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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in Asia 15부 - 리예라야 제훈 made in 툴하두 몰디브

등록일 : 2023-12-04 15:06:56.0
조회수 : 452
-(해설) 적도의 뜨거운 햇살이 1000개의 섬에 부서집니다.
인도양의 바람에 삶의 지혜를 더했습니다.
몰디브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오색의 자연.
붉은 태양을 담고 에메랄드빛 바다를 담은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닿은 수공예품, 리예라야 제훈.
천국의 섬이 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석양이 인도양을 황금빛으로 물들입니다.
-(노래)
-(해설) 고요하던 해변가에 경쾌한 리듬이 울려 퍼집니다.
단숨에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흥겨운 공연.
몰디브의 전통 북춤 보두베루입니다.
코코넛 나무로 몸통을 만들고 색을 입혀 문양을 넣은 북.
섬나라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독특한 북에서 몰디브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노래)
-(해설) 에메랄드빛 바다 한가운데에 반짝이는 1000개의 섬.
최고급 리조트들이 자리한 이곳은 지상 최고의 낙원, 몰디브입니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로맨틱한 분위기.
때문에 몰디브는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휴양지죠.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바로 몰디브인들의 삶 엿보기. 어떻게 이 섬에서 살아왔는지 이들에게는 어떤 전통과 문화가 있는지.
그 이국적인 모습이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그중 유독 눈길이 가는 공연이 있습니다.
함께 호흡을 맞춰 나무를 조각하는 두 사람.
장인들의 손끝에서 서걱이는 소리.
이들이 만들고 있는 건 옻나무 진액으로 만든 몰디브 전통수공예품 리예라야 제훈입니다.
바다만큼이나 화려한 색을 품은 리예라야 제훈.
적도의 태양처럼 강렬한 색감에 한 번 끌리고 도자기처럼 매끄러운 나무의 매력에 두 번 끌리는 이 칠기공예에는 몰디브인들의 삶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대체 이 전통 수공예품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몰디브의 수도 말레.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지만 말레는 늘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몰디브 인구의 70%가 살고 있는 말레.
특히 이슬람 신자가 많아 시내 곳곳에서 이슬람 사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사원, 후쿠루 미스키.
1656년에 지어진 이 사원은 몰디브 무슬림의 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여전히 많은 몰디브인들이 찾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건축물에는 몰디브의 전통이 녹아 있는데요.
산호 블록을 정교하게 쌓아 올려 만든 사원 내부는 이렇게 옻칠 장식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염분이 가득한 바닷바람에 쉽게 삭아버리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옻나무 진액을 녹여 코팅한 거죠.
400여 년 동안 바닷바람을 견뎌온 예술.
몰디브인들의 지혜는 박물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각종 공예품과 왕족의 유품들이 전시돼 있는 곳.
이곳에는 리예라야 제훈도 많이 있었는데요.
그중에는 왕의 터번을 보관했던 터번 보관함과 왕의 음식을 차려 나르던 반상.
그리고 평민들의 공연 문화를 담당했던 북부터 곡식을 담는 보관함까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몰디브인들의 삶의 전반에 쓰였던 칠기 공예품들이 잘 보존돼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실생활에서도 많이 쓰여왔던 칠기공예.
하지만 지금은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관광객들의 기념품 용도로만 제작되고 있습니다.
수도 말레에서 배로 서너 시간 떨어진 곳.
에메랄드빛 바다를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인구 3000명의 작은 섬 툴하두입니다.
평화롭고 소박해 보이는 어촌 마을. 이곳에는 리예라야 제훈 장인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한때 몰디브 전역에서 만들어졌던 리예라야 제훈.
하지만 지금은 이 툴하두섬에 있는 단 13명의 장인들만 제작하고 있죠.
이곳에서 낯익은 얼굴을 만났습니다.
-(해설) 리조트에서 만났던 마틴.
그는 선조부터 대를 이어 리예라야 제훈을 만들어 온 장인이었습니다.
공방으로 돌아와 막 작업을 시작한 마틴.
리예라야 제훈 제작의 첫 번째 과정은 통나무를 잘라 작품 크기에 맞게 다듬는 일입니다.
크기에 맞게 잘린 나무를 틀에 끼우고 겉면을 일정하게 다듬어 줍니다.
이때 마틴의 머릿속에는 이미 작품의 크기와 모양 등이 구상돼 있습니다.
휘어진 나무도, 갈라진 나무도 문제 없습니다.
마치 세수를 하듯 나무의 묵은 때를 벗겨내죠.
다음은 잘 다듬어진 나무를 접착제를 이용해 물레에 붙이고 나무가 단단하게 굳으면 물레에 끼웁니다.
기계가 빠르게 돌아갑니다. 마틴이 조각칼을 나무에 대자 더욱 정밀하게 나무가 깎여 나갑니다.
이번에는 뾰족한 조각칼을 이용해 나무의 속을 파냅니다.
힘을 분산해서 천천히 조각칼을 조심스럽게 밀어 넣습니다.
얼추 모양을 갖춘 나무의 다음 작업은 매끈하게 다듬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던 통나무가 마치 공장에서 만든 작품처럼 재탄생했습니다.
이제 나무에 색을 입힐 차례. 그런데 마틴이 무언가를 뜨거운 열로 녹이고 있네요.
마치 우리네 전통 엿처럼 생긴 이것, 바로 리예라야 제훈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인 라입니다.
-(아랍어)
-(해설) 옻나무 진액을 뭉쳐 만든 라. 라를 잘 녹여낸 다음 그 안에 우글리라고 불리는 색소를 넣습니다.
그리고 굳기 전에 망치질로 고르게 색을 섞죠.
이 작업은 수년간 호흡을 맞춘 장인들만 가능합니다.
-(해설) 천연의 옻나무 진이 붉은 염료로 변했습니다.
금세 굳어가는 라. 장인들은 얼른 라를 떼어내 손으로 조물조물 뭉쳐줍니다.
그리고 밀대로 밀어 얇게 펴주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일정한 띠를 만드는 장인들.
붉은 리본처럼 아주 길게 늘어났습니다. 진짜 신기하네요.
그렇게 금세 굳어버린 우글리 막대는 사용하기 좋게 잘라줍니다.
리예라야 제훈을 만들 때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정이 완성됐습니다.
-(해설) 드디어 나무에 색을 입힐 차례.
방금 만들어 둔 색소 막대를 나무 조각에 대자 곧바로 색이 덧입혀집니다.
노란색부터 바탕에 입히고 생각해 둔 디자인대로 차례차례 색을 덧입힙니다.
색소 막대가 마치 크레파스 같습니다.
-(해설) 날카로운 곤디를 조심스럽게 갖다 대자 선이 그려지네요.
이번에는 가장 중요한 광택 작업. 리예라야 제훈은 어떤 화학적 코팅제도 바르지 않습니다.
도자기처럼 반짝이는 표면의 비밀. 바로 코코넛 잎입니다.
몰디브의 자연이 리예라야 제훈을 만들고 있네요.
바닷바람이 거세게 부는 해변가. 마틴은 오늘도 재료를 구하기 위해 섬 이곳저곳으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늘 다니던 길.
잘 마른 나뭇가지를 골라 곤디 재료를 구하는 것도 마틴에게는 익숙한 일상입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내 고향의 자연.
마틴에게는 섬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아주 소중합니다.
힘을 덜 들이고 구할 수 있는 현대적인 도구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마틴은 전통 방식을 고수하죠.
그것은 곧 대를 이어온 전통을 지켜온 리예라야 제훈 장인들의 자부심이기 때문입니다.
몰디브의 자연이 주는 것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뜨거운 햇살과 바닷바람. 그 아래서 자라는 꽃과 나무.
그리고 섬의 향기까지도 작품의 영감으로 이어지죠.
이 사소한 풍경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이가 있습니다.
-(해설) 리예라야 제훈의 문양을 디자인하는 아이샤스.
그녀는 몰디브의 자연을 먼저 종이 위에 꼼꼼히 스케치해 둡니다.
어떻게 하면 자연 그대로를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눈으로 본 그대로를 아주 섬세하게 표현해 봅니다.
리예라야 제훈 제작의 마지막 단계인 문양 조각하기.
거의 완성된 작품에 몰디브 자연 한 조각을 정성껏 새겨 넣습니다.
조심, 조심 검은 부분을 조각칼로 긁어내자 노란색이 드러납니다.
-(해설) 자연에서 시작된 아름다움이 장인의 정성으로 완성됐습니다.
선조들의 삶의 지혜가 전통이 됐습니다.
그 손의 기억이 몰디브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 홀로 공방을 찾은 마틴이 오래전 할아버지 직접 만든 공예품을 꺼내봅니다.
약 400년 전, 몰디브에 처음 옻칠 공예가 전해질 때부터 손에서 손으로 이어져 온 리예라야 제훈.
영원할 것 같았던 전통문화지만 이를 바라보는 마틴의 마음은 왠지 무겁습니다.
-(해설) 이제 몰디브에 남은 리예라야 제훈 장인은 단 13명.
이들이 다음 세대에게 이어주지 못한다면 아마도 400여 년을 지켜온 몰디브 문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최근 몰디브 관광산업이 발달하면서 칠기 공예품을 찾는 사람들도 함께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만들 사람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시대적 변화를 장인들도 잘 알고 있죠.
때문에 장인들은 기존의 장식품 형태를 벗어나 만년필이나 액세서리 등 모양과 종류를 실용적으로 변화시켜 몰디브의 문화유산을 지켜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을에 아이들이 모아놓고 정기적으로 리예라야 제훈 제작 방법을 가르치는 마틴.
마틴은 자신이 지금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해설) 인도양의 작은 섬에서 피어난 오색의 예술.
리예라야 제훈은 몰디브 선조들 지혜의 흔적이자 가치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도 인도양의 바닷바람에도 변함없이 수 세기 동안 몰디브인들의 사랑을 채색해 온 수공예품 리예라야 제훈.
이들의 아름다운 손길이 몰디브 자연의 숨결로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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