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 in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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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핸드메이드 in Asia 3부 - 낙타가죽램프 made in 물탄 파키스탄

등록일 : 2024-10-14 15:25:40.0
조회수 : 576
-(해설) 사막 한가운데 버려진 거대한 성.
모래바람처럼 흩어진 왕국의 흔적입니다.
왕국은 무너졌어도 낙타가 있는 풍경은 변함이 없습니다.
사막을 건너던 낙타는 어둠을 밝히는 램프가 됐습니다. 신성한 땅.
순수의 땅이라는 의미를 가진 나라, 파키스탄.
동방원정을 떠나온 알렉산더 왕이 반해버리기도 한 땅이기도 합니다.
여기는 인구 절반 이상이 사는 펀잡주의 소도시 물탄입니다.
작은 축제가 한창인데요. 활기찬 이 춤의 이름은 방그라.
추수철이나 결혼식 축제와 같은 즐거운 행사에 반드시 등장하는 흥겨운 춤입니다.
여러 명이 함께 추는 방그라는 펀잡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민속춤으로 남자들만 추는 춤입니다.
신명을 불러일으키는 춤. 방그라에서 낙타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막에서 사람들에게 낙타는 평생을 함께하는 친구와 같은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남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물탄. 그 역사는 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위대한 성인 샤르크누딘의 묘지인 샤르크에 아람은 유명 관광지이자 물탄 사람들의 기도처이기도 합니다.
뿌리의 땅으로 불리는 물탄에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수공예품들이 있습니다.
낙타가죽램프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낙타가죽램프는 물탄의 장인들만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 5대째 램프용 가죽을 만드는 가문이 있습니다.
장인의 아들이 낙타 가죽과 털을 분리하는 제일 고단한 일을 맡았습니다.
-(해설) 물에 불린 가죽 안팎을 람비라는 칼로 깨끗이 긁어내는데요.
낙타 가죽은 크고 두껍지만 기름기가 적은 장점이 있습니다.
무두질이 가죽의 품질을 결정합니다.
무두질은 할아버지의 어깨너머로 아버지가.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아들이 배우고 익힌 기술. 손이 기억하는 유산입니다.
황량한 사막에서 낙타는 단순한 가축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낙타는 사막 유목민들에게 특유의 충성심과 온순함으로 위로를 줬고.
고기와 우유로 먹을 것을 줬으며. 따뜻한 낙타 털로 입을 것을 줬습니다.
사람과 함께 평생 사막을 걷던 낙타가 제 목숨을 다하면.
그때 물탄의 장인들이 낙타를 찾아옵니다.
-뜨거운 모래사막을 건너는 낙타여.
우리가 너의 몸을 거두면 소중한 가죽을 우리에게 남겨주네.
낙타는 우리의 친구요, 충성스러운 동물이니.
우리를 두려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네.
이런 은혜로 우리는 조그마한 램프를 만드니.
이를 낙타가죽램프라 부른다네.
그 램프는 어둠의 끝까지 환하게 밝혀준다네.
-(해설) 막막한 사막과도 같은 우리의 삶.
어둠을 밝히는 램프는 어쩌면 사람과 함께 평생을 살다 간 낙타의 마지막 선물 아닐까요?
낙타가죽램프는 무드질, 틀 제작, 채색의 과정을 거쳐야 완성됩니다.
맡은 사람도 서로 다릅니다. 철저한 분업이죠.
이제 틀을 만들어야 할 차례입니다.
램프 틀은 몇 가지 정해진 디자인이 있습니다.
점토로 만든 틀에 겨자기름부터 바릅니다.
쉽게 분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램프 틀은 석회 가루와 물을 섞어 만듭니다.
틀에 석회 반죽을 넣고 표면에 바릅니다.
이렇게 틀을 굴리며 일정한 두께를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틀 1개마다 3번을 반복해야 하니 여간 중노동이 아닙니다.
10분 후 바로 틀을 분리합니다. 이음새 흔적은 모두 지워야 합니다.
그래야 램프 표면도 매끈해지기 때문이죠. 램프 틀은 예닐곱 시간.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몸을 말립니다. 그동안 낙타 가죽을 다시 다듬는데요.
특이하게 램프용 가죽은 반죽처럼 잘게 조각내서 사용합니다.
다음은 램프 틀에 본드 희석액을 바른 다음 낙타 가죽을 붙일 차례입니다.
램프 부위에 따라 다른 가죽을 씁니다.
윗부분과 하단에는 큰 가죽을 몸통에는 반죽으로 만든 조각 가죽을 사용합니다.
울퉁불퉁한 표면은 손으로 문지르며 일일이 다듬으면서 두께까지 가늠합니다.
-(해설) 장인의 손은 최고의 도구입니다.
지금부터는 햇볕을 피해야 하는데요.
나흘째 되는 날, 장인은 소리로 건조 정도를 가늠합니다.
합격 판정이 나면 모양을 잡아주던 석회틀을 깨부숩니다.
이제 채색을 위해 낙카쉬 공방을 찾아가야 합니다.
실크로드의 주요 경유지이자 문명의 교차로였던 이곳은 독특한 수공예품을 가진 도시입니다.
이름 높은 푸른 도자기는 페르시아 장인이 전한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공예품입니다.
낙타가죽램프도 마찬가지죠.
한때 이슬람 문화의 성지였던 물탄. 수공예품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장인 레흐만은 이슬람 성지였던 물탄과 가문의 이야기를 낙타가죽램프에 새겨넣습니다.
램프의 문양을 그리는 기술, 낙카쉬. 9대째 이어오는 가업입니다.
낙카쉬 문양의 교과서인 이 목판에는 170년 전 낙카쉬 장인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 맥을 오늘날 장인 레흐만이 잇습니다.
푸른색 꽃이 새하얀 바탕에 하나둘 천천히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오로지 그리기에 몰입하는 순간입니다.
여명이 하늘을 밝힐 때 이어 정오. 무슬림들의 두 번째 기도 시간입니다.
하던 일을 중단하고 다시 신께 마음을 다해야 합니다.
낙키쉬 장인 레흐만에게 모스크는 신성한 신의 공간이자 모방하고 싶은
아름다운 문양의 세계이기도 합니다.
-(노래)
-(해설) 고요한 마음으로 기도를 바칩니다.
-(노래)
-(해설) 우상을 그리는 대신 섬세한 식물 문양으로 가득 채워진 모스크.
모스크는 레흐만에게 영감의 공간입니다.
-(해설) 꽃을 바탕으로 만든 복잡하고 기이학적 문양.
아라베스크.
아라베스크는 신들의 집인 모스크 벽면을 화려하게 수놓고
세상으로 나와 낙타가죽램프를 장식합니다.
기원전 1000년경에 세워진 포트코너는 시간 여행자처럼
광장에 우두커니 서서 고대 도시를 내려다봅니다.
우리는 어쩌면 저마다의 작은 등불을 켜고 어둠을 헤치며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인의 공방에도 불이 켜졌습니다. 이곳에 귀중한 보물이 많습니다.
항아리를 닮은 이 램프는 장인의 아버지가 만든 것입니다.
낡은 이 램프들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습니다.
가장 큰 램프의 역사는 무려 180년.
낙타가죽램프의 수명은 사람보다 훨씬 깁니다.
요즘 장인은 아들에게 낙카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피는 속일 수 없나 봅니다.
이렇게 곧잘 따라오니 수제자가 따로 없습니다.
물탄의 낙타 가죽 공예 채색 기술.
낙카쉬는 지금 10대째 전승되는 중입니다.
장인은 낙카쉬 디자인 중 하마굴 문양을 즐겨 그립니다.
꽃, 과일, 채소 문양인데 물탄에서 자라는 식물을 선대 공예가들이 디자인한 것입니다.
하마굴은 물탄의 상징이자 가문의 상징입니다.
채색한 램프는 바니쉬로 코팅해서 건조합니다.
크기와 문양에 따라 다르지만 완성까지 꼬박 한 달이 걸립니다.
물탄의 유명 공반인 레우만의 작업실에는 종종 손님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깊은 잠에 빠지면 낙카쉬하는 꿈을 꾼다는 장인.
이곳에서 통하는 그의 이름은 말리크 압둘레흐만, 낙카쉬입니다.
-저는 아버지 말릭 아쉬끄 낙카쉬에게서 낙카쉬 공예를 배웠습니다.
저희 집안은 900년간 낙카쉬 공예를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일을 이어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일을 정말 좋아하고 이 일에 인생을 바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해설) 오늘도 변함없이 램프를 만드는 물탄의 장인들.
그 등불은 아마 100년이 흘러도 꺼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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