 항아리.
우리 선조들에게 옹기는 가장 중요한 생활 용기였습니다.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가세요.
-(함께) 네!
-(해설) 시대가 변하고 생활 문화가 서구화됐지만.
한식은 오랜 역사를 지닌 슬로우 푸드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한식의 맛과 풍미를 제공한 것은 발효 음식.
그 밑바탕에는 숨 쉬는 그릇 옹기가 있습니다.
-남으면 조금씩 담아서 갖고 가셔도 됩니다.
-(해설) 녹차 수도이자 차 문화의 고장으로 유명한 보성.
이곳에 9대째 전통 옹기를 제작해 온 공방이 있습니다.
원재료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담은 옹기.
그 독특한 미학이 이학수 장인의 손에서 전승되고 있는데요.
손끝으로 흙의 상태를 확인하며 다듬는 섬세한 손길에.
적절한 때와 속도로 물레를 돌리는 발길이 더해져 하나의 옹기가 완성됩니다.
옹기장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옹기를 빚어온 이학수 장인, 그의 물레는 오늘도쉼 없이 돌아갑니다.
-(해설) 장인의 선친 이옥동 씨는 전통 옹기 제작 기술을 인정받은 국내 첫
번째 옹기 국가 무형 문화재 보유자였습니다.
아버지 사 형제 모두 옹기를 만들어왔고 둘째 작은아버지 또한 국가 지정 문화재.
한 집안에 두 사람이 국가 지정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아주 드문 일었습니다.
3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옹기 명가.
그러나 이학수 씨가 고향에 돌아와 가업을 잇는 결정을 하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해설) 공방 뒤편 산길을 오르는 이학수 장인.
그는 오늘도 선조 옹기장의 길을 따라 걷습니다.
자연에서 채취한 흙으로 옹기를 빚는 게 당연했던 그때 선조들은 좋은 흙을 찾아
이 길을 올랐고 그 발걸음이 300년을 이어온 보성 미력 옹기의 시작이었습니다.
삽질로 확연히 드러나는 점토질.
장인이 찾던 흙입니다.
옹기 제작에 사용되는 흙은 보통 점토질 흙과 모래질 흙을 구분해서 채취합니다.
되도록 불순물이 적은 흙을 공방으로가져간 다음 옹기 제작에 적합한 상태로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본격적인 옹기토 가공 작업.
첫 단계는 점토와 모래가 9:1 비율로 섞인 흙을 둑매로 세게 쳐서 수분과 공기를 빼는 일입니다.
다음은 깨끼질을 할 순서.
단단해진 흙을 양쪽 손잡이가 달린 흙깨끼 깔로 얇게 깎아내는데요.
이 과정에서 흙 속에 있던 공기와 불순물이 제거되고 다양한 성분들이 고루섞이게 됩니다.
깨끼질을 해서 뭉쳐 놓은 흙은 곤메 또는 꼰메로 불리는 도구로 두드려 점력을 높여줍니다.
매질을 하면서 가래로 흙을 적당히 나누고 다시 두드려 섞어줍니다.
뭉친 흙을 뒤집고 섞고 두드리는 과정을 반복하는 이학수 장인.
번거롭고 고생 과정을 이어가는 장인의 정성과 노고에 다양한 성분이 고루 섞이고.
거칠었던 옹기토 알갱이가 부드럽게 다듬어집니다.
장인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휴식 같은 비가 지나가고.
본격적인 옹기 성형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일주일 정도 숙성한 흙 반죽으로 쳇바퀴 타래를 제작하는데요.
전남 지역에서 이어져 온 아주 독특한 옹기 성형 방식입니다.
흙 반죽을 바닥에 내리쳐서 판자 모양으로 늘린 다음, 살짝 휘게 만듭니다.
보통 두께는 1, 2cm에 길이는 70에서 90cm 정도인데 옹기의 크기에 따라 두께와 길이는 달라집니다.
쳇바퀴 타래와 옹기 밑판 제작이 마무리되면 장인은 물레질을 시작합니다.
먼저 물레 윗면과 옹기 밑판이 달라붙지 않도록 물레 위에 마사토를 뿌립니다.
그 위에 옹기 밑판을 올려 방망이질로 원하는 크기만큼 늘린 다음 표면을 매끄럽게 해 주고
이제 뾰족한 밑가세를 이용해 옹기 밑판을 원하는 크기로 잘라냅니다.
쳇바퀴 타래는 가장 아래쪽부터 밑판 위에 올려 크기에 맞게 잘라내고 바깥쪽부터 연결합니다.
이때, 엄지손가락을 이용해서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듯 붙여줍니다.
쳇바퀴 타래 기법은 단을 쌓아 올려 옹기그릇 벽을 세우는 방식으로 다른
성형 기법보다 빠르게 대형 옹기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쳇바퀴 타래 기법이 대형 그릇 제작에 용이하다지만 쉼 없이 두드리고 다듬는 수레질은 필수.
균일한 두께와 모형을 잡아주는 수레 작업은 끊임없이 반복되는데요.
숙련된 장인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세심한 손놀림이 필요한 항아리 어깨와 입 부분 벽 쌓기까지 끝나고 전라도
특유의 옹기 항아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옹기 전체 형태가 마무리되면 입 부분에 테두리인 전을 붙이고
물가죽을 이용해 항아리 입모양을 매끄럽게 다듬습니다.
마지막까지 계속되는 수레질.
두께가 얇고 균일할수록 좋은 옹기가 완성됩니다.
완성된 옹기는 그늘에서 10일에서 15일 정도 건조되고 반건조 상태에서 시유 작업이 시작됩니다.
옹기에 사용하는 유약은 잿물이라고 하는데요.
가마에서 나온 재와 근처 숲에서 채취한 부엽토를 1:1 비율로 배합해 사용합니다.
천연 유약을 바른 용기는 가마를 굽는 과정에서도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남아
있어 공기가 통하는 성질을 품게 됩니다.
그래서 숨 쉬는 그릇으로 불리게 되는 거죠.
유약 작업의 마무리는 문양을 그려주는 일.
전라도 옹기에는 추상적인 문양들이 주로 사용됩니다.
-(해설) 옹기의 우수성은 우리 음식 문화에서 그 진가를 발휘해 왔습니다.
2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나주 남파고택.
한국 12대 종가 중 하나인 나주 밀양 박씨 일가가 종가 음식 문화의 전통을 이어온 곳입니다.
-이 집에는 이렇게 대대로 내려오는 데는 씨간장이라고 하거든.
그런데 그 간장이 어떻게 보면 우리 집이 여기서 8대를 살고 있잖아.
그 8대를 쭉 내려오면서 이 간장이 어떻게 우리 집 맥을 이어준 것 같아.
-(해설) 종가의 장독대는 그야말로 보물창고.
-색깔이 너무 예쁘고 냄새가...
-(해설) 음식 맛은 물론 풍미를 살리는 씨간장은 종부의 자랑입니다.
-너무 예쁘다.
-(해설) 간장뿐 만 아니라 200년 넘게지켜온 종가의 된장 맛 역시 일품.
-너무 예쁘다, 색깔이, 완전히.
-(해설) 나주 남파고택은 집안 대대로 내려온 씨간장과 된장으로 맛을 낸 내림 음식으로 유명한데요.
종부가 정성 들여 차린 밥상.
그 중심에는 요리 비법인 전통 장류가 있습니다.
신선한 제철 재료와 장만으로도 즐거운 밥상.
-간도 다 맞추고.
된장국을 맛있게 잘 끓였네.
맛있다.
-(해설) 수 대를 내려온 종갓집 건강 밥상.
그 비결은 장독대에 있는데요.
음식 최상의 맛을 만들어 내는 옹기.
그 안에는 생명력이 가득합니다.
우리 음식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인 옹기.
그 새로운 쓸모를 찾아 옹기 제작에 나선 이가 있습니다.
바로 정희창 장인.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그는 제자들과 함께 공방을 열고 옹기의 가능성에
예술성을 더하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전통 공방에서 익힌 제작 기술로 옹기를 만드는 한편.
기존 옹기와는 크기와 종류, 형태도 다른 옹기들을 제작하고 있는데요.
현대인이 원하는 옹기의 생활 미학을 찾기 위한 노력입니다.
-(해설)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공예 옹기.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에 자연에서 받은 영감이 더해져 완성되는 옹기의 아름다움.
정희창 장인의 옹기는 색다른 디자인과 매력으로 현대인의 일상에 파고들고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세계, 생활에 필요한 기능과 조형미를 갖춘 옹기 제품들은
다른 나라에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흙의 배합부터 가마의 굽는 온도까지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우리 옹기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최근 새로운 옹기로 화제가 되고 있는 정희창 장인과 제자들.
그들은 아이디어를 모아 옹기를 디자인하고 직접 제품으로 만들며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습니다.
-(해설) 어느새 다가온 수확의 계절 가을.
옹기 공방도 옹기 제작의 마지막 단계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건조된 옹기를 가마 주변으로 옮기는데요.
한 번 가마 불을 땔 때 적게는 300점에서 많게는 500점의 크고 작은 그릇이 들어갑니다.
3대째 사용하고 있는 전통 옹기 가마는 경사진 언덕에 좁고 긴 터널 형태.
그래서 가마에 옹기를 넣는 재임 과정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옹기는 경사진 가마 위쪽부터 한 점씩 쟁여놓는데 불 때는 과정에서 기물이
무너지지 않게 수평을 잘 맞춰야 합니다.
보통 바닥에 큰 항아리를 놓고 소 그릇이라 불리는 작은 그릇을 놓는데요.
좁은 가마 안에서 불길이 잘 통하게 옹기그릇을 쌓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가마 측면 구멍까지 옹기토로 잘 막아줘야만 가마재임이 끝납니다.
전통 가마 불 때기의 첫 단계는 피움불.
가마 입구에서 작은 불로 서서히 온도를 올려 가마와 옹기의 습기를 제거합니다.
-(해설) 일주일 동안 쉬지 않고 집중해야 하는 가마 불 때기.
급격히 불을 올리면 가마나 옹기가 무너져내릴 수 있어 서서히 온도를 올립니다.
피움불을 지핀 지 3일째.
가마 입구에 피움불은 조금 세졌지만 아직도 피움불에서 피어난 그을음이
가마벽과 옹기에 남아 있는 상태.
좀 더 베낀불을 지속해야 합니다.
가마에 불을 때기 시작한 지 4일째.
입구에 피운 장작불이 화구의 3분의 1을 넘었고 이때가 되면 가마 끝부분까지
열기로 달궈줘 가마 내부와 옹기그릇에 붙어 있던 그을음은 보이지 않고 가마
안은 열기로 가득 찬 상태가 됩니다.
이제 온도를 가장 높게 올려야 하는 시간입니다.
가마 입구에 있던 숯들은 맨 앞쪽 옹기 바로 앞까지 밀어넣으면 큰불이 시작됩니다.
화력이 좋은 큰 장작을 가득 넣고 불을 때면 불길이 옹기에 본격적으로 닿게 되는데요.
이때부터 끊임없이 장작을 넣어 온도 높이기를 반복합니다.
-한 번 더.
-(해설) 가마 온도가 1200도에 다다르면 옹기에 눈에 띄는 변화가 시작됩니다.
-이제 천천히 시작했어.
-녹는다는 이야기인가요?
-약간씩.
-(해설) 홍조를 띠며 유약이 녹아 내리기 시작한 옹기.
이제 4시간 동안 큰불을 지속해 앞쪽 옹기들의 유약을 녹입니다.
앞쪽 옹기들의 유약이 완전히 녹으면 가마의 열기를 위쪽까지 전달하기 위해
화목을 넣을 공간만 남기고 가마 입구를 막습니다.
그런 다음 가마 등에 있는 창솔 구멍을 열어 창불 작업에 들어가는데요.
가마 중간과 윗부분 옹기도 유약이 잘 녹을 수 있게 창솔 구멍마다 장작을 넣어줍니다.
편한 길을 걸을 수 있었지만 가업을 이어온 지 50년.
장인의 헌신과 열정으로 가마 불은 타오르고 그 열기 속에서 옹기는 새로운 생명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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