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숨죽이고 있을 때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역사가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측하지 못할 사실을 품고 있는 미스터리한 존재.
우리는 그것을 역사를 품고 있는 위대한 문화유산. 고분이라고 부릅니다.
부산 동래구 일대의 복천동 고분군.
약 200여 기의 무덤이 발견되면서 굽다리접시, 목항아리 등 4, 5세기의 낙동강 하류 지역에
사용된 토기들이 대량으로 출토됐습니다.
-(해설) 복천동 고분군에서는 가야 시대의 흔적이 많이 발견됐는데요.
특히 주목할 것은 무덤 형식의 변화입니다.
전기 가야연맹의 대표 세력이던 복천동 고분군 집단의 무덤은 2개의 나무 널을 만들어 한 널에는 죽은 자를,
다른 널에는 그가 사용하던 물품을 묻고 그 위에 그저 흙을 덮어놓는 형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후기 가야로 제편되면서 그 양식이 조금 달라지는데요.
지배자의 권위를 표현하기 위해 껴묻는 물품들은 더 다양해지고 신라의 영향을 받아
흙을 높게 쌓아 올리는 고총고분 형태를 띄게 됩니다. 시대의 변화에 영향을 받은 겁니다.
-(해설) 시대는 역사 속에 묻혔지만 시대를 관통한 문화와 물품은 수천 년을 지나 오늘에 현존하고 있는 아이러니.
여덟 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를 통해 세상에 등장한 삼국시대의 역사는 이곳 부산 복천박물관에 보존돼 있습니다.
복천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1만 2000여 점의 유물을 비롯해 삼한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부산의 역사를 보여주는 고고 전문 박물관으로 유적이 발굴된 현장에 세워진 최초의 박물관입니다.
복천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사용됐으며 어떤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까요?
-(해설) 고대 때부터 신과의 소통 도구로 이용됐을 청동방울.
태양신을 숭배했던 제의적 전통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천박물관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유물은 철의 왕국이란
이름답게 철을 녹여 만든 가야의 다양한 철제 유물들입니다.
철을 다뤄 제품을 만드는 기술력만큼은 가야가 최고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인데요.
특히 철판을 엮어 만든 갑옷과 투구, 말머리에서 몸통까지 뒤덮은 말 갑옷과
말 투구까지 철기로 무장하고 전쟁터를 호령했을 가야의 무사들을 떠올리며
흥망성쇠를 오갔던 그 시대를 생각해 봅니다.
-(해설) 묻혀 있었다면 끝내 몰랐을 역사의 진실과 가치.
과거의 것으로부터 오늘을 배우며 우리는 지금 역사의 긴 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