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할매1

섬마을할매 - 무인도로 날아간 낭만 할매 1부

등록일 : 2019-09-04 17:34:20.0
조회수 : 2416
-(해설) 부부, 단 두 사람만 사는
작은 섬이 있습니다.
-여객선이 없어요?
이런 데서 어떻게 사람이 산다고.
선착장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초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집에 간다고 지금.
-(해설) 여장부가 사는 집은 멀고
험합니다.
-이런 데를 왜 사시냐고.
-(해설) 무인도를 개척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섬 라이프.
-이거 전부 다 재활용입니까?
-(해설) 모든 걸 자급자족해야 하는 이곳
초도에 오면 갓 잡은 해물로 차린
건강 밥상을 만날 수 있죠.
-자연을 또 벗해서 산다고 하면 또 그런
건 감수해야.
-(해설) 무인도를 낙원으로 바꾼
종임 씨, 지금 만나러 갑니다.
통영 삼덕항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고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욕지도입니다.
아, 냄새 좋다.
저기 봐, 저기 봐 숭어네 숭어.
이거 양식 아니잖아.
-(해설) 떼 지어 모여 있는 숭어가
어른 팔뚝만 한데 이런 횡재가 있나요.
-저라면 그냥 잡아야 되는데요.
-크죠?
-네.
-(해설) 아우님, 주인공 할머니
심부름부터 해결해야죠.
-(해설) 면사무소에서 배 택시 정보를
듣고 수소문해 보는데요.
-(해설) 초도에 가려면 여객선을 타고
욕지도까지 와서 다시
배 택시로 갈아타야 합니다.
종임 씨, 만기 아우님이
열심히 지금 달려가고 있어요.
같은 시각 초도.
종임 씨가 벌써 마중 나오는 중입니다.
-(해설) 오고 있다니까요.
그건 어디 쓰시려고요?
-(해설) 이제 아우님도 초도에
거의 도착했다는데요.
-(해설) 길도 없고 항구도 없는
작은 섬입니다.
-반갑습니다.
초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해설) 만조 때면 조금 안전한 곳에
배를 대는데 오늘은 물때가 맞지 않아
갯바위에 정박해야 합니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가만있어 봐.
조심해야 해.
촌사람 조심해야지.
-사람 사는 데 계셔야지.
-아이고, 촌사람 뭔 소리를 그렇게 해요.
도시 촌사람아.
여기다.
-집에 간다고 하지 마.
-그래, 또 여기서 산다고 하지 마.
-이만기보다 더 큰 해파리네, 그놈.
-처음 봐 보는 거야?
-선장님, 나 데리러 와야 해.
-오지 마라.
-전화번호 몇 번이에요.
전화번호?
-아니야, 오지 마.
오지 마.
-(해설) 아이고, 이를 어째요.
아우님, 이제 배는 떠나버렸다고요.
그냥 종임 씨 집으로 갑시다.
-아이고.
-이런 길은.
-여기 조심해야 해.
-(해설) 아이고, 아찔하네요.
-진짜 어머니 여기는.
-아이고, 오세요.
내가 그러니까.
-이런 데를 왜 사시냐고.
이거 미치겠다, 정말로.
-미치면 안 되지, 큰일 나 버리지.
아이고 살았다.
-어머니, 등허리에서 식은땀이 난다.
-식은땀.
-여기.
-응.
척이면 삼천리지.
그럼 나도 염소 한 마리 먹어야
하는데 어머니?
-그러니까.
-예.
-예?
조종임, 김대규 행복의 섬.
예?
-얼마나 예뻐요?
-어머니 이게 무슨 행복의 섬이요?
교통의 섬이지?
-아니 우리가 행복하면 행복한 거지.
-어머니는 행복한데 난 고통스러운데.
큰 대자에.
-응.
-예?
-응.
-초돌 씨.
-훈련 안 시켰죠?
-예.
-그럼 똥개네.
-그럼 똥개예요?
-그럼 똥개, 똥개.
-아니에요.
-똥개.
-이름은 있어요.
-예?
-이름은 있지.
-이름 있어도 어머니,
교육 안 시키면 똥개.
-아니라니까.
-네, 아버지.
-예, 잠깐만요.
-초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예?
-초도에 오신 걸 환영한다고.
-환영이 아닌 것 같은데요.
-아따 환영이요.
꽃이 얼마나 예뻐.
-과꽃?
-이게요.
-시들었습니까?
-그렇죠, 예쁘죠?
-네.
-아니야 얼른 이거 드시오.
-그럼 아버지 또 들고.
아니 어디 있길래 또.
-얼른 오세요.
-아이고 세상에.
어머니, 아버지 웃음밖에 안 나옵니다.
참네.
-결명자를, 어머니.
-정말 물도 무작스럽게 준다.
-많이 잡수라고.
-경치가 정말로 좋습니다.
-경치 좋습니다.
-뒤에가 서쪽.
그럼 반대로 그러면.
-남쪽, 북쪽.
-그렇지.
-나는 촌사람이라 모르는 줄 알고.
저기가 연화도입니까?
-저는요.
-바다, 바다.
-해무.
-(해설) 깨끗한 물빛을 자랑하는
초도에는 10여 가구가 모여살았는데
1994년 마지막 주민이 떠나면서
무인도가 되었죠.
그로부터 5년 뒤 종임 씨 부부가 이곳에
터전을 잡았고 20년째 살고 있는 유일한
주민이랍니다.
-어머니.
-네?
-아, 그래요?
-괜찮지.
끄떡없죠.
-옛날에 마을회관이었습니까?
-응, 마을회관.
-네, 그렇겠죠.
-마을회관이고.
-그렇지.
아따 내가 가르쳐줄게.
-아, 찍어주니까?
-100% 되죠, 100% 되지.
아이고, 뭔 걱정이야.
-아, 여기에, 초도의 도지사?
-귀가하고?
-아 잠은 여기서 자고?
-아니, 그러면은.
-피난 왔습니까?
-응, 태풍으로.
-네?
-(해설) 이곳에서는 버려진 것들이 종임
씨의 손을 거쳐 다시 생명을 얻고.
각자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됩니다.
초도 안내양이에요.
-네, 네 전기 만드는 거.
-처음 봐요?
내가 정말로 구경 많이 시켜준다.
이 촌사람 데려다가.
-네, 네.
-그러니까 여기서.
-그렇죠.
다 재활용이죠, 전부 다.
-아, 진짜로요?
-아, 저기를?
-네, 튀어 넘어와 버려.
-(해설) 구석구석 두 사람의 손길이
묻어있습니다.
옴마야!
어머니.
저리 비켜 봐.
어머니가 천하장사네.
-(해설) 아우님 또 힘 좀 쓰시나요?
-이제 놔 봐봐.
밟아 봐.
확실히 뽀개버려.
-진짜 신기하게 두들겨 패네요, 어머니.
-도끼로 냅다 때려 패도 되는데.
잘하네.
잘 안 잘리면 그 정도만 해.
힘센 장사는 이런 데 써먹어야 해.
-네?
-힘이 장사인데 왜 못 써먹었지.
내가 안타까워서 못 보겠어.
-그래.
-그래.
-그렇지.
느리게 살아야 돼, 사람은.
-느리게.
요랬다고 해.
-(해설) 과시와 가식이 필요 없는 곳.
오로지 나의 행복만 찾으면 되니 여기가
바로 지상 낙원입니다.
이제 슬슬 배고플 때가 됐는데요.
-아이고, 바다로 얼른얼른 갑시다.
-따개비를 따야 밥을 준다고 하니
환장하겠습니다.
-환장하겠지.
-네?
-얼른얼른 오시오.
환장이고 뭣이고.
-네?
-우리도 오지인데 어쩔 거냐.
배 빌려서 나가고 그럴 때 공짜로 한 번
싣고 와야지.
-어, 여기도.
-예.
-아이고.
-어, 차가워라.
-아이고, 이리 와.
거기서 하지 말고.
-여기 하나 있어요.
-신발 망치려고, 이제.
이리와, 얼른.
-가만있어봐요.
신발 망친다, 이제.
-어?
-어?
-아따 저기 큰 거 있다.
거기 고동 많이 있어?
-난, 난, 나, 나, 나.
고동이, 여기 좀 보소.
-많죠?
-어쩔까.
-응?
-어째.
이렇게 많이 있는데.
-(해설) 이제는 우리 만기 아버님도
거북손 따는 솜씨가 능숙해졌네요.
-이거, 이거, 이거?
-예?
-아무 데나 퍼져 앉으면 어떡해.
-옷 다 젖었는데?
-그러면 어머니.
-어.
-아이고 미끄럽다.
-망, 망.
-아, 망을.
-어, 망 놔서.
-어머니 많이 잡았습니다, 오늘.
-응, 많이 잡았어.
인제 그만 잡고 가게.
-(해설) 종임 씨 기왕이면 가득 채우지
않고 그냥 가시려고요?
-불편을 감수하고 들어왔으니까.
-그렇죠.
불편함을.
-정기 여객선.
-미리미리.
-예.
-무한 자원.
-그렇죠.
-(해설) 욕심 없이 살아가는 자연인.
무인도를 개척한 종임 씨가 행복한
이유입니다.
점심시간.
종임 씨가 솜씨를 발휘합니다.
잡아둔 자리돔과 방금 딴 따개비가
재료라네요.
-(해설) 뼈째로 썰어놓은 고소한 자리돔
회에 싱싱한 채소 송송 썰고.
고추장 넣어 쓱쓱 무쳐줍니다.
-(해설) 밥도둑 자리돔 무침 완성.
이번에는 따개비 비빔밥을
만들어보겠다는데요.
종임 씨가 가장 자신 있다는 메뉴입니다.
촌사람들은 안 먹어봐서 모를 거야.
-(해설) 고슬고슬 지은 밥에 각종 채소
넣고 삶은 따개비를 푸짐하게 얹어주면
되는데요.
차려놓고 보니 탁 트인 바다에 건강한
밥상까지.
이보다 더한 호강이 없습니다.
이제 종임 씨가 자랑하던 따개비
비빔밥부터 먹어볼까요?
-미역.
-아, 미역은.
-아, 초장을요.
-예, 초장을 안 쓰고.
-누룽지를.
-예, 이런 물렁물렁, 말랑말랑한 건 잘
잡수시고.
이런 건 어디서 배우신 거예요?
-아따, 내가 만들면 맞지.
-네?
-내가 만들면 맞지.
별거 있어?
참, 어디 참말인가 거짓말인가.
-참말이에요.
-참말이구먼, 참말이야.
-네?
-비법 없어.
-(해설) 말 그대로 그림 같은 풍경.
-연화도.
-범섬.
-외초도.
-맞아요.
-팔순?
계집아이들이 옆에 와서 말이야.
오빠, 오빠, 이래.
-20년?
그런데 지금은 차멀미를 해.
-응?
-차멀미.
멀리 가면 힘드니까.
-이제 안 하고?
-그래.
-(해설) 두 사람이 만든 낙원에서 자연의
맛을 즐겨봅니다.
그날 오후 외출 준비가 한창입니다.
-(해설) 종임 씨가 아버님의 전속
코디군요.
꼬실 계집아이라도 있을까 싶어서.
내가 아무리 멋지게 입어도.
-그놈의 꼬실 여자.
-(해설) 종임 씨 택시 도착했어요.
-(해설) 두 사람에게는 외출이
큰일입니다.
목적지는 배로 15분만 달리면 도착하는
욕지도.
지척에 있는 섬이지만, 자주 나올 수는
없습니다.
신이 난 종임 씨, 외출 계획이 제법
거창합니다.
오늘 김대균 생일이다, 생일.
-(해설) 두 사람 다 조금 들뜨신
듯하네요.
-(노래) 바다가 철새라면
바다가 철새라면
뱃길에 훨훨 날아
어디론지 가려마는
바다가 육지라면
이별은 없었을 것을
-(해설) 종임 씨가 노래 한 곡 뽑고 나니
어느새 배는 욕지도 선착장으로
들어섭니다.
-(해설) 다정하게 손 맞잡은 두 사람.
젊은 연인이 부럽지 않습니다.
영감 먹을 거 천지네.
낙원에 와버렸네, 낙원에 와버렸어.
-(해설) 아버지는 아이스크림 냉장고로
직행하셨네요.
종임 씨가 식빵을 대량으로 구입합니다.
식빵은 커피와 토스트로 군것질을
대신하는 아버지에게 꼭 필요한
음식이랍니다.
그런데 또 어딜 가시나요?
-(해설) 누군가를 만날 모양이죠?
-아이고, 우리 멋진 형부들.
-(해설) 초도에 처음 이사 올 때부터 만난
친구들입니다.
벌써 20년이나 됐네요.
형부, 우리 형부들 진짜 고생 많이 했어.
-그래, 형부들 아니면 턱도 없어.
-올리는데 구멍이 난다.
-펑크가 나서.
-아이고, 참말로 환장하겠네.
이 양반들이 어디 죄를 짓고 들어왔나.
-부러운 건 없죠, 내가.
-(해설) 오랜만에 이야기꽃을 피우니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온 두 사람.
아우님과 또 어디를 가시나요?
-(노래) 고기를 잡으러
강으로
-바다로 갈까요.
-(노래) 바다로 갈까요
고기를 잡으러
강으로 갈까요
-고기가 물어주면 잘하지.
고기가 안 물어주면 못하고.
-(노래)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조심히 오기나 하세요.
-아이고, 세상에.
이 길은 또 뭐 하러 가려 합니까.
안 먹고 말아?
-응.
어머니.
-조상 탓한다더니 참말로 징해 죽겠네.
-나이스, 어머니.
어머니 실력 있네!
-(해설) 거침없는 종임 씨.
자리돔이 좋아하는 미끼를 찾아
나서는데요.
그때!
아우님의 낚싯대에 소식이 옵니다.
-우와, 크다.
어머니 크다, 이거.
와, 이거 노래미다, 어머니!
어머니!
노래미, 노래미.
우와, 빨리해줘, 빨리.
-내가 아주 환장을 하겠다.
저리 가버렸는가.
두 마리 있는 거 다 잡아 버렸는가 봐.
-(해설) 한 시간째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지만 이제 겨우 두 마리.
성적이 영 신통치 않네요.
이래서 오늘 저녁 먹을 수 있을까요?
내가 죽겠다, 진짜.
-실력이 좋은 거잖아, 어머니.
-(해설) 해 질 녘이 되면 반드시
둘러봐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염소 방목장입니다.
잘 먹는다.
-(해설) 염소들이 아우님을 잘
따르는군요.
-막내야!
막내 아니구나.
-(해설) 먹이 앞에서는 낯가림도
없습니다.
아우님, 목동 일 제대로 하네요.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염소를 더 좋아하지.
영감은 이제 늙어서 필요 없어.
어머니.
-(해설) 종임 씨는 70마리 염소를 한
마리 한 마리 보듬는 엄마랍니다.
-(해설) 염소들이 밥상 준비하는
아우님만 보고 있네요.
-(해설) 나무 막대기 하나로 아기 염소
체포하는 데 성공하는 종임 씨.
-(해설) 종임 씨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어머, 자버리려고 하네.
보듬어주니까 자.
-(노래) 잠든다
-(노래) 잠자거라 우리 염소
(노래) 잘 자거라
-(해설) 낭만 할매 종임 씨에게 내일은
또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이거 치맥!
-짜장면 시키신 분.
-여기, 여기!
-초도 짜장면.
-면은 다 진짜 국수 면이거든요.
-네, 면은 국수면.
-어머니 왔다!
어디!
어머니.
되게 많은데.
-남편이니까...
아이고, 불 나가!
어찌 이렇게 불 나간 버린 거야!
아이고.
옛날에는 촛불 켜고도 살았는데 뭔
소리를 하고 있어!
-어머니 이 땅 나 주세요.
-아니, 그리고 또 팔지도 않아.
-왜?
-팔지 않아.
말은 그래도 팔지도 못 하지.
-그러니까 사러 오면 줄 거냐고?
-사러 오면, 돈만 주면 주지.
-다른 데 가면 다 돈 안 주고 그냥 막
준다고 하던데.
-아이고, 그 사람들 거짓말이야.
-그 사람들 거짓말이라고?
-그렇지.
-그 할머니들 다 거짓말이라고?
-거짓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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