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유산아카이브 오래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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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유산아카이브 오래된 미래 - EP28. 밀면

등록일 : 2026-07-27 13:23:13.0
조회수 : 247
피란민의 한 그릇, 부산 밀면의 탄생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내려온 이북 출신 주민들은 비싼 냉면을 대신할 새로운 면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가진 것 없이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에 정착한 피란민들은 냉면 기술을 바탕으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당시 구호물품으로 공급되던 밀가루를 활용해 냉면을 대신할 면을 만드는 시도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밀가루만으로는 면발이 쉽게 끊어지고 식감도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밀가루와 고구마가루를 3대 7 비율로 배합하면서 지금의 밀면이 탄생했습니다.

밀면은 고향을 떠나온 피란민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려웠던 시절에는 면을 더 주문하기 어려워 따뜻한 육수를 한 주전자 가까이 마시며 허기를 달래기도 했습니다.

가게 주인은 따뜻한 육수가 어려웠던 시절 많은 사람을 살렸다고 회상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당시 국수 한 그릇의 기억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 손님들의 사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100년이 넘는 전통을 이어온 가게는 밀면을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부산의 식문화로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밀키트 등 새로운 방식을 통해 오래된 가게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부산만의 새로운 밀면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옛 문헌에 나온 비빔밥에서 착안해 밀면을 비빔밥처럼 구성한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맛본 손님들은 기존 밀면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한 밀면 가게 운영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먹었던 밀면의 맛을 되살리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손님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진주냉면처럼 밀면도 하나의 독립된 음식 장르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밀면을 만드는 사람들은 피란민들의 삶이 담긴 밀면을 부산의 식문화이자 하나의 음식 장르로 알리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참 살기가 너무 힘들어요.
하루하루 벌어가지고 먹었는데. 그런데 냉면을 먹고 싶은데 돈이 비싸거든. 그 당시에 구호물품이
많이 나왔어요, 밀가루. 이 밀가루를 가지고 면을 만들면 안 되겠나 싶어서 이제 시도를 해봤어요.
-이북에서 내려와 고향을 다 저버리고 와가지고 어떻게 보면 먹고 살려고 만든 음식인데 가슴 아픈 음식이죠.
-처음에 냉면 가게는 1919년도에 저희 할머니가 흥남 내호. 내호시장 입구에서 그때 함흥냉면이라는
동춘면옥이었습니다, 동춘면옥. 1919년도에 우리 1대 할머니가 냉면만 장사했어요.
우리도 10원도 없이 그냥 맨몸으로 저는 이모님 등에 업혀가 LST 타고 내려와가지고 거제도에서 6개월
그리고 부산 우암동에 왔어요, 소막마을. 그 당시에는 완전히 허허벌판이었죠.
흥남 사람만 많이 왔어요. 완전히 2만 8천 명이 됐어요.
할머니하고 피난 내려오시니까 가진 것도 없고 솥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 돈도 없고 엄마,
아버지가 할머니하고 국제시장 가서 과자 같은 거 팔고 10원씩 20원씩 모아가지고 우암동에 와가지고
솥하고 사가지고 배운 기술이 냉면 기술이니까 뭐 어찌합니까?
그 당시에 구호물품이 많이 나왔어요, 밀가루. 이 밀가루를 가지고 면을 만들면 안 되겠나 싶어서
이제 시도를 해 봤어요.
처음에 밀가루를 가져다가 넣어서 반죽을 하니까 밀면이 잘 안 나오고 잘라지고 맛이 없고 힘이 없는 게
이렇게 하면 안 되겠는데. 고구마 가루를 가져다가 배합을 한번 해보자.
5 대 5로 하니까 너무 또 찰지고 안 되고 1 대 7은 또 약해서 잘 끊어지고. 그래서 3 대 7로
한번 해보자 하는 게 지금의 밀면이 탄생이 된 거예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먹을 게 없으니까 거의 한 주전자를 먹을 정도로 면은 많이 시키면 돈이 드니까
한 주전자 먹을 정도로 그 당시는 막 그랬습니다.
그런 추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눈치 보여도 어찌합니까. 먹을 게 없으니까. 요즘 같으면 눈치를 주지만 옛날에는 눈치 안 줬어요.
그래도 손님들이 많이 오니까.
-따신 육수가 하나 있어요.
따신 육수, 그 육수가 많은 사람을 살렸어요.
옛날에 한 분이 와가지고 육십 년, 칠십 년 전에 먹었던 국수 한 그릇만 해달라 사정을 하더라고.
국수 하나 사와가지고 삶아가지고 그 국물에다가 뜨신 걸 주니까 울면서 그 국수를 잡숫더라고요.
이 국수 때문에 내가 살아났다고.
-4번 손님.
대기번호 4번이요. 앞으로 모실게요, 어서 오세요.
보통 밀면, 보통입니다. 제가 안 알리면 이 노포도 사라진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가지고
밀키트라는 방법도 해보고 음식이 아니고 식문화를 알리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어가지고
그런 식으로 지금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에 들어 와가지고 100년 넘은 가게 브랜드를 알고 먹어보고 느끼고 그게 하나 식문화잖아요.
우리 집만의 매력이 있으니까 그걸 느껴보고 가시라고 문화를 느껴보고 가라고 그런 느낌에서
장사를 하는 것도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조금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부산만의 특화된 밀면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책 문헌을 보게 됐어요.
옛날에 비빔밥을 골동반이라고 했더라고요.
그래서 밀면으로 비빔밥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거기에서 시작이 됐습니다.
그래서 밀면의 비빔밥화. 밀면도 그런 음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서 제가 최초로 개발하게 됐습니다.
-이 밀면은 거의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가지고 되게 신선했고 진짜 한 그릇 더 먹고 싶을 정도로
되게 특색이 있는 맛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 손 잡고 가서 먹었던 그 밀면 맛 꼭 만들어서 그거보다 더 업그레이드해서
맛있는 맛을 손님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게 첫 번째 목표고요.
-서울 가면 평양냉면, 함흥냉면, 진주냉면. 부산에 부산밀면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밀면이라는 게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장르가 되어서 기억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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