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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할매 시즌2 - 포복절도 입담할매 김도연

등록일 : 2020-08-06 17:19:25.0
조회수 : 2038
-(해설) 한려 수도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경남 통영.
그중에서도 저림리는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자랑하는데요.
오늘 만기 아우가 찾아갈 섬은 저림리 중에서도 아늑한 정취를 자랑하는 섬 저도입니다.
현재 저도에는 50여 명 남짓한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다는데요.
예전에는 닥나무가 많이 나서 딱섬이라고 부르기도 했다죠.
-다 왔구나.
-(해설) 예쁜 꽃들이 먼저 만기 아우를 환영해 줍니다.
-가보세요. 계십니까?
-교수님, 오신다고.
-반갑습니다.
-네.
-왜 이렇게 꼭대기에 삽니까? 좀 내려가 살지.
-여기 사는 게 제일 좋습니다. 태풍에도 좋고.
-좀 쉬었다가.
-그거 회로 해도 되거든요.
-이거요, 어머니? 내가 어머니 보고 50마리, 100마리 거짓말이라고 하니까,
내가 그렇게 이야기해도. 기가 찬다.
-몰랐다, 몰랐어.
-어머니 내가 잡기는 잘 잡는다니까요.
-맞아, 맞아.
-기술이 좋아서. 또?
-또 물었다.
-낚싯대 있습니까?
-그래요?
-안 꺼집니다.
-구명조끼 드려.
-안 돼, 안 돼. 괜찮아.
-촬영이 아니라...
-(해설) 바다만 오면 겁이 많아지는 천하장사와 함께 아름다운 저도 앞바다로 낚시를 떠나봅니다.
이게 교통수단이구나.
-그러면 괜찮아.
-아버지, 어디까지 낚시하러 갑니까?
-잘 되는 데로 데려가겠지.
-섬을 한 바퀴 도는데, 구경시켜주나? 섬 좋다고. 아버지! 낚시하러 안 갑니까?
-낚시, 낚시!
-(해설) 푸른 바다 위에 아름답게 펼쳐진 섬들을 지나 상식 아버님만 알고 있는 낚시 명당에 도착했습니다.
-(해설) 만기 아우, 시작부터 징조가 좋지 않습니다.
-걸렸지 싶은데.
-(해설) 만기 아우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설마 굶기야 할까요. 살살해.
-물었다.
-아버지가 먼저 잡았네.
-이거 내가...
-물었다!
-빨리 이쪽으로 빨리.
-확실히. 밑에 또 아닌가?
-씨알 크지.
-빨리, 빨리, 빨리, 빨리. 한 공기도 못 할 줄...
-왔다! 알겠죠?
-전갱이다.
-이건 볼락 있는 쪽에 넣지 말고.
-왔다. 드론! 드론!
-빨리.
-드론! 낚았다, 둘 다 낚았다.
-전갱이는 안 친다. 물이 안 가잖아요. 아까는 물이 좀 움직였거든.
-물었다, 물었다.
-내가...
-이게 얼마나...
-(해설) 상식 아버님의 승부욕이 제대로 발동합니다.
-졌다.
-(해설) 유쾌했던 낚시 대결을 마친 세 사람.
만선의 기쁨을 안고 섬으로 돌아옵니다. 만기 아우, 이제 밥걱정은 없겠습니다.
-그렇죠?
-(해설) 집으로 돌아온 상식 아버님이 볼락과 전갱이 손질을 시작합니다.
안에서는 도연 씨가 귀한 손님이 오면 대접한다는 볼락 매운탕을 준비합니다.
-(해설) 볼락 매운탕이 맛있게 끓는 동안 밖에서는 손질을 마친 생선이 노릇하게 익어갑니다.
만기 아우가 모처럼 통발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바삐 가는 모습이 아무래도 봐 둔 자리가 있나 봅니다.
-냄새가 많이 풍겨서 많이 들어오게. 게 한 마리로 어쩌지. 이거 뭡니까? 장어?
-통발. 감사합니다.
-(해설) 어째 우리 아우는 용왕님보다는 인심 좋은 주민들을 자주 만나는 것 같죠?
만기 아우, 오늘도 통발을 힘껏 던져봅니다.
-(해설) 만기 아우가 통발 놓는 동안 집에서는 도연 씨가 점심 식사 준비에 한창입니다.
-(해설) 저도에서 손맛 좋기로 유명하다는 도연 씨. 그 비법이 궁금해집니다.
-(해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데요. 맛은 어떨까요?
-(해설) 저도에서 얻은 재료들로 맛을 낸 저도표 섬마을 밥상이 완성됐습니다.
노릇한 전갱이구이, 감칠맛 나는 고둥초무침. 귀한 손님만 맛볼 수 있다는 볼락매운탕까지.
그야말로 진수성찬입니다.
-반찬이...
-바닷가에 나는 반찬이라고.
-이거 봐, 반찬이 얼마나 많아.
-고둥!
-어제저녁에 우리 나가고 혼자서, 아저씨...
-아니에요.
-그래서 나보고 뭐라고 하는 줄 알아요? 혹시. 집사람이 나보고.
-(해설) 훈훈한 점심 식사가 끝나고 만기 아우가 평소 도연 씨가 일손을 돕는 가두리 양식장을 방문했습니다.
-여기 있다.
-(해설) 저도의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주로 이 참돔을 키운다네요.
-이거 사다리.
-네?
-사다리.
-(해설) 이곳에서는 얼린 까나리를 참돔의 사료를 쓰고 있는데요.
푸짐한 저녁 식사를 위해 아버님, 힘 좀 써봅시다.
-(해설) 꽁꽁 얼린 까나리는 무게도 상당한데요.
힘들게 내린 까나리를 양식장에 던지니 배고픈 참돔들이 몰려듭니다.
-여기도 한 개.
-(해설) 저녁 식사 재료를 얻기 위해서 쉬지 않고 일하고 있는 천하장사와, 도연 씨.
두 사람의 호흡이 제법 잘 맞습니다.
-잘한다.
-(해설) 만기 아우와 도연 씨 덕분에 오늘 참돔들도 폭식을 하네요.
-이거 내가 들어가도 됩니까? 내가 다 잡았는데.
-되죠. 차원이 다른데. 안 들어온다.
-저쪽으로 다 갔네. 이쪽으로 다 갔네. 됐다. 말랐네. 아니 무거워서 따로 들고 가야겠다. 천천히.
-됐다.
-(해설) 인심 좋은 사장님 덕분에 만기 아우 오늘 저녁은 풍성하겠습니다.
-(해설) 참돔 손질은 바다 사나이, 상식 아버님의 몫입니다.
참돔은 비늘이 두꺼워서 신경 써서 비늘을 잘 제거해야 한다고 하네요.
오후가 되자 섬마을 날씨가 변덕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내리는 비에 섬사람들도 잠시 일손을 놓았는데요.
만기 아우와 도연 씨도 잠깐의 휴식을 가져봅니다.
-잘 먹어요. 그러면 갑시다. 이만기 정자 커피숍.
-내가 빨리 갈게.
-아니다.
-(해설) 오고 가는 농담 속에 두 사람도 이제 제법 친해진 것 같습니다.
-이만기 다방의 커피는 이것도 어떻게 했냐면. 그래서 물을 갖다가 이제.
-이래서. 커피 끓인대서.
-아까 커피 끓인다고 해서 돈을...
-안 가져왔네.
-(해설) 저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천하장사가 만든 커피.
과연 그 맛이 어떨지 저도 궁금해집니다.
-어머니, 자.
-맛이 어때요?
-좋습니까?
-다정합니까? 사는 게 이제 뭐 다 되어 가는 세상에 사는 대로 살다가 뭐...
-(해설) 커피 한잔에 담아내는 마음속 이야기와 함께 조도의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커피도 마셨으니 저녁을 준비하러 가 볼까요? 도연 씨, 오늘 저녁 메뉴는 뭔가요?
-(해설) 도연 씨가 직접 낚은 튼실한 도다리를 넣어 미역국을 준비합니다.
낮에 받아온 참돔으로는 장금이표 특제 소스를 얹은 참돔찜을 만들었습니다.
상식 아버님은 숙성시켜두었던 참돔을 꺼내 정성스레 회를 떠봅니다.
-(해설) 형형색색 맛깔스럽게 자태를 뽐내는 음식들을 보니 도연 씨가 조도 장금이로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드디어 먹음직스러운 저녁 밥상이 완성되었습니다.
-대장금 저녁 밥상.
-아니에요. 이거 일단 살 한번 떼어 먹어보라고.
-도미로?
-돔을. 맛이 있는가 없는가.
-도다리.
-도다리?
-미역도 자연산이고. 돌미역.
-진짜 이게. 이만기 맛있게 먹으면 더 좋지. 아까 고생해서.
-얻은 거.
-맛있다.
-진짜 맛있다.
-숙성한 거죠, 아버지가?
-응.
-회가 장난 아닌데. 아버지.
-맛있어. 저기 계신, 저쪽이 큰 따님?
-응, 큰딸, 큰 사위.
-저기는 큰 사위? 우리 큰딸이 나한테 많이 맞고 컸어.
-따님한테 전화하세요.
-(해설) 언제까지나 어린아이일 것 같은 딸이 어느덧 엄마가 되어 도연 씨를 위로합니다.
다 해주고도 못 해 준 것만 생각나서 미안한 마음뿐인 도연 씨.
차마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은 이제야 꺼내놓습니다.
-(해설) 오늘도 속으로 눈물을 삼키는 도연 씨의 마음을 아는지 저도에는 밤새 비가 내렸습니다.
긴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밤새 내린 비로 차분해진 저도에 일찍부터 만기 아우가 길을 나서네요?
-(해설) 아이고, 아우님. 큰 건 안 바란다면서 문어를 바라나요?
-(해설) 욕심을 내서 그런가요? 어째 예감이 좋지 않은데요.
서둘러 다음 통발로 걸음을 옮겨 봅니다.
-어머니, 그러면 꽃단장 하세요. 통영 시내로 나가자.
-(해설) 아우님이 오늘은 통영 시내로 나가려나 봅니다.
-어머니, 시장에는 얼마 만에 나갑니까?
-2주 만에.
-보름 만에? 오래되었네요. 그러면 그동안 나갈 일이 없었어요?
-응. 갔다 올게.
-갔다 올게.
-맛있는 거 사 올게, 이러세요.
-우리 영감도 잘 있고.
-(해설) 오랜만에 나들이에 도연 씨가 신이 났네요.
섬에서만 지내는 도연 씨가 2주에 한 번 장을 보러 오는 곳이 바로 통영의 재래시장이라는데요.
각양각색의 물건이 넘쳐나는 이곳에서는 어촌의 생생한 삶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좋네, 친구 본다고 생각하니까.
-여기 옷도 뭐. 아이고, 정말.
-꽃단장하고.
-빨가네.
-빨가네.
-이것도 예쁘네.
-그것도 예쁘네. 이건 시원합니까?
-네, 시원합니다.
-이건 냉장고라 시원합니다.
-나한테도 맞겠는데? 그런데 아버지를 왜 일바지를 입힙니까?
-아버지가 일바지를 사 오라고 한다니까.
-누가?
-아버지가.
-아버지가요?
-아버지는 남자인데 일바지를 입혀 놓고. 이거입니까?
-네, 그게 제일 좋네요.
-색깔 좋네.
-크기가 아버지한테 맞습니까?
-네, 딱 맞습니다.
-그러면 여기 어머니도 세트 한번 해보세요.
-어머니 세트하면 이거.
-이거 어머니 거네, 어머니 거. 이건 아버지 거. 아버지한테 큰 것 같은데.
고맙습니다. 많이 파세요. 어머니, 일바지 샀는데 이제 어디로 갑니까?
-고기 사러.
-고기?
-아버지가 고기 좋아해서 고기 해주려고.
-아버지 고기 좋아합니까?
-삼겹살.
-어머니, 여기에도 싱싱한 거 많네.
-많지, 싱싱한 고기 많지.
-섬에서 보던 거 그대로 다 있네. 좀 어종이 달라서 그렇지. 그렇죠?
-다 다르지.
-여기 돔도 있다, 돔.
-돔.
-이게 뭐야, 가오리? 맛있는 거 많네.
-삼겹살.
-삼겹살, 삼겹살 맛있는 거 있어요? 삼겹살 맛있는 거하고 목살 조금 하고. 이거면 되겠습니까?
-그거면 되겠네. 시원하게 우뭇가사리 한 그릇 먹고 가자.
-우뭇가사리? 어디인데요? 저거구나. 저거 콩국인데.
-2000원이에요. 삶아서 이렇게 만들어.
-이렇게 엄청 손이 많이 가.
-이렇게 되는 겁니까?
-삶아서.
-나는 이거를 육지에서 그냥 묵인 줄 알고.
-(해설) 천하장사와 함께한 통영 나들이.
짧지만 화려했던 외출을 뒤로하고 다시 상식 아버님이 기다리고 계시는 섬으로 돌아왔습니다.
-삼겹살.
-바지.
-커플 바지.
-맛있어.
-자.
-안 했어요? 같이 안 잘 거래.
-천천히 맛있게 드세요.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진짜. 러브샷하고.
-그렇지, 그렇지. 보기 좋습니다.
-(해설) 출렁이는 파도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인생 속에서도 서로의 곁을 지켜준 두 사람.
인생의 버팀목이 되어준 당신이 있어서 오늘 하루도 웃을 수 있습니다.
-약속을 꼭 지키고. 아버지가 약속을 꼭 지키고. 두 분이서 행복하게 잘 사셔야 합니다.
-네.
-우리 저도를 위하여.
-저도를.
-위하여.
-어머니, 아버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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